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리포트 BRIC VIEW 2025-T16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 전망
동향리포트 BRIC VIEW 2025-T16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 전망
박창욱(대웅제약)
2025년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은 혁신적 치료 모달리티의 확산, 규제 환경의 재편,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라는 삼중 변화를 겪고 있다. 항체-약물 결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AI 기반 신약개발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비만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혁신적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 동시에 2025-2030년 기간 동안 2,300억 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 약물들이 특허 만료에 직면하면서 제약사들의 매출 기반이 대폭 재편되고 있다. 미-중 디커플링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규제 변화는 이러한 LOE 위기와 맞물려 제약사들의 사업 모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빅파마 중심의 수직 통합 구조에서 전문화된 분업 생태계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사업개발(BD) 전략의 근본적 재고가 요구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제약 산업의 현황을 조망하고 , 향후 변화의 방향을 전망한다.
목 차
1. 서론
1.1. 동향 보고 개요 및 목적
1.2.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주요 변화
2. 신약개발 트렌드: 모달리티 및 질환별 전망
2.1. 모달리티별 개발 동향
2.1.1. 항체 기반 치료제의 혁신
2.1.2.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의 기술적 성숙
2.1.3. 혁신적인 단백질 분해 기술
2.1.4. AI 기반 신약개발의 현실화
2.2. 질환별 신약 개발 동향
2.2.1. 종양학: 혁신 모달리티의 집합체
2.2.2. 대사질환: 비만 치료제 혁명
2.2.3. 중추신경계 질환: 알츠하이머와 정신질환
2.2.4. 희귀질환: 고부가가치 시장의 확장
3. 글로벌 제약사의 사업 전략 변화
3.1. 규제 및 정책 변화
3.1.1. 미국 IRA와 약가 정책의 영향
3.1.2. FDA의 변화
3.1.3 중국 규제 시스템의 글로벌 표준화
3.2. 경제권별 제약산업 분리와 시장 전략 변화
3.2.1. 미-중 디커플링의 심화
3.2.2. 지역별 시장 재편
3.3. LOE (Loss of Exclusivity)와 제약사의 대응 전략
3.3.1. 2025~2030년 주요 블록버스터 특허만료 현황
3.3.2. 특허만료 대응 전략 및 과거 대비 변화
4. 결론 및 전망
4.1. 미래 바이오제약 산업의 핵심 키워드
4.1.1 R&D 혁신과 기술 융합
4.1.2 규제 환경의 재편
4.1.3 경제권별 시장 분화
4.2. 제약산업의 구조적 변화: 분업화와 밸류체인 재편
4.2.1 수직통합에서 전문화된 협력 구조로 분업화
4.2.2 Fabless-Foundry 모델의 확산
4.2.3 AI 기술에 의한 밸류체인 재편
4.3. 결론
5. 참고문헌
1. 서론
1.1. 동향 보고 개요 및 목적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은 2025년을 맞아 역사상 가장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전통적인 저분자 화합물 중심의 신약개발에서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신약개발 프로세스 자체가 혁신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도입, 미-중 디커플링 심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새로운 글로벌 질서 등이 제약산업의 사업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2024년 글로벌 제약시장은 약 1조 달러에 근접한 규모로 성장했다 [1]. 이러한 성장의 근원에는 혁신 신약의 개발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신약 출시 건수는 2023년 91개에서 2024년에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지속적으로 환자에게 도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R&D 파이프라인 규모는 23,875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4.6% 성장했지만 [1], 이는 이전 연도 대비 성장률이 둔화된 수치이기도 하다.
본 리포트는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주요 트렌드를 분석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전망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신약개발에서 나타나는 모달리티(modality) 다변화 현상, 질환별 치료제 개발 동향, 글로벌 제약사들의 사업 전략 변화, 그리고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심층 분석하여,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1.2.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주요 변화 요인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주요 동력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신약개발 기술의 혁신이다. 전통적인 저분자 화합물이 전체 파이프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71%에서 2024년 61%로 감소한 반면,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항체-약물 결합체(ADC)는 2024년 67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급성장하고 있고, 유전자 치료제도 2,178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둘째, 질환별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종양학이 여전히 전체 파이프라인의 39.7%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점유하고 있으나, 비만 치료제 분야가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2024년 430개로 2023년 300개 대비 43.3% 증가했으며, 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성공에 힘입은 것이다. 셋째, 규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이다. 미국의 IRA (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메디케어 약가 협상 도입을 통해 제약업계의 수익 구조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생물의약품의 경우 13년 후부터 가격 협상 대상이 되어, 기존의 특허 만료 후 수익 모델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동시에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신속 승인 제도 활용이 증가하여, 2024년에는 443개의 신속 승인이 이루어졌다. 넷째,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분리 현상이다. 미-중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BIOSECURE 법과 같은 정책적 변화가 글로벌 제약산업의 공급망은 물론, R&D 협력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이 변화하고 있으며, 서방 제약사들의 중국 시장 접근 방식도 재정립되고 있다.
