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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리포트 동향리포트
PROTAC, 표적 단백질 분해(TPD) 및 그 파생기술
권기문(inno.N)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PROTAC의 역사
2.2. PROTAC 연구 동향
2.3. PROTAC의 임상 적용 상황
2.4. PROTAC 초기 개발 시의 고려사항
2.5. Molecular glue
2.6. PROTAC으로부터 확장된 단백질 분해 기술 및 새롭게 적용 가능한 파생기술
2.6.1. Non-UPS 단백질 분해 기술
2.6.2. DUBTAC의 개발
2.6.3. Ubiquitin-like proteins (UBLs)의 활용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Small molecule inhibitors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암을 치료하는데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이들은 높은 세포 투과능을 가지고 있어서 세포 내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small molecule inhibitors도 만능이 아니기 때문에 몇 가지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 첫 번째로, 이러한 inhibitors는 타깃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결합함으로써 타깃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한다. Transcription factors, non-enzymatic proteins, scaffolding proteins 등의 상당수 단백질들은 활성 부위가 부족하거나 inhibition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활성 부위를 가진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 단백질들은 “undruggable” 타깃이라고 불린다 [1]. 두 번째로, 효율적인 치료를 하기 위하여 굉장히 많은 양의 투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off-target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2]. 세 번째로, inhibitors의 지속적인 노출은 타깃 단백질의 mutation을 유발하여 결국 약물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3]. 또한, 하나의 타깃 단백질을 억제하면 다른 경로의 활성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4, 5]. 이러한 한계점들은 small molecule inhibitors의 개발과 효능을 저해한다.
2000년대에 들어서 이러한 small molecule inhibitor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 (PROTAC)이다. PROTAC은 ubiquitination 과정, 그중에서도 특히 단백질 분해에 관여하는 ubiquitination을 이용한다. 그에 따라 세포에서 원치 않거나 유해한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여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다 (그림 1). PROTAC은 E3 ligase(또는 E3 ligase complex의 구성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와 타깃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linker로 연결되어 있다. PROTAC은 단순히 E3 ligase와 타깃을 붙여 주는 역할을 수행하며 분해는 세포 내의 분해 경로를 hijacking 하여 수행된다.
Ubiquitin을 통한 단백질 분해(ubiquitin-proteasome system, UPS)는 정상적인 세포 유지 과정의 일부로 세포 내 단백질을 분해하는 주요 경로이며 3단계의 signaling cascade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 E1 ubiquitin-activating enzyme, E2 ubiquitin-conjugating enzyme, E3 ligase가 각 단계에서 작용한다 (그림 2) [6]. 인간은 2종의 E1 enzyme, 40여 종의 E2 enzyme, 600여 종의 E3 ligase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E3 ligase 각각은 서로 다른 단백질 하위 집단에 대해 특이성을 가지고 있다 [7].
E3 ligase는 종류에 따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타깃 단백질을 ubiquitination 할 수 있으며, 그러한 ubiquitination의 방식에 따라 타깃 단백질의 운명도 결정된다. Ubiquitination은 ubiquitin이 하나 붙는 monoubiquitination, 여러 개의 ubiquitin이 붙는 polyubiquitination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polyubiquitination은 ubiquitin이 붙는 lysine (K) residue에 따라서 K48-linked, K63-linked, K11-linked ubiquitination 등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Ubiquitin이 지그재그와 같이 엇갈린 형태로 붙는 K48-linked ubiquitination은 타깃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하며, ubiquitin이 linear 한 형태로 붙는 K63-linked ubiquitination은 주로 세포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8].
