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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스위스 바이오헬스 연구 현황과 공동 연구 모색
김정민(서울대학교병원신경과)
목 차
1. 스위스의 개괄적인 소개
2. 스위스 바이오헬스 연구의 강점
3. 스위스 바이오헬스 연구의 단점
4. 한국과 공동 연구 모색 기회
5. 결론
6. 참고문헌
1. 스위스의 개괄적인 소개
스위스는 유럽 중앙에 위치한 유서 깊은 영세중립국으로 전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채워진 내륙국가이다 [1]. 국토면적은 우리나라 경상남도와 북도를 합친 수준으로 인구는 약 850만 명이다. 스위스는 26개의 canton 연방으로 구성되는데 지방 자치가 매우 발달하여 각 canton은 군사와 외교권한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자치를 누린다. 스위스의 정치체제는 내각책임제형태를 보이며 총리를 선출하고 연방정부에는 7개의 부처가 있어 7명의 각료가 하나씩 맡는다. 형식적인 국가수반은 대통령으로 평의회를 구성하는 각료가 1년씩 번갈아서 맡는다 [1]. 따라서 일종의 집단 지배 체제로 비합리적인 독재자가 출현하거나 독단적인 의사 결정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스위스에는 4개의 공식 언어가 있어 약 70%는 독일어권, 20%는 프랑스어권, 8%는 이탈리아어권, 2%는 로망슈어(고대 스위스어)권으로 나뉘어지며 대략 북부 독일어권에서 정치와 경제가 발달해 있고 서부 프랑스어권에서 문화와 예술이 발달되어 있다. 의료 기술 역시 북부 독일어권에서 더 발달되어 있고 의사 월급도 높은 경향이 있으나 세부 분야에 따라서는 프랑스어권에서 연구가 더 활발하기도 하다. 스위스는 공식적인 수도는 없으나 연방 의회가 위치한 베른이 명목상의 수도로 알려져 있고 영세중립국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EU 및 NATO 회원국이 아니고 UN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다가 2002년에 가입했다(참고로 우리나라는 1991년에 가입함). 그러나 20세기 중반부터 이미 제네바에 UN 본부를 유치하고 있었다. 그 밖에도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를 비롯해서 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체축구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등 수많은 국제기구가 스위스에 위치하여 각국의 파견 공무원과 전문 인력들이 스위스에 상주한다. 또한 고가의 게재료를 요구하여 약탈적 저널 느낌이 드는 Frontiers 본사는 스위스 로잔에, 좀 더 문제의 소지가 높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본사는 스위스 바젤에,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할 때 만나게 되는 Kenes Group 역시 비싼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다. 스위스의 대표 산업은 바이오/제약 산업, 정밀 기계 및 시계 제작, 그리고 관광을 들 수 있고 주요 산업군인 바이오/제약 산업의 비중은 최근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2].
2. 스위스 바이오헬스 연구의 강점
스위스에는 Roche, Norvatis 등 다국적 거대 제약회사가 다수 존재할 뿐 아니라 세포 배양액을 포함한 실험실 물품 생산 대명사인 Lonza, 그리고 치아 임플란트의 선두 주자 Straumann, SIC Im-plant, 보청기 분야 인지도 1위인 포낙 역시 스위스에 위치한 기업이다. 세포 실험을 진행할 때 필수적인 화학물질과 실험 기구 등을 제조하는 오랜 전통의 중소회사들도 다수 존재하여 스위스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자는 실험실 설립부터 운용을 대부분 자국산 재료를 구입하여 진행할 수 있다. 우리에게 커피와 차 생산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식품 기업인 Nestle 역시 스위스 Vevey에 본사가 위치한다. 우수한 연구 인력이 풍부한 것도 중요한 강점인데 스위스 내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바이오헬스 분야로 진입할 뿐만 아니라 의대에서도 전문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연구원으로 업무 경험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 유럽을 포함한 해외 각지에서도 우수한 인력들이 스위스 연구 기간에서 일하면서 정착하고 싶어 하는데 스위스의 안정된 정치 사회 체제와 높은 보수가 그 이유이다. 따라서 스위스 생명공합 스타트업의 창업자 중 56%가 외국 여권을 소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허의 경우 발명자와 출원인이 모두 스위스 출신인 순수 스위스 특허는 전체 특허의 11%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스위스 외부의 공동 발명자, 공동 출원인이 포함되어 있는 등 연구 분야에서 강력한 국제적 연계성을 보여 주고 있다 [2, 3].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Conseil Européen pour la Recher-che Nucléaire, CERN)는 스위스 내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다국적 공동 연구 활동의 대명사로 유럽 물리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1954년 프랑스 국경과 스위스 제네바 외곽 지하에 거대한 중입자 가속기를 건설한 이래 입자 물리학 실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우주 탄생과 물리 법칙에 관련한 중요한 발견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고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이와 더불어 연구소 내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처리하고자 개발한 기술들이 바로 월드와이드웹, 터치스크린 등으로 발전하여 현대 컴퓨터 및 인터넷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파생 기술은 의학 분야에서도 적용되어서 양전자 단층 촬영을 최초로 개발하였을 뿐 아니라 방사선 치료 분야의 발전도 이끌고 있으며 매년 의학 관련 연구비를 선정하여 지원하기도 한다(https://kt.cern/cern-medical-applications-budget-application-selection-process).