2. 신약개발 트렌드: 모달리티 및 질환별 전망
2.1. 모달리티별 개발 동향
현재 글로벌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치료 모달리티의 다변화이다. 2025년 기준 전체 파이프라인 23,875개 중 바이오의약품이 49.8%에 달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1], 이는 내년에 저분자 화합물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10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2020년대 들어 그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림 1. 파이프라인 수익에서 신규 모달리티의 비중이 저분자 화합물을 넘어서고 있다.
2.1.1. 항체 기반 치료제의 혁신
•단일클론항체: 단일클론항체(mAbs)는 여전히 생물의약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2,229개의 일반 단일클론항체 외에도 인간화 항체 731개, 완전 인간 항체 559개가 개발 중이다. 단일클론항체 분야에서는 기술적 진화가 지속되고 있다. 과거 마우스(murine) 항체에서 시작해 키메라, 인간화를 거쳐 완전 인간 항체로 발전해 온 흐름이 이제는 다중특이항체로 진화하고 있다.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가 535개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삼중특이항체(trispecific antibody)와 다중특이항체까지 등장하면서 한 번에 여러 표적을 공략할 수 있는 차세대 항체 치료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ADC: 항체-약물 결합체(ADC) 분야는 현재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영역이다. 2024년 67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12.3% 성장을 기록했다 [2]. 이는 2023년 29% 성장에 비해서는 둔화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다. ADC의 성공은 단순히 수적 증가를 넘어서 질적 발전도 동반하고 있으며, 페이로드 기술의 발전이 ADC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Monomethyl auristatin E가 104개 프로젝트에서 사용되어 가장 인기 있는 페이로드로 자리 잡았으며, pyrrolobenzodiazepine(48개), mertansine(26개) 등 다양한 세포독성 물질들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한 방사면역치료제의 부상이다. yttrium-90(33개), iodine-131(25개), lutetium-177(24개) 등이 주요 방사성 페이로드로 사용되고 있어, ADC 기술이 방사선 치료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페이로드 외에, 링커 기술의 발전도 ADC의 효능과 안전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종양 특이적 환경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도록 하는 정교한 링커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정상 세포에 대한 독성은 줄이고 종양 세포에 대한 효능은 극대화하는 ADC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중특이항체: 이중특이항체(bispecific antibody) 기술은 한 번에 두 개의 서로 다른 표적을 공격할 수 있어, 단일 표적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 기준 535개의 이중특이항체가 개발 중이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특이항체의 가장 성공적인 형태는 T세포 관여(T-cell engaging) 이중특이항체이다. CD3와 종양 관련 항원을 동시에 결합하여 T세포를 종양 부위로 유도하는 이 기술은 면역항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특히 혈액암에서 높은 효능을 보이고 있으며, 고형암으로의 확장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2.1.2.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의 기술적 성숙
•유전자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분야는 2024년 2,178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1.3%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 1,210개는 세포 치료제와 결합된 형태로, ex vivo 유전자 편집 후 재 투입하는 CAR-T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968개는 in vivo 유전자 치료제로, 바이러스 벡터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직접 환자에게 투여되는 형태이다. 바이러스 벡터 기술에서는 여러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다.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가 579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1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AAV는 비 병원성이고 광범위한 세포 유형에 감염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in vivo 유전자 치료의 선호 벡터로 자리잡고 있다. 렌티바이러스는 501개의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며 19.5% 성장을 기록했다. 렌티바이러스는 주로 ex vivo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며, 특히 조혈모 세포에 유전자를 도입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유전성 면역결핍질환이나 혈액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를 보이지만 156%의 폭발적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높은 유전자 발현량과 광범위한 세포 감염 능력을 바탕으로 암 치료용 바이러스(oncolytic virus)로 개발되거나, 백신 벡터로 활용되고 있다.
