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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박사 선배가 알려주는 학위과정 꿀팁] 저널 미팅
Bio통신원(친박선(필명))
내 박사과정 연구실은 매주 월요일마다 실험실원 한 명씩 돌아가며 저널미팅(Journal meeting, 실험실에서 참고할 만한 논문을 같이 읽어보고 어떤 개념이나 이론, 혹은 실험 방법 등을 참고하여 연구에 반영하기 위한 회의시간)을 진행했다. 지도 교수님께서는 매주 한 번의 저널미팅과 랩미팅을 실험실의 두 기둥으로 여기셨다. 실험실의 근간이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 실험실이 제대로 운영되고 연구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그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다. 저널미팅 발표에서는 새로운 논문을 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본인의 연구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매주 랩 미팅 때마다 한 가지라도 명확한 데이터와 함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면, 박사로서 나중에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최근 학부 인턴이나 갓 입학한 석사과정 학생들이 저널미팅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고 이 분야에 다른 초보 연구원들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
그렇다면 저널 발표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단연컨대, 좋은 논문을 잘 찾는 게 시작이자 가장 중요한 일이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박사후 과정이지만 지금도 떨리고 두려운 게 저널미팅이다. 또 다른 수준에서의 평가받는 자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논문을 선정하는 것부터 아주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의 기준을 가지고 발표 논문을 선정한다.
내 연구와의 관련성, 실험실의 연구 방향과의 일치성, 논문의 영향력(impact factor), 그리고 흥미로운 토론을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
이 4 가지의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다면 발표논문으로 선정하지 않는다. 이런 논문이 많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 논문을 많이 읽고 파일이나 링크를 저장해 놓는 것이 좋다.
논문을 선택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해야 하는데, 처음 읽을 때는 낯선 개념과 영단어들로 인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많이 읽어보고 과학 용어들과 익숙해지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널발표는 논문 같이 읽기보단 그 논문을 통해 연구실 혹은 본인의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법한 이론, 아이디어, 실험 디자인 등을 배우고 제안하는 시간에 목적이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들하고 공유할 만한 포인트들을 발견한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조금 더 유익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널 발표를 위해서는 보통 세 번 이상은 읽는 편이다. 처음은 내용 파악을 위해 가볍게 읽어보고, 두 번째는 어떤 포인트들이 이 논문의 강점이고 논문 전개방식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였는지, 그리고 그걸 어떤 방식으로 서술했는지를 이해한다. 세 번째는 그럼 여기서 내 연구와 연관 지을 수 있는 점이 어떤 것들이 있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글과 데이터들을 면밀히 살피며 고찰한다. 일단은 어떤 방법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논문을 잘 이해하는 것이 먼저지만, 그 속에 의미들을 찾아 사람들에게 전달할 핵심을 뽑고 정리하길 바란다. 또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사람들은 논문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의 전달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이 논문을 바탕으로 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해 후 소화한 내용을 발표하면 좋을 것 같다.
슬라이드는 보통 표지 페이지-서론(연구 배경 및 내 연구와 관련성 설명)-본론(논문 결과)-결론 및 요약-토론-질의응답 순으로 만든다.
Step1. 표지 및 논문 소개
본인 소개와 어떤 연구하고 있는지, 이번 저널미팅 발표에서 선정한 논문과 선정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면 청자의 흥미와 이해도가 올라간다.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홍길동입니다. (본인 연구 소개) 모두 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류마티즘 환자의 환자 무릎 연골 내의 A세포에서 발현하는 B인자의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A세포의 기능에 중요한 인자들의 발현을 후생유전학적 조절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향후 D부분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저널 소개) 이번 저널 발표에서 소개드릴 논문은 만성 감염 환경에서 A 세포에서 C인자의 후생유전학적 조절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규명하여 X저널에 개제 된 논문으로, (본인 연구와 관련성 설명) 실험적으로 D부분을 확인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 연구에 XXX(1가지 이상 나열)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Step2. 발표의 서론 만들기
사실 저널 준비를 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바로 서론이다. 서론이 잘 설명되지 않으면 뒤에 아무리 잘 설명하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떤 연구 배경이 있어 논문의 연구 결과들이 나왔는지, 논문에서 다루는 주요 개념과 물질들이 어떤 건지 등의 명확히 정의하거나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사실 서론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도 많은 공부가 되는데, 논문의 저자들이 어떤 논리의 흐름으로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지, 어떻게 개연성을 부여하는지를 파악하면 나중에 본인의 논문 작성에도 수많은 영감을 줄 수도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서론을 준비하면서 알고 있는 부분과 몰랐던 부분들을 정리하면서 배경지식이 튼튼히 쌓일 수 있기에 아주 귀중한 시간이다.
