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에서는 “CRO의 CRA라는(Clinical Research Associate) 직무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대해서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임상시험은 의료기기와 신약 개발에 있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필수 과정입니다. 즉, 실험실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데 있어서, 엄격한 윤리기준과 수집된 데이터의 과학적인 통계검증을 요구받듯이 과학적이고 윤리적으로 타당한 환경에서 국제 및 각 국가의 규제기관에서 요구하는 규정을 엄격히 지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대상자의 권리와 안전이 보호된 상태에서 수집되었는지를 임상시험에서는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부터 CRA의 역할이 출발합니다.
CRA는 임상시험이 GCP(Good Clinical Practice), 각 국가의 규정,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s), 임상시험계획서(Protocol), 및 기타 계획에 의거해서 적절하게 진행되는지를 확인하고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회사마다, 연구의 주체 및 방향, 요구하는 Job description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다음은 이러한 CRA가 진행하는 일반적인 업무를 대략적으로 열거한 내용입니다.
[CRA가 하는 주요 업무들] 
이들 업무는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들이 규정과 가이드라인 속에서 잘 수행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이를 통해서 해당 임상시험이 규제를 준수하고 있는 지를 보증할 수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업무들이 실험실에서 연구를 관리하고, 직접 수행했던 연구자들의 업무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실험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확장이 가능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RA라는 직업을 통해서 다양한 질환 영역과 최신 치료법을 접하고, 글로벌 제약사/의료기기회사 또는 CRO에서 업무를 하면서 국제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특히, 수십 개의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관리하고, 잦은 출장과 높은 업무 강도로 인해서 근속연수가 다른 임상시험 관련 직무에 대비해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과다한 업무로 인한 보상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서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대학 교육 과정에서는 임상시험 실무에 대한 교육을 찾기가 어렵고, 해당 직업의 전문적이면서 의학, 약학, 간호학, 공학등 다양한 학문이 관련되어 있는 ‘다학제적’ 분야이다 보니, 방송이나 매스컴 또는 인터넷의 취업정보 등을 통해서 해당 직업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도 못한 실정입니다. 이에 저는 이번 연재를 통해서 CRA직군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고,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역량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를 다음에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제가 생각한 CRA의 업무와 실험실의 연구자간의 업무상관성을 정리한 표입니다.
[표 1. CRA의 업무와 실험실 연구자의 유사성] 
예를 들어,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할 때를 생각해 보면, 연구자는 먼저 실험을 계획하고, 필요한 장비와 시약을 확인하고, 계획한 실험일정을 고려해서 필요한 자원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실험에서 얻어진 데이터나 실험을 어떻게 분석할지를 고민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필요할 경우 오류의 원인을 분석하고 실험방법을 변경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형태만 다를 뿐, 실제 임상시험에서 CRA가 수행하는 업무와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CRA 역시 임상시험이 계획서에 맞게 수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데이터가 정확하게 기록되고 있는지를 검증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이(임상시험에서는 기 발생한 오기나 잘못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CAPA: Corrective Action and Preventive Action)라고 합니다.) 이루어지도록 관리합니다. 이러한 업무적 동질성 때문인지, 실험실에서 연구를 관리했던 경험은 실제 임상시험에서 업무를 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자와 CRA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연구경험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CRA라는 업무는 매우 상관성이 있으면서, 확장가능성이 높은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연구자 출신이 향후에는 더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최근 임상시험업계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때문입니다. 최근 임상시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Risk-based monitoring(RBM)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CRA는 모든 데이터를 확인하는 전통적 방식에서 위험 기반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선별해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최전선에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은 CRA의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문제예측 및 해결전문가’로 그 역할이 전문화되고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
2024년 12월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발간한 “제약바이오산업 DATABOOK의 AI기반신약개발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아래 ‘그림 1’에서는 AI가 신약개발에 이용되는 산업의 성장률을 그림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신약개발에서 AI의 활용은 매년마다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2024년 이후로 신약개발분야에서 괄목할만한 관심을 끌었던 주요 ‘AI관련 뉴스’가 있기도 하였습니다 2). 실제로 임상시험분야에서 AI의 활용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AI기술의 적용은 CRA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모니터링’ 업무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AI시대에 필요한 CRA의 직무역량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모니터링 업무에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Medable(