•세포 치료제: 세포 치료제는 2,719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며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혈액 세포 기반 치료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T세포를 활용한 치료제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CAR-T 세포치료제는 594개로 세포치료 분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CAR-T 기술은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하여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도입한 후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방식으로, 혈액암에서 획기적인 치료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는 고형암으로의 확장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15개의 세부 카테고리로 분류될 정도로 다양한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간엽줄기세포 등 다양한 줄기세포 유형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자연살해세포(NK cell), 종양침윤림프구(TIL), T세포 수용체 조작 T세포(TCR-T) 등 새로운 형태의 세포치료제들도 임상 단계에 진입하고 있어, 세포치료 분야의 다양성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mRNA 기반 치료제: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으로 주목받은 mRNA 기술은 팬데믹 이후보다 다양한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466개의 mRNA 기반 치료제가 개발 중이며, 감염병 백신을 넘어서 종양학, 심혈관 질환, 위장관 질환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mRNA 기술의 종양학 적용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개인맞춤형 암백신이다. Merck와 Moderna가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흑색종 mRNA 백신이 3상 임상에 진입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백신은 환자의 종양 조직을 분석하여 개인별 신생항원(neoantigen)을 찾아내고, 이를 mRNA로 코딩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종양학에서 mRNA의 또 다른 적용 방향은 in vivo 세포 재프로그래밍이다. mRNA 페이로드가 CAR 세포를 코딩하여 환자 체내에서 직접 면역세포를 재 프로그래밍하는 기술로, 기존 ex vivo CAR-T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흡기 질환 분야에서는 인플루엔자와 RSV에 대한 mRNA 백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제조 인프라를 활용하여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심혈관 질환과 위장관 질환에서도 mRNA 기술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혈관 재생을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mRNA로 전달하거나, 소화기관의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단백질을 일시적으로 발현시키는 접근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2.1.3. 혁신적인 단백질 분해 기술
•PROTAC: 단백질 분해 표적 치료법(Targeted Protein Degradation)이 새로운 치료 모달리티로 부상하고 있다. 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s) 기술을 중심으로 2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PROTAC은 표적 단백질과 E3 ligase를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기능분자로, 세포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이용하여 질병 관련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Molecular Glue: PROTAC과 함께 molecular glue라는 새로운 개념의 단백질 분해 유도제도 주목받고 있다. Molecular glue는 PROTAC보다 작은 분자량을 가지면서도 표적 단백질과 E3 ligase 사이의 결합을 촉진하여 단백질 분해를 유도한다. 경구 투여가 가능하고 뇌혈관장벽 통과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신경계 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2.1.4. AI 기반 신약개발의 현실화
인공지능 기술의 신약개발 적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AI/ML 전문 기업들이 주도하거나 협력한 임상시험이 2022년부터 연간 35건 이상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3]. 이들 기술은 주로 타깃 발견(31%)과 약물 설계(32%) 단계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정밀의학(18%)과 임상시험 설계(13%) 영역에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2024년에는 총 97억 달러 규모의 AI/ML 관련 딜이 체결되어 제약업계의 AI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somorphic Labs가 Eli Lilly 및 Novartis와 각각 17억 4천만 달러, 12억 4천만 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Generate:Biomedicines와 Novartis의 10억 7천만 달러 규모 단백질 최적화 파트너십, Ochre Bio와 Boehringer Ingelheim의 10억 4천만 달러 재생의학 협력 등 대형 거래들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한편, AI 기반 신약개발의 실제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AI 중심 접근법을 사용한 1상 임상시험에서 8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으며, 모델링 시나리오에 따르면 AI가 전임상 발견 시간을 30-50% 단축하고 비용을 25-5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
2.2. 질환별 신약 개발 동향
2.2.1. 종양학: 혁신 모달리티의 집합체
종양학은 여전히 글로벌 신약개발의 핵심 영역으로, 2024년 전체 파이프라인의 39.7%인 9,476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흥미롭게도 이는 2023년 40.1%에서 소폭 감소한 수치로, 다른 치료 영역의 성장이 종양학의 상대적 비중을 줄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양학은 절대적인 프로젝트 수에서 3.7% 성장을 기록하며 여전히 가장 활발한 연구 분야로 남아있다.
