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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모달리티 동향
박은총(AstraZeneca)
목 차
1. 서론
2. 자가면역질환
3.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모달리티
3.1. 스테로이드 약물
3.2. 소분자 억제제(Small molecule inhibitors)
3.2.1.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s)
3.2.2. JAK 억제제(JAK inhibitors)
3.3.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3.3.1. 억제성 단일클론항체(Inhibitory monoclonal antibodies)
3.3.1.1. TNF
3.3.1.2. IL-23
3.3.1.3. IL-17
3.3.1.4. 신생아 Fc 수용체(Neonatal Fc Receptor, FcRn)
3.3.2. 펩타이드(Peptide)
3.3.3. 사이토카인(Cytokines)
3.3.3.1 IL-2
3.3.3.2 IL-2 mutein
3.3.4. T 세포 인게이저(T cell engager, TCE)
3.4.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3.5. 세포 치료제(Cell therapy)
3.5.1. CAR-T 세포 치료제(CAR-T cell therapy)
3.5.2. Treg 세포 치료제(Treg cell therapy)
3.5.2.1. CAR-Treg
3.5.2.2. TCR-Treg
4. 결론
5. 참고문헌
1. 서론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세포들이 신체를 공격 대상으로 오인하여 신체 조직에 대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조직이 손상되는 다양한 질병들을 포함하며 100가지가 넘는 종류들이 있습니다 [1]. 또한 미국에서는 최대 5000만 명 정도가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2], 이는, 미국 전체 인구를 3억 4천만 명으로 기준을 잡을 때, 미국 전체 인구의 14%가 넘는 수준입니다. 안타깝게도 자가면역질환은 현재로서는 완전히 치료할 수 없는 병이며,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로 인해 개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며 사회경제학적으로도 많은 비용이 들게 됩니다.
인류의 수명이 과거에 비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만성질환들에 대한 사회 및 개인의 관심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제약회사들도 만성질환들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2023년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약들을 보면 10위 안에서 세 개가 항암제이며 다섯 개가 만성질환에 대한 치료제입니다 [3]. 그중에서 두 개(Humira와 Stelara)는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제라는 점을 볼 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이 제약 시장에서 갖는 중요도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는 1차 치료법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하여 염증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다양한 종류의 자가면역질환에서 어떤 종류의 면역세포들이 염증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비록 어떻게 최초의 자가염증반응이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은 여전히 알 수 없으나, 병이 악화되는 기전과 이에 관련된 면역세포들이 점차 밝혀짐에 따라 이들을 표적으로 삼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약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면역반응에 대한 이해도의 발전과 함께 합성 기술 및 유전공학 기술이 함께 발전해 왔고,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종류의 약들이 탄생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과거의 신약 개발은 화학을 이용한 화합물 합성이 주를 이루었으나, 현재 연구되고 개발되는 많은 종류의 약들은 화합물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제제와 세포 치료제 같이 발전된 유전공학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신약들은 자가면역질환이 악화되는 기전을 특이적으로 조절하는 것에 초점을 둠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때 동일한 기전을 표적으로 한다고 해도 이를 억제하거나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다양한 접근법들을 모달리티(Modality)로 정의하며, 이 글은 자가면역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현재 사용되고 있거나 개발 중인 모달리티들을 소개합니다.
2. 자가면역질환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에서 침입할 수 있는 병원균들을 인식하고 제거하는 면역 반응이라는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을 관장합니다. 또한 몸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종양세포를 제거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면역 세포들의 역할입니다. 이처럼 감염과 암 발생을 막아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면역 활동에서는 면역 세포들이 공격 대상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면역 세포들이 공격해야 할 대상을 잘못 인식해서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조직이 손상을 입는 질병들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부릅니다. 자가면역질환은 결과적으로 영향을 받는 조직이나 증상에 따라 세부적으로 각기 다른 질병들로 분류가 되며, 100 종류가 넘는 자가면역질환들이 있습니다 [1].
