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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암 치료전략의 변화를 이끄는 바이오마커(Biomarkers and the journey of cancer treatment across time)
이훈석(시클리드)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암종별 바이오마커와 치료전략
2.1.1. 유방암
2.1.2. 비소세포폐암
2.1.3. 대장암
2.1.4. 전립선암
2.2. 바이오마커와 동반진단
2.3. 바이오마커와 면역치료
2.4. 바이오마커의 미래
2.4.1. 액체생검
2.4.2. 미토콘드리아 DNA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바이오마커(biomarker)의 역사는 의학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생물학적 모니터링과 건강 모니터링에 동시에 사용되었다 [1]. 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후 500년에 해당하는 고대 의학에서는 현대적인 바이오마커 개념과는 직접적으로 일치하지는 않지만, 신체적 징후나 생물학적 지표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음이 보고되었다 [2]. 본격적으로 바이오마커의 개념이 구체화된 시점은 20세기 중반 이후로 분자생물학, 면역학, 유전체학 등의 급속한 발전과 관련이 있다.
현대 의학에서의 최초의 암 바이오마커는 “Bence Jones 연구팀”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1846년 그들은 골연화증(osteomalacia)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소변을 가열했을 때 특정단백질이 침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3]. 이 단백질은 “Bence Jones 단백질”로 알려졌으며, 면역 글로불린 경쇄(immunoglobulin light chain)의 일종이다. 1965년 “Joseph Gold 박사”는 대장암 환자의 혈액에서 태아 조직 물질인 “암배아항원(carcinoembryonic antigen, CEA)”을 발견하여 최초로 승인된 테스트를 확립했다 [4]. 1980년대에는 난소암에 대한 “CA-125”와 같은, 다양한 암에 대한 수많은 바이오마커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는 단일 암에 특이적이지는 않지만 초기 질병 지표로써의 신뢰성이 입증되었다 [5].
바이오마커는 악성 종양의 지표가 될 수 있기에 스크리닝 및 진단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검출하여 암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조기 치료를 통한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혈청 바이오마커는 종양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활용이 가능하며, 유전자 변이를 확인함으로써 암의 재발 위험을 예측 및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데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바이오마커는 초기 암 스크리닝, 진단, 예후 및 예측 등에 활용됨으로써 암 치료와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유방암에 있어 “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HER2)”는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암치료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으로부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Herceptin)”은, HER2를 직접 공격하는 최초의 표적치료제로서 유방암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 [6]. 이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하였으며, 이후 여러 표적치료제 개발에 영감을 주었다. 특히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는데, 미국 FDA가 암 치료제 개발에 있어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미국 FDA의 지침은 약물 개발 과정에서 바이오마커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를 활용한 동반진단을 권장하는 등 치료의 효율성 및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7].
본 리포트에서는 바이오마커가 암 진단과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본론
2.1. 암종별 바이오마커와 치료전략
암 치료에 있어 주요 과제는 암치료의 효율성과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질병 초기 단계를 진단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유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분자 수준에서 종양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분자 바이오마커가 다수 개발되었다. 일부 바이오마커의 경우 암의 초기 단계 혹은 진행을 감지하는데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 효과적인 암의 진단 및 예후를 파악하기 위한 높은 민감도와 특이성을 갖춘 바이오마커 또한 여전히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표적인 암인 유방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의 예시를 통해 바이오마커와 이를 이용한 치료전략(treatment strategy)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2.1.1. 유방암
유방암(breast cancer)은 2020년의 기준으로 신규 진단이 230만 건으로 추산되며, 암 발생의 25%, 암 사망률의 17%를 담당하고 있다 [8]. 특히 악성 종양의 특징 중 하나인 종양이질성(tumor heterogeneity)은 유방암 환자 결과의 중요한 임상 결정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종양의 조직형태학적 이질성(histomorphologic heterogeneity)은 신체검사 및 영상 소견을 기반으로 유방암 병기 결정에 반영된다. 미국 임상종양학회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및 미국 병리학자 단체(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 CAP)에서는 침윤성(invasive) 유방암종 환자의 치료를 위해 면역조직화학 (immunohistochemistry, IHC)을 통한 “에스트로겐 수용체(estrogen receptor, 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 PR), HER2” 바이오마커의 발현을 평가하는 것이 표준검사 (gold standard)로 정의되어 있다. 특히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유방암을 luminal A, luminal B, HER-2 enriched 및 basal-like의 4가지 아형으로 구별한다. Luminal A 및 luminal B 하위 유형은 ER 양성 유방암종 내에서 종양 이질성을 나타내며, HER2가 풍부한 하위 유형 및 기저 유사 하위 유형보다 생존율이 더 좋다 [9]. HER2가 풍부한 하위 유형은 HER2 및 증식 유전자의 발현 증가를 특징으로 한다. 반면, 기저형 아형은 기저 상피 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풍부하고 70% 정도가 삼중음성(triple negative)이다. 2013년도 진행된 연구에서는 2,000개의 유방 종양에 대한 통합 게놈 및 전사체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뚜렷한 임상 결과를 갖는 10개의 새로운 유방암 아형을 찾아내기도 했다 [10]. 이렇게 발견된 바이오마커는 초기 진단의 일부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의사가 예후 및 진단 바이오마커의 의미를 기반으로 실제 임상적 타당성을 적절하게 평가하는 과정을 통하여,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고 위험을 줄이고 고위험군에 대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유방암의 클래식 바이오마커로서 “Ki-67”이 있다. Ki-67은 핵 및 핵소체 비히스톤 단백질이며 세포증식과 관련이 있다. 임상에 있어 Ki-67의 적용은, 호르몬 수용체(hormone receptor, HR) 양성에 있어, luminal A와 B를 구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일반적으로 luminal B가 A 보다 더 증식적이고 Ki-67의 검출율이 높다 [11]. 신보조 내분비 치료(neoadjuvant endocrine therapy, NET)에서 단기 치료 후 Ki-67의 측정은, 치료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을 반영하기에 치료효과를 평가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척도이다 [12]. 하지만 Ki-67의 항체의 신뢰성(즉, 염색에 사용되는 항체), 분석적 타당성(즉, 점수 매기는 방법) 및 기준값(cut-off value, 즉, 음성 및 양성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한 통일성 부족으로 표준진단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13]. 