따라서 타깃 단백질을 분해하기 위한 PROTAC 기술은 타깃 단백질의 K48-linked ubiquitination을 매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그렇기 때문에 타깃 단백질을 K48-linked ubiquitination 시킬 수 있는 E3 ligase를 이용하게 된다. PROTAC으로 시작된 단백질 분해 기술은 표적 단백질 분해(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 기술이라는 큰 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본 동향리포트에서는 PROTAC과 그로부터 확장된 단백질 분해 기술, 더 나아가 새롭게 적용 가능한 파생기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2.1. PROTAC의 역사
PROTAC은 3세대에 걸쳐 개발되었고, 지금까지도 현재 진행형으로 새로운 세대로 개량 중이다. 1세대 PROTAC은 peptide 기반의 PROTAC으로 Crews와 Deshaies의 그룹에 의해 2001년에 최초로 개발되었다 [9]. PROTAC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첫 번째 PROTAC은 methionine aminopeptidase 2 (MetAP2)를 분해하기 위한 PROTAC이었는데, 분해를 위한 E3 ligase로 SCFβ-TrCP complex를 사용하였다. 타깃 단백질인 MetAP2와 E3 ligase complex인 SCFβ-TrCP의 연결을 위하여 SCFβ-TrCP complex 결합 부위는 IκBα의 10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peptide가 사용되었고, MetAP2 결합 부위는 MetAP2에 결합한다고 알려진 ovalicin이 사용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PROTAC은 효과적으로 MetAP2를 분해하였다. 하지만 peptide 기반의 PROTAC은 효율적으로 세포 내로 진입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그 후 2004년에 VHL을 E3 ligase로 사용하는 또 다른 peptide PROTAC이 개발되었고, 어느 정도 세포 투과성 문제를 해결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1세대 peptide 기반의 PROTAC은 지나치게 큰 분자량과 낮은 효능, 낮은 안정성, 완전하지 않은 세포 투과성의 문제가 남아 있었다 [10]. 1세대 PROTAC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몇 년이 지나 small molecule 기반의 2세대 PROTAC이 개발되었다. 2세대 PROTAC은 MDM2, IAP, VHL, CRBN 등을 E3 ligase complex 결합 부위로 사용하였고, 이들을 이용하여 E3 ligase complex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수행되었다 [1]. 그에 따라 더 나은 세포 투과성을 가지고, 빠른 표적 분해가 가능한 small molecule 기반 PROTAC이 개발되었다. 2세대 PROTAC의 개발로 PROTAC의 전반적인 분해 효율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ff-target 특이성, 독성 등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었고, 이를 다시 해결하기 위해 3세대 PROTAC이 개발되었다 [10]. 3세대 PROTAC은 부작용은 감소시키고 효율은 증대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장치를 적용하여 PROTAC의 활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몇 세대에 걸쳐 PROTAC 기술이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PROTAC 기술은 완성형의 기술은 아니며 앞으로도 상당 부분 연구가 더 필요하다.
2.2. PROTAC 연구 동향
Web of Science에서 발췌된 결과에 따르면 PROTAC 연구는 2001년에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로 드물게 보고되다가 2015년 이후로 급격하게 발표 건수가 늘기 시작하여 2021년에는 320편이 보고되었다 (그림 3) [11]. 2021년을 기준으로 808개의 연구 결과가 출판되었는데, 주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여 총 45개 국가에서 연구가 수행되었다.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와 European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가 가장 많은 PROTAC 연구 결과를 출판한 저널이었으며, 당연하게도 PROTAC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Crews가 가장 많은 수의 영향력 있는 논문을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 PROTAC에 대한 구조 및 실험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PROTAC-DB (http://cadd.zju.edu.cn/protacdb/) 또한 2.0으로 업데이트되었다 [12]. PROTAC을 바람직하게 설계하는 것은 PROTAC을 실제 약물로서 작동하게 하는데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레퍼런스를 비교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DB를 구축하는 것도 연구의 효율성에 있어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업데이트 결과 DB에서 확인 가능한 PROTAC의 수는 3,270개로 1.0 버전의 1,662개에 비해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으며, 그에 따라 E3 ligase 결합 ligand와 타깃 단백질 결합 ligand, linker도 각 82개, 365개, 1,501개로 증가하였다 (표 1).
