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제 대학원 생활이 정말 안타까웠던 게 여유가 왜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많았습니다. 사실 해외 대학원에서 학위과정을 하는 건 지금은 모르겠지만 제가 대학원에 있었을 때는 칼을 마음에 품고 한 것 같습니다. 현재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 가긴 했지만 그때는 같이 학위과정에 있던 한국인들도 모든 즐거움을 다 끊어놓고 수도승에 가까운 생활을 하면서 누가 더 오래 실험실에 붙어 있는지 피폐함을 강요하는 듯 한 경쟁 속에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대학원이야 제발 들어와 주세요의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그때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대학원은 자기소개서에서부터 다양한 시험을 치고 들어가야 했고 면접자체의 난이도도 높아서 한 번에 굴러 떨어지는 일도 많았습니다.
국내 역시 난이도 높은 대학원 입학시험에 합격해야지 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국내 대학원 입학시험 떨어지고 군대 갔다 온 다음 해외 대학원 시험 보고 입학했습니다. 현재는 이렇게까지 어려운 시험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학점이나 학생들의 연구 능력에 대한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학원을 뽑으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환경으로 인해 한국에 재적 혹은 졸업한 많은 학생들이 풍족한 연구 환경으로 성과를 내기 쉬워졌습니다. 다만 거꾸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연구소에서 연구라는 걸 진행하기 위한 연구비용이 본인이 공부했던 대학교 연구 환경에 맞춰져 있어 그 수준에 맞춰 진행하게 되면 연구 환경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어찌 되었던 이전 글에 언급했듯 코로나 시대의 유통이나 영업은 그대로 박살 난 상황이고 웬만한 공산품은 중국의 다품종 대량 생산에 의해 국내에서 작은 아이디어로 무엇을 생산해서 시장 독점 이후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없어졌습니다.
이런 의료 기기 아니 모든 연구소 소모품 혹은 Vortex mixer와 같은 단순한 장비는 저렴하게 중국에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는 사람들은 효율적으로 연구비에 대한 비용을 지출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자들은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연구라는 자체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자 본인도 연구비에 대한 효율적인 사용을 대해 세심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기업에서 매출이 떨어질 때 가장 직격타를 맞는 부서가 연구 부분입니다. 따라서 연구 분야의 부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부서 자체에 대한 다운 스케일에 관련한 몸집 줄이기를 통한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이런 작업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대학에서 그런 내용을 학사에서부터 박사까지 교육이 부족합니다. 결국 연구비에 대한 효율적이 사용에 도달하지 못해 단기 이익에 대한 회사의 요구 및 기존 연구비 감축에 따른 동일 혹은 90% 정도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유지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 중점 회사는 매출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연구소 혹은 연구 인력 자체를 줄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존재합니다. 그에 맞춰 당연히 대표와 연구원들 간의 합의에 따른 연구 과정에 대한 아주 단순한 연구 노트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연구 노트 작성 및 각 실험과정에 관해 실험 현장에 상황에 따라 각 세포주 및 세포주에 사용하는 배양액에 대한 비율 조정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연구원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한 대표 혹은 연구진을 이끄는 최고 기술 책임자 혹은 연구 책임자의 의한 교육과정 역시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창의적인 연구가 아니라 단순 기존에 있는 단순 작업만 수행하여 회사에 새로운 기법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여 장기적으로 고도의 연구에 대한 결과물을 생산하기 어렵게 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간과하고 있는 건 창업 혹은 정부 출연 연구소에 재직 후 창업으로 이어질 때 본인들의 능력에 따라 많은 비용을 지원받는 건 사실입니다. 이럴 경우 굳이 어려운 환경을 견뎌가며 연구비용에 대한 제한을 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초기 비용이 상당 부분 제한된 상태에서 연구소를 만든다면 위에 언급된 내용에 따라 최대한 짜내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겁니다. 특히 화장품과 같은 단순 공산품이 아닌 특정 질환에 대한 특이적인 백신을 만들어 낸다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초기 창업비용인 1억으로 무엇을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와 관련된 새로운 무엇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바닥부터 시작하여 ready-made 혹은 pre-made와 같은 buffer 조차 화학식에 맞춰 직접 만들어 회사 자체의 가치를 높여야 할 겁니다. 이렇지 않으면 흔하게 망하는 스타트업 정도 외에는 아무것도 아닐 겁니다.
이런 최악의 환경에서도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실험기기, 시약 그리고 소모품에 대한 선별과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책임자 혹은 연구자가 세세하게 성능 및 가격적인 부분에 정보를 직간접적으로 확보하거나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조그마한 결과를 가지고 시각화 작업 및 그 성과를 학문적으로 논문을 내거나 상업적으로 쓸 수 있도록 특허와 같은 지적 재산권으로 단기간에 자산화시키지 못하면 회사가 살아나지 못할 겁니다. 예를 들어 특정 화학물질의 세포 신호 알 수 있는 Western blotting에서 그 신호 전달 기전의 단백질 하나와 세포 내 정량지표인 cytoskeleton의 b-actin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만 가지고 인용지수가 2 미만의 낮은 심지어 0점대의 SCI급 논문이라도 끊임없이 생산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안타깝지만 연구자들 사이에서 인용지수가 높은 논문은 중요하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SCI급이라면 인용 지수가 낮더라도 회사에 대한 홍보 효과가 있고 그 자체만으로 기술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체 연구소에서 홍보용 자료는 기술적인 우위 때문에 공개를 제한적으로 하거나 효과는 있더라도 재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에 인용지수가 있는 SCI급 논문이 있다면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혹시라도 자존심 때문에 인용지수 낮은 논문을 내는걸. 부끄러워한다면 스타트업으로 창업을 하기보다는 연구 환경이 좋은 학교나 기관에서 많은 연구비를 받으면서 일하시는 것이 좀 더 현명해 보입니다.
회사는 어디까지나 이익을 내야 하는 집단이고 그걸 어떻게든 돈으로 바꾸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