종양학 내에서도 치료 모달리티의 혁신이 지속되고 있다. 새로운 모달리티들인 항체-약물 결합체, 이중특이항체,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가 전체 종양학 임상시험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화학요법이나 표적치료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등장을 의미한다. 특히 혈액암에서는 이러한 혁신 치료제의 비중이 43%에 달해 고형암의 32%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혈액암이 면역치료나 세포치료에 더 적합한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질환 세부별로는, 유방암이 1,129개로 가장 많은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소세포폐암 1,111개, 대장암 882개, 췌장암 804개가 뒤를 잇고 있다. 이들 4개 암종이 전체 종양학 파이프라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주요 암종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활발함을 보여준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1%에 불과한 난치성 암종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CAR-T 세포치료, 종양 용해 바이러스 등 다양한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PD-1/PD-L1 억제제로 시작된 면역항암치료는 이제 더욱 정교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다중특이항체가 혈액암 임상시험의 17%, 고형암 임상시험의 11%를 차지하며 새로운 면역항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T세포를 종양 부위로 직접 유도하거나, 여러 면역 체크포인트를 동시에 조절하여 더 강력한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AstraZeneca와 Daiichi Sankyo가 공동 개발한 datopotamab deruxtecan (Dato-DXd, 상품명: Datroway)는 2025년 4월 미국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성인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FDA 승인을 획득했으며(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R+ 유방암), 이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영역에서도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첫 1차 치료제로 Dato-DXd + rilvegostomig 병용요법이 고위험 PD-L1 양성(≥50%) 비편평 NSCLC에서 임상시험 중이며, TROPION-Lung04 코호트 5 결과가 학회에서 발표되어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Genentech의 Itovebi (inavolisib)는 PIK3CA 돌연변이 HR+/HER2− 진행성 유방암 대상 임상에서, palbociclib + fulvestrant 병용군이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30% 이상 감소시키고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17.2개월 vs 7.3개월로 연장하는 등(OS도 34개월 vs 27개월)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스위스·캐나다·중국에서 이미 허가가 완료되었고, 곧 유럽 승인도 예상된다. 해당 요법으로 인해, 화학요법을 평균 2년가량 연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2.2. 대사질환: 비만 치료제 혁명
대사질환 분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다. 2024년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430개로 2023년 300개 대비 43.3% 증가했다 [1]. 이는 Novo Nordisk의 Wegovy (semaglutide)와 Eli Lilly의 Zepbound (tirzepatide) 등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성공에 힘입은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173개의 비만 치료제는 다양한 기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GLP-1과 복합제가 82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밀린(amylin) 기반 치료제가 14개, 기타 호르몬 기반 치료제가 7개로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치료제 중 95개(54%)가 피하주사 형태로 개발되고 있으며, 71개(40%)가 경구용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1].
GLP-1 외에도 차세대 비만 치료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아밀린 작용제는 GLP-1보다 더 자연스러운 포만감을 제공하며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Zealand Pharma의 petrelintide와 Novo Nordisk의 CagriSema (semaglutide와 cagrilintide의 복합제)가 대표적이다. 또한 카나비노이드(CB1) 역작용제, 미토콘드리아 언커플링 등 혁신적인 기전들도 연구되고 있다 [1].


2.2.3. 중추신경계 질환: 알츠하이머와 정신질환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는 과거 오랜 기간 획기적 치료제 부재로 미충족 수요가 큰 영역이었으나, 최근 들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뇌질환에서 중요한 진전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첫 질병완화제인 레카네맙(Lecanemab, 상품명 Leqembi)이 승인되었다. 레카네맙은 임상 3상에서 인지저하 속도를 27% 늦춘 결과를 보이며 베타아밀로이드 표적 항체로서 최초로 명확한 임상 효용을 입증하였다 [3]. 이어서 동종 계열인 도나네맙(Donanemab)도 임상시험에서 유의한 인지기능 개선을 보여 후속 승인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로써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오랜 실패 끝에 전환점을 맞이하였고, 향후 타우 단백질 표적 치료제, 유전자 치료 등 다양한 접근법이 병행되어 뇌질환 정복을 향한 연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정신질환 분야에서는 지난 수십 년간 혁신 신약이 드물었으나, 최근 펩타이드 계열의 경구용 조현병 신약(KarXT 등)이나 마약류 착용 환각제(MDMA, 실로시빈 등)의 치료적 활용이 임상시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23년 임상시험에서 MDMA 보조 요법이 난치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현저히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해당 분야 최초 승인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CNS 영역에서도 새 기전 약물과 치료 패러다임(예: 사이키델릭 치료, 디지털치료 등)이 등장함에 따라, 향후 뇌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활력이 돌고 있다.
