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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세포외소포(엑소좀)를 이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 동향
이재욱(포스텍 생명과학과)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장점과 한계점
2.1.1.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장점
2.1.2.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한계점
2.2.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할 때 고려할 사항들
2.2.1. 생산 고려사항
2.2.2. 품질 고려사항
2.2.3. 비임상 및 임상 고려사항
2.3.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국내외 개발 사례
2.3.1. 국외 사례
2.3.2. 국내 사례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세포외소포(extracellular vesicles, EVs)는 모든 세포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세포 외로 분비하는, 지질이중층으로 둘러 쌓인 나노 크기(20-1,000 nm)의 소포이다 [1, 2]. 전통적으로 세포가 정보 교환을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 사이토카인(cytokines), 호르몬(hormones), 신경전달물질(neurotranmitters) 등 가용성 인자(soluble factors)가 대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정보 교환에 있어 세포외소포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세포외소포는 세균(Bacteria), 고세균(Archaea), 진핵 생물(Eukarya) 등 모든 생물역(domain)에 속한 세포들이 분비하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세포외소포의 분비는 진화적으로 보존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3, 4]. 또한 세포외소포는 세포 배양액, 혈액, 소변,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눈물, 타액, 모유, 양수(amniotic fluid), 정액, 복수(ascites), 흉수(plerual effusion) 등 다양한 체액에서 발견된 바 있다 [5-8].
세포외소포는 연구자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왔지만, ‘세포외소포’로 통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엑소좀(exosomes), 엑토좀(ectosomes), 마이크로베시클(microvesicles), 나노베시클(nanovesicles), 막 소포(membrane vesicles), 막 파티클(membrane particles), 외막 소포(outer membrane vesicles), 온코좀(oncosomes), 덱소좀(dexosomes), 프로스타좀(prostasomes) 등의 다양한 명칭들은 세포외소포의 다양한 크기, 생성 기전, 기원을 반영한다 [9]. 하지만 이들은 모두 ‘세포 외(extracellular)’로 분비되는 ‘소포(vesicles)’라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세포외소포 관련 국제 학회의 명칭은 ‘International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ISEV)’이며 [10],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이드라인(‘세포외소포치료제 품질, 비임상 및 임상 가이드라인’)에서도 ‘세포외소포’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11]. 다만 언어의 경제성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는 ‘엑소좀’이라는 명칭도 혼용되고 있다. 가령 세포외소포 관련 국내 학회의 명칭은 ‘한국엑소좀학회(Korean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KSEV)’이며 [12], 관련 기업 단체의 명칭은 ‘엑소좀산업협의회(Extracellular Vesicles Industry Association, EVIA)’이다 [13].
세포외소포는 최근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모달리티(modality)로써 주목받고 있다. 세포외소포는 단백질(proteins), 지질(lipids), 핵산(nucleic acids), 대사 물질(metabolites) 등 다양한 생물학적 활성을 지닌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14, 15], 조직 재생(tissue regeneration), 면역 조절(immune regulation) 등 치료제로서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16, 17]. 글로벌 세포외소포 치료제 시장은 2022년 5,505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9,868억 달러로 연평균 약 17.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8]. 세포외소포 치료제가 시판되지는 않았지만,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세포외소포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동향 리포트에서는 세포외소포를 이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 동향을 소개할 것이다.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장점 및 한계점,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할 때 고려할 사항들,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국내외 개발 사례를 소개할 것이다.
2. 본론
2.1.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장점과 한계점
세포외소포는 세포에서 유래하는 나노 크기의 소포라는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서 잠재적인 장점을 여럿 가지고 있다 (그림 1).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포외소포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한계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2.1.1.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장점
세포외소포는 세포에서 유래하지만 세포 자체는 아니기 때문에 세포치료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우선 세포외소포는 세포치료제의 안전성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체내에서 스스로 증식하면서 암세포로 변형될 우려가 있으며, 분화 능력에 있어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19, 20]. 하지만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체내에서 스스로 증식 또는 분화할 수 없어 줄기세포 치료제가 가지는 문제가 원천 차단되며, 장기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21].