서론의 슬라이드를 만들기 전 초록과 서론의 글을 각각 한 슬라이드씩 복사해서 붙이고 각 문단의 의미와 논리 전개를 파악하는 편이다. 서론을 만드는 데에는 제목, 초록, 서론의 내용을 다시 한번 잘 읽어본다.
-제목 : 새롭게 규명한 핵심내용 및 주장에 대한 한 문장
-초록 : 연구 배경-기존 연구의 한계 및 문제점-이를 해결하기 위한 본 논문에서 사용한 방법 및 새롭게 규명한 결과들-결론 및 핵심의의
-서론 : 자세한 연구의 배경, 배경에 어떤 미충족 수요들이 있는지 설명, 핵심 물질 및 인자들에 대한 설명, 그래서 우리 논문에서 어떤 연구를 진행하였는지에 대한 글
논문의 제목과 초록을 보면 보통 이 논문이 어떤 내용이고 어떤 주장을 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서론을 보면 내용이 좀 더 명확해진다.
슬라이드를 만들기 전에 초록과 서론에 작성된 글을 의미 문단으로 나누고 이를 포함시켜 나의 논리에 맞게 슬라이드 순서를 재구성한다.
Step 3. 논문의 결과 데이터
서론의 흐름을 가지고 이제 실험 데이터를 해석해서 발표해야 한다.
먼저는 모든 Figure들을 슬라이드 한 장씩 붙여 어떤 식으로 실험들을 진행했는지 문단 제목이나 figure 제목을 붙여 전체적인 논문의 실험내용들을 파악한다. 다음은 데이터를 설명하기 위해 하나씩 볼 차례이다. 논문의 데이터 하나씩 볼 때, 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명심하면서 읽어보면 이해하기 쉽다.
“목적(왜 했는지)-방법(어떻게 그걸 보여주려 했는지)-결과(그 방법으로 무엇을 관측했는지)-결론(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거의 모든 실험 데이터들을 설명할 때, 이 공식을 따른다. 설명할 때도 이 틀을 가지고 말을 하면 데이터의 의미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새로운 형식의 분석법들이 논문이 사용되었을 수도 있다. 새로운 실험방법이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일정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여유가 된다면 실험목적을 확인하기 위해 또 어떤 방법으로 실험해 볼 수 있는지 공부해 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저널지에 발표된 논문이라도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종합하여 봤을 때 데이터가 논문 본문에서 내린 결론을 충분히 뒷받침하는가 스스로 한번 더 판단해 보는 것이다. 물론 수차례의 에디터 및 리뷰어를 거치며 완성도가 높아진 논문이라도, 절대적 완벽은 없다. 모든 논문은 한계점은 존재한다. 수용적인 자세도 필요하지만 나름대로 비판적인 시각도 이때 필요하다.
Step 4. 요약 및 결론
논문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과 결론을 정리해 보자. Cell 자매지에는 보통 highlights로 논문의 핵심 전달 메시지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그것을 인용해도 좋다.
Step 5. 저널미팅의 꽃 디스커션
논문을 쓰다 보면 개인적으로 디스커션 작성이 가장 어렵다. 이 논문의 가치가 무엇인지. 현재까지의 연구들에 대비해서 어떤 것을 발견했고, 그것의 생물학적, 임상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쓰기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어려운 걸 다른 연구자들은 어떻게 작성했는지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저널 발표에서도 논문의 디스커션 포인트 일부를 언급하면서 어떤 부분이 중요한지를, 혹은 한계점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논문을 통해 내 연구에 어떤 부분을 적용할 수 있는지 한 두 가지 포인트를 제안하는 것이다. 새로운 논문 주제도 좋고 본인이 작성하고 있는 논문에 적용될 부분도 좋다. 이를 자유롭게 제안해 보는 시간이 저널논문의 디스커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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