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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영화 속 생명공학] 비전의 이야기
Bio통신원(고은지)
마블로고출처 : Wikimedia Commons(저작권 The Walt Disney Company [Public domain])
“I am Iron Man.”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명대사 중 하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는 현재 최고의 히어로 영화를 만들에 내는 회사이다. 마블은 자신들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통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나는 마블의 팬이다. 팬의 마음으로 영화를 볼 때 마다 드는 생각은 “저것의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다. 이 질문은 내가 마블의 팬이자 생명공학도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과학적 근거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과학지식이 없어도 영화를 보고, 느끼고 환호하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 마다 들던 궁금증을 지금부터 풀어볼 것이다. 그에 첫 타자는 ‘비전(Vison)’이다.
어벤져스-인피니티워 비전 공식포스터, 사진 출처 : 네이버포스트-청우
우선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비전이 누구인지 설명하자면, 비전은 몸을 가진 인공지능이다. 비전의 탄생을 알려면 자비스부터 시작해야한다. ‘아이언맨1’부터 토니 스타크(줄여서 토니)의 인공지능이다. 사실 자비스는 토니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의 비서이자 스타크 가문의 집사의 이름이다. 스타크 가문을 보필하던 집사의 노고를 높이 사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기원에 맞게 자비스는 토니의 집의 관리자, 전투보조, 슈트제작보조 등 여러 가지 일을 해왔다. 또한 감정이 있는 것처럼 토니와 티키타카 거리는 대화도 할 줄 아는 조금(?) 똑똑한 인공지능이다.
하지만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토니와 배너(헐크)는 지구의 안전을 위해 인공지능을 만들게 되었고 이때 만들어진 것이 울트론이다. 하지만 울트론은 흔한 디스토피아 영화에서 본 것처럼 스스로 인간이 지구를 망하게 만드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라고 인지를 하였고 이를 막으려고 했던 자비스를 망가트리게 된다. 하지만 토니와 배너는 울트론이 자비스를 공격한 것이 자신에게 위험한 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망가트렸다고 생각하고 비브라늄(세계관속 가장 튼튼한 금속)과 사람세포가 합쳐진 인공신체에 자비스의 알고리즘을 업그레이드시켜 적용했다. 몇 개의 사건 후 마인드스톤과 합쳐진 비전의 신체가 완성되고 토르의 번개로 비전이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비전은 여러 가지가 합쳐진 존재이다. 마인드스톤, 자비스, 배너의 지식, 비브라늄신체, 토르의 번개까지 복잡한 신체와 정신을 가졌다.
비전이 가진 히어로 능력은 생략하도록 하고 이제 그의 탄생을 알게 되었으니 그의 속을 탐구해보도록 하자. 그의 이 복잡한 신체와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악당인 울트론은 한국으로와 비브라늄을 이용한 새 몸을 만들기 위해 조 박사가 근무하는 한국의 유진 유전학 연구소의 연구실에 잠입해서 그녀의 앞에 나타난다. 그녀의 기술을 활용해서 자신의 새 몸을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헬렌 조 박사는 울트론의 계획을 듣고 "(두뇌를 포함한)인체를 통째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부했다. 하지만 울트론은 비브라늄의 가능성과 그녀의 능력이 그 이상임을 알았기에 이전영화에서 로키가 했던 것처럼 치타우리 셉터로 그녀의 정신을 세뇌하고 재료가 되는 비브라늄을 제공한다. 그래서 헬렌 조 박사는 새 몸의 제작에 아무렇지도 않게 성공한다. 이때 헬렌 조는 ‘세포와 비브라늄이 결합되는 것을 보고 감탄을 한다.’ 그렇게 울트론에게 세뇌된 상태에서 재생 세포로 비브라늄제 인공 인체를 만들었다.
물론 영화 속 기술력은 ‘도대체 저런 기술은 우린 언제쯤 자유롭게 사용하게 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앞서나가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감안해서. 금속과 사람세포의 결합이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알아보자.