2.2.4. 희귀질환: 고부가가치 시장의 확장
희귀질환 분야는 제약산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약 7,000여 종의 희귀질환이 존재하나 유효 치료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충족 수요가 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에서 희귀의약품법을 통해 개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결과,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희귀질환 대상 개발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실제로 2021년 FDA 승인 신약의 절반 이상이 희귀질환 치료제였을 정도로, 희귀질환 신약 개발은 이제 주류 영역이 되었다 [3]. Evaluate사의 분석에 따르면 2021~2026년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CAGR)은 일반의약품이 6% 수준인 반면 희귀의약품 시장은 12%에 달해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4]. 2026년에는 전체 처방약 매출의 20%가 희귀질환 치료제가 차지하고,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의 1/3 가량이 희귀질환 분야일 것으로 예측된다 [4]. 주요 희귀질환 신약은 소수 환자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매출 10억 달러를 넘는 블록버스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매출 30억~130억 달러 규모의 톱 10 희귀질환 약물이 대거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4]. 다국적 제약사들도 매출의 20% 이상을 희귀질환 의약품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어, 희귀질환은 더 이상 틈새가 아닌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유전성 희귀질환에 대해 유전자 치료,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효소대체요법 등 모달리티의 다양화를 통해 접근하고 있으며, 한 질환에 대해 여러 기술로 도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직도 수천 종의 희귀질환에는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이 분야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신약개발의 기회가 존재할 것으로 평가된다.
그림 2. 질환 영역별 기술 거래 규모
3. 글로벌 제약사의 사업 전략 변화
3.1 규제 및 정책 변화
3.1.1. 미국 IRA와 약가 정책의 영향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시행으로 Medicare 약가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제약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IRA에 따르면 소분자 의약품은 9년 후, 바이오의약품는 13년 후부터 가격 협상 대상이 된다 [1]. 이로 인해 업계는 소분자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승인 데이터에서는 명확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 [1].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승인된 509개의 신규 활성 물질(NAS) 중, 1,092건의 적응증 확대가 이었는데, 평균적으로 소분자 의약품은 14건, 바이오의약품는 8건의 확대 승인을 받았다. 이는 IRA 시행 이후에도 소분자와 바이오의약품 모두 가격 협상 적용 시점 이후에도 상당한 신규 승인과 적응증 확대를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
3.1.2. FDA의 변화
•신속심사 제도의 활용 증가: 2024년 미국에서 승인된 48개 신약 중 79%가 우선심사, 신속승인, 혁신치료제 지정, 패스트트랙 등 최소 한 가지 형태의 신속심사를 받았다. 신속심사를 받은 약물의 개발 기간은 평균 3.5년 단축되었으며, 가속승인의 경우 3.1년의 단축 효과를 보였다 [1].
•Complete Response Letter의 감소: FDA가 발행하는 완전응답서한(CRL)이 2024년 43건으로 2023년 58건 대비 26% 감소했다. 특히 임상적 이유로 인한 CRL 비중이 줄어들었으며, 이는 제약사들의 제출 품질과 근거 패키지가 상당히 개선되었음을 시사한다. 대형 제약사의 경우 2020년 이후 임상적 CRL 비중이 81% 감소했다 [1].
3.1.3 중국 규제 시스템의 글로벌 표준화
중국은 ICH 가이드라인의 대부분을 채택했으며, 신약 승인 절차를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시범 정책을 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중국 진출을 촉진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개발되는 약물의 비중이 2024년 29.5%로 증가했으며, 이는 2023년 26.7%에서 상승한 수치다 [1].
3.2 경제권별 제약산업 분리와 시장 전략 변화
3.2.1. 미-중 디커플링의 심화
미국의 BIOSECURE 법안은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와의 관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글로벌 제약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법안은 미국 정부와 계약하는 기업들이 "우려 바이오기술 기업"으로 지정된 5개 중국 CDMO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비록 현재는 재향군인부 판매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Medicare나 Medicaid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
역설적으로 미-중 디커플링 와중에도 중국발 기술이전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중국 본사 기업과의 국제 라이선싱 및 M&A 딜이 73건 발표되었으며, 이 중 71건(97%)이 중국 기업이 국제 파트너에게 기술을 아웃라이선싱 하거나 인수되는 형태였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1].