2.3. PROTAC의 임상 적용 상황
인간에 대한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한 PROTAC의 개발은 2019년 두 건의 임상이 개시되며 그 시작을 알렸다. Arvinas가 개발한 ARV-110과 ARV-471은 각각 androgen receptor (AR)와 estrogen receptor (ER)를 타깃으로 하며, E3 ligase 결합을 위해 CRBN을 사용한다 (그림 4). Arvinas는 PROTAC 분야에서 임상개발로 가장 앞서가는 회사이며, 1년 전인 2021년에는 Pfizer가 10억 달러를 ARV-471에 투자하기도 했다.
ARV-110은 임상 1상에서 PROTAC이 인간에게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는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타깃 단백질인 AR이 적절하게 분해됨과 동시에 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의 감소도 확인함으로써 항종양 활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ARV-471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R+/HER2- 유방암(locally advanced or metastatic ER+/HER2- breast cancer)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이 진행되었다. 강력한 ER의 분해와 함께 complete response (CR), partial response (PR), 24주 이상의 stable disease (SD)를 합산한 지표인 clinical benefit rate (CBR)이 40%였고, 47명 중 3명의 환자에서 PR이 확인되었다.
최근 ARV-471의 임상 2상 데이터가 의도치 않게 공개되었다. 원래는 2022년 12월 8일에 2022 San Antonio Breast Cancer Symposium (SABCS)에서 해당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학회 주최 측의 실수로 11월 21에 전체 데이터가 학회 홈페이지에 공개되었다. 데이터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는데 PR이 전체 대상 71명 중 2명이었으며, CR은 0명이었다. 따라서 결국 objective response rate (ORR)가 2.8% 정도로 매우 낮았다. Arvinas 측은 급하게 해당 결과에 대해 성명을 내면서 해당 임상의 primary endpoint인 CBR의 경우 임상 1상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좋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전체 대상 71명에서의 CBR은 38%였고, ESR1 mutant를 가진 41명의 대상에서는 CBR이 51.2%였다. 하지만 임상 3상의 경우 primary endpoint가 progression free survival (PFS)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다른 약제보다 우수한 결과가 나와야 본인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Bristol Myers Squibb, Kymera, Nurix Therapeutics, C4 Therapeutics 등의 여러 회사에서 PROTAC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표 2) [13]. Sanofi가 투자한 Kymera의 IRAK4 PROTAC인 KT-474도 임상 1상에서 IRAK4의 확실한 분해와 더불어 주요 cytokines의 저해 또한 확인되었다. 임상을 진행 중인 회사 이외에 비임상 수준에서 연구 중인 회사도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임상에 진입하는 회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아직은 특정 E3 ligase complex를 이용한 PROTAC이 주로 개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 부분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2.4. PROTAC 초기 개발 시의 고려사항
우선 타깃 단백질의 선정에 있어서 다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PROTAC의 타깃이 될 단백질은 자연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단백질이 과발현 되어 있던지, mutation 되어 있던지, aggregation 되어 있던지, localization에 변화가 있던지 등이다. 그리고 E3 ligase 또는 complex가 쉽게 접근 가능한 binding surface를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14, 15]. 또한 앞서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표적 치료법에 저항성을 가진 mutation이 생긴 경우나 scaffolding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들을 우선적으로 PROTAC 타깃으로 고려해야 한다.