금속과 사람세포의 결합 가능성이다. 얼핏 드는 생각은 ‘불가능’이다. 상상을 해보자. 금속으로 사람의 겉 부분을 감싸는 것은 충분하다. 하지만 우리몸속 수십조개의 세포 하나하나에 금속을 입히고 그것으로 새로운 신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영화에서는 세포와 잘 반응하는 비브라늄이라는 특수한 가상의 금속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세포를 금속과 융합하는 기술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논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소개할 연구는 인공 나노세포개발이다. 영화에서는 세포를 금속으로 감싸는 기술이 나온다. 비전이 평범한 사람과 다르게 튼튼한 몸을 가진 것도 이 덕분이다. 하지만 현재는 세포를 금속으로 감싸는 것이 아니라 금속을 생체친화적인 물질로 코팅하는 기술이다. 연구의 내용은 일반적인 동물세포보다도 작은 크기의 나노인공세포개발에 관련되어있다. 이 나노인공세포는 금속나노입자를 유기기능성분자와 인지질 막으로 둘러싸여있다. 지금까지 제작되어 온 나노물질들(예를 들어, 은 나노물질 혹은 양자점 나노물질)의 생체독성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나노물질을 보다 우리 몸에 사용하기 적합하게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이러한 물질 표면을 생체친화적인 물질로 코팅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방법들은 대부분 생산량이 매우 낮고, 아울러 원하는 생체적합한 물질로 코팅된 나노물질에 대한 순도가 1% 이하로 매우 낮았다. 따라서 별도의 분리공정을 거쳐 순도를 높여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의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리하여 제작된 무독성 나노인공세포는 내부 금속 나노입자와 외부 리포좀으로 이루어져 있다. 외부 리포좀은 인간의 세포와 같은 성분인 인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하여 기존의 높은 독성을 낮추고 별도의 분리정제과정 없이 순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번째 소개할 연구는 세포의 생존을 유지시키는 기술에 관련되어 있다. 세포피포화는 세포를 단단한 캡슐로 포획해 세포의 생존을 최대한 유지하는 기술로 그동안에는 무기질 캡슐이 주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무기질 캡슐은 보호막은 단단했지만 잘 분해되지 않아 세포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탄닌산 수용액과 철이온 수용액을 이용해 이같은 단점을 극복했다. 탄닌산은 참나무껍질이나 포도껍질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세포친화도가 높아 철이온과 만나면 10초 이내로 금속-폴리페놀박막이 만들어지는데 이 박막을 이용해 세포를 감싸는데 성공한 것이다. 금속-폴리페놀박막은 중성 pH(수소이온지수)에서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지만 약한 산성조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이 있어 세포를 보존하다가 원하는 시간에 복구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금속-폴리페놀박막은 박막 형성시간이 짧고 간단해 효율적으로 많은 양의 피포화 세포를 얻을 수 있고 피포화된 세포들의 생존율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즉, 세포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기술인 것이다. 달걀껍데기로 감싸는 것처럼 세포를 감싸 세포의 생존을 더 늘릴 수 있고 원하는 때에 피포화된 세포의 분열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금속과 사람세포의 결합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영화 속 악당인 울트론은 사람을 진화시킨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진화의 첫 번째가 세계에서 제일 튼튼하고 강한 금속인 비브라늄과 사람을 합치는 것이었다. 원래 비전의 몸은 울트론 본인이 쓸려고 만든 것이다. 즉 현생인류의 몸이 연약하다고 생각했기에 튼튼하다고 표현하기도 부족한 몸을 만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지만 그래도 더 튼튼한 몸과 건강한 몸을 가지려는 욕망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정말로 진화라고 불릴 만큼의 진전이 일어날 가능성을 말이다.
참고 문헌:
■첫 번째 논문의 출처
- 논문명: General and programmable synthesis of hybrid liposome/metal nanoparticles
- 저자 정보: 강태욱 교수(교신저자, 서강대), 신용희(공동 제1저자, 서강대), 이진호(공동 제1저자, UC Berkeley), 이우주(공동저자, 서강대), 황금래(공동저자, 서강대), 김동철 교수(공동저자, 서강대), Luke P. Lee 교수(공동저자, UC Berkeley), 최정우 교수(공동저자, 서강대)
(https://www.msit.go.kr:443/web/msipContents/contentsView.do?cateId=mssw315&artId=1320923)
■마블로고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rvel_Studios_logo.svg)
■어벤져스-인피니티워 비전 공식포스터 사진출처
- 네이버포스트-청우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4614734&memberNo=202363&vType=VERTICAL)
■두 번째 논문의 출처
- 중앙일보 경제란 : KAIST, 달걀껍질처럼 세포 감싸 보호하는 기술개발
- 저자 정보 : 화학과 최인성(45)·이영훈(60) 교수가 호주 멜버른대학교 화학공학과 프랭크 카루소(Frank Caruso) 교수
(https://news.joins.com/article/1645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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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영화 속 생명공학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게 과연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일까?'라는 궁금증으로부터 만들어진 글입니다. 인물별로 하나하나 알아가 보도록 할 것이니 가볍게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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