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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후과작] 우수한 과학논문 작성을 위한 10가지 조언
Bio통신원(우주드림)
들어가며
우수한 과학논문 작성법을 익히고 전달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과 학계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잘 작성된 과학논문은 독자들을 흥분시키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되며, 분야를 넘어 더 넓게 영향을 줄 수 있게 되고, 저자의 작성 과정을 더 즐겁고 효율적이게 할 것입니다[1]. 이 글에서는 우수한 과학논문 작성을 위한 10가지 조언을 전달합니다.
출처: Pixabay
1. 독자의 필요와 접근 방법을 이해하기
논문의 수요자인 독자의 필요와 접근 방법을 이해하고, 이에 시선을 맞추어야 합니다. 저자는 수요자인 독자가 찾는 것을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독자는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고 이 정보를 얻기 위해 논문을 읽습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출판되는 논문의 양은 많고, 모두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에 독자들은 목적 달성을 위해 효율적으로 논문을 읽는 법을 개발하고 활용합니다. 저자는 독자의 필요와 전략을 이해해야 합니다. 독자의 필요와 이를 위한 전략을 소개한 글에서 독자의 필요와 접근 방법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2-4].
위 출처의 내용과 같이 독자의 논문 읽는 방법은 ① 제목(Title)과 초록(Abstract)에서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과 ② 본문(Result)에서 이 핵심 메시지가 뒷받침되는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독자가 이러한 논문 읽는 방법으로 논문에 접근하는데 핵심 메시지를 파악하기 어렵거나 본문과 핵심 메시지의 일관성이 부족할 경우 논문을 이해하기 어렵고 읽기를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는 저자의 논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또는 논문이 결과가 전파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자는 제목과 초록에서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본문에서 이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뒷받침하는 방식으로 논리와 구조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2. 넓은 독자층을 염두에 두기
전통적으로 논문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만을 독자층으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며 독자층을 더 넓게 설정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논문은 전문가를 위한 글이기에 권위적이고, 전문 용어 중심으로 작성되어 타 분야 및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점차 학제 간 소통과 과학 대중화와 보편화의 시대가 되며 독자층을 넓게 설정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추세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논문은 읽히고 전달되기 위해 쓰입니다. 논문은 저자가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이자 소통 수단입니다. 가능한 많은 독자에게 전달되기 위해서 언론과 SNS에 노출도를 높일 수 있게 작성하는 것이 목적에 부합합니다[5]. 높은 화제성이 가능하다는 점은 저널의 편집자에게도 이 논문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강점이 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명료하고, 간결하며, 서술적인 제목이 언론과 SNS 노출도가 높습니다[6].
반박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넓은 독자층의 접근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입니다. 반박이 제기되기 전부터 방어적인 태도의 논문 쓰기로 인해 간결함과 명료함이 방해받게 됩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소수 전문가의 반박에 집중하기보다 비전문가들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한다면, 이 논문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영향을 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3.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기
하나의 논문에서는 하나의 핵심 주제를 담아야 합니다[5, 7]. 논문이 소통 수단이라는 점에서 논문이 독자에게 주는 핵심 메시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논문의 구성 요소들은 핵심 메시지를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보조하는 수단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특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제 간 연구 등으로 독자들의 학문적 배경이 다양해지는 추세에서 비전문가에게도 내용이 쉽게 이해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명료하고 간결한 핵심 메시지를 설정하고 이를 강조하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논리적인 구조를 형성하기
형식이 강한 글인 논문에서 구조의 중요성은 당연할 것입니다. 명료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는 IMRaD 구조뿐만 아니라 논문 전체와 각 문단을 메시지 중심의 구조화가 필요합니다[5]. 대표적인 방법으로 Context-content-conclusion(맥락-내용-결론, CCC) 구조가 있습니다. CCC 구조는 메시지를 명확하기 위해 사용하는 구조로, 논문 전체 수준과 각 문단 수준에서 구성됩니다. CCC 구조는 맥락 설정 – 내용 구성 – 결론 정리로 구성하는 특징을 가집니다. CCC 구조에서 각 문단을 구성할 때, 첫 문장에서 맥락을 설정하고, 글의 몸통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결론으로 마지막 문장을 정리합니다. 이 구조는 각 문단을 넘어 전체 논문의 범위에서도 구성되며, 서론에서 맥락을 설정하고, 본문에서 내용을 제시하며, 토의에서 결론을 짓습니다[1].
