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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오가노이드 감염모델 개발 동향
김태진(알트리아(Altria Group.))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인간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
2.1.1. 만능 줄기 세포(pluripotent stem cell)를 이용한 모델
2.1.2. 성체 줄기 세포(tissue-specific stem cell)를 이용한 모델
2.2. 감염성 질환 종류에 따른 오가노이드
2.2.1. 호흡기 감염(respiratory infection) 모델
2.2.2. 위장 감염(gastrointestinal infection) 모델
2.2.2.1. 장(intestinal) 오가노이드
2.2.2.2. 위(gastric) 오가노이드
2.2.3. 간 감염(liver infection) 모델
2.2.4. 신경계 감염(neuronal infection) 모델
2.2.5. 심혈관계 감염(cardiovascular infection) 모델
2.2.6. 표피 감염(epidermal infection) 모델
2.3. 인간 오가노이드 모델의 한계점과 개선 방향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지난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으로 인해 인류는 감염성 질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COVID-19 이외에도, 다른 전염성 질병들인 하기도감염(lower respiratory tract infection), 설사(diarrheal disease), 말라리아(malaria), 결핵(tuberculosis), 후천성 면역결핍증(HIV/AIDS)은 세계 10대 사망원인에 해당한다. 이러한 감염성 질환들은 개인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커다란 경제적 비용/손실을 일으키고, 사회 및 문화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박테리아, 곰팡이, 기생충, 혹은 프리온 단백질까지 다양한데, 이러한 병원균 특이적인 맞춤형 백신이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 질병들의 병리생리학적 특성을 충실히 구현하여, 병원균 메커니즘과 증상 등을 효과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생물학적 모델의 개발이 필수적이게 된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이전부터 사용해 왔던 동물 모델이나 primary cell과는 다르게, 계통 분화와 자가조직화 능력(self-organizing capacity)을 가진 인간 줄기 세포를 이용한 3D 오가노이드 모델이 개발되었다. 인간과 생리적으로 유사하면서도 실험적으로 다루기 용이한 오가노이드 모델의 개발은, 좀 더 정확하고 세부적인 감염 메커니즘의 연구를 가능하게 하여, 감염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과 예방에 큰 기여를 하였다. 본 리포트에서는 인간 줄기 세포를 이용한 최근 오가노이드 연구에 관해 간단히 소개하고, 감염성 질환 종류에 따른 다양한 오가노이드의 개발 동향을 정리하였다.
2. 본론
2.1. 인간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
인간의 줄기 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는 감염성 질환을 연구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ex vivo 모델로, 복제 능력이 제한적이거나 빠른 노화가 일어나는 기존의 primary cell이나 조직 절편(tissue explant)에 비해 유전적으로 안정적이고 거의 무제한 적으로 복제가 가능하며 장기 보관을 위한 냉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과 저장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러한 새로운 오가노이드는 만능 줄기 세포(pluripotent stem cell)나 성체 줄기 세포(tissue-specific stem cell)로부터 유래한 세포를 하이드로겔과 같은 세포외기질을 지탱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미토겐(mitogen), 형태형성인자(Morphogen), 사이토카인(cytokine) 등과 함께 배양하여 분화과정을 거치며 3D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두꺼운 3D 구조는 상피 조직의 표면으로부터 바이러스나 병원균의 침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감염 모델을 만들기 위해 2D 형태의 오가노이드를 배양하거나 3D 구조의 polarity를 변형시켜 만들기도 한다. 줄기 세포 오가노이드는 세포 이질성(cellular heterogeneity)이나 조직 특이적 세포 구성, 조직 부위별 기능과 특성 등을 잘 구현할 수 있고, 지역적 분포, 나이, 성별 등에 따른 개인적 유전 다양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감염성 질병을 좀 더 구체적이면서 개별적으로 연구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2.1.1. 만능 줄기 세포(pluripotent stem cell)를 이용한 모델
인간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 경우 태아조직에서 분리한 배반포(blastocyst)나 특정 전사인자를 이용하여 변환된 섬유아세포(fibroblast)로부터 형성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무한적인 증식이 가능하고 여러 단계의 분화 과정을 거쳐 거의 모든 종류의 세포 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에,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위장, 호흡기, 뇌세포 등과 병원균의 상호작용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상피 조직과 중간엽층(mesenchymal layer)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감염에 의해 손상된 상피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중간엽층의 기능을 개별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게 되었다.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가 아직은 성인의 실제 조직이 가지는 maturity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에서 제시한 다양한 장점 이외에도, 유전자 조직이 용이하여 특정 돌연변이를 만든다거나 분자 생물학적 pathway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1.2. 성체 줄기 세포(tissue-specific stem cell)를 이용한 모델