3.2.2. 지역별 시장 재편
•아시아 시장의 부상: 임상시험 국가 활용도 측면에서 아시아 지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019년 대비 2024년 66% 증가했으며, 북미도 7% 증가했다. 반면 서유럽은 12%, 중・동유럽은 28% 감소했다 [2]. 이는 글로벌 제약업계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일국가 임상시험의 증가: 신생 바이오제약(EBP) 기업의 85%가 단일국가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중 44-46%가 중국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만 진행되는 임상시험도 20-33%를 차지한다. 이는 글로벌 시장이 점점 지역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
3.3. LOE (Loss of Exclusivity)와 제약사의 대응 전략
특허만료에 따른 이른바 Patent Cliff는 향후 몇 년간 글로벌 제약산업에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2025년부터 2030년 사이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다수가 특허만료(Loss of Exclusivity, LOE)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매출 급감에 대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림 3. LOE(독점권 상실)로 인한 수익 영향(2010-2030, $B) (출처: Evaluate Pharma; BCG analysis)
3.3.1. 2025~2030년 주요 블록버스터 특허만료 현황
향후 5년간 특허만료가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그 수와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 수준이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은 전 세계 190여 개, 이들의 총매출 규모는 약 2,360억 달러에 이른다 [4]. 이 중 연매출 10억 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만 69개에 달해, 다국적 제약사 매출 구조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4]. 예를 들어, 2028년 특허만료를 앞둔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는 2023년 매출이 255억 달러에 달했으며, BMS와 화이자의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는 연매출 180억 달러 규모로 2027~~2028년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4]. 이 밖에도 암젠의 PCSK9 억제제 레파타(Repatha, 2025), 노바티스의 건선 치료제 코센틱스(Cosentyx, 2029), 다케다의 혈장보충제 하이큐비아(HyQvia, 2028) 등 다양한 분야의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독점권을 상실할 예정이다. 한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상위 10대 제약사의 45%에 해당하는 매출이 특허만료로 위험에 직면하며, 개별 기업별로는 매출의 30~~50% 이상이 감소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4]. 특히 이번 특허절벽은 2010년 전후 소분자 위주의 특허만료와 달리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더라도 첫 해 매출이 30~~70% 수준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감소하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이 빨라지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2025~~2030년 특허만료로 인한 매출 손실분을 신약으로 모두 대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며(새로 출시되는 제품 매출은 특허만료분의 1/3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 [4]), 이에 따라 각 제약사는 기존 주력품목의 수명 연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3.3.2. 특허만료 대응 전략 및 과거 대비 변화
특허만료를 맞이하는 제약사들은 라이프사이클 관리부터 사업 재편에 이르는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과거 2010년 전후 특허절벽 시기에는 대형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거나 대대적인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현재는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적응증 확대, 그리고 선택적 M&A 등 다각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5]. 주요 제약사들의 구체적인 대응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머크(Merck & Co.): 2028년 특허만료를 앞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대해 수십 개 암종에 대한 적응증 확대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피하주사 제형 개발로 특허 연장 효과를 모색 중이다. 또한 면역항암 후속 기전을 확보하기 위해 작은 바이오텍을 인수하거나 자체 R&D를 강화하는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충에 투자하고 있다 [5].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엘리퀴스(2028), 옵디보(2028) 등 다중 특허만료에 직면하자 대형 인수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2019년 셀진(Celgene) 인수를 통해 얻은 표적단백질분해제 등 신약으로 매출 공백을 메우는 한편, 최근에는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도 단행하여 2025년까지 15억 달러, 2027년까지 추가 20억 달러 절감을 목표하고 있다 [5]. 일부 제품에서는 서방형 제제 출시 등 제품 수명주기 연장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화이자(Pfizer): 2028년 항응고제 엘리퀴스 등 주요 품목 특허만료와 코로나19 특수 매출 감소에 대비해, 2023년부터 잇단 대형 M&A를 추진했다. 희귀질환 및 항암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GBT), 아레나(Arena), 그리고 앞서 언급한 씨젠(Seagen)을 인수하여 외부 혁신을 적극 흡수하고 있다 [5]. 동시에 2023~2024년에 걸쳐 총 50억 달러 규모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운영 효율화로 이익 감소를 방어하고 있다. 특허만료 후 자체 바이오시밀러 출시 준비와, IRA 대응을 위한 가격 전략 수립도 병행하고 있다.
