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바이오 인 비디오] 위험한 실험 화학자의 역할, AI 로봇이 대체한다?
Bio통신원(최초여노)
대학생 시절, 실험실에 오래 있다 보면 가끔 무서울 때가 있었다. 온갖 화학 약품들과 실험 장비들이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만큼 실험실은 과학 발전에 가장 중요한 공간이지만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강릉의 수소저장 탱크 폭발 사건이나 경북대 실험실 폭발 사고들은 화학 장치들이 위험하다는 걸 알려준다.
예를 들어, 수소는 주위에 가장 많은 원소이며 제일 가볍다. 그래서 더욱 다루기가 어렵다. 총알보다 거의 2배나 빠르다. 특히 수소는 밀폐된 공간에 조금만 있어도 산소와 폭발적으로 결합한다. 우리 주위에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가 가장 무섭다. 또한 금속 소듐 같은 경우, 그 자체로 폭약에 가까우며, 물에 닿으면 폭발하듯 반응해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마디로 화학의 세계는 무섭다.
<네이처>가 공개한 AI 로봇 화학자. 참고 2. 설명
그렇다면 이런 위험한 곳에 사람들이 실험을 하기 보단 로봇들이 참여하면 어떨까? 최근 <네이처> 유튜브 채널은 ’당신의 새로운 실험실 파트너 : 이동 로봇 화학자(Your new lab partner: A mobile robot chemist)‘를 소개했다. 리버풀 대학교 과학자들은 연구에 도움이 되는 완전 자율 이동 로봇을 개발했다. 이 소식은 가장 최신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AI 로봇 화학자는 한 번에 몇 주 동안 쉬지 않고 작동하도록 설계 되어,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음에 수행할 작업을 결정할 수 있다. 이 AI 로봇 화학자는 유연한 맞춤형 손(gripper)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표준 실험 장비들 및 기게 장치들과 상호 작용하며 정확하게 수치를 제어(calibrate)할 수 있다. 또한 이 AI 로봇 화학자는 인간 연구원들과 주변 장애물들을 안전하게 탐색하며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어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연구실에도 사람이 없다. AI 로봇 화학자는 실험실에서 8일 동안 688개의 실험을 수행했다. 참고 2.
쉬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AI 로봇 화학자
리버풀 대학교 앤디 쿠퍼 교수에 따르면, AI 로봇 화학자 개발은 3년 전에 시작됐다.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AI 로봇 화학자 개발이었기에, 처음 수개월 동안은 어떻게 인간이 신뢰할 정도로 이동하게끔 해야 하는지 연구원들은 공부해야 했다. 쿠퍼 교수는 많은 실험 현장에서 이 AI 로봇 화학자를 까다로운 수정 없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인간이 화학 장비들을 다룰 수 있다면, 로봇 역시 그 장비들을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리버풀 대학교 화학자들이 개발한 AI 로봇 화학자는 광촉매 작용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다. 즉, 빛을 사용해 물로부터 수소를 만들어내는 물질을 개발하는 데 AI 로봇 화학자를 활용하는 것이다. AI 로봇 화학자는 고체 촉매재의 무게를 재고, 그 고체 촉매재로부터 액체(광촉매제)를 제조해낸다. AI 로봇 화학자는 샘플에 빛을 쬐도록 해 수소의 양을 측정한다. 이 실험 결과들을 종합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AI 로봇 화학자는 스스로 결정한다.
AI 로봇 화학자를 개발한 앤디 쿠퍼 교수. 쿠퍼 교수는 AI 로봇 화학자로 인간의 실험 능력이 배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 2.
AI 로봇 화학자는 최적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실험의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할 일들을 결정한다. 그런데 계산을 너무 많이 하다보면, AI 로봇 화학자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신속한 최적화 과정으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최적화 결정을 찾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가령, 단순 최적화 알고리즘이라면 9천8백만 개의 실험을 통해 최적화를 알아내야 하겠지만, 집약적으로 신속하게 최적화 하도록 개발하여 이 문제점을 극복 가능하게 했다.