PROTAC 타깃 선정의 중요성이 점차 커짐에 따라 2021년에는 다국적, 다기관 연구 그룹에 의해서 표적 단백질의 PROTAC tractability (PROTACtability)를 평가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제안되었다 [16]. 해당 그룹은 19,498개의 단백질을 평가하고, PROTAC의 표적이 될 수 있는 1,067개의 잠재적 타깃 단백질을 식별하여 향후 PROTAC 기반 약물 개발에 대한 강력한 지침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기존 연구 결과들을 충분히 반영하여 각 질병에 대한 타깃 선정이 필요하지만, 더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타깃 단백질의 기능적 특성일 것이다. PROTAC 사용으로 인한 정상 조직에서의 타깃 단백질 분해가 어떤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인지, 타깃 단백질의 분해가 다른 세포 signaling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해에 대한 보상 격으로 다른 단백질의 과발현 가능성이 없는지 여부도 매우 중요한 선정 기준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타깃 단백질 분해를 위한 E3 ligase complex 선정 시의 고려사항이다. 현재까지 인간에서 발현한다고 알려진 600여 종의 E3 ligase 중에서 실제 PROTAC 연구에 사용된 것은 10개 내외이다. 그만큼 아직까지 PROTAC의 연구 영역은 미지의 세계인 부분이 많다. 앞으로 더 많은 E3 ligase들이 연구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더 적합한 표적 단백질 ligand와 linker들이 필요할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단백질 구조 예측 분야의 발전이 눈에 띄게 빠르기 때문에 PROTAC 구조 연구 분야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 편으로, E3 ligase와 타깃 단백질과의 구조적인 궁합, 실질적으로 타깃을 분해 가능한 ubiquitination을 수행할 수 있는지, 적절한 PROTAC 구조를 설계 가능한 것인지의 여부를 생각하기에 앞서 우선은 E3 ligase의 발현 패턴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PROTAC은 세포 내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E3 ligase complex를 hijacking 하여 타깃 단백질에 붙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치료를 원하는 조직 또는 세포에서 PROTAC이 끌어오는 E3 ligase가 발현하고 있어야 한다. 몇몇 E3 ligase를 통해 예를 들어보면, MDM2의 경우 거의 모든 조직에서 잘 발현하고 있지만, XIAP의 경우는 일부 조직에서 발현하지 않고 발현하는 조직에서도 그 발현 정도가 크게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ASB9과 같은 E3 ligase는 특정의 일부 조직에서만 발현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림 5). E3 ligase의 발현 패턴의 넓거나 좁은 것은 새로운 PROTAC을 개발하는 부분에서 모두 장점이 되거나 단점이 될 수 있다. 넓은 발현 패턴을 보이는 E3 ligase를 선정하는 경우, 광범위한 적응증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타깃 단백질이 질환 특이적으로 과발현 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부작용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좁은 발현 패턴을 보이는 E3 ligase를 선정하는 경우, 특정 질환 또는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PROTAC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통해 부작용을 확실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PROTAC은 확장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는 타깃 단백질과 E3 ligase의 발현 패턴을 비교하여 어떤 방법이 최적의 설계가 될 것인지 고려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특정 질환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발현 하고 있는 E3 ligase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5. Molecular glue
PROTAC과 유사하게 타깃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지만 그 특성이 조금은 다른 molecular glue라는 분자 접착제도 존재한다. Molecular glue는 식물 호르몬인 auxin의 작용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제기된 개념인데, 식물의 성장 및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auxin은 SCFTIR1 E3 ligase complex와 transcription repressor 계열 단백질의 약한 결합력을 강하게 하여 그들의 분해를 촉진한다 [17]. Auxin은 F-box 단백질인 TIR1에 결합하여 TIR1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는 대신에 E3 ligase와 타깃 단백질 사이의 간격을 채우는 방식으로 최적이 아닌 단백질-단백질 interface를 최적화한다 [18]. 이와 같은 auxin의 작용 메커니즘은 therapeutic compound인 thalidomide와 그의 유도체인 lenalidomide, pomalidomide 등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19-21].
사실 thalidomide는 1950년대 임산부의 입덧 방지제로 개발되어 사용됐지만, 태아의 사지 발달 저해를 일으켜 수많은 기형아를 유발한 약물이다. 결국 1960년대 초에 퇴출된 이 약물은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한적으로 다시 연구되기 시작했는데, 2010년 일본 그룹의 연구에 의해서 thalidomide가 CRL4 E3 ligase complex의 substrate receptor인 CRBN에 결합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19]. 그리고 그 이후 multiple myeloma에서의 작용 메커니즘으로 CRBN에 thalidomide 계열 약물이 결합하여 IKZF1/3 등과 같은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도록 CRBN의 interface가 확장되고, 그럼으로써 결합 가능한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된다 [20, 22].
