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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학회참관기
ACS Spring 2024 참석 후기
홍순우(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목 차
1. 도입
2. 본론
2.1. The Power of Collaborative Research
2.2. Flavor Chemistry: Shaping Consumer Experiences and Health Outcomes
3. 주요 발표
3.1. Biosensors for One Health: Applications in animals, humans, and the environment
3.1.1. Identification of bovine respiratory disease through the nasal microbiome
3.1.2. A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assay to detect Bacteroidales and assess risk of fecal contamination
3.1.3. Krishi Inc.
3.2. Activity-based sensing reveals elevated labile copper promotes liver aging via hepatic stem cell depletion
3.3. The David Perlman Memorial Lecture: Dr. Sangeeta Bhatia
4. 네트워킹 기회 및 참고사항
4.1. 산업 전시회(exhibition)
4.2. 어워드
4.3. 네트워킹 및 밋업(meetups)
5. 마치며
6. 참고문헌
1. 도입
ACS (American Chemical Society)는 ACS Nano, Nano Letters, JACS (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과 같은 유수의 저널을 가지고 있는 단체이자 매년 반기마다 정기 학회를 개최한다. ACS Spring Meeting과 ACS Fall Meeting으로 나뉘는 정기학회는 각각 보통 3월과 9월에 미국 내에 있는 도시에서 열린다. 본 참관기는 2024년 3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4 ACS Spring Meeting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본격적인 참관기에 앞서 처음 학회에 참석하는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알려주고자 한다. 본격적인 학회 참석에 대한 준비는 초록(abstract)을 제출하고 해당 초록이 승인(accept)된 이후라고부터 할 수 있다. 제출한 초록이 구두발표(oral)로 선정되면 선정된 발표의 좌장(chair)이 누구인지 앞 뒤 발표자가 누구인지 개략적으로 파악해 놓으면 도움이 된다. 연구자마다의 차이는 있겠지만, 본인은 학회가 가지는 의미가 내가 한 연구를 다른 연구자에게 소개하고, 다른 연구자들이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듣고, 동료 연구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낸 초록이 어느 분과에 배치되었는지, 같은 분과의 대가 혹은 리딩 그룹이 어디인지, 다른 동료들은 어떤 연구를 하는지를 이러한 사전점검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학회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북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은 대부분의 학회가 자체 모바일/웹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있어 상당히 간편하게 이를 수행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이러한 프로그램 북을 통해 관심 있는 키워드를 통해 미리 어떤 발표를 듣는지 계획표를 잘 세워가야 시간 손해 없이 학회를 잘 참석할 수 있다. 특히나 ACS학회와 같이 넓은 분야의 큰 학회는 참석 규모에서 알 수 있듯이, 행사가 진행되는 컨벤션 센터 자체도 클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여러 호텔 등지에서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미리 이를 파악해서 이동 동선을 짜는 것도 큰 도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대학원을 지원하거나 박사후과정을 지원할 계획이 있는 사람의 경우 미리 발표자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해서 좋은 네트워킹 기회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ACS 학회는 3개의 Plenary session(총회)과 2개의 특별 강의(Kavli lecture series)를 포함하여 30개가 넘는 다양한 분야(Division)의 세션들, 그리고 전 세계 각지에서 오는 12,000명에 달하는 뛰어난 연구자들과 산학계 리더들, 동료(Peers)와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말로 다양한 분야의 화학연구가 소개되기 때문에 주어진 4-5일의 학회기간 동안 이 모든 이벤트에 참석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권장되지 않는다. 대신에, 주로 본인이 연구하는 분야와 겹치는 혹은 확장하고 싶어 하는 분야에 해당하는 분과를 고르고 그에 해당하는 세션과 네트워킹에 참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참관기 또한 Biochemical Technology (BIOT) 분과를 위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끝으로 몇몇 네트워킹 관련된 정보와 함께 산업 부스(Exhibitors)에 대해 소개하고 본 참관기를 마치기로 한다.
2. Keynote / Plenary sessions
키노트 세션은 보통 첫째 날이나 매일 마지막 세션에 진행되어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학회 참석자들의 참가를 권장한다. 그러다 보니 소개되는 연사님들도 대단한 과학적 업적은 물론이고 일반적이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소재를 주로 가져와 발표한다. 5개의 키노트 세션 중 본 참관기는 University Nottingham의 Andy Taylor 교수님 발표와 The Ohio University의 Devin Peterson 교수님 발표를 소개하고자 한다.
