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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직 경험기] 갑작스러운 이직
Bio통신원(쓰레빠(필명))
작년에 이어 올해도 biotech의 layoff는 계속되고 있다. 2024년 1월 4일, CRISPR로 유명한 Dr. Feng Zhang이 founder로 있는 회사 중 하나인 Aera Therapeutics는 biotech funding 환경의 어려움을 이유로 25%의 인원을 감축하며 delivery platform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Thermo Fisher Scientific, Intellia Therapeutics, Allogene Therapeutics 등의 회사들의 layoff 계획을 발표했다 [1]. 이렇게 우리는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당장 내일 잘린다면 난 무엇부터 해야 할까? Layoff가 이직에 어떤 영향을 줄까?
첫 연재에서 나의 해고경험을 이야기했었다. 해고를 당하면 당황스럽고 스트레스가 상당하지만, 또 삶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한국의 실업급여에 해당하는 Unemployment Insurance (UI)를 Employment Development Department (EDD)에 신청해야 한다. 신청 방법은 온라인에서 가능하며 지급액은 캘리포니아 기준으로 주당 최고 $450을 1년간 받을 수 있다. 지급액은 지난 1년간 받은 연봉에 의해 결정되는데 박사급 연구원은 대부분 최고액을 받을 것이다. 빨리 신청하라고 한 이유는 신청 후 첫 주는 지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만약 금요일에 해고되었다면 바로 신청할 경우 그 주가 미지급 주간으로 간주하여 다음 주부터 바로 지급이 되지만 만약 해고 다음 주 월요일에 신청한다면 그 주가 미지급 주간이 되어 다음 주부터 지급된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캘리포니아는 두 주에 한 번씩 취업활동을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보고하면 두 주치 UI가 지급된다. 언제 신청하든 1년 동안 받는 총지급액은 같지만 그전에 취업한다면 $450불 손해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두 주마다 하는 보고는 일요일에 하게 되는데 하루라도 늦으면 UI 지급을 거부당하거나 담당자와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니 바로바로 하자. 신청이 끝나면 심사 후 결과를 알려주고 check나 선불카드 중 어떤 방법으로 UI를 받을지 묻는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나면 Reemployment and Eligibility Assessment Appointment 안내를 받게 되는데 1차는 취업지원사업들을 소개해주고 2차는 이력서를 caljobs (www.caljobs.ca.gov/vosnet/default.aspx)라는 사이트에 올리고 job search 하는 방법을 배우는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 역시 참석하지 않으면 UI 지급이 안될 수 있다. 참석 전에는 형식적인 교육일 거로 생각하며 의무적으로 참석했는데 막상 들어보니 유익한 정보들이 많았다.
회사는 고용이 종료되는 즉시 미지급 임금과 사용하지 않은 휴가에 대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퇴직금과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severance package라고 layoff 된 직원에게 회사에서 제공하는 benefits이다. 여기에는 기본 6주 치에 해당하는 임금과 의료보험 혜택이 포함되며 내 경우에는 근무기간 1년에 1주씩 추가되었다. 만약 2년 근무했다면 8주 치 임금과 건강보험비를 받게 된다. 그 외에도 심리상담, 재정상담, 이직을 위한 취업지원 서비스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severance package는 회사에 대해 어떠한 소송이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서류에 사인한 후에 받을 수 있었다. 고용이 종료됨과 동시에 보험혜택이 사라지는 예도 있지만, 나는 월말까지는 커버가 되었다.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던 보험이 몇 달 이후 없어진다고 하니 가장 부담이 되었다. 무언가 보호막이 사라지는 듯한 허전함마저 들었다.
다음 달부터 의료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Consolidated Omnibus Budget Reconciliation Act of 1985 (COBRA)를 신청해야 했다. COBRA는 해고된 직원이 회사로부터 받던 의료보험 혜택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 공짜는 아니고 그동안 회사에서 전액 또는 일정 부분 부담해 주던 부분까지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같은 수준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치아교정처럼 같은 병원에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오바마케어 같은 저렴한 보험으로 당분간 갈아타는 것도 생활비를 아끼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나는 치과보험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기간이 끝나면 오바마케어로 바꾸기로 했다. 마지막 급여와 퇴직금이 차례로 입금되었고 대충 계산해 보니 4달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받았던 주식들은 90일 안에 모두 정리해야 했기에 계속 매도 적기를 보다가 한 달 후에 모두 정리했다. 이렇게 모든 급한 서류 작업을 마치고 나니 이직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커졌다.
마음을 다잡고 업데이트가 필요한 이력서 파일을 열었다. 그런데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서 고민인 것이 해고 사실을 적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가 궁금했다. 경력란에 근무기간을 적어야 하는데 재직(present)으로 적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이번 달까지로 적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해고 사실을 리크루터가 알면 선별과정에서 배제되거나 연봉협상에서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지원하는 취업지원상담사에 문의한 결과 어차피 인터뷰를 시작하면 이직 사유를 물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고 사실이 드러나게 되어있으므로 공개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렇다고 layoff를 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고 “회사의 인원감축으로 layoff 되었다”라는 한 문장 정도로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면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정말 인터뷰 과정마다 이직사유를 물었고 위처럼 짧게 이유를 설명하면 더는 묻지 않고 넘어가거나 사람에 따라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일도 있었다. 조심할 것은 위로의 말에 감동하여 이 주제를 길게 끌고 가지 말고 빨리 주제를 바꿔 끝까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창피한 경험담이다. 아직도 이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이불 킥을 날린다.
갑작스러운 이직은 통장의 잔액에 따라 기간이 정해진 게임이므로 상당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리고 매일 출근하던 일터가 사라졌기에 회사에서 받던 사무 공간, 빠른 컴퓨터와 프린터 등을 모두 내가 준비해야 하기에 불편했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 준비를 위해 스터디룸과 인터넷, 복사기가 공짜로 제공되는 집 근처 도서관을 이용했다. 그렇게 꾸준히 이력서를 고쳐가며 지원했고 한 달 이후부터 뜸했던 인터뷰 기회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직에 점점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고 파도치는 마음에도 잔잔한 평화가 찾아왔다. 그리고 나는 간절한 현실 때문에 모든 인터뷰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매 순간 전력을 기울였다.
내 몸이 둘이 아니기에 딱 한 자리만 찾으면 된다. 그 한 자리를 위하여 오늘도 소셜네트워크와 취업사이트를 분주히 오가며 추천을 부탁하고 노력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biospace.com/article/biospace-layoff-tracker-2023-athenex-shutters-facility-cuts-staff/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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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고민하시나요? 잘 오셨습니다. 자~ 여기 오셔서 이 글 한번 읽고 가세요. 이직을 위해서는 먼저 퇴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퇴사는 내가 원해서, 또는 회사가 원할 때 이루어진다. 고로 이직이 퇴사고, 퇴사가 이직이며 이 반복의 끝은 알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직은 아마도 내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스스로 끝없이 증명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당장 은퇴할 생각이 아니라면 직장인은 항상 이직을 생각하고 준비하며 살아야 간다. 그 준비라는 것에는 개인의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새로운 직장에서 월급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재력도 포함된다. 나는 앞으로 이 연재를 통해 직장인 과학자로 경험한 세상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나의 개인적인 이직 이야기가 퇴사와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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