자가면역질환들 중에서는 자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자가 항원(Autoantigen)이 분명한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을 증진시키는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은 갑상샘자극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원이 생기는 것이 원인이 됩니다. 반대로 갑상선을 파괴하여 기능을 저하하는 하시모토병(Hashimoto’s disease) 환자에게서는 Thyroid peroxidase에 대한 자가 항체가 발견됩니다. 신경-근 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에서 생기는 염증으로 인해 근육이 약해지는 중증근무력증(Myasthenia gravis)은 아세틸콜린 수용체(Acetylcholine receptor)가 파괴되는 것이 원인입니다. 전신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루프스라고 불리는, 전신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는 핵산(Nucleic acids) 및 핵산과 상호작용하는 물질들에 대한 자가면역 반응이 원인이고,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수초(Myelin sheath)에 대한 염증이 원인이며,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은 관절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자가면역 형성이 원인이 됩니다.
반면 특정한 자가 항원이 없는 염증성 자가면역질환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이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크론병(Crohn’s disease)과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으로 구분되는데, 특정한 자가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장에서의 염증이 장조직에 손상을 주고, 이 손상으로 인해 또 과도한 염증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장의 섬유화와 협착까지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4].
매우 많은 자가면역질환들이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자가면역질환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치료법은 현재 없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환자의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막대한 의료비용의 발생은 결국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다양한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그 종류가 매우 많기 때문에 많은 제약회사들이 시장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루프스,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에 대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모달리티
약물 모달리티(Drug modality)는 간단히 말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들이 취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약물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방식, 약물이 표적과 작용하는 기전, 약물이 전달되는 방식을 포괄적으로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의 종류와 약물이 작동하는 방식에 따라 모달리티를 구분합니다. 과거의 약물들은 화학적으로 합성해 만든 화합물들이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유전 공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물제제(Biologics)나 세포 치료제 등의 새로운 모달리티들이 등장했습니다. 동일한 표적에 대해서도 다양한 모달리티들을 활용해 다른 약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오늘날 사용되고 개발 중인 약물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특히나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를 위해 새롭게 등장하는 치료법들은 일부 자가면역질환에서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었던 치료 효과를 보여주면서 많은 제약회사들이 유사한 모달리티 개발에 뛰어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너무나 다양한 모달리티들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거나 제약회사들이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모달리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3.1. 스테로이드 약물
어떤 질병이 생기면 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법들은 어느 정도 합의된 보편적인 절차라고 부를 수 있는 순서에 따라 시행됩니다. 예를 들어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곧장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수술은 다른 치료법들을 우선적으로 실시해보고 나서 결정하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둡니다.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있어서도 치료법들에 순서가 어느 정도 있습니다. 이러한 순서를 결정하는 데는 환자의 상태, 보험사의 결정, 의료진의 결정 등등 많은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겠지만, 자가면역질환이 처음 발병하고 진단되면, 병의 원인이 되는 기전을 공략하기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증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약물이 보편적으로 사용됩니다. 약값이 저렴하고, 경구투여를 통해 환자가 쉽게 약을 복용할 수 있으며,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며,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약의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로는 부신피질에서 생성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 합성 약물인 프레드니손(Prednisone), 덱사메타손(Detxamethasone) 등이 있습니다 [5]. 스테로이드 약물들은 많은 장점을 가졌으나,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혈당 증가, 골밀도 감소, 피부가 얇아지는 현상 등 다양하고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들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약물들은 높은 농도로 장기간 복용하기 어렵고, 다른 대체 치료제를 사용함으로써 점진적으로 그 복용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2. 소분자 억제제(Small molecule inhibitors)
앞서 소개한 스테로이드 약물은 화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 크기가 매우 작은 소분자(Small molecule)지만, 이 섹션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소분자 억제제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스테로이드 약물은 세포 내의 수용체와 결합해 많은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소분자 억제제는 세포의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한 수용체, 인산화효소(Kinases), 탈인산화효소(Phosphatases), 어댑터 단백질(Adaptor proteins), 전사조절인자(Transcription factors) 등에 결합해 해당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신호전달을 막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로 인해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들은 소분자 억제제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소분자 억제제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해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약물로써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고전적으로 사용되어 온 모달리티입니다. 하지만 고전적으로 사용되어 왔다는 것은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랜 시간 동안 효용성이 검증되어 온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소분자 억제제는 경구 투여가 가능해 환자 편의성이 높고, 치료비용이 낮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세포내부로의 투과성이 높고 다양한 표적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신호 전달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소분자 억제제는 특정 세포에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의도되지 않은 세포에서 신호 전달이 억제되어 다양한 부작용과 세포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따라서 소분자 억제제를 개발할 때는 표적으로 삼는 물질이 표적으로 삼는 세포에서 특이적으로 혹은 높게 발현되는 것이 유리합니다. 모든 소분자 억제제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개발 중인 소분자 억제제들을 일부 소개하겠습니다.