2.1. The Power of Collaborative Research
Andy Taylor 교수님 발표는 연구 내용보다는 협력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었다. 교수님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어떤 방식으로 협력을 진행하는 것이 좋은 지 연구자로서 어떤 태도로 공동 연구자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이 논의되었다. 흥미로웠던 점은 협력연구를 스페인 전통 놀이인 카스텔(Castell)에 비유한 것이었다. 카스텔은 여러 명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어깨를 밟고 올라가 탑을 만드는 놀이인데, 가장 높게 혹은 복잡하게 쌓은 팀이 우승하게 된다. 서로 다른 신체 조건을 가진 여러 사람이 한 곳에 모여 탑을 쌓는 행위가 마치 협력 연구와 같아 보인다는 것이다. 협력 연구도 각각의 연구자의 성향과 전문분야가 다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연구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독으로 하는 연구보다 협력 연구가 그만큼 어렵고 완벽할 수 없지만, 얻어지는 성과의 크기는 단독 연구에 비해 협력 연구가 압도적일 수밖에 없고, 연구자로서 이러한 협력 연구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2.2. Flavor Chemistry: Shaping Consumer Experiences and Health Outcomes
The Ohio State University Devin Peterson 교수님 키노트 세션에도 참여하였는데, 이번 학회의 제목인 Many flavors of chemistry에 걸맞은 풍미(flavor)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셨다. 교수님께서는 LC-MS (Liquid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와 같은 MS 기반 측정을 토대로 샘플의 풍미가 무슨 화학물질로 이뤄져 있는지 어떻게 이를 엔지니어해서 더 좋은 풍미 혹은 다른 풍미를 내게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발표에 소개된 논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native 헤이즐넛(hazelnut)과 hybrid American 헤이즐넛이 가지는 쓴 맛 성분(bitter compounds)에 대한 비교였다 [1]. 해당 연구는 HPLC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를 이용하여 American 헤이즐넛이 터키로부터 나오는 헤이즐넛(Corylus Avellana) 종과 구성하는 화학성분이 어떤 점이 다르고 그중에서 어떤 물질이 가장 쓴 맛에 많은 기여를 하는가에 대한 연구였다. 흥미로운 점은 200개가 넘는 다양한 물질 중에 3가지의 성분이 88개의 다른 American 헤이즐넛에 종에서 공통적으로 쓴 맛에 기여한다는 점이고, diarylheptanoids와 alkaloid로 대표되는 이차(secondary) 대사물질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쓴 맛 성분이 유럽과 다른 미국의 재배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실 또한 보고하였다. 이 밖에도 딸기나 다른 음식 혹은 작물로부터 나오는 자연의 맛과 인공의 맛이 어떻게 다르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지 등을 소개해 주었다.
3. 주요 발표
앞서 도입부에 언급한 것처럼 ACS annual meeting은 커버하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본인의 연구에 잘 맞는 분야를 찾아가서 집중적으로 듣는 것이 권장된다. 해당 참관기는 그중에서도 Biochemistry Technology (Division of BIOT, https://acsbiot.org) 분야를 중점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BIOT 분과는 최근 ACS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과 중에 하나로, 주로 학회가 열리는 컨벤션 센터가 아니라 보통 개별 호텔을 하나 대관하여 동시에 같이 진행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포스터 발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발표는 New Orleans Marriott Warehouse Arts District Hotel에서 진행되었다. 흥미로운 연구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그중에서 3가지 가장 흥미로웠던 talk을 이곳에 소개하고자 한다.
3.1. Biosensors for One Health: Applications in animals, humans, and the environment
첫 번째로 소개할 발표는 Purdue University에서 온 Mohit S. Verma 교수님 발표다. 교수님은 원래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하여 전염성 있는 DNA/RNA 물질을 진단하는 기술을 연구하셨는데, 우연히 이를 작물이나 가축에게 적용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에서 분야를 좀 더 확장하였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러한 연구가 단기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로 해서 급속도로 확장되었고 코로나 진단 키트와 같은 것들의 거품이 꺼질 때에도 농축산업에서의 활용도로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연구실 단위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 Krishi (https://krishidiagnostics.com)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실제 생활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키트를 개발, 양산화하는 데에도 성공하였다. 본 발표는 이러한 여러 가지 것들을 통합해서 진행되었는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문에 대해 발표가 진행되었다.