•애브비(AbbVie): 2023년 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미국 특허만료로 매출 급감이 예상되자, 다년간 준비해 온 후속 제품군으로 방어에 나섰다. 휴미라의 메가블록버스터 지위를 대체하기 위해 IL-23 억제제 스카이리지(Skyrizi)와 JAK 억제제 린버크(Rinvoq)를 개발·출시하여 2025년경 두 제품 합산 매출이 휴미라 매출을 추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5]. 이와 함께 2020년 미용·안과 전문기업 앨러간(Allergan)을 인수하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단일 품목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시작된 2023년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며 원활한 특허만료 연착륙을 진행 중이다.
•노바티스(Novartis): 자사 주요 제품인 엔트레스토(심부전, 2025)와 코센틱스(건선, 2029) 등의 특허만료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2022년 제네릭 사업부 산도즈(Sandoz)를 분사시켜 혁신신약 중심 기업으로 거듭났으며, 핵심 치료영역을 헬스케어의 높은 미충족 수요 분야인 심혈관, 면역, 신경과학 등으로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해당 분야 유망 신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 및 인수를 진행하여 파이프라인을 채우고 있고, 조직 효율화를 통한 마진 개선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특허만료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각 사는 신약 출시 가속과 기존 제품 수명연장이라는 두 측면에서 특허절벽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 2010년대 초 특허절벽 시기에는 화이자-와이어스, 머크-쉐링플라우 등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단숨에 파이프라인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면, 현재는 표적이 되는 분야의 R&D 강화와 적절한 규모의 M&A를 조합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5]. 또한 과거에는 특허만료 시 저분자 화합물 매출이 즉각적으로 80~90% 급락했던 반면, 현재는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높아지며 매출 감소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여지가 있다. 이를 틈타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출시 지연 합의, 신약과의 스위칭 전략 등을 통해 잔여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는 라이프사이클 관리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특허만료로 줄어드는 매출을 혁신신약의 빠른 출시로 메우기 위해 임상개발 효율화와 AI 기술 도입 등에 투자하여 R&D 생산성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4]. 결국 특허만료 “폭풍”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향후 10년 제약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며, 이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2020년대 중반 제약사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
4. 결론 및 전망
4.1. 미래 바이오제약 산업의 핵심 키워드
4.1.1. R&D 혁신과 기술 융합
•모달리티 다변화: 바이오제약 산업은 전통적인 소분자 의약품에서 벗어나 바이오의약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5년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의 49.8%가 바이오테크 기반 약물로, 내년에는 과반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항체-약물 복합체(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이중특이항체 등 혁신적 모달리티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 이러한 변화는 치료의 패러다임을 증상 완화에서 질병 조절, 나아가 질병 완치로 전환시키고 있다 [1].
•AI 기반 신약개발: 인공지능이 신약개발의 모든 단계에 통합되고 있다. AI 중심 기업들의 Phase I 성공률이 85%를 넘어서고 있으며, 전임상 발견 시간을 30-50%, 비용을 25-5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40% 이상의 전통적 제약·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아직 AI를 신약발견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못하고 있어, 기술 격차가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 [1].
4.1.2. 규제 환경의 재편
•신속심사 제도의 확대: FDA를 비롯한 글로벌 규제기관들의 신속심사 제도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2024년 미국 승인 약물의 79%가 최소 한 가지 형태의 신속심사를 받았으며, 평균 3.5년의 개발기간 단축 효과를 보였다. 이는 규제기관들이 혁신적 치료제의 신속한 환자 접근을 지원하면서도 안전성과 유효성 기준을 유지하는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
•실제임상근거(RWE)의 활용: 2024년 FDA 승인에서 실제임상근거가 핵심 역할을 한 사례가 5건으로, 지난 2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종양학과 희귀질환 분야에서 RWE 의존 승인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무작위 대조임상시험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영역을 시작으로 유연한 규제 적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1].