CCC 구조는 대표적인 논리 구조화 방법이며 반드시 이 방법을 고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제시하기 위한 효과적인 논리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쓰기에 능통하다면 구조에 반드시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창의적이고 즐거운 변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보통의 저자는 논리 구조를 형성하고 핵심 구조를 지키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5. 자신있게 서술하기
문장에 망설임이 있다면 아직 논문을 쓸 준비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5]. 논문의 핵심 메시지는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은 ‘새로운 주장과 근거’이기에 저자의 결과가 틀리거나 반박될 가능성이 필연적으로 수반됩니다.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저자를 위축시키고, 자신 있는 문장을 쓰는데 저항감으로 작용합니다. 이로 인해 논문의 목적이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당면하지 않은 비판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변질되거나 주장이 모호해지게 됩니다. 그 결과 문장이 불필요하게 길어지거나 복잡해지고, 꼭 전달해야 할 핵심 메시지를 가리게 됩니다.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글은 독자를 방해할 뿐입니다.
6.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기
논문은 정보 전달 중심의 글입니다. 여러 종류의 글 중 정보 전달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사의 형식에 가깝다고 할 것입니다. 작성자의 개성과 창의력이 담긴 표현과 문체로 즐거움을 주는 수필, 소설, 시와 같은 문학과 다른 점입니다. 짧은 시간에 핵심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간결함, 건조함, 객관성 등의 특성이 강화됩니다[5]. 글뿐만 아니라 기사에서 그림을 활용하는 방법 역시 논문 작성에 좋은 참고 예가 됩니다.
7. 뺄셈의 중요성 – TMI 주의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할 때 무언가를 빼려고 하기보다 일단 더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빼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정답에 도달하는 길이거나 유리함에도 더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8].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논문을 작성할 때도 종종 내용을 더하고 문장을 더하면 논문이 좋아질 것이라는 오류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꾸 더하려고 하다가 핵심 메시지가 가려지거나 불분명해지고 이는 논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Too Much Information (TMI)라 칭해지는 경우들이 대표적입니다.
TMI는 논문뿐만 아니라 여러 창작물에서도 나타나곤 합니다. 우수한 작품(글, 영화 등)은 뺄셈에 능통한 창작자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현시대의 최고 영화감독 중 하나인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영화 덩케르크(Dunkirk)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평론 "플롯의 마술사, 야심찬 뺄셈으로 특별한 전쟁영화를 조각하다"는 이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훌륭한 창작물은 치열한 타협의 결과이며, 이 타협에서 핵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무언가를 뺄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으로 접근할 때, 뺄셈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음악, 영화, 글, 요리 등 창작물에서 이것저것 더해져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TMI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TMI에 대한 주의는 논문 작성에서도 중요합니다. 흔히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를 때, 자신감이 없을 때, 자신의 주장에 염려가 있을 때 그 우려와 혼동이 뒤섞여 TMI가 되기 십상입니다. 또한 자신의 논문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나 고생담에 대한 감동 역시 대표적인 TMI의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다음 조언을 통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8. 자신의 논문에 대한 지나친 감정적 애착을 경계하기
한 논문을 위해 작성자는 수많은 시간, 노력, 비용을 투자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작성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물에 대하여 강한 감정적인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9]. 이렇게 작성자에게 개인적으로 소중하게 된 연구 결과물에 대하여 작성자는 이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하여 자연스러운(주관적인)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나친 감정적 친밀도로 인한 논문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는 타인들을 객관적으로 설득하는데 방해가 됩니다[1]. 지나친 애착은 독이 되는 것입니다. 논문의 가치에 대한 근거는 ‘작성자가 자신의 논문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또는 ‘작성자가 얼마나 고생했는지’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논문은 객관적 방식의 소통 수단이며, 이 연구를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에게까지 그 이유와 가치가 명확하고 이해할 수 있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논문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각에서 한발 물러나 독자의 시선에서 작성해야 합니다.