세포외소포는 생체 유래 나노 입자로서, 치료용 약물을 탑재하여 전달하기 위한 장점도 가지고 있다. 우선 나노 크기라는 특성상 암 조직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암 조직에서는 혈관 신생(angiogenesis)이 활발하기 때문에 투과성이 강한 혈관이 많고, 림프계(lymphatic system)를 통한 배출이 원활하지 않다 [22]. 혈액 내 순환 시간이 긴 나노 크기의 제제는 암 조직으로 많이 투과한 뒤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현상을 향상된 투과성 및 유지 효과(enhanced permeability and retention effect, EPR effect)라고 한다 [23]. 따라서 세포외소포도 이러한 효과를 활용하여 암 조직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한편 세포외소포는 세포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다른 나노 입자에 비해서 안전하며 [24], 세포를 엔지니어링 하여 표적 지향성이 향상된 세포외소포를 생산할 수도 있다 [25]. 또한 세포외소포는 지질 이중층과 내강(lumen)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치료용 약물을 지질 이중층이나 내강에 탑재하여 표적 세포나 조직에 전달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26].
2.1.2.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한계점
세포외소포는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있어 여러 한계점이 존재한다. 우선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소포의 양은 제한적인데,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이 생산되어야 한다 [27].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수반되는 비임상 및 임상 시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세포외소포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생산성이 없으면 시판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세포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외소포를 분비하며, 세포외소포는 다양한 종류의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5],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일관성과 동등성을 가져야 한다. 특히 세포외소포는 세포의 상태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28], 생산 배치(batch)마다 특성 분석 값들이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일관성과 동등성을 갖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2.2.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할 때 고려할 사항들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산, 품질 그리고 비임상 및 임상 측면에서 고려할 사항들이 많다. 세포외소포는 생물의약품으로써 현재 ‘기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제제’로 분류할 수 있다 [11, 29].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포외소포치료제 품질, 비임상 및 임상 가이드라인’을 2018년에 세계 최초로 제정한 뒤 [30] 2023년에 개정하였으며 [11], 2021년에는 ‘줄기세포 유래 세포외소포치료제 품질, 비임상 평가 정보집’을 발간하여 [31] 세포외소포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2.2.1. 생산 고려사항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할 때 생산 측면에서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세포외소포를 생산할 때 세포나 조직을 출발 물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세포외소포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나 조직의 특성이 분석되고 기록되어야 한다 [11]. 우선 불멸화된 클론성 세포주를 사용하는 경우, 세포외소포를 생산하는 동안 유전형과 표현형의 안정성을 엄격하게 시험해야 한다. 한편 공여자로부터 세포나 조직을 수집하는 경우 수집 절차, 공여자의 적합성 기준, 건강 상태, 의학적 병력이 기록되어야 한다. 공여자의 적합성 기준은 ‘세포치료제 기증자 적합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데, 공여자의 혈액을 세포외소포 생산을 위한 세포/조직 채취 전 7일부터 채취 후 7일까지의 기간에 채취하여 검사한다 [32]. 주요 검사 항목으로는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1/2(human immunodeficiency virus type 1/2, HIV 1/2), 매독(syphilis) 등이 있고, 세포나 조직에 따라 추가 검사 항목으로 인체 T림프친화바이러스(human T-lymphotropic virus, HTLV),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CMV), 클라미디아(Chlamydia), 임질(Gonorrhea)을 넣어야 하며, 모든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야 적합성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또한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품질을 일관성 있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가 유래 세포를 제외하고는 ‘세포치료제 세포은행 평가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세포 은행(cell bank)을 구축한 뒤 특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33]. 세포 은행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한 항목으로 세포의 확인(염색체 핵형 분석, 세포 표면 표현형 마커, 특정 유전자 발현 수준 등), 안정성(형태, 성장 특성 등), 유전적 안정성(핵형 분석 등), 외래성 오염인자 부정시험(바이러스, 세균, 진균, 마이코플라스마, 해면상뇌증(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ies, TSE) 인자 등) 등을 들 수 있다.