3.1.1. Identification of bovine respiratory disease through the nasal microbiome [2]
본 논문에서는 소 호흡기 질환 진단을 우리가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하듯이 비강형 면봉(nasal swab)을 이용하여 검체를 추출해서 진단하는 내용을 소개한다. Nasal microbiome의 분포도, 종류, community interaction과 더불어 qPCR을 이용해 pathogenic bovine respiratory disease (BRD)를 검출하는 것을 주된 결과로 보여줬다. 인간 검체와 달리 소에게 샘플을 얻는 것 자체가 오염(contamination)의 가능성이 크고 연구실이 아닌 축사에서 샘플을 추출하기 때문에 높은 정확도를 얻기 어려운데, 단일 바이오마커 진단이 아니라 nasal microbial community와 qPCR 데이터를 통합해 머신러닝 기법 중 하나인 random forest models을 이용하여 이를 극복했다.
3.1.2. A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assay to detect Bacteroidales and assess risk of fecal contamination [3]
위에서 언급한 축사 내에서 이뤄질 수 있는 감염을 극복하는 방법 자체에 더 초점을 맞춰 기술한 논문이다. 대표적으로 축사 내에 분포되어 있는 분변으로 인한 오염(fecal contamination)이 샘플을 포획하는데 어려움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PCR을 이용하기에 여러 제약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risk 평가를 위해 축사 및 농장의 분변 오염도를 Bacteroidales 16s rRNA를 측정하여 분석하고자 했다.
축사나 농장에서 얻은 raw sample이 워낙 양이 적고 complex 하기 때문에 이를 amplification(논문에서는 enrichment라고도 표현함)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논문에서는 isothermal amplification의 일환인 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LAMP)를 이용했다. PCR은 검체를 증폭시킬 때 thermal cycler라는 온도를 올리고 낮출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한데, 이를 축사 내에서 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축사 내에서 LAMP를 이용하여 얻은 결과와 연구실에서 qPCR을 이용한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85%의 일치도를(concordance)를 보였다. 실제 축사를 연구자들이 방문하여 전체 구역을 섹션화한 후 각각의 섹션에서 Assay 결과를 보여준 것이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이었다. PCR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형광진단이 아닌 흡광도를 이용한 colorimetric reporter를 사용하여 fluorometer가 없는 환경에서도 눈으로 샘플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3.1.3. Krishi Inc.
해당 발표에서 연구 결과 외에도 인상 깊었던 점은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교수님께서 스타트업을 창업하신 것이다. 한국도 요즘 카이스트를 필두로 학계의 연구자들이 스타트업을 차릴 수 있게 씨드 머니나 엔젤 투자자를 연결해 주고, 비즈니스에 관한 코스웍 등을 제공한다고 들었다. 미국에서는 이를 더 확장해서 한국의 연구재단과 같은 NSF (National Science Foundation)에서 i-Corps 프로그램과 같은 것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를 권장하고 도움을 준다. 단순히 금전적인 어워드를 주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잠재적으로 어떤 고객이 있는지, 시장의 니즈가 어떠한지, 연구성과를 어떻게 이익화(commercialization)할지 등에 대해 자세하게 도와준다. 해당 연구자분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NSF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Krishi Inc.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해당 기업은 농축산에 전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NAAT (nucleic acid amplification test) kits를 양산, 판매한다. 이러한 내용도 함께 발표에서 배울 수 있었다.
3.2. Activity-based sensing reveals elevated labile copper promotes liver aging via hepatic stem cell depletion [4]
해당 발표는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IUC) 화학과에서 오신 Jefferson Chan 교수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학회에서 어떤 세미나에 참석할지 고민할 때 관심 있는 분야를 필터링해 보기도 하지만, 학회에서 주는 어떤 상을 수상하여 award talk을 진행하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다른 연구자들과 달리 이미 검증된 학문적 성과가 최근에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에 보다 흥미로운 내용들을 배울 수 있고, 이후에도 출판된 논문을 통해 follow-up이 쉬운 장점도 있다. 본 발표 또한 National ACS Award를 교수님과 그 학생(Dr. Melisssa Lucero)이 수상하여 진행된 award talk이었다.