성체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는 성숙한 장기로부터 분리된 조직 특이적 줄기 세포를 이용하여 만들어지는데,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장 인자를 이용하여 원하는 분화 과정을 유도함으로써 실제 조직과 유사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In vitro에서 무한적인 증식 능력을 지니며,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고, 개인으로부터 유래한 특정한 돌연변이에 의한 질병이나 단일염기다형성을 지니는 오가노이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와는 다르게 중간엽층을 구성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성숙한 분화(mature differentiation)와 조직부위 특이적인 특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염성 질병을 연구하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2.2. 감염성 질환 종류에 따른 오가노이드
2.2.1. 호흡기 감염(Respiratory infection) 모델
지난 COVID-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SARS-CoV-2 바이러스의 감염이 심각한 폐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 바이러스의 변이 능력, 세포 향성/굴성(cell tropism)이나 다른 병원균과의 중복 감염 가능성 등을 연구할 수 있는 호흡 기관 오가노이드 모델이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 예로써, 2020년 Milewska와 동료들은 SARS-CoV-2 바이러스의 세포 향성/굴성(cell tropism)을 연구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세포인 기저 세포(basal cell)와 섬모 세포(ciliated cell), 그리고 배상 세포(goblet cell)로 구성된 호흡계 상피세포(human airway epithelium, HAE) 오가노이드를 고안하였다 [1]. 이러한 다양한 세포 구성은, 생체 내 미세 환경을 구성하는 점막 장벽(mucosal barrier)이나 계면 활성 단백질(surfactant protein)의 분비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실제 상피 세포(epithelium)와 흡사한 입체적 구성을 가능하게 하여 바이러스의 침투와 방출이 기저 세포(basal cell)가 아닌 정단부 세포(apical cell)를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또 다른 HAE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연구에서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가 entry 수용체로 알려진 안지오텐신 번형 효소 2(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를 상시 발현하는(constitutive expression) 섬모 세포(ciliated cell)를 통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2]. 또한 HAE 오가노이드에서도 SARS-CoV-2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같은 바이러스 복제 패턴이나 인터페론에 의한 활성화 유전자(interferon-stimulated gene, ISG) 발현 지연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알려졌고, 선제적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감염은 HAE 오가노이드 내에서 ISG 발현을 앞당겨 SARS-CoV-2 바이러스의 복제나 감염의 경중도(severity)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3]. 만능 줄기 세포(pluripotent stem cell)를 이용한 폐 오가노이드(lung organoid) 감염 모델을 통한 연구에서도 ACE2 수용체를 발현하는 제2형 폐포 상피 세포(type 2 alveolar epithelial cell)가 다른 세포보다 SARS-CoV-2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4]. 폐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감염기간 동안 핵인자 카파비(NF-kβ) 발현 유도가 일어나고, 사이토카인(cytokine)의 생성량과 케모카인(chemokine) 분비량의 변화가 확인된 바 있다 [5].
SARS-CoV-2 바이러스의 등장 이전에 호흡계 오가노이드가 주로 사용된 분야는 인플루엔자(influenza) A와 B 타입 바이러스의 연구였다.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ex vivo 기관지 절편(explant)에서 보이는 바이러스 향성/굴성(tropism)이나 복제 기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섬모 세포(ciliated cell)와 배상 세포(goblet cell)가 H1N1, H7N9 혹은 H5N6 같은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6]. 또한 폐 오가노이드의 바이러스 감염 기간에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인터페론 관련 유전자(IFN-related gene)와 전염증성 유전자(proinflammatory gene)들이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되었고, 바이러스 균주에 따라 감염력이 다르게 나타났다 [7].