또 다른 클래식 바이오마커인 “ER”은 리간드 활성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로 작용하는 핵 수용체이며, 주로 세포 생존 및 증식 관련 유전자의 전사인자로서 작용한다 [14]. ER은 유방암에서 주로 내분비요법(endocrine therapy, ET) 사용에 대한 분류 및 치료 옵션에 사용되는 가장 잘 확립된 일반적인 예측 바이오마커이다. 따라서 ER 측정은 새로 진단된 유방암 환자에게 필수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15]. ER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에스트로겐 억제 치료(estrogen suppression treatments)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여러 ETs는 ER 양성 유방암 환자의 보조 치료(adjuvant therapy)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존율 향상과 재발 위험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16]. ER 및 PR 모두 발현하는 luminal type의 유방암에서는 수술 후 보조치료로써 ET가 표준이며, 최소 5년 동안 권장된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ET에 대한 저항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치료 결과에 영향을 주게 된다. ET 저항성의 가장 흔한 사례는 특정 “ESR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에스트로겐 비의존적 ER의 재활성화(reactivation)이다 [17]. 이러한 돌연변이는 초기 유방암에서는 드물지만, 재발 및 전이성 유방암과 특히 장기간 아나스트로졸(anastrozole, Arimidex)과 같은 아로마타제 억제제(aromatase inhibitors, AIs) 치료 후에 흔히 발생한다. 이러한 저항성을 피하기 위해 CDK4/6, PI3K 또는 mTORC1과 같은 다른 바이오마커를 함께 표적으로 삼는다 [18]. ERBB2 유전자에 의해 코딩되는 HER2는 유방암에서 중요한 바이오마커로서, HER2 유전자 증폭이나 단백질 과발현이 있는 경우 이를 HER2 양성 유방암이라고 한다. HER2 양성 유방암은 다른 유형의 유방암보다 더 공격적이며, 재발률이 높은 반면 생존율은 낮다 [19]. 1980년대 후반, HER2 유전자와 그 단백질이 유방암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를 바탕으로 1998년 트라스투주맙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트라스투주맙은 HER2 단백질에 결합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면역시스템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무병생존율(disease free survival, DFS)과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을 유의미하게 향상시켰고, 특히 화학요법과 병용할 경우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 트라스투주맙의 성공 이후, 퍼투주맙(pertuzumab, Perjeta, 2012년),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 Kadcyla, 2013년),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 Enhertu, 2019년) 등 여러 HER2 표적치료제가 개발되고 승인되었다. 이러한 치료제들은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 옵션을 다양화하고, 환자들의 예후를 크게 개선하였다.
또한 유전자 정보를 바이오마커로 하여, 위험 예측 및 치료선택을 목표로 하는 “유전자 프로파일링” 전략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21]. 이를 바탕으로 MammaPrint®, BluePrint®, Oncotype DX®, Prosigna®, Endopredict® 및 Breast Cancer Index® 등과 같은 검사가 개발되었다. 이중 MammaPrint® (Agendiaⓒ Inc.)는 70개 유전자 시그니처를 기반으로 암 예후를 “고위험” 또는 “저위험”으로 분류하는 검사이다 [22].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에 따르면, 이 검사는 5년 및 10년 내 원격 재발 위험을 평가하고, 환자가 화학요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 검사는 1기 또는 2기 유방암을 앓고 있는 폐경 전/후 여성, 최대 5 cm의 종양 크기, 림프절 음성(lymph node negative, LN-) 및 최대 3개의 양성 림프절(LN+)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ER 및 HER2 상태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NICE 진단 지침에는 비용 효율성 문제로 인하여 ER+/HER2-/LN-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보조 화학요법 결정을 판단하기 위해 MammaPrint®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23]. 한편 현재 미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종양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 검사는 Oncotype DX® (Exact Sciences Corporation)이다 [24]. 이 검사는 보조 화학요법에 대한 치료 결정을 평가하는 것으로써 21개의 유전자 발현을 평가하는데, 이중 16개 유전자는 암 및 원격 재발이 없는 생존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 5개 유전자는 표준화(normalization)를 위한 표준유전자(reference genes)이다 [25]. 초기 단계의 ER+/HER2- 유방암을 앓고 있는 폐경 전/후 여성, LN- 및 최대 3개의 LN+ 환자의 치료 후 암 재발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며,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재발 점수(recurrence score, RS)”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치료를 위한 화학내분비요법(chemoendocrine therapy, CT)을 처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26]. 미국 임상종양학회와 국립종합 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의 임상 지침은 특정 상황에서 Oncotype DX®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2.1.2. 비소세포폐암
폐암(lung cancer)의 발생 및 사망은 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는 30-49세 연령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폐암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은 직접 혹은 간접 모두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다른 위험요인으로는 방사성 라돈 가스 노출, 가정용 연료 연기, 인유두종 바이러스, 결핵균 감염, 천식 및 유육종증을 포함한 염증성 질환이 있다 [27]. 폐암은 병리학적 유형에 따라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과 소세포폐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으로 나눌 수 있으며, NSCLC는 전체 폐암의 약 80-85%를 차지한다 [28]. 지난 10년 동안 많은 치료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NSCLC는 대다수 환자에게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으로 남아 있었는데, 바이오마커 기반의 분자 표적 치료법과 면역치료법을 통하여 NSCLC의 예후를 크게 개선하였다. 현재 미국 FDA에서 승인된 치료제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는 돌연변이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활성화 돌연변이,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naplastic lymphoma kinase, ALK) 재배열, ROS1 유전자 융합, BRAFV600E 돌연변이, 신경영양성 트로포미오신 관련 키나제(neurotrophic tropomyosin-related kinase, NTRK) 유전자 융합이 포함된다. 또한 새로운 표적치료제로서 ERBB2 (HER2), 간엽-상피 전환(mesenchymal–epithelial transition, MET), 전이 시 재배열(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RET) 및 KRASG12C, NRG1,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ibroblast growth factor receptor, FGFR)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 있다. 이외에도 다른 치료표적으로 대사 표적(KEAP1-NFE2L2, STK11)과 면역 표적(PD-1, PD-L1, CTLA-4)이 있다.