3.2.1.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s)
칼시뉴린(Calcineurin)은 T 세포가 활성화될 때 세포질 안에서 증가하는 칼슘에 의한 신호전달과정에서 활성화되는 탈인산화효소입니다. T 세포에서 활성화된 칼시뉴린은 궁극적으로 전사조절인자인 NF-AT의 인산화를 제거함으로써 NF-AT이 핵 내부로 이동해 T 세포 활성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발현되도록 합니다 (그림 1). 칼시뉴린 억제제는 칼시뉴린의 탈인산화기능을 차단하여 궁극적으로 NF-AT 활성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T 세포의 활성을 막는 대표적인 면역억제제입니다. 칼시뉴린을 억제하는 소분자 억제제로 많이 사용되는 약물로는 FK506로도 불리는 타클로리머스(Tacrolimus)와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이 있습니다. 이 소분자 억제제들은 T 세포의 활성화를 막기 때문에 루프스,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와 장기이식 환자에서 면역거부반응을 낮추는데 사용됩니다 [6]. 칼시뉴린 억제제는 효과적으로 T 세포에 의한 자가면역 및 이식거부 반응을 억제하지만, 이로 인한 전체적인 T 세포 면역반응의 억제는 환자가 감염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단점을 야기합니다.
3.2.2. JAK 억제제(JAK inhibitors)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Cytokines)과 성장인자(Growth factor)는 각자의 수용체에 결합할 때 다양한 야누스 인산화효소(Janus Kinase, JAK)와 STAT 전사조절인자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활성화된 STAT 전사조절인자는 핵 안으로 이동해 다양한 염증성 유전자의 발현을 이끌어냅니다 (표 1, 그림 2) [7, 8]. JAK/STAT 신호전달과정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이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의한 수용체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JAK은 네 개의 동형(Isoform)(JAK1, JAK2, JAK3, TYK2)을 가지며, 이들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는 STAT 전사조절인자는 총 일곱 종류(STAT1, STAT2, STAT3, STAT4, STAT5a, STAT5b, STAT6) 가 있습니다. 현재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소분자 억제제들이 류마티스 관절염, 루프스, 염증성 장질환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FDA 승인을 받아 쓰이고 있습니다 [7, 8]. JAK 억제제들에 따라 한 개의 JAK 동형만을 타깃으로 하기도 하며, 모든 JAK 동형들을 타깃으로 하기도 합니다 (표 2). 다양한 종류의 사이토카인들이 동일한 JAK/STAT 신호전달을 공유하기 때문에 JAK 억제제에 의한 효과는 여러 종류의 사이토카인 신호전달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부분은 실제 자가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신호뿐만 아니라 조직의 회복에 필요한 신호 또는 염증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신호까지도 억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JAK 억제제에 의한 사이토카인 신호전달 억제는 감염에 저항하기 위해 필요한 면역반응까지도 저해하게 되어 환자들이 감염에 취약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3.3. 생물학적 제제(Biologics)
생물학적 제제로 번역되는 바이올로직스(Biologics)는 핵산, 펩타이드, 항체, 단백질 같이 세포에서 유래된 물질로 만들어진 치료제를 일컫는 모달리티입니다. 이 치료제들은 주로 면역 반응의 주요 경로를 표적으로 하여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합니다. 2023년 매출 기록에서 상위권에 놓인 약들의 대부분이 항체라는 점에서 바이올로직스 모달리티를 이용한 약물들이 현재 제약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3.3.1. 억제성 단일클론항체(Inhibitory monoclonal antibodies)
억제성 단일클론항체는 특정 항원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해당 항원이 관여하는 신호전달과정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염증반응에는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수용체 간의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개발된 단일클론항체들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나 수용체를 중화 및 차단시킴으로써 염증 반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3.3.1.1. TNF
TNF를 타깃으로 하는 중화항체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억제성 단일클론항체입니다. AbbVie에서 개발한 Humira는 TNF를 타깃으로 하는 대표적인 중화항체입니다. 비록 Humira는 최근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과거에 비해 다소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9].