세포외소포는 주로 세포 배양 상층액으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에, 세포 배양이 표준화되어야 한다 [11]. 세포외소포 생산 공정 중 세포 밀도, 생존율, 세포 성상, 계대 배양 방법, 배가 시간(doubling time), 산소 및 이산화탄소 농도, 배양 온도, 배지 첨가물, 배지 조성, 배양 용기 등이 표준화되어 배치 간 재현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또한 세포외소포 생산에 사용되는 모든 시약의 기원이 서술되어야 하는데, 가능한 한 우태아혈청(fetal bovine serum, FBS) 등의 동물 유래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시약이나 재조합 단백질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세포외소포를 분리 및 정제하는 방법에 따라 세포외소포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포외소포를 분리 및 정제하는 방법이 표준화되어야 한다. 세포외소포를 분리 및 정제하기 위해서 초고속원심분리(ultracentrifugation), 한외여과(ultrafiltration), 침전(precipitation),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등의 방법이나 이들을 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34]. 세포외소포 생산 공정의 재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분리 및 정제 방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야 하며, 해당 공정으로 생산된 세포외소포의 다양한 특성이 분석되어야 한다. 우선 세포외소포의 단백질, RNA, 지질의 프로파일을 분석해야 하는데, LC-MS/MS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세포외소포 데이터베이스(EVpedia [2] 등)를 활용하여 기존 세포외소포에서 확인된 단백질과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세포외소포의 이중 지질막 구조 및 크기 분포, 비율을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e) 및 나노입자추적분석(nanoparticle tracking analysis, NTA) 등으로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세포외소포의 용량 증량에 따른 기능적 활성을 대조군을 포함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불순물에 대한 정성/정량적 시험법 및 허용 한도가 설정되어야 한다. 세포외소포의 특성 분석 자료는 생산 공정을 변경할 때 비교 동등성을 입증할 때도 중요하다.
2.2.2. 품질 고려사항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세포외소포를 생산한 뒤에는 세포외소포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포외소포의 품질 관리를 위해 고려할 항목들로 성상, 세포외소포 수, 세포외소포 크기, 오염 물질 부정 시험, 확인 시험, 순도 시험, 역가 시험, 안정성 시험 등이 있다 [11, 35]. 우선 성상은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외형의 적합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며, 제형에 따라 충전 용기, 원료/완제의약품의 색과 형상을 포함할 수 있다. 세포외소포 수는 세포외소포의 함량과 관련된 지표로, 나노입자추적분석, 저항성펄스센싱법(resistive pulse sensing, RPS),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 등을 사용하여 수행될 수 있으며, 세포외소포와 유사한 크기의 입자와의 구별을 위해 단백질량 등의 시험결과 비교가 필요하다. 세포외소포 크기는 다양한 크기를 갖는 세포외소포의 특성상 일정한 분포 값을 보이는데, 나노입자추적분석, 동적광산란법(dynamic light scattering, DLS), 저항성펄스센싱법, 유세포 분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포외소포는 생산, 분리 및 정제 과정에서 동물 유래 원료 및 시약 또는 시설 및 환경에 의해 마이코플라스마, 외래성 바이러스, 세균, 진균, 엔도톡신(endotoxin) 등에 오염될 수 있다 [11, 36]. 세포외소포가 이들에 의해 오염되면 품질에 영향을 받으며, 임상적으로 적용되었을 때 환자의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염 물질에 대한 관리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 범위 내에서 일관되게 관리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확인 시험은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원료 및 완제 의약품 내 주성분이 세포외소포가 맞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확인 시험을 수행할 때는 세포외소포에 농축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RNA, 또는 지질 몇 가지를 선정하여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순도 시험은 세포외소포와 무관한 세포 내 단백질(세포외소포에 농축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과 공정 불순물을 측정하여 세포외소포의 순도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역가 시험은 세포외소포의 기능적 특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분석법을 통해 이뤄지며, 세포외소포의 예상 작용 기전을 반영해야 한다. In vitro 시험에서는 용량-반응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in vivo 시험에서는 선택된 동물종의 적절성에 대해 기술되어야 한다. 한편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품질 안정성은 ‘의약품 등의 안정성시험 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라 시험한다 [37]. 안정성 시험은 장기 보존 시험, 가혹 시험, 가속 시험 등으로 나누어 수행한다.