NSCLC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인 “EGFR”은 돌연변이율(mutation rate)이 약 10%인 티로신 키나제 수용체(tyrosine kinase receptor)로, EGFR 유전자의 858번째 위치에 있는 류신(leucine)이 아르기닌(arginine)으로 치환된 돌연변이인 EFGRL858R과 엑손 19의 결실(Exon 19 deletion)이, 모든 EGFR 돌연변이의 약 85-90%를 차지한다 [29]. 현재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s)는 EGFR 돌연변이를 가진 NSCLC의 1차 치료제로 확립되었다. 플래티넘(platinum) 기반 화학요법과 비교했을 때, 주요 EGFR TKIs는 무진행 생존율(progression-free survival, PFS)과 OS)에서 우위를 보였다 [30]. 그러나 이러한 초기 TKIs의 임상적 효능은 궁극적으로 EGFRT790M 돌연변이를 비롯한 약물 내성 문제를 야기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티닙(afatinib, Gilotrif), 오시머티닙(osimertinib, Tagrisso), 다코미티닙(dacomitinib, Vizimpro) 등 비가역적(irreversible) 돌연변이 억제제들이 2세대 또는 3세대 EGFR 억제제로 개발되었다. 특히 3세대 TKI인 오시머티닙은 원래 EGFRT790M-양성 내성 치료를 위해 승인되었지만, 표준 화학요법보다 우수한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과 PFS을 보여줌으로써, EGFR 돌연변이 폐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32]. 하지만 오시머티닙에 대한 획득 내성도 발생하게 되는데, EGFR 돌연변이, EGFRT790M 소실 및 KRAS, MET, PIK3CA 경로를 통한 우회와 관련이 있다 [32].
이 중 MET 수용체 (receptor)는 티로신 키나제 신호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MET 엑손 14 스키핑(MET exon 14 skipping, METex14)” 돌연변이는 선암(adenocarcinomas) 환자의 3-4%, NSCLC에서 1-2% 발견된다 [33]. 앞서 언급했듯, MET TKIs는 대부분 1차 치료제로 사용되지 않고, 일반적으로 오시머티닙 등의 1차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환자에게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캅마티닙(capmatinib, Tabrecta)은 METex14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Ib type의 억제제로, GEOMETRY mono-1 임상시험에서 IIIB/IV기 NSCLC 환자 364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되었다 [34]. 해당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중, 이전에 한두 번의 약물 치료를 받은 69명 중 41%가 반응했으며(95% CI, 29-53%),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28명 중 68%(95% CI, 48-84%)가 반응했다. 또한, 반응 지속 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의 중앙값은 9.7개월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는 2020년 METex14 돌연변이가 있는 전이성 NSCLC 환자의 치료를 위해 캅마티닙을 승인했다. 또 다른 치료제는 테포티닙(tepotinib, Tepmetko)으로 미국 FDA로부터 2021년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았다(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어, 2024년 2월 15일에 전통승인(traditional approval)을 받았다) [35]. 테포티닙은 VISION 오픈라벨 2상 시험에서 METex14 돌연변이가 있는 진행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최소 9개월의 추적 관찰이 이루어졌으며, 이전에 치료받은 환자 83명 중 43%(95% CI, 33-55%)가 반응을 보였고, DOR의 중앙값은 11.1개월(95% CI, 9.5-18.5%)로 나타났다.
“HER2” 돌연변이는 NSCLC의 약 2%에서 발견되며, 2022년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은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NSCLC 환자 중 HER2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이전에 전신 요법을 받은 경우 사용하도록 미국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 [36]. 가속 승인을 위한 효능은 DESTINY-Lung02 시험에 기반했는데, 이전 전신 요법 후 질병이 진행된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HER2 돌연변이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확인된 ORR은 58%(95% CI, 43-71개월)였으며, 중간 DOR은 8.7개월(95% CI, 7.1-미평가)로 나타났다.
2.1.3. 대장암
대장암(colorectal cancer, CRC)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암 발병 원인이자 두 번째로 높은 암 사망 원인으로, 2020년에 190만 건의 신규 진단과 90만 명의 사망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37]. 대장암 발병률의 증가는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섭취의 증가, 음주, 앉아서 생활하는 생활습관, 비만, 높은 체질량지수, 흡연, 인구 노령화 등의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으며, 대부분 산발성이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38]. 대장암 환자의 약 20%는 진단 시 이미 전이가 발생한 상태이며, 특히 초기에 암이 대장 또는 직장에만 국한된 질환(localized disease)이 있었던 환자의 절반 이상이 전이를 겪게 된다. 가장 흔한 전이 부위는 지역 림프절, 간, 폐 및 복막이다. 전이성 대장암(metastatic CRC, mCRC) 환자의 예후는 간 및 폐 전이 수술, 새로운 항암제 등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접근법의 도입으로 크게 개선이 되었지만,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남아 있다 [39]. 지난 20년간 mCRC 치료의 핵심은 첫 번째 및 두 번째 치료 단계에서 이리노테칸(irinotecan, FOLFIRI) 또는 옥살리플라틴(oxaliplatin, FOLFOX)과 결합된 플루오로피리미딘 이중화학요법(fluoropyrimidine doublet chemotherapy)이었다 [40]. 하지만 환자의 PFS와 관련이 있을 뿐, OS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의사의 선택에 따라 일부 약한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게 사용된다.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표적치료법의 도입 이후,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한 분자적 분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mCRC 환자의 40-50%를 차지하는 “KRAS 및 NRAS“ 돌연변이는 세툭시맙(cetuximab, Erbitux) 및 파니투무맙(panitumumab, Vectibix)와 같은 “항-EGFR 치료제(anti-EGFR therapy)”에 대한 내성을 예측하는데 중요한 바이오마커이다 [41]. mCRC의 경우 초기 종양 위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CALGB 80405 임상시험에 따르면, 치료 경험이 없는 mCRC 환자가 FOLFOX 또는 FOLFIRI로 치료받고 세툭시맙 또는 베바시주맙(bevacizumab, Avastin) 치료를 추가한 결과, 전체적으로 중앙 생존 기간의 차이는 없었으나 종양 위치에 따라 생존 차이가 나타났다(오른쪽 대장 종양: 19.4개월 / 왼쪽 대장 종양: 33.3개월, 위험 비율: 1.55, 95% CI: 1.32-1.82, p< 0.001) [42]. 즉, 종양이 왼쪽에 있는 환자는 FOLFOX 또는 FOLFIRI와 세툭시맙의 병용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고(36.0개월 대 31.4개월), 오른쪽 종양 환자는 베바시주맙 병용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24.2개월 대 16.7개월, 위험 비율: 1.27, 95% CI: 0.98-1.63, p=0.065).
