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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동향
이승복(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목차
1. 서론
2. 본론
2.1. 호흡기질환
2.2. 심혈관질환
2.3. 내분비질환
2.4. 신경정신질환
2.5. 피부
2.6. 어린이 및 태아
2.7. 연구 동향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의 정의 및 분류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그 입자의 크기에 따라 PM2.5 (<2.5㎛, 초미세먼지), PM10 (<10㎛, 미세먼지) 두 종류로 분류되며, 국제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에서도 이 둘에 대한 측정을 통해 공기오염의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있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세먼지는 친숙한 용어가 아니었으며 미국국립의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검색 데이터베이스인 PubMed에서 미세먼지로 검색을 해보았을 때에도 1990년대만 해도 관련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수십여 건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발표 논문 수만 보더라도 20~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수십 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그림 1). 올해 2019년 7월 현재까지 약 1,700여 개의 논문이 확인되고 있으므로 그 수는 앞으로도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점차 미세먼지가 우리 인간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짐으로써, 특히나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거듭 발표되면서부터 최근 몇 년 사이 미세먼지는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 된지 오래되지 않은 분야이고 또 그 의학적 의미를 정확히 밝히기에는 보다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현재까지 쌓인 결과만 가지고도 우리가 이를 주목하고 또 경계해야 함은 이제 자명한 사실이다. 예전부터 “공해”, “스모그” 내지는 “산성비” 등의 개념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대기오염의 위험성에 대하여 주지되어온 우리들임에도, “미세먼지”란 단어는 비록 그 의미상으로는 공기오염에 포함되는 개념이지만 현재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 내지는 공포는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임에 분명하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2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된 보고가 있을 정도로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으로 [2], 실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발표한 2018년 국민환경의식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은 환경문제 중 미세먼지 등 대기 질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민 76.5%가 미세먼지 정보를 여러 매체를 통해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루 1회” 확인하는 비율이 42.2%로 가장 많고 “일주일에 1∼2회” 는 27.5%, “1∼2시간에 한 번씩”은 19.4%였다 [3]. 이러한 대중의 심리를 반영한 한 예로 2019년 7월 현재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검색되는 미세먼지 관련 모바일 앱만 해도 약 250여 개가 확인되고 있다 (그림 2).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연구 단체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자체의 성상을 이해하고 인간에 대한 병리기전을 밝히고자 노력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일반 대중들에게 그 위험성을 널리 알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WHO에서도 공기오염 및 미세먼지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 “BreatheLife”라는 캠페인을 진행함으로써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림 3). WHO에서 2019년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의 첫 번째로 “대기오염과 온난화”를 꼽았으며 매년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은 700만 명으로 흡연과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600만 명)보다 많다고 추산하였다.
이에 본 글에서는 현재까지 보고된 미세먼지의 우리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정리함으로써 우리가 미세먼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어쩌면 막연했던 불안감의 근거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호흡기, 순환기, 내분비, 신경정신 등 인체의 계통적 측면에서 그 영향을 나눠 정리할 계획이며, 마지막으로 최근 연구 동향 및 앞으로의 방향에 대하여 간략히 기술하고자 한다.
2. 본론
2.1. 호흡기질환
미세먼지가 가장 먼저 마주치게 되는 인체의 장기라고 하면 물론 외부에 노출된 피부도 있겠지만, 실제 우리가 가장 우선적으로 걱정하는 부분은 호흡기일 것이다.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하게 되면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찾게 되는 것은 “마스크” 그리고 “공기청정기”이며, 결과적으로 이는 회피를 제외하면(실외 활동 제한) 거의 유일하고도 올바른 대처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을 텐데, 1) 미세먼지가 직접적으로 폐, 기관지와 같은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예방이라는 측면 하나와, 2)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로 들어가서 여러 장기에 작용하는 미세먼지의 이차 피해를 막고자 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겠다. 후자의 경우 주로 초미세먼지에 해당하는 내용이 되겠다 (그림 4).