Molecular glue는 PROTAC처럼 TPD에 사용할 수 있지만 타깃과 E3 ligase 결합 부위가 따로 존재하는 PROTAC과는 다르게 일종의 scaffold로 작용할 수 있으며, PROTAC보다 상대적으로 더 작은 분자량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타깃 단백질의 선정에 있어서는 molecular glue보다는 양쪽의 결합 ligand를 따로 설계할 수 있는 PROTAC 쪽이 조금 더 접근이 쉬운 편이다. 현재는 PROTAC만큼 많은 임상이 진행되고는 있지 않지만, Bristol Myers Squibb를 선두로 하여 C4 Therapeutics와 Novartis 등에서 molecular glue를 이용한 TPD 임상이 진행 중이다 (표 3).
2.6. PROTAC으로부터 확장된 단백질 분해 기술 및 새롭게 적용 가능한 파생기술
PROTAC의 성공은 타깃 단백질을 분해하기 위해 non-UPS 경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확장되도록 하였으며, 또 다른 파생기술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PROTAC으로부터 확장된 단백질 분해 기술과 새롭게 적용 가능한 파생기술은 크게 3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UPS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단백질 분해 경로를 활용한 단백질 분해 기술이다. UPS 이외의 단백질 분해 경로로는 autophagy, lysosomal degradation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 타깃 단백질 분해를 위한 의약품 개발에 사용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ubiquitination이 아닌 ubiquitin을 떼어주는 deubiquitination 과정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이다. 그림 2에서 보는 것처럼 ubiquitination 된 단백질은 deubiquitinating protease enzyme인 DUB에 의해서 다시 ubiquitin이 제거될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ubiquitination을 통한 타깃 단백질의 분해, 활성화, 억제는 모두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질병 상황에서 ubiquitination의 억제는 유효한 의약품 개발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은 ubiquitin과 비슷한 ubiquitin-like proteins (Ubls)를 이용한 전략이다. Ubls는 ubiquitin과 비슷한 크기의 단백질들로 ubiquitin과 비슷한 타깃 modification 기능을 가지고 있다. 타깃 단백질을 modification 하는 해당의 과정들도 모두 각각에 대한 E1, E2, E3 ligase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PROTAC과 같은 기술을 모두 적용 가능하다.
2.6.1. Non-UPS 단백질 분해 기술
Non-UPS 단백질 분해 기술로는 autophagy-targeting chimera (AUTAC), autophagosome-tethering compound (ATTEC), lysosome-targeting chimeras (LYTAC), antibody-based PROTAC (Ab-TAC) 등이 있다.
AUTAC은 타깃 단백질에 대한 small molecule ligand와 S-guanylation tag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부분은 polyethylene glycol (PEG) linker로 연결되어 있다. S-guanylation tag은 타깃 단백질의 polyubiquitination을 유도함으로써 타깃 단백질 분해를 위한 autophagosome을 recruit 한다. 2019년 일본 그룹이 발표한 논문에서 세포질 단백질인 MetAP2와 FKBP12, 핵 단백질인 Brd4 모두 AUTAC을 통해 잘 분해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mitochondrial autophagy를 유도하기 위한 mito-AUTAC도 제작하여 mito-AUTAC이 비정상적인 mitochondria를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3]. 하지만 autophagy 과정은 PROTAC이 이용하는 UPS보다 훨씬 복잡하고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ATTEC은 2019년 중국 그룹이 개발한 기술로 AUTAC과 비슷하게 autophagy를 이용하여 타깃 단백질을 분해한다 [24]. ATTEC은 분해를 위한 타깃 단백질을 autophagy 연관 단백질인 LC3와 연결함으로써 타깃 단백질을 autophagosome으로 tethering 한다. 해당 연구에서는 mutant huntingtin (mHTT)을 타깃 단백질로 하였으며, mHTT가 ATTEC에 의해 효율적으로 분해되고, 그럼으로써 Huntington disease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동일한 연구 그룹에서 2021년에 세포 내 지질을 저장하는 소기관인 lipid droplets을 타깃으로 하는 새로운 ATTEC을 개발하였다 [25]. LD-ATTEC라고 이름 붙은 해당 약물은 lipid droplets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는데, 이 연구를 통해서 처음으로 lipid의 표적 분해를 달성하여 ATTEC이 non-protein macromolecules를 분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는 비만 관련 대사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연구 결과이다.