3.3.1.2. IL-23
IL-23은 Th17 세포가 병원성(Pathogenic) 세포가 되도록 하는데 기여하며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데 핵심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12]. 게다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에서는 IL23R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보여줄 만큼 IL-23은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및 악화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합니다 [13]. 이러한 이유로 IL-23을 중화하는 항체들이 염증성 장질환이나 건선 같은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Guselkumab이나 Risankizumab 같은 IL-23 중화항체는 IL-23을 구성하는 p19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IL-23만을 중화시키는 반면 Ustekinumab의 경우 p40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IL-23과 IL-12 모두를 중화시킬 수 있습니다.
3.3.1.3. IL-17
IL-17은 자가면역질환에 기여도가 큰 Th17 세포가 만드는 사이토카인입니다. Th17 세포에 의한 염증반응을 줄이기 위해 IL-17A를 타깃으로 하는 Secukinumab이나 IL-17RA를 타깃으로 하는 Brodalumab 같은 중화항체들이 건선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14]. 하지만 IL-17A를 중화시키는 방법이 다발성 경화증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는 효과를 보이지 않습니다 [15].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에는 IL-17A를 중화시키는 방법이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키는 양상을 보이는데 [16], 이러한 현상은 IL-17A이 장벽의 튼튼함(Intestinal integrity)을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다면발현적(Pleiotropic) 기능에 기인할 것으로 이해됩니다.
3.3.1.4. 신생아 Fc 수용체(Neonatal Fc Receptor, FcRn)
신생아 Fc 수용체(Neonatal Fc receptor, FcRn)는 폐, 장, 신장 등을 포함하는 조직이나 수지상세포, 대식세포 등의 면역세포 표면에도 존재하는 수용체이며, 면역글로불린인 IgG의 재순환(Recycling)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혈중 IgG 농도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17]. FcRn을 통한 IgG의 재순환은 우리 몸에서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지만, 자가항체의 상당 부분이 IgG라는 점에서 FcRn을 통한 IgG 재순환은 자가항체가 높게 유지되는 과정에도 기여합니다. 따라서 FcFn을 통한 혈중 IgG 농도 유지 과정을 억제하면 IgG 형태를 갖는 자가항체의 양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로 작동하는 FcRn에 대한 항체 Efgartigimod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로 인해 생기는 중증근무력증 치료를 위해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3.3.2. 펩타이드(Peptide)
제약회사 J&J에서 개발하고 있는 항 IL-23R 펩타이드는 항체 대신 펩타이드를 이용해 IL-23수용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건선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최근 임상시험 내용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18]. 해당 모달리티의 장점은 주사 방식이 아니라 먹는 형태로 약이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앞서 소개한 중화항체와 비슷하게 사이토카인 수용체를 막는 방식이지만 먹는 형태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입니다. 게다가 펩타이드는 단백질보다 작고 상대적으로 저비용으로 합성이 가능합니다. IL-23R에 대한 중화 펩타이드는 염증성 장질환의 동물 모델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이며 [19], 이러한 중화 펩타이드는 IL-6R이나 IL-1R 같은 다른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용체도 막을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기에 응용 가능성이 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 비록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아니지만 최근 체중 감량 효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2형 당뇨병 치료제인 GLP-1은 펩타이드로 개발되는 약물입니다. 이러한 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펩타이드 기반 약물들도 하나의 중요한 모달리티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3.3. 사이토카인(Cytokines)