4.1.3. 경제권별 시장 분화
•지정학적 리스크: Jefferies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2025년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전년 26%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미-중 디커플링, BIOSECURE 법안, 관세 정책 등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안정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
•중국의 부상: 중국은 글로벌 파이프라인 자산의 15%를 보유하게 되었으며(2012년 4% 대비), 중국발 아웃라이선싱 딜이 2015년 4건에서 2023년 37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중국이 단순한 제조기지에서 혁신 허브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서방과의 기술 경쟁이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1].
그림 4. 국가/지역별 총 파이프라인 자산(출처: IQVIA Global Trends in R&D 2023; DXY Insight database; BCG analysis)
4.2 제약산업의 구조적 변화: 분업화와 밸류체인 재편
4.2.1. 수직통합에서 전문화된 협력 구조로 분업화
전통적으로 빅파마는 연구개발부터 제조, 상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수직통합으로 수행했다. 그러나 현재는 외부 혁신 도입과 전문화된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24년 미국에서 승인된 48개 신약 중 85%가 신생 바이오제약(EBP, Emerging BioPharma) 기업에서 기원했으며, 63%는 EBP가 직접 출시했다 [1]. 이는 마치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이 독립 제작사와 배급사의 협력 구조로 변화한 것처럼, 제약산업도 개별 플레이어들의 전문화된 협력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각 단계별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더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4.2.2. Fabless-Foundry 모델의 확산
반도체 산업의 Fabless(설계)-Foundry(제조) 분리 모델이 제약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복잡한 바이오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 전문화된 제조 서비스가 필수가 되고 있다. Novo Holdings의 Catalent 인수($16.5B)는 이러한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GLP-1 생산 역량 확보를 위한 수직통합이지만, 동시에 제조 전문성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1].
4.2.3. AI 기술에 의한 밸류체인 재편
AI 기술의 도입으로 신약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표적 발굴 단계에서는 전통적인 HTS (High Throughput Screening)와 유전체 스크리닝 방식에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한 AI 타깃 예측으로 전환되면서, 후보 발굴 주기가 12주에서 3주로 단축되었다. 리드 설계 단계에서는 기존의 SAR (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 반복 합성 방식 대신 Diffusion 모델과 LLM 기반 가상 스크리닝을 통해 후보물질의 다양성이 5배 증가하였다 [1]. 최적화 및 전임상 단계에서는 wet-lab 중심의 선형 프로세스에서 in silico 독성·효능 예측과 로봇 자동화의 결합으로 독성 실패율이 30% 감소하였다. 문서 및 규제 단계에서는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프로토콜 작성과 IND 패키지 준비가 AI 문서 자동화와 규제 인텔리전스를 통해 프로토콜 작성 시간이 40% 단축되었다 [1]. 임상 운영 단계에서는 오프라인 환자 모집과 모니터링에서 디지털 트윈과 eConsent 시스템으로 전환되면서 중도 탈락률이 20% 감소하였다. 데이터 흐름에서는 이종 시스템에 분산되어 있던 데이터가 표준화된 실시간 분석 시스템으로 통합되면서 DB lock 시간이 30% 단축되었다 [1].
4.3. 결론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은 신약개발 패러다임의 혁신,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시장 재편, 산업 구조의 전문화와 분업화라는 세 가지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신약개발 트렌드에서는 새로운 모달리티 등장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과, 신약개발 전주기에 걸친 AI 기술의 도입이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ADC, 세포·유전자 치료제, TPD 기술 등 혁신적인 치료 모달리티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2],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의 등장은 전통적인 R&D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3]. 질환별로는 종양학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비만, MASH 등 대사질환 분야의 급속한 부상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의 사업 전략은 규제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IRA로 대표되는 약가 정책 변화와 미-중 디커플링의 심화는 제약사들로 하여금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25-2030년 기간 동안 예상되는 대규모 LOE는 제약사들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라이프사이클 관리 전략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산업 구조의 변화에서는 전통적인 빅파마 중심의 수직 통합 모델에서 전문화된 플레이어들 간의 협력 네트워크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바이오테크, CRO, AI 플랫폼 기업들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제약산업의 밸류체인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으며, 이는 각 단계별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변화와 전환의 시기에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적응'과 '협력'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규제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면서도, 전문화된 파트너들과의 효과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차세대 제약산업의 리더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AI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의 산업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글로벌 바이오제약 산업의 미래는 혁신 기술의 효과적 활용, 전략적 파트너십의 구축,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을 갖춘 기업들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향후 제약산업에서의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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