교수님은 원래 노화와 관련된 바이오마커들을 발견하고 이를 진단하는 fluorogenic probes을 연구하시는데, 이를 간에 적용시키려고 시도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구리의 불균형과 산화 스트레스, 그리고 노화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으며, 특히 간 줄기세포(hepatic stem cells)와 간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를 위한 activity-based 이미징 프로브를 개발하여 사용하였고, 이 프로브는 구리 활동을 매우 민감하게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노화 과정에서 간의 유동적 구리 활동이 증가하며, 이것이 간 줄기세포의 고갈과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 바이오마커 중 하나인 ALDH1A1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간 줄기세포의 고갈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형광을 이용한 연구 말고도 교수님은 photoacoustic을 이용한 이미징을 연구한다고 하였는데, 이 발표에서도 마찬가지로, glutathione (GSH)에 반응하는 probe를 이용해 non-invasive 한 photoacoustic 이미징을 통해 위에서 서술된 노화와 간의 GSH 활동 감소가 연관이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발견에 기반하여, 연구팀은 노화된 쥐를 대상으로 구리 킬레이팅(chelating) 약물인 ATN-224로 처리하고 이를 장기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그 결과 구리의 homeostasis를 회복시키고 이것에 간 줄기세포를 보호하여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 분야가 많이 달라 100프로 해당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간의 노화를 이해하고 이를 정량화하는 분자 탐지(molecular sensing) 기술을 통해 잠재적으로 간의 노화를 늦추는 구리의 homeostasis를 일으키는 치료전략을 제시하며 발표가 마무리되었다.
3.3. The David Perlman Memorial Lecture: Dr. Sangeeta Bhatia
해당 발표 또한 award lecture로 진행된 발표였는데, MIT Koch Institute에서 오신 Sangeeta Bhatia교수님의 최근 연구와 이와 관련된 spin-off 회사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이러한 여정을 지나왔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Sangeeta Bhatia 교수님은 나노 엔지니어링 연구로도 엄청난 업적을 이뤄,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national academy of engineering(국내의 한림원 같은 곳)에 모두 선출되는 35번째 인물이기도 하지만, 10개 이상의 spin-off 기업을 창업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본 발표에서 실패한 창업은 뭐가 있는지, 성공 이면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소변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이 소개되었다 [5]. 본 연구는 쥐 모델을 이용해서 현재 부상하고 있는 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기반 진단을 접목시켜 암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체내에 암이 생기면 이러한 암이 특이적인 protease를 분비하게 되는데, 역으로 혈액이나 소변에서 이러한 protease를 진단함으로 검체가 어떤 암을 가지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Protease는 특정 펩타이드 체인을 자르는 가위라고 할 수 있는데, protease substrate이 잘리는 패턴을 보고 어떤 protease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따라서, 체내로 이런 protease substrate를 주입하여 어떤 protease가 활성화되어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암의 유무와 종류를 유추한다고 할 수 있다. 잘린 protease substrate는 당연히 혈액보다는 비 침습적인 방법으로 소변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러한 substrate들이 protease 외에 다른 nuclease에 의해 분리될 수 있어 측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어려움을 CRISPR 기반 진단기술과 differential sensing이라는 것을 접목시켜서 해결하고자 하였는데, 쉽게 생각하면 잘린 protease substrate를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과 같이 NAAT (nucleic acid amplification test) 방법을 이용해 증폭시키고 하나의 특이적인 target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target의 유무를 종합해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그 결과 쥐 모델에서 성공적으로 암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스테이지 인지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주 깊게 소개되진 않았지만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연구 중 액체 생검(liquid biopsy)에 대한 연구 또한 흥미로웠다 [6]. 액체 생검은 기존의 생검과 달리 비침습적인(non-invasive) 방법으로 혈액이나 소변, 침 등을 이용하여 암이나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러한 샘플들은 환자로부터 얻기가 매우 쉽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하기도 편하고 질환의 경과를 관찰하기에도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생검보다 정확도가 떨어져 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기존 생검에 비해 액체 생검이 정확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이오마커의 전체적인 양이 액체생검에서 매우 적다는 데에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당 연구는 priming agents라고 하는 전처리를 통해 바이오마커의 양을 늘려 액체 생검의 정확도를 높이려고 하였다. 해당 논문에서 목표로 한 바이오마커는 cfDNA (cell-free DNA)라고 불리는 세포로부터 분비되어 혈액을 돌아다니는 DNA를 말하는 데, 암세포가 특이적으로 내뿜는 DNA 또한 혈액을 통해 돌아다니기 때문에, 이를 탐지함으로써 암세포를 진단할 수 있다.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이 cfDNA가 극소량이라는 점인데, 이 논문에서 이러한 나노 파티클과 항체를 이용한 priming agents를 활용해 이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두 물질의 공통점은 cfDNA가 혈액 속에서 nuclease로부터 분해되는 것을 막고 더 많은 cfDNA가 돌아다니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굉장한 연구들이 소개되었지만, 발표가 연구보다는 좀 더 어떻게 연구를 기반으로 창업을 하는지에 관한 것이어서 연구에 대한 내용만 짧게 이곳에 남겼다. 해당 연구들을 기반으로도 현재 창업한 spin-off들을 끝으로 소개되었다. 교수님 본인보다 주 연구자들(당시에 학생들)이 이를 주도하여 회사를 운영하고 교수님은 조언을 해주는 방향이라는 점이 우리나라의 모델과 다르다고 느껴지기도 하였다.