mCRC의 또다른 바이오마커인 “BRAFV600E“ 돌연변이는 EGFR 하위에 위치한 세린-트레오닌 BRAF 키나아제(kinase)에서 발생하며, 5-10%의 발생비율을 가진다 [43]. 코돈(codon) 600 부위에서 발린(valine)이 글루탐산(glutamic acid)으로 대체되는 핫스팟 돌연변이(V600E)는 야생형(wild-type) BRAF와 비교했을 때 130배에서 700배까지 증가된 kinase 활성을 보인다. 이 돌연변이는 RAS 돌연변이와 동일한 암세포에서 함께 발생하지 않는 상호배타적(exclusive)이며, 항-EGFR 치료에 효과가 거의 없거나 감소하고, 초기 종양 위치도 관련이 없는 강력한 음성 예후 지표(strong negative prognostic marker)이다 [44]. 이에 따라, BRAFV600E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첫 번째 치료로 FOLFOXIRI와 베바시주맙을 포함한 더 공격적인 치료를 권장하기도 한다 [45]. TRIBE 및 소규모로 진행된 이탈리아 2상 시험에서는 이러한 치료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FOLFIRI- 베바시주맙 조합 대비 FOLFOXIRI-베바시주맙 조합이 중간 무진행 생존기간(각각 7.5개월 및 9.2개월) 및 중간 전체 생존기간(각각 19.0개월 및 24.1개월)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일치 복구 결핍(deficient mismatch repair, dMMR)은 “미소부수체(microsatellites)”로 불리는 반복요소에 변이가 발생하여 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이 생기게 된다 [46]. MSI-H의 유병률은 전체 대장암 중 15-20%이지만, mCRC에서는 4%에 불과하다. mCRC에서 MSI-H는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MSI-H CRC의 20-34.6%가 BRAFV600E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MSI-H가 유전적 또는 체세포 기원에 상관없이 면역치료의 “조직 비특이적 바이오마커(tissue-agnostic biomarker)”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7]. 체크포인트 억제제(checkpoint inhibitors) 단독 요법 연구에서는 31-40%의 ORR을 보고하였고, 니볼루맙(nivolumab, Opdivo)과 이필리무맙(ipilimumab, Yervoy)의 병용요법에서는 ORR이 55%로 증가했으며, 환자의 71%가 12개월 동안 무진행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3/4등급 독성(중증 부작용 및 매우 중대한 부작용)은 20%에서 32%로 약간 증가했다.
이처럼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기반을 하는 바이오마커가 발전하면서 개별 환자 종양 치료법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대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는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가 부족한 문제가 있었다. 대장내시경은 거의 100%에 가까운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지만,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비용이 비싸고, 침습적 검사로 인한 불편함과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부터 많은 나라에서 “대변 면역화학 검사(faecal immunochemical test, FIT)”를 도입하여 환자의 위험을 스크리닝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48]. 2021년 9,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검출한계에서 대장암에 대한 민감도는 97%(95% CI, 94.5–98.5%)였고, 동일한 기준에서 음성예측도(negative predictive value, NPV)는 99.8%(95% CI 99.7–99.9%)였다 [49]. 하지만 특이도는 64.9%(95% CI, 63.9–65.8%)에 불과했고, 양성예측도(positive predictive value, PPV)는 8.7%(95% CI, 7.8–9.7%)로 낮았다. 이러한 검사를 보완하기 위해 대변뿐만 아니라 소변, 혈청 및 혈장을 기반으로 한 단백질 바이오마커가 다수 연구되고 있다. CEA는 가장 잘 알려진 단백질 바이오마커 중 하나로, 현재 영국에서 사용되는 유일한 “대장암 혈청검사”이다. 대장암을 포함한 특정 질병 상태의 혈청에서 유의하게 검출되며, CEA 수치는 치료 후 감소하거나 재발 시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에, 치료효과나 재발 여부를 모니터링할 때 사용된다 [50]. 하지만 대장암의 진단 바이오마커로 사용되기에는 충분한 민감도 및 특이도를 가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중표적 대변 DNA 검사(multitarget stool DNA testing, mt-sDNA)는 대변 샘플에서 대장암 및 고위험 선종 같은 전암성 상태(precancerous states)와 관련된 비정상적인 DNA 서열을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검사이다 [51]. 가장 잘 알려진 검사인 Cologuard™는 2014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KRAS 및 NDRG4 돌연변이, BMP3 메틸화, 베타-액틴(beta-actin) 등을 포함한 유전자 변화를 분석할 뿐만 아니라, FIT 테스트와 유사한 인간 헤모글로빈에 대한 비 DNA 면역화학 분석도 포함하고 있다. Cologuard™를 전향적으로 평가한 가장 큰 연구는 2014년에 발표되었는데, 65명의 대장암환자와 757명의 고위험 용종 환자를 포함하여 9,989명의 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서 Cologuard™는 FIT와 직접 비교되었는데, 검사의 민감도는 92.3%로 FIT의 73.8%보다 높았으나, 특이도는 86.6%로 FIT의 94.9% 보다 낮게 나타났다. Cologuard™가 상대적으로 낮은 특이도를 보여주었지만, 이 결과는 FDA 승인을 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Cologuard™는 미국에서 임상 실무에 도입되었고, 2021년 미국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의 권고 성명서에도 포함되었다 [52].