스위스인들은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거나 일하는 주요 대도시나 과학 기술계 분위기는 포용적이고 친절한 편이다 [1]. 필자가 해외 연수를 진행하는 로잔대병원의 신경과 뇌졸중 팀에도 박사 과정 중이거나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젊은 연구자 10여 명 중 단 한 명 만이 스위스 국적인이고 나머지는 이탈리아, 아일랜드, 프랑스, 그리스, 우크라이나 등에서 온 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위스 인구가 20세기 초반에 약 오백만 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21세기 초반 현재 850만 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현재 스위스 전체 거주자의 25%가 외국인임) 적극적인 이민 정책과 포용성이 돋보이며 이는 바이오헬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의학 분야 스위스 연구자는 언어 및 문화 측면이 유사성을 바탕으로 수월하게 지리적으로 인접한 프랑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각국과 연구자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활발한 공동 연구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스위스의 공교육 기관에서는 최소한 독일어와 프랑스어는 의무 교육을 시켜서 그런지 많은 연구자들은 영어까지 포함해서 최소 3개 언어는 무리 없이 구사할 수 있다.
스위스 연방 정부는 스위스 과학 재단(Swiss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및 Innosuisse를 통해서 연구비를 지원한다. Innosuisse는 응용과학 또는 공학 및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수요에 기반한 연구 개발 분야를 주로 지원하고 스위스 과학 재단은 기초과학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지원하는데 두 기관은 2017년 이래 상호양해각서를 체결한 이래 서로 밀접하게 협력하여 연구 분야 지원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Swiss Biotech Association은 1988년에 설립된 이래 스위스 바이오 분야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매년 5월경 Swiss Biotech Day를 개최하여 연구자 및 관련 기업인 네트워크 및 경제적인 투자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재 스위스는 유럽 대규모 연구 네트워크인 Horizon Europe에 속해 있지 않아 그 대안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연구 역량이 우수한 국가들과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수년 전부터 노력해 왔으며 아시아권으로 범위를 국한할 때 2017년-2023년 기준 공동 연구 건수 규모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556건), 중국(381건), 이스라엘(333건), 인도(213건)에 이어 5번째로 활발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120건, 전체 1위는 미국으로 7080건). 스위스는 이전에는 Horizon Europe 가입국이었으나 2021년 탈퇴되는 바람에 유럽 여러 나라와 공동 연구 기회가 위기를 맞았지만 2025년부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준회원국 자격으로 재진입하여 다시 공동 연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뇌졸중 임상 연구의 경우 환자 이송 체계가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갖추어져 있어 재관류 치료 등 고난이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히 대학 병원으로 이송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진료 인력으로 환자 모집 및 코호트 구축이 효율적으로 가능하다. 또한 뇌졸중 분야 연구자 수는 적지만 스위스 내 대학병원 연구자들끼리 학회를 통해 밀접한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매년 스위스 뇌졸중 학회의 마지막 날에는 임상 연구 과제 및 진행 상황을 공유하여 연구 주제 중복을 예방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서로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대규모 임상 연구인 경우에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인접 국가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여 우수한 연구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최근 스위스 뇌졸중 연구 그룹의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하자면 먼저 바젤대학교 신경과 Urs Fischer 교수가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2023년 발표한 Early versus Late Ini-tiation of Direct Oral Anticoagulants in Post-ischemic Stroke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ELAN trial)을 언급할 수 있다 [6]. 심방세동이 동반된 뇌경색 환자에게는 향후 뇌경색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항응고 치료가 필요한데 뇌경색 발병 후 이른 시기부터 시작한다면 뇌출혈을 비롯한 출혈 부작용 발생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임상 현장에서 제기되었다. ELAN 연구에서는 스위스를 포함한 15개 국가의 103개 병원에서 약 2000여 명의 심방세동에 의한 뇌경색 환자를 모집하여 항응고치료 시점에 따른 뇌경색 재발 사건과 주요 출혈 사건을 비교하였다. 그 결과 항응고 치료를 조기에 시작한 그룹에서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출혈 위험성이 더 높지 않음을 확인하여 뇌경색 발병 이후 항응고치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연구이다. 2024년에는 Bern 대학교 신경외과 Jürgen Beck 교수 주도 하에 심부뇌출혈 환자에게 조기 감압 목적의 개두술 치료에 대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고(SWITCH trial) 유럽 9개국의 42개 병원에서 뇌출혈이 기저핵 또는 시상에 발생한 환자 약 200명을 모집하여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개두술과 내과적인 치료를 비교하였을 때 조기 수술적 치료의 예후 개선 경향성은 보였으나 유효성을 뚜렷하게 입증하지는 못하였다 [7]. 