2.2.3. 비임상 및 임상 고려사항
세포외소포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비임상 및 임상 평가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우선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비임상 평가는 원칙적으로 생물의약품의 비임상 평가 기본 원칙을 따르며, 크게 약리 작용에 관한 자료와 독성에 관한 자료를 필요로 한다 [11]. 약리 작용에 관한 자료는 효력 시험, 안전성 약리 시험, 흡수∙분포∙대사∙배설 시험이 있다. 효력 시험을 위해 사용 목적에 적절한 동물종에서 용량 증량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며, 적절한 대조군을 포함한 비교 시험이 권장된다. 안전성 약리 시험은 세포외소포가 환자의 안전성과 관련된 바람직하지 않은 약력학(pharmacodynamics)적 특성을 가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흡수∙분포∙대사∙배설 시험은 세포외소포의 혈중 농도, 조직 분포 등을 포함하여 흡수∙분포∙대사∙배설과 같은 약동학(pharmacodynamics)적 특성을 분석하는 것으로, 형광 염색, 면역 염색,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방사성 동위원소 표지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흡수∙분포∙대사∙배설 시험의 타당성을 위해 표지나 유전적 변형이 세포외소포의 생물학적 활성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증명하는 자료 등이 추가로 요구될 수 있고, 동물 실험에 대해서는 군의 크기가 충분히 크고 적절한 대조군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독성에 관한 자료는 단회/반복 독성 시험, 유전 독성 시험, 종양원성/발암성 시험, 면역원성 시험이 있으며, ‘의약품 등의 독성시험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를 참고하여 수행할 수 있다 [38]. 단회/반복 독성 시험은 사용 목적에 적절한 시험 동물에서 단회/반복 투여하여 단기간/장기간 내에 나타나는 독성을 검사하는 시험으로, 세포외소포의 경우 용량 증량 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유전 독성 시험은 유전자 또는 염색체에 미치는 상해 작용을 검사하는 시험이다. 종양원성/발암성 시험은 사용 목적에 적절한 시험 동물에 장기간 투여하여 암의 유발 여부를 검사하는 시험으로, 세포외소포의 경우 일반적으로 요구되지는 않으나 기원 세포의 종류 및 도입 유전자에 따라 요구될 수도 있다. 면역원성 시험은 반복 독성 시험 결과 면역계에 이상이 있는 경우 이상 면역 반응을 검사하는 시험으로, 세포외소포의 경우 면역원성 유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요구된다. 한편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배제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의약품 임상 시험과 동일한 기준과 방법을 적용하여 임상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2.3. 세포외소포 치료제의 국내외 개발 사례
세포외소포 치료제가 시판된 사례는 국내외 불문하고 현재까지는 전무하다. 다만 세포외소포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은 시판된 사례가 있는데,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에서 개발하고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이 판매하는 B혈청형 수막구균(Neisseria meningitidis serogroup B) 백신 ‘벡세로(BEXSERO®)’가 있다. 벡세로는 B혈청형 수막구균 유래 세포외소포(외막 소포)와 재조합 단백질 3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39], 2013년 시판 이후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8억 4,900만 파운드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40]. 벡세로의 성공 사례에 힘입어 세포외소포를 치료제로도 개발하기 위한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체로 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 있다.