영, 유아 및 장년층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호흡계 감염 바이러스중 하나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는 기존 환자와의 접촉 이후 상기도(upper respiratory tract)를 통하여 감염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가지 타입의 RSV 바이러스, SV-A 그리고 SV-B를 각각 감염시킨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하여 복제 능력이나 사이토카인 생성량 등을 비교한 결과, SV-A의 상기도 및 하부 호흡기관을 통한 감염이 더 우세하게 나왔으며 SV-B에 의한 감염보다 SV-A 타입에 의한 감염이 더 중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였다 [8].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의 또 다른 예로, 파라믹소바이러스과(Paramyxoviridae)에 속하는 홍역 바이러스(measles virus, MeV)를 감염시킨 오가노이드를 통한 연구에서는, MeV 같은 경우에는 상기된 다른 바이러스들과는 다르게 호흡기관의 바닥표면(basolateral surface)을 통해서도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고, 감염된 환자에게서 보이는 세포 병리학적 현상 중 하나인 합포체(syncytium) 형성이 실제로 오가노이드 모델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9].
이러한 바이러스들 이외에도, 박테리아인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 TB) 같은 경우에는 개발 도상국가들에서 여전히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뽑힌다. 또한 Mycobacterium abscessus(Ab) 박테리아도 높은 항생제 내성을 지녀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 같은 폐질환을 일으킨다. 아직까지 마이코박테리아(mycobacteria)의 연구를 대상으로 하는 폐 오가노이드의 개발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그동안 동물 모델을 통해서는 알아내기 어려웠던 마이코박테리아의 초기 감염 메커니즘이 기관지 폐포(broncho-alveolar)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밝혀지기도 하였고 [10], 결핵균은 상피 세포에서는 낮은 세포 향성/굴성(cell tropism)을 나타낸다는 것도 알려졌다 [11]. 각 감염 오가노이드 모델을 이용한 염증 반응 비교 연구에서도, TB 감염이 AB 감염에 비해 사이토카인이나 항균 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의 발현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2.2.2. 위장 감염(Gastrointestinal infection) 모델
인체에서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 GI tract)은 영양소의 소화와 흡수를 담당할 뿐 아니라 위장관 내부에 분포된 점막층은 외부로부터의 병원균 유입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장관 모델은 병원균과 숙주 세포와의 상호 작용을 연구하는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위장관 연구를 위한 동물 모델이나 in vitro 모델 개발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3D 오가노이드 모델의 개발은 위장 감염과 관련된 수용체 연구나 유입 경로 메커니즘, 상피 세포 기능장애, 혹은 세포의 감염 반응 등을 연구하는데 중요하게 사용되어 왔다.
2.2.2.1. 장(intestinal) 오가노이드
장(intestinal) 오가노이드 개발은 위장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배양과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급성 위장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바이러스인 노로 바이러스(human norovirus, HuNoV)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이 바이러스를 안정적으로 in vitro 배양하기 위한 적절한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노로 바이러스의 감염과 관련된 병리생리학(pathophysiology)적 연구가 불가능 했었는데, 2016년 만능 줄기 세포(pluripotent stem cell)를 이용한 엔테로이드(enteroid)가 개발됨으로써 실제 위장관 내부와 유사한 상피 세포를 통해 여러 노로 바이러스 종들을 동시에 배양할 수 있게 되었다 [12]. 또한 5세 이하의 영유아 감염 빈도가 매우 높은 위장염(gastroenteritis)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rotavirus)의 경우에도, 환자로부터 직접 분리한 로타바이러스 종을 감염시킨 위장 오가노이드가 개발되었다 [13]. 로타바이러스 감염 모델을 이용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ISG 과발현을 통한 항바이러스 인터페론 신호전달 기전이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었고,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알파(interferon-alpha, IFN-α)나 리바비린(ribavirin)이 로타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14]. 최근에는 장 오가노이드에서 SARS-CoV-2 바이러스의 감염과 복제가 가능해져 다양한 장 세포 타입에 따른 SARS-CoV-2 바이러스의 향성/굴성(tropism)의 연구에도 이용되었다 [15]. 뿐만 아니라, 장 오가노이드를 구성하는 다양한 상피 세포로부터 인터페론 관련 유전자가 과발현 되는 유사한 염증반응(inflammatory response) 또한 관찰되었다 [16].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 이외에도, 급성 위장염과 설사를 유발하는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um)에 의한 기생충 감염의 병리 생리학적 연구와 치료법 개발을 위해 장 오가노이드 모델이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전에는 기생충의 세포 주기를 서포트할 수 있는 적절한 in vitro 숙주 세포 모델이 없었지만, 장 오가노이드의 개발 이후로 크립토스포리움의 완전한 세포 주기가 구현되었고 실제 감염 동물에서 나타났던 감염 난자(infectious oocyte)의 생성 또한 가능하게 되었다 [17]. 뿐만 아니라 장 오가노이드는 전구세포(progenitor cell) 뿐 아니라 분화세포(differentiated cells)로도 생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화세포 고유의 수용체 분석을 통하여 크립토스포리디움의 높은 분화세포 특이적 감염 증상을 연구하는 데 사용되었다 [17].