3.3.3.1 IL-2
자가면역질환에서 발생하는 염증은 다양한 사이토카인들이 기여하는 바가 크고 대부분의 사이토카인들은 염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에서 서술한 것처럼 이들의 기능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신약 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염증을 억제하는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 Treg 세포)의 기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IL-2가 약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IL-2는 T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이며, T 세포는 IL-2Rα (CD25) 가 존재하는 형태의 삼합체(Trimer) 수용체(IL-2Rαβγ)와 그렇지 않은 이합체(Dimer) 수용체(IL-2Rβγ)를 발현할 수 있습니다 (그림 3A). 두 형태의 수용체 모두 IL-2와 결합할 수 있지만, CD25가 존재하는 삼합체 형태의 IL-2 수용체는 이합체 형태의 수용체보다 IL-2에 대한 결합 친밀도(Binding affinity)가 더 높고, Treg 세포는 CD25 발현이 높아 다른 세포들보다 IL-2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제한적인 양의 IL-2를 처리할 경우 CD25 발현이 높은 Treg 세포가 다른 T 세포들보다 선택적으로 더 잘 증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을 저용량 IL-2 치료법(Low-dose IL-2 therapy)이라 부르며, 12명의 여성 루프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 환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시행된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IL-2 치료법을 통해 Treg 세포 기능을 향상시키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21]. 하지만 저용량 IL-2 치료법이 자가면역질환의 증상들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주사된 IL-2가 Treg cell이 아닌 다른 세포들을 활성화시킬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3.3.3.2 IL-2 mutein
IL-2가 보다 더 선택적으로 Treg 세포를 활성화시키도록 하기 위한 시도로 IL-2 mutein (mutant + protein)을 개발하는 시도도 있습니다 [22, 23]. IL-2 mutein은 IL-2Rβ에 대한 결합력을 낮춘 변이 단백질이 때문에 CD25 없이 IL-2Rβ와 IL-2Rγ로만 구성된 이합체 형태의 IL-2R에는 잘 붙지 못하고, CD25가 존재하는 삼합체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강한 결합 친밀도를 보입니다 (그림 3B). 결국 IL-2 mutein은 CD25를 높게 발현하는 Treg cell에 보다 더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Treg cell 증식을 도울 수 있습니다. IL-2 mutein을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는 현재 다양한 회사들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3.3.4. T 세포 인게이저(T cell engager, TCE)
T 세포 인게이저(TCE)는 환자의 몸 안에 있는 T 세포와 타깃이 되는 세포를 만나도록 도와줌과 동시에 T 세포의 활성을 유도해 T 세포에 의해 타깃 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작동하는 모달리티이며, T 세포와 타깃이 되는 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각각의 항체를 연결해서 만듭니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TCE에서 T 세포를 인식하는 항체는 모두 T 세포의 CD3 항원을 인식합니다. TCE가 CD3에 결합하고 TCE의 다른 쪽 항체가 타깃 세포의 항원과 결합이 이루어지면 다수의 TCE에 의해 CD3의 군집화(Clustering)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면역 시냅스(Immunological synapse)는 T 세포의 활성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TCE는 양쪽 항원에 모두 결합했을 때만 T 세포의 활성을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T 세포는 TCE를 통해 연결된 타깃 세포의 사멸을 유도합니다 (그림 4).
현재 FDA 승인을 받은 TCE는 모두 항암치료를 위한 것이지만 (표 3), 이를 응용해서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없애는 방향으로 TCE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B 세포가 발현하는 CD19 또는 BCMA를 타깃으로 한 TCE를 이용해 자가항체를 만드는 B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SLE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시도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24, 25].