2.3.1. 국외 사례
세포외소포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주목 받으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포외소포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표 1). 세포외소포 치료제 개발의 선두 주자로 미국의 Codiak Biosciences를 꼽을 수 있었다. Codiak Biosciences는 Stimulator of interferon gene (STING) agonist가 로딩된 세포외소포를 바탕으로 고형암 치료 후보 물질 exoSTINGTM (CDK-002)을 개발하였고, 임상 1/2상 시험을 완료하였다 [41]. 또한 IL-12이 로딩된 세포외소포를 바탕으로 피부 T세포 림프종(cutaneous T cell lymphoma) 치료 후보 물질 exoIL-12TM (CDK-003)를 [42], 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6 (STAT6)에 대한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가 로딩된 세포외소포를 바탕으로 간암 치료 후보 물질 exoASOTM-STAT6 (CDK-004)을 개발하였다 [43]. 이를 토대로 Codiak Biosciences는 2019년 1월 재즈 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세포외소포 의약품 개발 및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44]. 하지만 Codiak Biosciences는 여러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던 도중 모달리티 문제가 아닌 자금난으로 인해 2023년 3월에 파산하였다 [45]. Codiak Biosciences는 지나치게 높은 비용 구조 때문에 파산했기 때문에, 세포외소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하거나 충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세포외소포를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비용 충당을 위해 실질 매출이 발생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하며, 임상 시험과 글로벌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적절한 기술 이전 내지는 파트너링이 필요하다 [46].
영국의 Evox Therapeutics는 DeliverEX®라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하여, 세포외소포를 활용한 유전자 치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vox Therapeutics는 미국의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와 협력하여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es, AAV)를 세포외소포 내에 담지하여 심장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 기술인 세포외소포 캡슐화 AAV 벡터(exoAAV)를 개발할 예정이다 [47]. 기존의 AAV는 심장 편향성(cardiotropism), 장기 발현성, 안전성으로 인해 심장으로의 유전자 전달을 위한 방법으로 주목받았지만, 중화 항체(neutralizing antibodies)로 인해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 [48]. exoAAV는 AAV의 한계를 세포외소포 내에 AAV를 탑재하는 방법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기술이다. 또한 Evox Therapeutics는 Codiak Biosciences가 보유하고 있던 AAV 관련 기술인 engEx-AAVTM 기술 플랫폼과 관련 지적재산권을 2023년 6월에 매입하여 관련된 독점적 접근 권한을 확보하였다 [49].
미국의 Aegle Therapeutics는 중간엽 줄기세포 유래 세포외소포를 활용하여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egle Therapeutics는 type VII collagen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COL7A1을 기반으로 COL7A1 mRNA와 COL7A1 단백질을 세포외소포에 탑재한 AGLE-102TM를 개발하였다 [50]. Aegle Therapeutics는 AGLE-102TM을 활용하여 희귀 질환인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dystrophic epidermolysis bullosa)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51]. 또한 AGLE-102TM의 화상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52].
미국의 Direct Biologics는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세포외소포를 활용하여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Direct Biologics는 중간엽 줄기세포 유래 세포외소포 치료제 ExoFloTM을 개발하였다 [53]. Direct Biologics는 ExoFloTM을 활용하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19, COVID-19) 연관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완료하였다 [54]. 또한 ExoFloTM을 활용하여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s)인 크론병(Crohn’s disease)과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 1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55, 56].