2.2.2.2. 위(gastric) 오가노이드
위(gastric) 오가노이드의 경우에는 위, 장의 조직적 유사성으로 인해 장 오가노이드에서 약간의 변형된 방법으로 개발이 가능했다. 3D 위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중요한 연구 중 하나로, 만성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감염에 의한 임상증상(clinical manifestation) 연구를 들 수 있다. 이전까지 H. pylori 박테리아가 세포독성 관련유전자 병원성섬(cytotoxicity-associated gene pathogenicity island, cagPAI)을 통해 핵인자 카파비(NF-kβ)를 활성화시키고, 이후에 하위표적 유전자(downstream target gene)인 인터루킨 8(interleukin-8, IL-8) 또한 발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위암 세포를 활용한 위 오가노이드 모델 연구를 통하여 실제로 cagPAI는 카파비(NF-kβ)를 활성화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 정확한 활성 인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포 계통(cell lineage)에 의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시되었는데, 위샘(gastric gland) 세포 계통 특이적 수용체와 위소(gastric pit) 세포 계통이 형성하는 점막 장벽(mucus barrier)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위샘 세포 계통에서 인터루킨 8 발현양이 더 높아 더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18]. 이러한 연구는 두 가지 세포 계통이 동시에 감염 가능한 위 오가노이드 개발로 인해 가능했으며, 상피 세포에서 점막 장벽을 형성하는 것은 전통적인 in vitro 모델에 비해 위 오가노이드만이 가지는 새로운 장점으로 뽑힌다 [19]. 또한 위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CagA-ASPP2 복합체가 H. pylori 박테리아의 상재화(colonization)를 가능하게 하고, CagA 단백질이 숙주 세포로 이동한 이후 티로신 인산화효소 수용체(tyrosine kinase receptor)인 c-MET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암 원인이 되는 세포 형태 변화와 세포 증식의 증가를 일으킨다고 밝혀졌다 [20]. 이 밖에도 위 오가노이드 연구를 통해 H. pylori 박테리아에 의한 카파비(NF-kβ) 활성화가 위벽 세포로부터 Sonic Hedgehog (Shh) 단백질의 급성 발현을 유도해 위염을 유발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21].
2.2.3. 간 감염(liver infection) 모델
현재 간(liver) 오가노이드는 간 조직 특이적 단백질 합성이나 약물 대사(drug metabolism)를 구현할 수 있고, 쥐로의 이식을 통해 혈관신생(vascularization)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간 오가노이드를 구성하는 간세포는(hepatocyte) 아주 소수의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을 나타내 높은 유전체 안정성을 보인다 [22].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간 오가노이드는 만성 바이러스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의 발병 기전을 연구하는데 매우 적합한 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간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이전 연구에서는,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가 오가노이드로의 침투를 위해 entry factor인 청소제 수용체 BI(scavenger receptor class B type I, SR-BI),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분화 클러스터 81(cluster of differentiation 81, CD81), claudin-1 (CLDN1) 그리고 occluding (OCLN)을 순차적으로 actin 의존적 형태로 이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23]. 최근에는 HCV 감염 환자의 간 줄기 세포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나고 low-grade 감염이 수개월 동안 지속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감염된 세포에서는 광범위한 전사적 역분화(transcriptional reprogramming)가 일어나 암 줄기 세포 형성이나 바이러스 복제 혹은 간세포 분화가 촉진되는 반면 IFN 신호전달이나 확산은 차단되는 것이 관찰되어, HCV 감염이 어떤 식으로 간세포를 손상시키고 만성 감염 환자에게서 암 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24]. 최근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를 감염시킨 간 오가노이드도 개발되어 감염에 의한 간 기능장애와 관련된 간세포 유전자 발현 감소,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예후 지표 증가, 조직 미세구조 변화와 같은 증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25]. 또한 면역 반응을 나타내기 위해 쿠퍼 세포(Kupffer cell), 간세포(hepatocyte), 담낭세포(biliary cell), 성상세포(stellate cell) 등의 다양한 세포로 구성된 간 오가노이드도 개발되어 HBV 감염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염증반응, 섬유화 증상 등을 좀 더 정확히 모델링할 수 있게 되었다 [26].