PROTAC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이나 밖으로 분비되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기가 힘든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2020년 LYTAC이 개발되었다 [26]. LYTAC은 타깃 단백질을 lysosomal degradation 시킬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 세포막의 lysosome targeting receptors (LTRs)를 이용한다. cation-independent mannose-6-phosphate receptor (CI-M6PR)는 전형적인 LTR인데, LYTAC의 한쪽 부분인 M6P branch를 포함하는 glycopolypeptides가 CI-M6PR에 결합할 수 있다. 그리고 LYTAC의 다른 한쪽은 분해될 타깃 단백질을 인지할 수 있는 항체로 만들어져 있다. 개발한 LYTAC을 통해 EGFR과 PD-L1, CD71이 성공적으로 분해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TPD의 영역을 세포막 단백질과 분비 단백질로 크게 확장하였다.
AbTAC은 세포막에 존재하는 E3 ligase를 이용하여 역시 세포막에 존재하는 타깃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이중 항체(bispecific antibody)이다. 그렇게 연결된 타깃 단백질은 lysosome을 이용하여 분해된다. 2021년 발표된 논문에서 E3 ligase인 RNF43에 결합할 수 있는 R3 항체와 PD-L1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인 atezolizumab을 이용하여 제작한 이중 항체인 AC-1이 암세포주에서 효과적으로 PD-L1을 분해할 수 있음을 보고했다 [27]. PD-L1은 대표적인 immune checkpoint로 면역세포의 효능을 저해하므로 해당 AbTAC을 통하여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노려볼 수 있으며, PD-L1 이외의 다른 세포막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보여주었다.
2.6.2. DUBTAC의 개발
PROTAC이 타깃 단백질에 ubiquitin을 붙여주는 과정임을 이해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 UPS의 과정 또한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ubiquitin을 타깃 단백질로부터 떼어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Ubiquitin을 떼어내는 역할을 하는 DUB는 현재까지 인간에서 100여 종 정도 존재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28]. E3 ligase보다는 적은 수이지만, 그래도 꽤 많은 DUB가 존재하며 각자의 타깃 단백질로부터 deubiquitination 기능을 수행한다. 만약 타깃 단백질이 K48-linked ubiquitination 되어 있다면 DUB가 작용하여 타깃 단백질을 stabilization 시킬 수 있겠고, 타깃 단백질이 K63-linked ubiquitination 되어 어떠한 signaling pathway의 활성화를 매개하고 있다면 DUB가 작용하여 그러한 signaling을 다시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2022년 드디어 DUBTAC이라고 이름 붙여진 targeted protein stabilization (TPS) 기술이 개발되었다 [29]. 해당 그룹은 K48-linked ubiquitin chain만을 specific 하게 cleavage 하는 DUB인 OTUB1을 사용하여 DUBTAC을 개발하였으며, ΔF508-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 (CFTR)와 tumor suppressor kinase WEE1이 stabilization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해당 그룹은 OTUB1을 사용하여 TPS 기술을 개발하였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K63-linked ubiquitin chain만을 specific 하게 cleavage 하는 DUB도 존재하고, 양쪽 모두를 cleavage 하는 DUB도 존재하기 때문에 DUBTAC 기술의 확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DUBTAC 기술은 한 편으로는 감염성 질환에도 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 한 예시로, 인간에게 임상적으로 중요한 8종의 herpesvirus들은 모두 viral DUB를 자체적으로 발현한다 [30].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이들 DUB들은 세포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도 하고, 본인들이 발현하는 단백질들을 안정화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31, 32]. DUB를 발현하지 못하게 만든 mutant 바이러스는 증식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증식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증식에 있어서 DUB는 필수적인 단백질이다. 따라서 감염된 세포에서 이들 DUB를 hijacking 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면 감염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6.3. Ubiquitin-like proteins (UBLs)의 활용
Ubiquitin의 사촌 격이라고 할 수 있는 UBLs는 ubiquitin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UBLs의 종류로는 small ubiquitin-like modifier (SUMO), interferon-stimulated gene 15 (ISG15), NEDD8, FAT10 등이 있다. 이들은 각기 SUMOylation, ISGylation, NEDDylation, FATylation 등으로 타깃 단백질을 modification 함으로써 타깃 단백질의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다양한 세포 signaling을 조절할 수도 있으며, 또 한 편으로는 단백질-단백질 interaction 등도 매개할 수 있다 [33].