2.3.2. 국내 사례
국내 세포외소포 관련 기업들도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표 2).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ILIAS Biologics)는 청색광(blue light)을 활용하여 가역적인 단백질-단백질 상호 작용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세포외소포 내에 원하는 단백질을 탑재하는 기술인 exosome engineering for protein loading via optically reversible protein-protein interactions (EXPLOR®)을 개발하였다 [57].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EXPLOR® 기술을 활용하여 항염증성 단백질인 super-repressor IκB (srIκB)가 탑재된 세포외소포 기반 염증 질환 치료제 Exo-srIκB (ILB-202)를 개발하였다[58]. ILB-202는 동물 모델에서 허혈-재관류 손상(ischemia-reperfusion injury)으로 인한 급성 신장 손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59]. 또한 ILB-202는 현재 심장 수술 관련 급성 신장 손상(cardiac surgery-associated acute kidney injury, CSA-AKI) 치료 후보 물질로서,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uman Research Ethics Committee, HREC)로부터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고 완료한 상황이다 [60].
브렉소젠(Brexogen)은 중간엽 줄기세포 유래 세포외소포 기반 플랫폼 기술인 BG-Platform 기술을 가지고 있다 [61]. BG-Platform 기술은 세포외소포 생산에 최적화된 중간엽 줄기세포주 구축 기술, 세포외소포 내 물질 탑재 기술, 세포외소포 대량 생산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브렉소젠은 BG-Platform 기술을 바탕으로, 유도 만능줄기세포로부터 분화시킨 중간엽 줄기세포에 IFN-γ를 처리한 뒤 수득한 세포외소포 기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BxC-I17e (BRE-AD01)를 개발하였다 [62]. BRE-AD01은 동물 모델에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BRE-AD01은 현재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보 물질로서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은 상황이다 [63].
엠디뮨(MDimune)은 다양한 세포를 압출(extrusion)하여 얻은 세포외소포 모사체인 세포유래베지클(cell-derived vesicle, CDV)을 기반으로 한 BioDroneTM 플랫폼과, 바이오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보유하고 있다 [64]. CDV는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세포외소포에 비해 수십 배 향상된 생산 수율을 보이며, mRNA, siRNA, 단백질, 합성 의약품 등 다양한 약물을 탑재하여 원하는 조직으로 전달할 수 있어 확장성 높은 약물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엠디뮨은 BioDroneTM 플랫폼을 기반으로 2022년 9월에 미국의 CaraVan Biologix와 CAR-NK 세포 기반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였고 [65], 2023년 4월에 2023 Edison Awards의 Health, Medical & Biotech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66].
에스엘바이젠(SL Bigen)은 세포외소포와 관련하여 2가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유핵세포에 알칼리 용액을 처리하여 세포막을 분리한 뒤 내부가 비어 있는 세포외소포 모사체인 고스트나노베지클(ghost nanovesicles, GNV)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67]. GNV는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세포외소포에 비해 수십 배 향상된 생산 수율을 보이며, 세포막을 열어 내강을 비운 상태로 제조되기 때문에 안전성을 높이고 다양한 약물을 보다 많이 탑재할 수 있다. 전신 염증 반응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 항염증성 물질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탑재된 GNV는 동량의 덱사메타손을 단독으로 투여한 경우보다 효과적으로 전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규명된 바 있다 [68]. 또한 에스엘바이젠은 박테리아 세포외소포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인 REX101을 개발하였다 [69]. REX101은 동물 모델에 단독 또는 면역관문 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와 병용 투여했을 때 면역 항암 효능을 보였다 [70]. 에스엘바이젠은 REX101의 GLP 비임상시험(일반독성연구)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GMP 생산을 완료하여 동물의약품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69].
3. 결론
세포외소포는 최근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차세대 모달리티로써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포에서 유래하는 나노 크기의 소포라는 특성으로 인해 세포치료제 및 다른 나노 입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다만 세포외소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하며, 생산 배치마다 특성 분석 값들이 일관성과 동등성을 갖도록 관리하며, 생산, 품질, 비임상 및 임상 측면에서 여러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세포외소포 치료제 개발은 대체로 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 있지만, 국내외 여러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세포외소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통해 인류의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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