환자로부터 분리, 추출한 간세포의 경우 in vitro에서 최대 2주까지 배양이 가능한 반면, 간 오가노이드는 보통 5주 ~ 10주까지 배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긴 휴면 상태를 가지거나 재발 가능성이 높은 병원균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 예로, 말라리아 병원균인 플라스모디움(Plasmodium) 같은 경우엔, liver stage라고도 불리는 전적혈구(pre-erythrocytic) 기간 동안 인간의 간세포에서 수주 혹은 수개월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7], 이전의 연구에서 liver stage에서 Plasmodium berghei에 의한 감염 모델 형성이 가능한 간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28]. 뿐만 아니라, 감염률이 떨어지는 이전의 2D 모델에서는 보이지 않았었지만, 간 오가노이드에서는 플라스모디움 종충(sporozoite)을 이용하여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통과해 코어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28]. 이러한 장기간 감염이 가능한 간 오가노이드는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를 필요로 하는 말라리아나 다른 간 관련 감염성 질병의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2.2.4. 신경계 감염(Neuronal infection) 모델
뇌(brain) 오가노이드는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 ZIKV)와 같이 태아의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감염 질병을 연구할 수 있는 모델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은 신생아의 소뇌증(microencephaly)이나 신경학적 합병증과 깊게 연관되어 있는데,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하여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시켰을 경우 뇌세포 성장 저하가 일어나고 바이러스에 의한 여러 가지 뇌발달 저하가 관찰되었다 [29]. 다른 연구에서는 소뇌증 신생아에게서 보이는 대표적 현상 중 하나인 대뇌 피질층의 손상 및 감소가 감염된 뇌 오가노이드에서도 나타났다 [30]. 뿐만 아니라, 소뇌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지카 바이러스 유사 수용체 3(ZIKV-mediated toll-like receptor 3) 활성화와 신경발생(neurogenesis) 조절 장애 간의 연관성 또한 감염된 뇌 오가노이드에서 확인되었다 [31].
인간의 뇌에 치명적이며 전염 가능한 크로이츠펠트-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은 프리온 단백질(prion)에 의한 신경퇴행성 질병인데, 프리온 단백질의 감염, 전염 및 발병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로도 뇌 오가노이드가 쓰이고 있다. 두 가지 타입의 CJD 프리온 단백을 뇌 오가노이드에 주입했을 경우, 다른 감염성 인자들을 흡수하여 제거하거나 프리온 단백질의 self-seeding 혹은 새로운 번식 현상이 일어났고, 프리온 단백질의 형태가 다양해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32]. 또한 사망한 CJD 환자의 뇌에서 관찰되는 세포 대사 변화나 Chitinase 3-like 1의 증가와 같은 사이토카인 분비 변화도 감염된 뇌 오가노이드에서 볼 수 있었다 [32].
SARS-CoV-2 바이러스의 감염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이나 신경정신과적 질환(neuropsychiatric disorders)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 만능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만든 뇌 오가노이드 연구에서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신경계 친화성(neurotropism)이 나타났고, 비교적 뉴런이나 성상세포, 신경교 세포는 적게 감염되었지만 부위 특이적으로 맥락총(choroid plexus) 상피 세포는 심각한 감염을 일으켜 SARS-CoV-2 바이러스가 뇌의 혈액-뇌척수액 장벽(blood-cerebrospinal fluid barrier)을 손상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33].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SARS-CoV-2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는 대사와 생식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된 반면, 감염되지 않은 세포에서는 저산소반응(hypoxic response)과 관련된 유전자가 활성화됨으로써, SARS-CoV-2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는 생존을 위한 효과적인 바이러스 복제를 위한 환경이 형성되는 반면 주변의 정상 세포에는 저산소 환경을 형성하여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34]. 뿐만 아니라, ACE2 수용체 특이적 항체나 항 바이러스 항체를 포함하는 환자의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을 공급함으로써 뇌 오가노이드의 SARS-CoV-2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항 바이러스 dicer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이중 가닥 RNA을 절단하는 RNAi 활성을 통해 뇌 오가노이드의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
2.2.5. 심혈관계 감염(cardiovascular infection) 모델
