1탄에서는 DNA에서 RNA 그리고 단백질로 이어지는 생명현상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연구자는 실제로 이 변화를 어떻게 확인할까? 약물을 처리했을 때 유전자 발현이 증가했는지, 특정 단백질이 활성화되었는지, 세포가 실제로 반응했는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실험이 qPCR과 Western blot이다.
하지만 많은 초보 연구자들은 결과만을 본다. Ct 값이 내려갔는지, 밴드가 진하게 나왔는지에 집중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결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오늘은 RNA 수준에서의 분석인 qPCR과 단백질 수준에서의 분석인 Western blot을 통해 실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RNA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qPCR을 사용한다.
실험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이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나요?”
하지만 RNA는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다. 세포 안에서 특정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발현되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RNA의 양을 측정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방법이 qPCR이다. qPCR은 특정 유전자의 mRNA 양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로 쉽게 말하면 세포가 특정 유전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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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qPCR은 PCR 기계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경험상 qPCR 결과의 대부분은 PCR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결정된다.
qPCR이 실패하는 이유가장 흔한 이유는 RNA 자체의 문제다. RNA는 매우 불안정해서 실험대 위에 잠시 방치하거나 RNase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쉽게 분해된다. 결국 좋은 qPCR 결과는 좋은 RNA에서 시작된다.
또 하나 흔한 착각은 NanoDrop 수치에 대한 과신이다. A260/A280 값이 좋다고 해서 RNA가 온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가능하다면 gel이나 Bioanalyzer를 통해 integrity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Reverse transcription 단계도 단순하지 않다. RNA는 PCR의 template가 될 수 없기 때문에 cDNA로 변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샘플 간 RNA 양이 다르거나 합성 효율이 달라지면 이후 결과 전체가 흔들린다. 실험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시작점이 달랐던 셈이다.
그리고 primer는 qPCR의 방향을 결정한다. primer는 목적지를 찾아가는 주소와 같다. 주소가 틀리면 결과도 틀린다. primer-dimer, 비특이적 증폭, 낮은 효율 등 많은 문제들이 이 단계에서 시작된다.
내가 항상 확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RNA 추출 직후 농도를 측정하고 A260/A280 값만 믿지 않는다. primer efficiency를 검증하고 NTC를 반드시 포함한다. 그리고 Ct 값을 보기 전에 melting curve부터 확인한다.
결국 qPCR은 PCR을 잘하는 실험이 아니라 RNA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에 가깝다.
단백질은 ‘얼마나’가 아니라 ‘어떤 상태인가’
qPCR이 RNA를 보는 실험이라면 Western blot은 그다음 단계의 이야기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실험 초기에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있다.
“RNA가 증가했으니 단백질도 증가하겠지.”
하지만 실제 생명현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RNA는 증가했지만 단백질은 그대로일 수 있고 반대로 RNA 변화는 거의 없는데 단백질 활성은 크게 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연구자는 결국 단백질을 직접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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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ern blot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존재 여부가 아니다. 단백질 발현량뿐 아니라 phosphorylation, cleavage, degradation과 같은 상태 변화를 함께 본다. 즉, “있다”를 확인하는 실험이 아니라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묻는 실험이다.
Western blot이 실패하는 이유겉으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어느 한 단계라도 흔들리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가장 흔한 문제는 단백질 정량을 대충 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뽑았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20 μg과 40 μg을 넣고 비교하는 순간 그 결과는 생물학이 아니라 단순한 계산 실수가 된다. BCA는 번거로운 과정이 아니라 필수 과정이다.
또 하나는 transfer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이다. 밴드가 보이지 않으면 항체부터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원인은 transfer 실패인 경우가 훨씬 많다. 작은 단백질은 지나쳐버리고 큰 단백질은 제대로 이동하지 못한다. 그래서 transfer 확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Blocking도 습관처럼 해서는 안 된다. “늘 milk를 쓰니까”라는 이유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phospho-protein을 볼 때는 상황이 다르다. milk 자체가 background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BSA가 더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항체를 지나치게 믿는 것도 문제다. Western blot에서 가장 비싼 시약이 항상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target이라도 제조사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항체를 사용할 때는 datasheet와 기존 논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험실에서의 작은 기준들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습관이 있다.
Phospho protein을 다룰 때는 반드시 phosphatase inhibitor를 사용한다. 이 하나를 놓치면 실험 전체를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Membrane 방향은 두 번 확인한다. 누구나 한 번은 실수하지만 한 번이면 충분하다. Ponceau S staining은 습관처럼 한다. transfer 상태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posure는 한 장으로 끝내지 않는다. 좋은 데이터는 여러 장의 후보 중에서 선택된다. 초보자는 결과를 보고 숙련자는 과정을 본다. 밴드가 나오지 않으면 항체를 의심하기 전에 transfer를 확인하고 transfer가 정상이면 정량을 그다음에는 시료 상태를 확인한다. Western blot은 단순히 단백질을 검출하는 기술이 아니다.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단백질 수준에서 해석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좋은 결과는 마지막 detection 단계가 아니라 그 이전의 모든 과정을 얼마나 정확하게 수행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결국 qPCR도, Western blot도 기계가 만들어내는 결과가 아니다. 좋은 RNA와 단백질을 준비하고 작은 오차를 줄이며 각 과정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결과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는 언제 믿을 수 있을까?
Ct 값 하나, 밴드 하나만으로 우리는 정말 “발현이 증가했다”, “단백질이 활성화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실험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는 것만큼이나 그 결과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일이 중요하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누군가는 의미 있는 결론을 만들고 누군가는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 편에서는 대조군(control)의 의미부터 replicate, normalization, 통계적 해석, 그리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판단해야 하는지까지 ‘결과를 얻는 과정’이 아닌 ‘결과를 이해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참고문헌
1. Bustin SA, et al. The MIQE guidelines: minimum information for publication of quantitative real-time PCR experiments. Clin Chem. 2009;55(4):611-622.
2. 이미지 생성 : chatgpt 생성 AI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