대장암 진단에서 비침습적 바이오마커의 필요성 중 하나는, 보다 비용 효율적이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오마커 패널"의 일환으로 여러 검사를 결합하면 최고의 진단 정확도를 제공할 수 있지만, 비용과 검사 시간은 증가할 것이다. 너무 많은 바이오마커를 추가하면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대장내시경이 더 효율적일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2.1.4. 전립선암
전립선암(prostate cancer) 은 폐암에 이어 남성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지난 14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40% 증가하였으며, 암 관련 사망 원인 중 다섯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53]. 전이성 전립선암의 일반적인 1차 치료는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는 “안드로겐 결핍 요법(androgen deprivation therapy, ADT)”을 기반으로 하며, 스테로이드 생합성에서 중요한 시토크롬 P450 c17(cytochrome P450 c17, CYP17)을 억제함으로써 안드로겐 수치를 감소시키는 “아비라테론 (abiraterone, Zytiga)”과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도세탁셀(docetaxel, Taxotere)”이 추가적으로 사용된다 [54].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에 초기 반응을 보이지만, 높은 빈도로 재발하여 보다 공격적인 표현형인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mCRPC)으로 진행된다.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PSA)”은 현재 전립선암의 주요 진단 및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된다 [55]. PSA의 발현은 안드로겐 수용체(androgen receptor, AR)에 의해 조절되는데, 전립선암 환자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PSA 스크리닝 도입 이후 전립선암 진단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전립선암과 양성 전립선 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BPH), 전립선염(prostatitis)과 같은 비악성 전립선 병변(non-malignant prostate lesions)을 구별하는 데 있어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립선건강지수(Prostate Health Index, PHI), 4-칼리크레인 점수(4-kallikrein score, 4Kscore)와 같은 다양한 “상업적 바이오마커들(commercial biomarkers)”이 개발되었으며, 이들은 다양한 혈청 PSAs 및 관련 단백질을 조합하여 전립선암 특이적 민감도를 높였다 [56]. PHI는 total PSA (tPSA), free PSA (fPSA), p2PSA(전립선암 특이적 PSA의 전구체)의 수치를 결합한 것인데, 이는 미국 FDA가 승인한 최초의 새로운 혈청 분석법이다 [57]. 임상 시험에 따르면, PHI는 기존의 PSA 검사보다 전립선암 감지에 2.5배 더 높은 특이성을 보여주었으며, 불필요한 전립선 생검(biopsy)을 31% 줄이는 데 기여했다. 미국 FDA 승인 이후, PSA 수치가 2-10 ng/mL인 8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진행했는데, PHI는 전립선암 발견에 대해 0.70의 AUC 값을, 치료가 필요한 전립선암(clinically significant PC, csPC)에 대해 0.72의 AUC 값을 보여주었다. 이는 PHI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활동적 감시(active surveillance, AS)에서, 잠재적인 임상 유용성을 가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메타 분석에서는 PHI가 고등급 전립선암(high-grade PC) 발견에 대해 0.90의 민감도와 0.17의 낮은 특이도를 보여주는 등, PHI의 장기적 임상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더 많은 연구와 데이터가 필요하다 [58].
“전립선 특이 막항원(prostate specific membrane antigen, PSMA)”은 전립선암에서 100-1,000배 과발현 되며 mCRPC 및 CRPC에서는 더욱 증가되는 바이오마커이다 [59]. PSMA를 기반으로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스캔을 통하여 영상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적으로도 표적화가 가능하다 [60]. 전립선 암 진단을 위해 PSMA 표적 PET 스캔에 사용되는 방사성 의약품으로 Gallium-68 PSMA-11 (Illuccix, Locametz) 및 Piflufolastat F 18 (Pylarify)이 있으며, 각각의 약물이 2020년과 2021년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이러한 PSMA-PET는 PSMA 표적 방사성 리간드 치료(PSMA-targeted radioligand therapy, RLT)로 혜택을 볼 수 있는 mCRPC 환자를 식별하는 데 필수적이다 [61]. RLT에는 2022년 미국 FDA로부터 승인된 루테튬-177 PSMA-617 ([177Lu]Lu-PSMA-617, Pluvicto)이 있으며, 이 치료제는 mCRPC 환자의 PSMA 양성 암세포에 결하여 방사선을 방출함으로써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62]. 기존의 호르몬 요법, 화학 요법, 방사성 치료 및 면역 요법과 비교할 때, Pluvicto는 특히 PSMA 발현이 높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생존 기간 연장과 질병 진행 억제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TheraP 임상시험은 200명의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Pluvicto와 카바지탁셀(cabazitaxel, Jevtana)과 PSA 반응률(초기 검사 결과 대비 50% 이상 감소한 비율)을 평가했는데, Pluvicto 그룹에서는 66%인데 반하여, 대조군에서는 37%에 그쳤다. 또한 12개월 후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율(radiographic progression-free survival, rPFS)은 Pluvicto 치료군에서 19% (HR 0.63, 95% CI: 0.46-0.86, p=0.0028)였으며, 카바지탁셀 치료군은 3%였다 [63]. Pluvicto는 mCRPC 치료에 있어 높은 효과와 상대적으로 낮은 독성 발생률로 주목받고 있으나, 특수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의 치료접근성의 제한, 여러 연구에서 낮지만 유의미한 부작용(adverse effect, AE)의 발생률 및 장기적인 데이터 부족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64].
2.2. 바이오마커와 동반진단
복잡하고 이질적인 질병인 암의 치료에 있어 “일률적인 치료(one-size-fits-all)” 전략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특정 약물이나 치료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를 측정하여, 환자가 해당 약물이나 치료로부터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동반진단(companion diagnostics, CDx) 개념이 등장하게 되었다 [65]. 즉, CDx의 등장은 개인 맞춤형 치료를 목표로 한 의학적 패러다임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미국 FDA는 최초로 CDx와 함께 허셉틴을 승인함으로써 CDx의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66]. 허셉틴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로, HER2 유전자의 과발현을 측정하는 “HercepTest™ 분석”은 미국 FDA의 규제 승인을 받은 최초의 CDx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IHC를 함으로써 허셉틴의 사용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약물의 등장 이후, CDx 분석은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러한 분석이 없으면 대부분의 약물은 그 가치를 잃게 된다.