SARS-CoV-2 바이러스 감염은 심혈관계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동반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장 오가노이드에 IL-1, IFN-γ과 poly (I:C)로 구성된 사이토카인폭풍(cytokine-storm)을 임의로 처리하였을 경우 신호 변환기 및 전사 활성제1(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1, STAT1)과 bromodomain-containing protein 4 (BRD4)의 인산화(phosphorylation)가 증가함으로써 심혈관계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되었다 [36]. 또한 bromodomain과 엑스트라-말단 단백질 억제제(BETi)가 전사단계에서 SARS-CoV-2 바이러스 반응을 저하시키고 심근세포(cardiomyocyte)의 바이러스 감염률을 낮춰 심혈관계 기능장애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36]. 환자로부터 유래한 심장 오가노이드는 그동안 적절한 모델이 없어 연구가 힘들었던 Trypanosoma cruzi (T. cruzi)와 같은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샤가스병(Chagas disease)의 징후나 발병 시기, 메커니즘 등의 병리 생리학적 연구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2.6. 표피 감염(epidermal infection) 모델
피부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복잡한 표피층 구조를 재현할 수 있고, 수개월간 지속적인 배양과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피부과적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표피 오가노이드 같은 경우에는 곰팡이류인 Trichophyton rubrum (T. rubrum)에 의한 감염 모델이 개발되었는데, 경미한 염증 반응을 동반하는 잔류성 피부 감염의 경우, 지속적인 interleukin (IL)-1 신호전달 억제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37]. 또한 피부 오가노이드는 칸디다균(Candida species),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혹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등에 의한 피부감염의 원인 규명에도 사용되었으며 [38], 최근에는 SARS-CoV-2 바이러스가 모낭이나 피부를 통한 신경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도 이용되어 COVID-19 환자의 탈모 증상이나 피부 병변 증상의 원인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2.3. 인간 오가노이드 모델의 한계점과 개선 방향
인간 줄기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 모델은 다양한 장점을 지니지만, 결과의 재현성 문제가 항상 제기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오가노이드 배양 시 함께 사용되는 세포외기질로부터 기인하는 재현성 문제를 들 수 있다. 보통 세포외기질은 동물 세포로부터 분리 및 추출하게 되는데 그 구성 요소가 일정하지 않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속에 포함된 염증 유발 단백질 등으로 인해 자체 성분이 변하거나 오가노이드 형성을 방해 혹은 저해시키기도 하여 균일한 특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오가노이드 배양의 재현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hyaluronic acid, polylactic-co-glycolic-acid, polyethylene glycol 혹은 nanocellulose 등을 이용한 다양한 화학 합성 matrix가 개발 중에 있다 [39]. 또한 지지대(scaffold)가 없이, 여러 다른 종류들로 이뤄진 세포들의 자체결합(self-aggregation) 특성을 이용하여 내인성(endogenous) 세포외기질을 직접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40]. 이 밖에도 만능 줄기 세포를 이용하여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유전자 이상(genetic aberration)이나 노화현상 또한 오가노이드 배치(batch) 간 차이를 만드는 요인인데 [41], 배양 실험과정 프로토콜을 좀 더 세밀하게 만들고 표준화시킴으로써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가노이드의 성숙도(maturation)를 일정하게 조절할 수 있는 형태발생학적(morphogenic) 연구가 뒷받침 된다면 연구 결과의 불균일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바이오 프린팅을 통해 오가노이드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42], 구성 성분을 표준화할 수 있고, 균일한 크기의 오가노이드를 형성하며 [43], 이전의 배양 방법보다 높은 생산성을 지니는 장점이 있지만 [44], 모세 혈관과 같은 세밀한 구조 형성이 힘들다는 점과 bioink의 성분과 재질이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45] 이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3. 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간 오가노이드 모델은 여러 가지 감염성 질환의 연구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전의 연구 모델들에게는 부족했던 in vivo 시스템과의 생리학적 유사성과 in vitro 변형의 용이성을 가지기 때문에 숙주-병원균 간의 상호작용과 메커니즘, 발병 기전을 연구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었다. 비록 재현성이나 세부적인 구조적 복잡성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인간 줄기 세포 오가노이드 모델이 가진 장점들을 이전의 동물 모델이나 primary cell 모델의 장점들과 잘 융합한다면 다양한 감염성 질환들을 더욱 자세하고, 정확하며,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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