현재 사용 중인 TCE는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형태(Bispecific)이지만, 세 개의(Trispecific) 또는 네 개의(Tetraspecific) 항원을 인식하는 형태의 TCE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26, 27]. TCE를 이용한 치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활성화된 T 세포로부터 많은 양의 사이토카인이 만들어지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이 있습니다. CRS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CD4+ T 세포의 활성을 낮추고 CD8+ T 세포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4.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항체-약물 접합체(ADC)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시킴으로써 표적 세포에 높은 특이성을 가지고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ADC는 항체라는 바이오로직스 모달리티를 이용하지만, 단순히 항체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약물이 결합된 형태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항체 개발보다는 난이도가 있는 모달리티이며, 항체로만 구성되지 않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구분을 지었습니다. 제약회사인 AstraZeneca와 Daiichi Sankyo가 공동으로 만든 Enhertu(HER2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ADC) 같은 ADC가 항암치료제 시장에서 최근 큰 성과를 얻으면서 항암치료제로써 ADC 개발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ADC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도 접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ADC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항체, 약물,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입니다 [28]. 우선 항체는 표적으로 삼는 표면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붙어서 단백질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도록(Internalization) 유도할 수 있어야 하며 해당 표면 단백질은 타깃이 되는 세포에서 높게 발현 돼야 합니다. 약물은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일반적으로 한 단위 숫자의 nM 농도의 IC50 값을 갖는) 효과 좋은 약물이어야 합니다. 링커의 경우 세포 밖에서는 안정적으로 약물을 붙잡고 있어야 하지만 세포 안에서는 쉽게 끊어져 약물이 방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약회사 AbbVie에서는 세포 표면에 있는 막관통(Transmembrane) TNF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에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조절인자(Glucocorticoid receptor modulators, GRM)를 연결한 형태로 만든 Anti-TNF-GRM ADC를 이용해 염증성 관절염 동물 모델을 치료한 연구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29]. 물론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ADC 모달리티 개발 시도는 항암치료를 위한 ADC 연구와 개발에 비해서는 한참 뒤처진 상태지만, TCE 또는 세포 치료제 같은 모달리티들이 항암치료에서 사용된 후 자가면역질환에 적용된 것처럼, 면역세포나 조직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도 ADC가 앞으로 응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5. 세포 치료제(Cell therapy)
세포 치료는 환자 본인(Autologous) 또는 제3의 공여자로부터(Allogeneic) 얻은 면역 세포를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변형시키고 증식시킨 후 환자의 몸에 넣어줌으로써 질병의 치료를 기대하는 치료방법입니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세포 치료제는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타인에게서 온 면역세포가 환자를 공격하는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host disease, GVHD)이나 면역 거부의 가능성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비용이 비싸고 약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해서 환자에게 바로 쓸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환자의 몸에 있는 면역세포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약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타인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이용한다면 미리 만들어둔 약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한 번에 여러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양을 만드는 부분에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양질의 면역세포를 선별하여 좋은 품질의 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GVHD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3.5.1. CAR-T 세포 치료제(CAR-T cell therapy)
면역세포를 유전공학 기술로 변형시켜서 만드는 세포 치료제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CAR-T 세포입니다. 미국 유전자 세포 치료 학회(American Society of Gene & Cell Therapy )에서 발표한 2024년 3분기 보고자료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세포 치료제 중에서 49%가 CAR-T 세포 치료제입니다 (https://www.asgct.org/global/documents/asgct-citeline-q3-2024-report.aspx). CAR는 Chimeric antigen receptor의 약자로 항체의 항원 인식 부위와 T 세포 수용체의 신호 활성화 부위를 합쳐 인위적으로 만든 수용체이며, CAR를 발현하는 T 세포는 MHC의 도움 없이 3차원 구조의 항원을 바로 인식하고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활성화된 CAR-T 세포는 항원을 인식하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게 됩니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CAR-T 세포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 치료를 목적으로 하며, B 세포가 발현하는 CD19 또는 BCMA를 타깃으로 합니다 (표 4). CAR-T 세포 치료제는 원하는 세포를 선별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CD19 또는 BCMA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세포를 통해 자가항체를 생성하는 B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특히 CD19를 타깃으로 한 CAR-T 세포 치료제가 SLE, 근염(Myositis), 전신 경화증(Systemic sclerosis) 등의 자가면역질환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인 최근 임상시험 결과는 CAR-T 세포 치료제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0].