2014년, 미국 FDA는 체외 동반진단 기기(In Vitro Companion Diagnostic Devices)에 관한 첫 번째 지침을 발표하며 CDx 분석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를 내렸다 [67]. 이 정의에 따르면, CDx는 해당 치료 제품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에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분석법으로, CDx 분석의 부적절한 수행이 개별 환자에게 심각한 치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되어 있다. 잘못된 결과는 적절한 치료를 중단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에, 미국 FDA는 CDx 분석을 고위험 등급인 Class III 기기로 분류하며, 분석이 승인되어 임상에서 사용되기 전에 분석적 및 임상적 성능과 관련된 많은 양의 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CDx 분석은 “약물-진단 동시 개발 모델(drug-diagnostic co-development model)”을 사용하여 개발되므로, 약물과 진단이 동시에 규제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CDx의 사용 여부는 의약품과 진단 기기 설명서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나중에 이 의약품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제네릭(generic) 혹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의약품이 나올 경우, 그 제품의 설명서에도 CDx 사용 여부가 명시되어야 한다. 이는 CDx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자에게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반드시 검사를 수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전 세계 여러 나라, 특히 유럽 연합(European Union, EU)은 미국 FDA와 비슷하게 CDx 분석에 대한 정의를 도입하고 규제 절차를 강화했으며, 유럽 의회는 2017년에 체외 진단 의료 기기(In Vitro Diagnostic Medical Devices, IVDR)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통과시켰다. 이 규정에 따르면, CDx 분석에 대한 인증을 받을 때, 제조업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선언하는 CE-IVD 마킹이 불가능 해지며, 이에 따라 유럽에서 CDx 분석의 개발과 사용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68]. 원래 이 규정은 2022년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한 특별한 상황 때문에 유럽 집행위원회는 시행일을 2026년 5월로 연기하기로 제안했다 [69].
표 1은 2024년을 기준으로 미국 FDA 승인 CDx 분석과 관련된 의약품을 나열했으며, 대부분의 의약품은 혈액학적 및 종양학적 질환의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다.
즉, 미국 FDA 허가 또는 승인된 CDx의 바이오마커 및 의약품 목록(표 1)은 지난 20년 동안 “약물-진단 동시 개발 모델”을 사용하여 개발된 표적 암 치료제의 증가를 반영한다. 이는 병리 생리학과 약물 작용 기전에 대한 철저한 분자적 이해를 바탕으로 예측 바이오마커 분석이 약물과 병행하여 개발되었음을 의미한다 [71]. CDx 분석은 분석적 성능검증(analytical validation) 후, 일반적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기 위해 전향적 임상시험(prospective clinical trial)으로 검증된다. 이후, “제품 마케팅 승인(premarket approval, PMA)과 신약 신청서(new drug application, NDA)를 제출함으로써 “약물-진단 조합(drug-diagnostic combination)”을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을 수 있다.
2.3. 바이오마커와 면역치료
면역체계(immune system)는 선천 면역반응(innate immunity)과 적응 면역반응(adaptive immunity)의 두 가지 뚜렷한 반응 구성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72]. 선천 면역반응은 신속하지만 무차별적으로 반응하는데 호중구(neutrophils)와 대식세포(macrophages)를 포함하며 이들 수용체는 미생물 산물과 같은 외부 항원을 인식한다. 반면에, 적응 면역반응은 고도로 표적화되고 정확하며, B 림프구 면역글로불린 유전자와 T 림프구 항원 수용체 유전자의 재배열을 통해 다양한 항원에 대한 반응성을 획득하게 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면역 매개 암 제거(elimination of cancer by immune)”에 대한 이해는 “암 면역 주기(cancer-immunity cycle)”라고 하는 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73]. 이 과정은 적응 면역반응에 의존하며, 괴사(necrosis) 또는 세포사멸(apoptosis)되는 종양 세포가 면역원성 신생항원 단백질을 종양 미세환경으로 방출하면서 시작된다. 이러한 신생항원은 면역 체계에 의해 외부 물질로 인식되며,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에 의해 포식된다. 이후, 수지상 세포는 림프관을 통해 림프절로 이동하여 종양 특이적 세포독성 T 세포 반응을 활성화한다. 종양 특이적 CD8+ 세포독성 T 세포는 종양으로 다시 이동하여 암세포 표적을 찾아서 파괴하고, 추가적인 종양 신생항원의 방출을 유도하게 됨으로써 암 면역 주기를 새롭게 시작하게 된다. 사람에게는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고 자가면역을 예방하기 위한 “조절 체크포인트 체계(regulatory checkpoint system)”가 발달해 왔다. 이 조절 시스템의 중심에는 T 림프구와 항원제시세포에 존재하는 면역관문 단백질(immune checkpoint proteins)이 있다. 지금까지 12개 이상의 면역관문 단백질이 발견되었으며, 이 중 일부는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기능을 하고, 다른 일부는 면역 체계를 하향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74].
암을 치료하는 데 있어 조절 체크포인트 체계를 활용하는 암 면역요법인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 ICIs)는 “세포독성 T 림프구 항원 4(cytotoxic T lymphocyte antigen 4, CTLA4)”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로써 2011년 FDA의 첫 승인을 받았다 [75]. 그 이후로 T 세포 공동 억제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 세포 사멸 단백질 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 PD-1)/프로그램 세포 사멸 리간드 1(programmed cell death ligand 1, PD-L1)” 신호 전달 경로만을 표적으로 하는 6개의 ICIs가 FDA의 승인을 받았다 [76]. PD-1/PD-L1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승인된 ICIs 중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Keytruda), 니볼루맙(nivolumab, Opdivo),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Tecentriq)은 바이오마커로서 PD-L1 측정이 필요하다. 면역 세포 또는 암세포의 PD-L1 상태는 ICIs 치료에 대한 반응을 나타내는 최초의 잠재적 예측 바이오마커 중 하나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바이오마커를 식별하려면 특정 종양 유형을 가진 개별 환자의 작용 메커니즘(mechanisms of action, MOA)과 암 병태생리학을 이해해야 한다 [77].