<BBC>에서도 관련 소식을 알렸다. 참고 4.
레이더로 주변 장애물들 피하고 물건도 들어
AI 로봇 화학자는 관절로 연결된 팔을 갖고 있어서 화학 약품을 들고 놓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기계 장치를 다루는 것 역시 능숙하다. 물체들이나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AI 로봇 화학자는 LiDAR를 사용한다. LiDAR는 일종의 레이더로서 주변을 3D로 관찰 가능하도록 한다.
게다가 장애물 크기 눈금자(a force feedback calibrationi)가 고정된 공간에 놓여 있다. 큐브 모양의 이 눈금자는 6개 위치 기준점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어떤 장애물의 크기를 3차원으로 가늠하는 것이다. AI 로봇 화학자는 실험실의 장비 및 장치들에 대한 좌표들이 입력돼 있다. AI 로봇 화학자는 실험실을 자신만의 큐브로 간주해 거리를 측정하는 것이다.
쿠퍼 교수는 AI 로봇 화학자가 단순히 입력된 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I 로봇 화학자는 스스로 항해하고 최적화 결정을 해낸다. 특히 그는 AI 로봇 화학자가 실험 자체를 발명하거나 디자인 하지는 않기 때문에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인간 과학자들의 실험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덧붙였다.
AI 로봇 화학자가 작업하는 공간들. a는 샘플들을 광분해 하는 곳에 넣고 있는 모습이다. b는 실험실을 레이저 스캐너로 관찰한 모습이다. 사진 = 논문 캡처. 참고 5.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더 나아가 생활 속 거리두기가 당연해지고 있는 요즘 AI 로봇 화학자는 많은 가능성을 암시한다. 실제로 이 AI 로봇 화학자는 10개의 가변 실험 공간 내(a ten-variable experimental space)에서 8일 동안 688개의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AI 로봇 화학자는 광촉매 혼합물의 활성화 식별에서 6배나 더 잘 작업을 해냈다. 유리한 성분을 선택하고 부정적인 것은 선택에서 배제한 것이다. AI 로봇 화학자는 하루에 2, 3시간만 충전하면 작업이 가능하다.
화학이나 과학 관련 실험에서 가장 힘든 것은 반복적인 작업이다. 특히 주말에까지 실험실에 들려야 하는 경우에는 너무 힘이 든다. 그래서 이 AI 로봇 화학자는 연구자들에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영국왕립화학회의 데어드레이 블랙 박사는 AI 로봇 화학자가 기술 혁신에서 좀 더 빠르게 접근 가능하고, 더 복잡하고 큰 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 탄소 제거 ▶ 질병 치료 ▶ 공기 질 완화 등을 예로 들었다. 물론 언제나 인간 과학자가 필요하다.
AI 로봇 화학자가 많은 연구실에 상용화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한 생활과 인공지능의 등장이 어떻게 맞물릴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 사이트>
1.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우주를 읽는 지도, 주기율표)』(김병민, 동아시아, 2020.04.30.)
2. https://www.youtube.com/watch?v=dRT3tepdMyI
3.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442-2
4.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42790679_A_mobile_robotic_chemist
5. https://www.youtube.com/watch?v=WBwZp5Bg2L8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으며,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생활사를 연구해 졸업논문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과학 및 다큐 방송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동안『다시 과학을 생각한다』(공저, 2016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와『과학을 부탁해』(2019)를 집필했으며, 현재 지구 생태계 균형 차원에서 생물다양성과 환경윤리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바이오 in 비디오'에서 생명과학계의 정책과 제도 변화, 연구 경향, 연구 주제, 연구 문화 등을 영상 콘텐츠로 살펴보려고 한다. 비디오를 중심으로 하되, 관련 저널이나 서적도 참고하여 시각적 효과를 높여 연재하고자 한다.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