9. 여러 사람의 피드백을 받기
우수한 논문 작성에 여러 사람의 도움이 힘이 됩니다[1]. 논문 제출 전 신뢰할만한 동료에게 논문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여 작성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도달하는지, 각 구성 요소가 적절한지 피드백을 받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만일, 이 과정에서 메시지가 명쾌하게 전달되지 않거나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점진적인 수정보다는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논문 제출 이후 동료 평가 과정에서 평가자의 피드백을 긍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 중요도에 따라 시간을 분배하기
독자의 논문 읽는 방법을 고려할 때, 중요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1]. 논문의 제목, 초록, 그림 부분은 논문의 다른 부분들보다 훨씬 많이 읽히고 Method는 가장 적게 읽힙니다. 중요한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거꾸로 시간을 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로 지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우수한 과학논문 작성을 위한 10가지 조언을 전하였습니다. 논문 작성 전에 이 글을 참고하고, 논문 작성 후에 이 글에서 제시한 내용을 기초로 검토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연재에서는 논문의 목적과 형식, 이해관계자, 저자의 자격, 포괄적 조언 등 실제적인 작성법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소개하였습니다. 알후과작 4화를 ‘논문의 정당한 저자’로 계획하였으나, 이번 글에서 다루지 못했습니다. 다음 글에서 ‘논문의 정당한 저자’에 대하여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1] Mensh et al., Ten simple rules for structuring papers. Plos computational biology (2017)
[2] Secret lab of a mad scientist. 페이퍼를 빨리/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을 알려주마. Secret lab of a mad scientist blog (2016). https://madscientist.wordpress.com/2016/04/26/%ED%8E%98%EC%9D%B4%ED%8D%BC%EB%A5%BC-%EB%B9%A8%EB%A6%AC-%ED%9A%A8%EC%9C%A8%EC%A0%81%EC%9C%BC%EB%A1%9C-%EC%9D%BD%EB%8A%94-%EB%B0%A9%EB%B2%95%EC%9D%84-%EC%95%8C%EB%A0%A4%EC%A3%BC%EB%A7%88/
[3] iTherapist. 그걸 언제 다 읽어요? - 효율적으로 논문 읽기. iTherapist blog (2015). https://itherapist.tistory.com/176
[4] 시바의 유전학. Tips_papers. 시바의 유전학 페이스북 페이지 (2019). https://www.facebook.com/genetics001/posts/2439874769461478
[5] Gewin et al., How to write a first-class paper. Nature (2018)
[6] Girolamo et al., Health care articles with simple and declarative titles were more likely to be in the Altmetric Top 100. J. Clin. Epidemio. (2017)
[7] Shah et al., Scientific writing of novice researchers: what difficulties and encouragements do they encounter? Acad. Med. (2009)
[8] Adams et al., People systematically overlook subtractive changes. Nature (2021)
[9] Ecarnot et al., Writing a scientific article: A step-by-step guide for beginners. European Geriatric Medicine (2015)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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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연구자가 되기 위한 진입장벽이자 연구자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연구자의 존재에서 논문을 분리하는 것이 불가하기에, 대학의 학위과정은 논문 작성법을 충실하게 교육해야 하는 당위를 가집니다. 그러나 연구중심대학에서 학위를 한 작성자는 실용적이고 정립된 논문 작성법을 배울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도 교수님은 논문 작성을 요구하셨고, 작성 방법을 묻는 물음에 그건 알아서 하라는 한숨을 돌려주셨습니다. 논문 작성 경험이 없는 초보자가 우수한 논문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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