현재 여러 유형의 암에 대한 표준 치료에는 PD-1 (CD279) 또는 PD-L1 (CD274)에 특이적인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를 사용한 치료가 포함된다. PD-1은 항원 자극 T 및 B 림프구, 자연 살해(natural killer, NK) 세포 및 골수 억제 수지상 세포(myeloid suppressor dendritic cells, MDSCs)에서 발현되는 공동 억제 막 횡단 단백질로서, 항원을 인식하거나 사이토카인으로부터 자극을 받은 후, 면역 반응의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위해 PD-1이 활성화된다 [78]. 암세포에서 과발현 되는 리간드인 PD-L1 (B7-H1) 또는 PD-L2 (B7-DC)는 PD-1과의 결합을 통해 T 세포 활성화 및 증식의 억제를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T 세포 고갈에 이르게 한다. PD-L1 단백질 발현은 일차 면역종양학 바이오마커였으며, 면역조직화학분석을 통해 면역 세포 및 종양 세포에서의 발현을 평가하고 정량화된다. 예를 들어, PD-1에 대한 인간화 IgG4 항체인 펨브롤리주맙은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흑색종(melanoma) 환자와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KEYNOTE-001 임상 시험(NCT01295827)의 결과에 따라 2014년 9월 미국 FDA로부터 승인되었다 [79].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101명과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중앙 추적 관찰 기간(median follow-up)은 60.6개월(51.8-77.9개월)이며, 데이터 컷오프 시점인 2018년 11월 기준으로, 450명(82%)이 사망했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OS 중앙값은 22.3개월(95% CI, 17.1-32.3개월)이었으며,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의 중앙 OS는 10.5개월(95% CI, 8.6-13.2개월)이었다. 또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3.2%였고,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5%였으며, PD-L1 종양 비율 점수가 50% 이상인 환자의 경우,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9.6%,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5.0%로 분석되었다. 임상 결과, 펨브롤리주맙 단독 요법은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진행성 NSCLC 환자에서 지속적인 항종양 활성을 나타냈으며, 5년 생존율이 높았고, 특히 “PD-L1 종양 비율 점수(tumor proportion score)가 50% 이상인 환자”에서는 5년 생존율이 25%를 넘었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성 NSCLC 환자의 장기 결과를 개선하기 위한 펨브롤리주맙 치료의 잠재력이 입증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포함하여, PD-L1 발현 수준이 치료반응을 예측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전향적 분석 및 후향적 분석을 통해 평가되었으며, 그 결과 바이오마커 독립적인 치료 적응증에 대한 많은 ICIs 승인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수많은 임상 결과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모든 환자가 동일한 면역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현재 암 면역요법은 전체 암 환자 중 평균 약 20%의 환자만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즉 모든 환자가 암 면역 요법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고, 특히 일부는 심각한 면역 반응 부작용을 경험하기 때문에, 치료 가능한 환자 선택을 위한 보편적인 예측 바이오마커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2.4. 바이오마커의 미래
혈장에서의 단백질을 검출하는 것은 액체생검(liquid biopsy, LBx)의 첫 번째 시도였으나, 민감도 및 특이도의 문제로 인해 이후에는 조직생검(tissue biopsy, TBx) 기반의 바이오마커가 표준진단으로 간주되어 왔다 [80]. 그러나 반복적인 검체 수집의 어려움으로 인한 모니터링에 제한이 있고, 암 이질성의 문제가 있으며, 특히 암의 진행을 조기 발견하는데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생검은 비 침습적이고 반복 가능한 방식으로 암을 검출하고 암세포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암의 진단, 예후, 치료 효능 평가 등에 상당한 임상적 의미가 있음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여기에서는 액체생검 및 미토콘드리아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마커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2.4.1. 액체생검
액체생검은 혈액과 같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체액에서 방출된 분자를 감지하여 신체의 특정 조직의 건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접근법은 신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질병 과정을 선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며, 특정 장기의 생검을 통한 분자 분석에 비해 간단하고 실용적이라는 장점을 가진다. 예를 들어, 혈류에 퍼져 있는 암세포는 종양 부담(tumor burden)과 전이 위험을 측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암의 세부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세포 외에도 혈액에 방출된 개별 분자도 조직 건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DNA와 RNA 분자 모두 암 및 기타 질병의 검출이라는 측면에서 액체생검의 유용한 표적이 된다.
혈장 단백질을 검출하는 것은 액체생검이 사용된 첫 번째 바이오마커라고 할 수 있다. 혈액 응고 또는 사이토카인 관련 단백질 등 현재 검사에 사용되고 있는 다수의 혈장 단백질 바이오마커는 사람의 건강 상태에 대한 관련성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암 같은 특정 질병을 검출하는 데에는 위양성이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임상적 유용성은 제한적인 상태이다. 따라서 단백질 수치뿐만 아니라 DNA 등 액체생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분자적 바이오마커와의 조합을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증명하고 있다.
암에 특이적인 “순환암 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를 분리 및 검출하기 위한 플랫폼인 “Guardant 360 CDx”는 ESR1 변이가 있는 ER+/HER2−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동반진단 기기로 미국 FDA로부터 최초 승인받았다 [81]. 즉, ESR1 돌연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Degrader, SERD)인 엘라세스트란트(elacestrant, Orserdu)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최초로 혈액 기반 동반 진단 바이오마커를 이용하여 특정 유형의 암에 대한 승인된 치료법을 갖게 되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순환암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CTCs)”는 암이 전이하는 데 있어 직접적인 관여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CellSearch system”은 2004년 미국 FDA로부터 최초의 승인을 받은 CTCs 검출 및 계수용 의료기기이다 [82]. 혈액을 기반으로 하여 EpCAM 항원을 가진 세포를 분리한 뒤 사이토케라틴(CK)으로 염색하여 CTCs 유무를 분석하는 원리이다. 전이성 유방암(metastatic breast cancer)에서는 CTCs 검출율이 60-70%에 이르며, 혈액에서 5개 이상의 CTCs가 확인된 환자의 예후는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CTCs 모니터링을 통하여 임상의에게 환자의 의학적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효과를 모니터링하며, 환자에게 보다 정확한 전략을 제공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액체생검 분야의 대부분의 노력은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소변(urine),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 타액(saliva), 흉막액(pleural fluid), 복막액(peritoneal fluid) 및 대변(stool)과 같은 비혈액 소스(non-blood sources)에서 효과적인 바이오마커의 식별 및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83-84].