SUMO는 SAE1/SAE2를 E1으로, UBC9을 E2로, PIAS 등을 E3 ligase로 하여 타깃 단백질을 SUMOylation 시키는 UBLs이다. SUMO는 암이나 내재 면역계뿐만 아니라 Huntington’s disease, Parkinson’s disease, Alzheimer’s disease와 같은 neurodegenerative disease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34]. PML, p53, Foxp3, HIF1α, Huntingtin, HDAC4, IRF7 등 수많은 단백질들이 SUMO의 substrates이며, 때문에 질병 상황에서 단백질에 정상적으로 SUMOylation이 일어나지 않거나 잘못된 SUMOylation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상황에 이를 타깃으로 하는 PROTAC과 유사한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SUMOylation 된 단백질의 경우 SUMO interacting motif (SIM)을 가진 단백질들과 결합이 가능한 특성도 있기 때문에 MOA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ubiquitin을 잘라주는 DUB와 마찬가지로 SUMO를 잘라주는 deSUMOylation enzyme인 SUMO protease도 존재하는데, SENP와 같은 SUMO protease를 사용하여 역시 DUBTAC과 유사한 약물도 개발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
ISG15은 UBE1L을 E1으로, UBCH8을 E2로, HERC5 등을 E3 ligase로 하여 타깃 단백질을 ISGylation 시키는 UBLs이다. ISG15은 바이러스 등의 감염 상황에서 면역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들을 상당수 ISGylation 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그 종류로는 STAT1, RIG-1, TSG101, PKR, IRF3, PCNA, HIF1α, Parkin 등의 다수이며, 계속해서 새로운 substrate가 발견되어 보고되고 있다 [35]. 또한 감염 상황에서 induction 되는 단백질이다 보니 바이러스가 발현하는 단백질도 ISGylation 시킬 수 있다. 몇몇 다른 바이러스의 감염 상황에서 특정 단백질들이 ISGylation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고, 바이러스가 발현하는 단백질이 ISGylation 되는 경우 대부분 항바이러스의 효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발현하는 또 다른 단백질이 ISGylation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ISGylation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SUMO나 ISG15에 비해서 아직은 많은 substrates가 보고되지 않은 NEDD8이나 FAT10의 경우는 보다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그 이후에 약물 개발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ubiquitin과 UBLs의 특성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PROTAC 등으로 ubiquitin 관련 약물이 충분히 개발된다면, 이를 UBLs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3. 결론
지금까지 PROTAC을 위주로 하여 TPD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파생 연구 분야에 대해 알아보았다. 항암제는 계속해서 개량되고,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PROTAC과 그로부터 확장되어 연구되고 있는 약물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PROTAC의 메커니즘으로만 본다면 그동안 개발하지 못했던 좋은 약물을 새롭게 발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되고, 임상 개발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TPD 또는 TPS 연구가 더 활성화되어 항암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 신경계통 질환 등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 약물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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