https://www.medable.com/)과 같은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의 소개자료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해서 기존 CRA의 업무영역을 지원하는 서비스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림 1. 세계 AI신약개발 현황 및 예측]
단위: Millinan USD
그렇다면, 현재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거나,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직무로의 직업탐색을 하는 분들이 CRA가 되고자 계획한다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이 CRA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직무상을 다음과 같이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표 2. CRA 직무에 필요한 “연구자형 인재상”]
CRA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많겠지만, 그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4가지를 ‘표 2.’에 정리하였습니다. 표에 정리된 내용을 설명하면, 첫째는 데이터에 대한 폭넓은 해석 능력입니다. CRA는 단순히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중에 얻게 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는 실험에서 연구자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과학적인 신뢰성을 검증하는 기존 절차와 매우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둘째, 리스크를 빠르게 예측하고, 이를 어떻게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지를 사고하는 역량입니다. 모든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선별해서 관리하는 것입니다. 실험실에서 연구를 직접 설계하고, 실험을 수행해 본 연구자라면, 실험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실험에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대처방안을 강구해 보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실험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본 경험은 CRA에게 필요한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실험에서 확인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해석을 도출하거나, 실험 간에 여러 가지 변수들을 통제하면서, 이러한 변수가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모든 능력이 CRA의 모니터링 업무와 높은 상관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규제를 해석하고, 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는 능력입니다. CRA는 GCP와 규정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을 관리해야 하는데, 실험 관련 SOP을 준수하고, 실험 기록을 관리해 온 경험이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참여자의 안전과 권리가 확보되었는지를 확인하는 환자(임상시험에서는 ‘임상시험 피험자(Subject)’라고 합니다.) 중심의 업무마인드입니다.
임상시험에서 빠른 AI도입은 실험실에서 직접 연구를 관리했던 연구자분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다른 전공자들에 비해서 의학 정보, 병원의 진료환경 및 프로세스를 경험해보지 못한 한계는 임상시험을 지원하는 AI의 도입으로 이러한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의학용어와 의료 현장의 전문용어는 비전공자들에게는 한계가 되었지만, 다양한 모니터링 AI도구가 개발되고, 도입되면서 이러한 장애는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AI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강조되는 최근의 임상시험 환경에서는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해석한 데이터와 연구환경을 바탕으로 사전에 리스크를 감지하는 노력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연구자 출신분들에게는 기존에 했던 업무들과 유사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양한 논문과 연구 Protocol을 조사하고 연구했던 경험은 복잡한 규제와 각 규제 간에 보이지 않는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는 통합적인 분석역량과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연구자분들이 CRA업무를 수행하는데,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자면,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하면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실험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해 본 경험(critique: 공학, 제약 및 임상분야에서 연구의 방법, 수집된 데이터 및 해석이 타당한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은 CRA에게 요구되는 직무역량 및 최근의 AI기반 환경에서 필요한 역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설명한 CRA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연구자 경험을 갖춘 분들의 참여는 연구자 분들을 포함해서 산업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매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서 발간하는 ‘임상시험 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CRA라는 직군은 아직 수요보다는 공급이 부족한 직군으로 평가됩니다 3, 4). 본 글을 통해서 연구자분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주요 정의]
임상 시험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새로운 의약품, 치료법,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하는 연구를 말한다. 주요 목적은 새로운 의약품, 치료법, 또는 의료기기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이고 기존에 비해서 얼마나 우수한지를 과학적 근거로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CRO(Contracted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수탁기관)란? 의료기기, 의약품등을 개발하기 위해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의 업무를 전부 또는 일부를 고객사대신 의뢰받아서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을 말한다.
[참고문헌]
- 1) 한국화학연구원. (2025년 7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의 현황과 미래 (KRICT Insight 25-2호). 한국화학연구원 국가전략기술추진단 전략기술정책센터.
- 2) 한국제약바이오협회. (2024년 12월). 2024 제약바이오산업 databook. 한국제약바이오협회.
- 3) 산업통산부, & 한국바이오협회. (2025). 2025년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 4)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 (2025년 11월 21일).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인력양성 방안 (No.33).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본부 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