또한 뇌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재관류 치료 전략에 대한 임상 연구도 최근 발표되었는데 주요 뇌혈관에 대한 동맥내 재관류 치료는 빠르고 효과적으로 막힌 뇌혈관을 재개통시킬 수 있지만 중소혈관에 대한 치료 성적에 대한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바젤대학교 영상의학과의 Marios-Nikos Psychogios 교수가 주축이 되어 진행한 EnDovascular therapy plus best medical treatment (BMT) versus BMT alone for medIum distal veSsel occlusion sTroke (DISTAL trial) 연구에서는 중간 크기 또는 말단 부위 비교적 작은 뇌혈관의 폐색으로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 약 550명을 스위스를 포함 11개 국가의 55개 병원에서 모집하여 1:1 비율로 동맥내 재관류 치료군과 일반적인 약물 치료군으로 나누어 배정하고 3개월 시점의 신경학적 상태를 관찰하였다 [8]. 그 결과 동맥내 재관류 치료가 신경학적 예후를 회복시키는 효과가 없음을 확인하여 중간 이하 뇌혈관 폐색에 대해서는 재관류 치료를 적용하는 전략에 회의적인 결과를 제시하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분야와 바이오헬스 분야의 접목 시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 이용한 스타트업들이 다수 태동하고 여기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스위스는 인공지능 관련 과학 논문을 가장 많이 출판하는 국가 중 하나로서 다수의 지방 정부들이 우수한 연구 성과물을 산업화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https://www.startup.ch/) 이러한 모습은 특히 취리히연방공과대학(Eidgenössische Technische Hochschule Zürich, ETHZ)과 로잔연방공과대학(Ecole Polytechnique Federale de Lausanne, EPFL) 두 대학이 위치한 지역에서 활발하다.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과 관련된 인물로는 아인슈타인이 취리히연방공과대학에서 수학 물리 교육 과정을 전공하였고 우리나라 가수 루시드폴이 2008년 로잔연방공과대학에서 생명공학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로잔연방공과대학교에서는 최근 인공지능 분야 학회인 AMLD EPFL (Applied Machine Learning Days EPFL) 행사를 개최하는데 이 행사는 인공지능 분야 유명 인사의 기조 강연과 함께 최신 주요 연구 내용 소개에서부터 인공 지능 관련 정책과 윤리적인 측면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로잔이 속한 Vaud Canton 지방 정부는 연방 정부와는 별개로 다양한 수단을 통해서 바이오 헬스 분야 연구자들에게 경제적, 공간적, 그리고 인적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창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3. 스위스 바이오헬스 연구의 단점
스위스는 국가 및 인구 규모가 작다 보니 의약품 내수 시장의 규모 역시 작아서 제약회사 및 바이오 벤처 회사들이 초기부터 주요 진출 목표를 유럽과 북미 대륙 시장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 제약산업협회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는 2021년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600억 유로의 의약품을 생산하였으나 국내 시장 가치가 60억 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에 생산량의 90%는 국외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3]. 신약의 인허가 및 시장 진입 등 의약품 규제 관리 측면에서도 유럽과 통합되지 않고 독립된 기관이 존재하는데(Swissmedic, 베른 위치) 유럽연합과는 별개의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스위스 국내에서 인증된 신약이 자동으로 유럽연합에서 인증되지는 않고 별도의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료 시스템 측면에서는 전 국민과 거주가 허용된 외국인들 모두 의료보험에 가입이 필수화되어 있으나 정부의 감시 하에서 다수의 보험회사가 경쟁하는 체제로 5개의 주요 보험회사가 존재하며 이들이 환자 정보를 독점한다 [9]. 환자이송체계가 매우 효율적이고 엄격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대학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퇴원 후에는 전문의가 요청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1년까지 추적 관찰 후 상태가 안정되면 거주지 인근 일차병원으로 환자 정보와 함께 이송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환자의 임상 정보에 대한 추적 관찰이 수월하지는 않다. 다만 희귀질환에 대해서는 정부가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연구자들에게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의료 보험 지출 수준은 높기 때문에 스위스 거주자는 평균 매달 약 45만 원을 의료보험료로 지출한다고 알려져 있고 보험이 없는 여행자가 대학병원에 입원하는 경우에는 상당한 금액을 선결제해야 가능하다 [9]. 