4. 네트워킹 기회 및 참고사항
4.1. 산업 전시회(exhibition)
ACS meeting의 또 다른 gem은 100개가 넘는 기업에서 진행하는 전시회이다. 눈에 낯이 익은 큰 벤더부터 막 사업을 시작한 신생 벤더들이 새로운 기기나 기술을 선보이는 쇼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직접 세일즈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는 그것보다 새로운 기술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학회 참석 전에 학생들도 꼭 명함을 만들어 가서 전시회에 나와있는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기를 추천한다. 직접 연관이 없는 기업들이라도 나중에 연구를 함께 진행할 수도 있고, 장비를 구매하는 데 있어서 할인이나 데모유닛을 제공받거나, 나아가 취업할 때 자리를 추천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4.2. 어워드
관심 있는 분과를 정하고 이메일이나 알림을 구독해 놨으면 학회날이 가까워질수록 위와 같은 안내문이 날아온다. 많이들 놓치는 부분 중 하나는 워낙에 학회가 방대하기 때문에 이러한 어워드 수상이 지원서를 낸 지원자들 사이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기한이 있어서 미리 필요한 자료나 서류를 모아서 제출하고 발표를 잘 마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4.3. 네트워킹 및 밋업(meetups)
본인을 포함한 국내 연구자들이나 학생들이 학회에 참석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회는 여러 연구자들의 새로운 연구나 트렌드를 배울 수도 있지만 같은 분야의 동료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과 맺는 네트워킹의 장이다. 발표가 끝나고 직접 단상으로 가서 질문을 하고 명함을 교환하거나, 발표자료를 토대로 이후에 메일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포스터 발표와 같은 가벼운 분위기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킹이 좀 더 쉬울 수 있다. 학회 참석전에 ACS 측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어플(application)이나 program book을 통해서 이외에 어떤 네트워킹 기회들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고, 등록이 필요한 meetups들이 있다면 미리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서도 말했지만, 학생이라도 반드시 가기 전에 명함을 만들고 linkedin과 같은 업무용 social media 창구도 미리 마련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미국으로 유학을 오고자 하는 학생이 있다면 해당 기회를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5. 마치며
앞서 말했듯이 ACS 학회가 커버하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다 서술할 수 없었지만, 참관기를 통해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고 BIOT 분야에서 어떤 혁신들이 이뤄졌는지가 전달되었기를 바란다.
미국에서 학위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이라면 다양한 학회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이번 학회도 화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 중 하나지만 불과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열리게 되어 편한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해외 학회를 참석할 때 먼 여정도 힘들지만 도착해서도 시차적응 등의 이유로 활동이 제한되는데 미국에서 참석할 때 이러한 제약이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를 하나 꼽자면 ACS 학회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학회가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학회 참석이 가능하다. 비용과 물리적인 거리 때문에 직접 참석이 어렵다면 본 참관기를 통해 학회를 간접 체험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당 학회가 내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를 잘 커버하는지 동료 연구자들이 많이 참석하는지를 확인하고 직접 대면(in-person)으로 학회 참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BRIC에서 좋은 기회를 주어 이렇게 참관기를 작성하여 감사하고 해당 참관기가 학회 참석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연구하는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었기 바란다. 그 밖에도 학회에 처음 참석하는 학생이나 연구자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6.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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