이와 같이 CAR-T 세포는 임상시험에서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CAR-T 세포 치료제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실제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보입니다. 우선 CAR-T 세포 치료제는 높은 비용이 들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환자에서 유래한 T 세포가 건강하지 않거나 기능적으로 우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과도한 T 세포 활성은 CRS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체내에서의 CAR-T 세포 증식을 높이기 위해 림프구 제거(Lymphodepletion)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CAR-T 세포 치료제는 환자 입장에서 부담이 되는 모달리티입니다.
3.5.2. Treg 세포 치료제(Treg cell therapy)
CAR-T 세포 치료제는 자가면역 염증의 원인이 되는 세포를 제거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지만 Treg 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CD4+ CD127Lo/- CD25+ Treg 세포를 배양한 뒤 환자에게 다시 넣어줘 염증을 잠재우는 용도로 개발되는 치료제입니다 [31]. 환자에게서 얻은 다클론(Polyclonal) Treg 세포를 배양해서 다시 넣어주는 방법보다 항원 특이성을 갖도록 CAR를 발현시키는 CAR-Treg 세포 치료제 또는 특정 항원/MHC에 결합하는 TCR(T cell receptor, T 세포 수용체)을 발현하는 TCR-Treg 세포 치료제 형태로 연구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직 FDA의 승인을 받은 Treg 세포 치료제는 없지만, Treg 세포 치료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세포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32, 33].
3.5.2.1. CAR-Treg
CAR를 발현하는 Treg 세포는 특정 항원에 의해 활성화되고 증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이 발생한 곳에서 많이 발현되는 항원을 인식하는 CAR-Treg 세포를 개발해서 염증을 조절하려는 시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염증성 장질환의 경우 IL-23이 염증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IL23R을 발현하는 Th17 세포가 염증이 일어나는 조직에서 발견됩니다. 이런 부분에 착안한다면 IL23R을 인식하는 Anti-IL23R CAR-Treg 세포를 이용해 염증 장소에서 CAR-Treg 세포의 활성 및 증식을 유도해서 염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34]. 이 외에도 MOG(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또는 MBP(Myelin basic protein) 단백질을 인식하는 Anti-MOG 또는 Anti-MBP CAR-Treg 세포를 이용해 다발성 경화증 치료에 적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35, 36].
3.5.2.2. TCR-Treg
TCR-Treg 세포는 특정 항원-MHC에 반응하는 TCR을 발현시킨 Treg 세포입니다. CAR-Treg 세포는 특정 항원에 특이적으로 반응해 활성화와 증식이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으나, 면역 시냅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항원이 고정되어 있어야 하고 세포 표면에 존재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TCR-Treg 세포는 항원제시세포에 의해 제시되는 자가 항원 펩타이드를 인식하기 때문에 항원이 세포 표면에 존재하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TCR-Treg 세포는 항원제시세포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TCR-Treg 세포를 이용해 루프스나 다발성 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7, 38].
4. 결론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우선적으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는 염증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부분에서 효과적이지만 본질적인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해결하는 부분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는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표적으로 삼는 소분자 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항체-약물 접합체, 세포 치료제 같이 다양한 종류의 모달리티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비록 이 글에서 다루지는 못했지만 나노입자(Nanoparticle) [39, 40], siRNA [41], 백신(Vaccine) [42, 43] 같은 모달리티들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연구 및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다룬 TCE 또는 CAR-T 세포 치료제 같은 모달리티들은 항암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승인된 치료제들을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응용한 것들입니다. 이미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들이기 때문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대한 사용 승인도 쉬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암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병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항암치료제들은 다른 종류의 질병 치료제들보다 안전성 및 독성에 대한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항암치료를 위해 허가된 TCE 또는 CAR-T 세포 치료제가 자가면역질환치료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항암치료에 적용되었던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안정성 및 독성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많은 제약회사들이 현재 TCE와 CAR-T 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임상시험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아진 경쟁 속에서 어떤 약이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제약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모달리티들은 질환의 기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표적 특이성을 확보하고, 이에 따라 부작용을 줄이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모달리티의 개발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힘과 동시에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가능하게 합니다. 결론적으로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신약 모달리티들은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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