미세먼지가 호흡기 자체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렴 등을 들 수 있다. 시애틀 및 워싱턴 병원에 입원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천식 질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유의하게 병원 입원율이 4~5%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 또한 미세먼지 중 PMc (2.5~10㎛)가 10㎍/㎥ 증가할 때 폐렴으로 응급 입원하는 경우가 3.3%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7].
WHO 분석에서 폐암 사망의 29%, 폐질환 사망의 43%가 대기오염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고 이에 따라 WHO에서 미세먼지 환경 기준을 권고하고 있으나, 이 또한 아직 명확한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WHO 권고 기준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폐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으며,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기준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PM2.5의 일평균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1~4주 후 발생하는 급성하기도감염 환자 수가 15~32% 늘어난다고 보고했다 [8].
2.2. 심혈관질환
WHO 보고에 따르면 심장병 사망의 25%, 뇌졸중 사망의 24%가 대기오염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독일 마인츠 의대와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팀은 2015년 기준 88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의 대기오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는 79만 명이었고, 사망자의 40∼80%가 호흡기가 아닌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9].
PM2.5의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불안정 협심증, 심근 경색)이 4.5% 정도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으며 [10], 부정맥의 하나인 심방세동의 발병률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됨에 따라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 또한 최근 발표되었다 [11]. 이밖에 복부 내장비만인 사람에게 미세먼지가 고혈압 위험을 더 촉진시킨다는 연구 보고도 있으며 [12], 이러한 연구들은 대기오염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연구들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의 심혈관계에 끼치는 영향은 초미세먼지의 작용으로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1㎛ 수준의 작은 초미세먼지들은 호흡기의 외부로부터 방어 기전을 통과하여 체내에 흡수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장기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림 5). 앞서 언급한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 사망의 경우도 대부분 초미세먼지가 원인이라고 연구팀은 제시하였다.
따라서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기저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혹시라도 이상 증상을 느낀다면 인근 병원을 방문하여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내에만 있고 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더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 또한 있다. 초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가 100㎍/㎥를 넘는 10개 도시에서 실험한 결과, 운동한 사람들이 운동 시작 후 15분까지는 운동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이 감소했고 75분을 기점으로 대조군보다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고 발표하였다 [14]. 미세먼지가 있더라도 적당한 운동은 늘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2.3. 내분비질환
언뜻 그 연관성을 떠올리기 힘들 수 있지만 미세먼지의 다양한 작용 중 하나가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필터로 거르지 않은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실험군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코티존,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더 높게 검출되었다. 혈당, 아미노산, 지질, 지방산 또한 증가했고 혈압도 높아졌으며,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은 떨어졌다 [15]. 실제 미세먼지와 2형 당뇨병 유병률의 연관성을 밝힌 여러 연구가 기존에 보고된 바 있다 [16].
이밖에 미세먼지가 성호르몬 조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초경 전 1년 동안의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조기 초경 위험이 1.08배 높아지고, 2년 전과 3년 전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조기 초경 위험도는 각각 1.06배, 1.05배로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17], PM2.5에 노출된 정도가 높을수록 정상적인 모습의 정자가 적게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18].
2.4. 신경정신질환
미세먼지 노출은 우리 두뇌와 같은 중추신경 계통에도 영향을 미쳐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대만에서 시행한 지역사회기반 코호트 연구에서는 10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PM2.5가 4.34㎍/㎥ 증가할 때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도가 138%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19].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 중 하나인 멕시코시티에서 시행한 한 연구에서는 대기오염이 젊은 층 치매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경우 젊은 층뿐 아니라 태어난 지 1년이 채 안 된 아이에서도 치매와 관련된 과인산화된 타우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된 것이 확인되었다 [20].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21]. 미세먼지 등으로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파킨슨병이 악화되어 응급실을 찾을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몸의 골격근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사멸하여 마비가 진행되는 질환인 루게릭병의 경우도 미세먼지에 의해 악화되어 응급실 방문 위험을 최대 40%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되었다 [22].