예를 들어 소변 내 DNA의 잠재적인 임상적 가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강조되었다. 최근 보고된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초기 유방암(early breast cancer, EBC) 환자 300명과 건강한 지원자 50명을 대상으로 요로 ctDNA의 기능을 조사했을 시, EBC 환자의 38%에서 하나 또는 두 가지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85]. 이는 최소잔존질환(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의 존재와 연관되며, 조직생검과의 일치도는 97.3%로 보고되었다. 특히 EBC 환자에서는 더 높은 요로 ctDNA가 분석되었고,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경우 재발 위험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뇌 전이(breast cancer brain metastasis, BCBM)가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표준검사는 CSF 샘플의 전통 세포학검사(conventional cytology) 혹은 MRI 영상이며, 최종 진단은 전통 세포학검사를 통한 CSF 내 암세포 분석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86] 2022년 보고에 따르면, CSF에서 CTCs를 검출하는 연구가 유방암 연수막 전이(breast cancer leptomeningeal metastases, BCLM)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CSF-CTCs는 전통 세포학검사를 통해 BCLM으로 진단된 모든 환자에서 검출되었으며, 민감도는 100%, 특이도는 77.3%로 나타났다 [87]. 또한 초기 HER2 음성으로 나타난 40.6%의 환자에서 CSF-CTCs를 통해 HER2 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환자에게는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에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액체생검은 특히 검체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경우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혈액기반 바이오마커의 적절한 적용은 고유한 유전정보를 포착하여 조기 발견을 개선하고, 재발 및 치료에 대한 반응을 모니터링함으로써 정밀의학 프로젝트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 더불어 혈액이 아닌 출처에서 나온 순환 종양 바이오마커에 대한 심층적인 탐구는 질병 진행,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여 보다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2.4.2. 미토콘드리아 DNA
세포질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대사 및 세포사멸에 관여하며,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멘델의 유전법칙을 따르지 않고 모계로 유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88]. 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체세포 미토콘드리아 DNA (Mitochondria DNA, mtDNA)의 변이는 다양한 유형의 암의 진단 및 예후 환경에서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89]. 특히 mtDNA는 핵 DNA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고, 조직이 단순하며, 복제 수가 많기 때문에 혈청, 혈장 등 액체 시료에서도 쉽게 검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며, 이에 따라 “순환 mtDNA (circulating mtDNA, cmtDNA)”로서 비침습적 암 진단 바이오마커로 등장했다 [90]. cmtDNA 함량 수준의 일반적인 경향은 초기 또는 전암 단계에서 낮은 것으로 보이며 종양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cmtDNA 함량 수준의 차이는 유방암의 단계 및 유형과 같은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데, “Mahmoudet 연구진”은 양성 및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 환자의 혈장에서 mtDNA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했다 [91]. “Ellinger 그룹”의 연구에서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비뇨기과 악성종양 환자의 cmtDNA 수준이 증가하는 추세를 확인하였다 [92]. 특히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평균 mtDNA 수준이 14배 더 높다고 보고했으며, 암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구별하는 데 있어 cmtDNA의 수준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가된 cmtDNA 수준은 다양한 고형암의 낮은 생존율과도 유의미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는데, 두경부암, 전립선암 및 신경교종을 포함한 다양한 암환자에서 연구되었다 [93-95]. 예를 들면, 전혈 mtDNA 수치가 높은 신경교종 환자는 mtDNA 함량이 낮은 환자에 비해 PFS와 OS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토대로 신경교종 환자의 PFS 및 OS의 잠재적인 독립적 예후 인자로서 mtDNA 함량의 적합성을 강조했다. 반면, mtDNA 수준과 유방암 환자의 생존 사이에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96]. 진단적 가치 측면에서 cmtDNA를 평가하자면, 암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을 구별할 수 있는 cmtDNA의 민감도 수준은 전립선암과 유방암의 경우 낮은 값인 각각 59.5%과 67%로 분석된 반면, 비뇨기과 악성종양의 경우 97% 범위의 비교적 높은 특이도가 보고되었다 [97]. 이와는 다르게 식도 선암종, 연조직 육종, 신장 세포 암종 및 간세포 암종을 포함한 다른 악성 종양에서 cmtDNA가 감소한 것으로도 보고되었다 [98]. 이는 cmtDNA의 수준이 모든 암에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암 관리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이용 가능한 전통적으로 확립된 다른 바이오마커와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3. 결론
바이오마커는 현대 의학에서 질병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바이오마커는 초기 진단, 예후 예측,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예를 들어,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인 트라스투주맙은 HER2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는 미국 FDA의 규제 승인을 받은 최초의 CDx 사례로서 맞춤형 의학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은 면역요법의 발전 역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PD-1/PD-L1 신호 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들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암세포 또는 면역세포의 PD-L1 상태를 바이오마커로 측정하여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이는 암 병태생리학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의 필요성을 부각시켰으며, 특정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 전략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액체생검 및 cmtDNA과 같은 신기술의 도입은 조기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 암 진단과 예후 예측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혈청/혈액기반 바이오마커는 고유한 유전 정보를 포착하여 암의 조기 발견과 재발 모니터링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며, 이는 정밀의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다양한 출처에서 유래한 순환암 바이오마커의 탐구는 질병 진행과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여 보다 정확한 암 치료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이, 바이오마커는 암 진단과 치료의 모든 단계에서 혁신적인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잠재적 바이오마커의 통계적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더 많은 환자 샘플 및 임상 데이터를 비탕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필요하다. 수많은 바이오마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적용을 하는 데 있어, “바이오마커의 유효성 검증”이란 부분이 주요 장애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개인으로부터 시간에 따라 수집된 연속적인 데이터(longitudinal data)가 요구되며, 이를 위한 “데이터 바이오뱅크”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장기적이고 주기적으로 수집된 샘플은 질병을 발병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에 유용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춰 치료전략을 제공할 수 있는 개별 바이오마커를 찾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및 의학적인 통찰력을 바탕으로, 분자 및 단백질 분석 플랫폼, 연속적인 데이터 세트가 결합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분석법은 암의 조기 징후를 감지하여 조기 치료와 더 나은 예후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나아가 우리가 질병과 싸우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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