의료 보험료뿐 아니라 스위스의 매우 높은 물가는 외국 연구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제네바와 취리히 같은 주요 도시의 월세는 정말 높은 수준이며 해마다 상승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 대비 수요가 월등히 높기 때문에 집주인은 다수의 세입자 후보들을 여러 단계 면접을 통해서 선정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로잔대병원의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려면 직원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약 12,000원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외국 연구자가 스위스에 취직하여 높은 임금을 받더라도 집세와 보험료, 그리고 필수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별로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의 바이오헬스 연구 분야가 일반적으로 외국인에게 관용적이기는 하나 교수진으로 올라갈수록 외국인 비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고 연방 정부 연구비를 수주하거나 교내 고위 경영자로 진입하는 단계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하며 순수 스위스인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또한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영어로 대화가 가능하나 일상생활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대학 행정팀에서 조차도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독일어 또는 프랑스어만 사용해서 곤란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임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무 기록을 열람해서 환자 정보를 확보하고 임상 윤리 심의 위원회를 포함한 각종 행정 심의를 통과하고 환자에게 동의서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행정 업무는 모두 영어를 제외한 현지 언어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언어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4. 한국과 공동연구 모색 기회
앞서 기술하였듯이 스위스 정부는 Horizon Europe 재진입을 위해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연구 역량이 뛰어난 국가들과 공동연구를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적절한 파트너라고 생각하였는지 다양한 종류의 공동 연구 사업을 기획 및 진행하고 있다. 서울 소재 스위스 대사관 역시 공동 연구 활성화 노력에 적극적이어서 매년 한국연구재단이나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공동 학술 행사를 주요 도시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어 관련 정보 습득 및 네트워킹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공동 연구 사업을 개발하였으며 관련 프로그램의 대상은 학계 연구자뿐 아니라 스타트업 회사까지 다양하다. 국내 대학 또는 병원 소속 연구자가 스위스 연구자와 공동 연구를 고려할 때 지원할 수 있는 연구사업은 다음과 같다. 단 세부연구사업 및 그 규모는 우리나라 특성상 정부 시책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도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근무하는 한국인들이 다수 체류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가 존재하여 새로운 정보를 얻고 인간관계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위스의 최고 교육 및 연구 기관인 취리히연방공과대학과 로잔연방공과대학에도 한국인 교수들이 다수 재직하고 있어 학위 과정 및 향후 진로 탐색에 참고할 수 있다. 재스위스한인과학기술자협회(https://www.kseas.org), 또는 스위스 과협은 2012년 2월 1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지원으로 스위스 베른에서 설립되어 한인과학기술자 간 인적 네트워크 구축 및 정보교류 활동과 과학기술분야에서 한국과 스위스 기관 및 단체 교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스위스 바이오제약 네트워크(Korea-Switzerland BioPharma Network)는 2022년 스위스 제약/바이오 기업 및 연구소 재직 임직원 화상회의를 시점으로 구성되어 약 백여 명의 다양한 분야 연구자들이 소속되어 친목을 도모하고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상호 경험을 공유하는 한인 바이오 및 제약 관련 연구자 네트워크로 성장하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취리히에 무역관 사무실을 운영하며 국내 기업의 스위스 진출과 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https://www.kotra.or.kr/zurich/index.do). 한편 최근에는 마크로젠과 셀트리온을 비롯한 다수의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이 스위스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5. 결론
스위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생소하면서도 친근한 나라인데 주로 초콜릿, 시계, 관광, 알프스 등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기초 및 응용과학의 역사가 깊으며 특히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국가이다. 스위스 국적의 노벨상 수상자는 아인슈타인 박사를 포함 28명인데 그 중에서 생리학/의학상 분야 수상자가 가장 많은 8명이다. 스위스는 지리적,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유럽 각국과 활발한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우리나라와 공동 연구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럽의 주요 강대국 사이에서 실력을 바탕으로 독립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스위스인의 사고방식은 우리나라 국민성과 비슷한 측면이 많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이 주로 해외 연수나 공동 연구의 기회를 미국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국제 공동 연구 활성화 측면에서 스위스 연구자와 공동 연구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6.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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