다양한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연구 결과도 점차 보고되고 있다. 2003년에서 2013년 동안 서울에서 우울증과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 8만 634건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노출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PM2.5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정신질환 악화에 따른 응급 입원 위험도도 증가한다고 밝혀졌다 [23]. 또한 미세먼지(PM10)가 자살위험을 최대 4배까지 높인다는 보고도 있었고, PM2.5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주요 우울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올 정도로 대기오염은 우울증 또는 자살과도 상당한 연관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4].
미세먼지가 이러한 질환을 일으키는 병리 기전은 앞으로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된 미세먼지가 체내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이 작용에 따라 신경세포 및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많은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한 동물 연구에서는 실제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들의 뇌속에 염증을 유발하는 미세아교세포 수가 약 87개/㎟로, 대조군의 67개 보다 30%가량 많았다 [25].
2.5. 피부
앞서 언급한 미세먼지의 영향은 대부분 호흡기를 통한 체내 유입에 따른 것들이다. 하지만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방어벽인 피부에도 미세먼지가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미세먼지가 장벽이 손상된 피부를 통해 진피층 안으로 침투해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또한 피부 장벽이 정상인 경우에도 모낭 안까지 미세먼지가 유입되므로 깨끗이 씻는 것이 좋고, 특히 피부가 약한 아토피피부염 환자, 당뇨 환자, 노인 등에서는 미세먼지 노출에 보다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하였다 [26].
2.6. 어린이 및 태아
지금까지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을 인체 계통별로 정리해보았다. 본 단락은 이와 별개로 우리가 한 번 더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소아청소년과에서 자주 하는 말 중에 “아이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그 나이에 따른 특수성이 있으며 외부 환경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이에 덧붙여 의학적으로도 보다 주의 깊고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대기오염이 조기 사망에 영향을 준다고 언급하였는데, 대략 60만 명이 어린이가 대기오염에 의해 조기 사망하고 어른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WHO에서 발표한 '대기오염과 어린이 건강'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어린이 사망 원인 중 2위가 대기오염에 의한 급성 하기도 감염이었다. 어린이는 호흡량이 상대적으로 어른보다 많고 또 성장, 발달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그 피해가 어른에 비해 훨씬 크다. 그리고 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위에서 언급했던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을 위험이 더 높아지게 된다. 이밖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와 같은 정신과적 질환도 더 많이 생기며 스웨덴 연구팀은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아동의 정신질환이 4% 증가한다고 밝혔다 [27].
미세먼지는 심지어 임신해 있는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산모의 폐를 통해 체내에 들어와 태반을 지나 태아에게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조산,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28]. 이밖에 태아 때 노출된 미세먼지가 여러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보고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 그 질환은 천식과 같은 아토피 질환부터 고혈압, 그리고 ADHD와 같은 신경정신 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9-31].
하지만 이처럼 피해가 크다는 것은 대기오염을 해결했을 때 그만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3년 동안 추적 관찰한 코호트 연구에서 PM2.5, PM10 등의 공기질 개선이 소아의 폐기능 호전과 연관성이 있음이 밝혀졌으며 해당 논문은 2015년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32]. 이미 많이 늦었지만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금이라도 모두가 뜻을 모아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7. 연구 동향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는 그 심각성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고 또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되고 있다. 하지만 그 주를 이루고 또 다른 연구의 근간이 되는 것은 역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자 하는 대단위 인구 집단 연구이며, 이는 다양한 질환 및 형질에 대해서 그리고 미세먼지의 종류에 따라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한 연구의 축이라면 해당 질환 내지는 형질에 영향을 주는 기전을 밝히는 분야가 될 것이고 마찬가지로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연관 질환 중에서 앞서 따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질환이 암에 대한 연구일 것이다. 직접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폐암뿐만 아니라 유방암과의 연관성도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33], 이 밖에도 다양한 암종에 대한 연구가 현재 진행 중이다. 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각각 사람에게 충분한 발암 근거가 있다고 보고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가면역질환이 미세먼지와 연관되어 있다는 최근 보고가 있으며 이처럼 새로운 질환군들에 대해서도 하나씩 따져볼 필요가 있다 [34].
미세먼지의 병리 기전을 밝히는 연구 중 하나는 미세먼지 자체의 성상을 분석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미세먼지의 크기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인체 침투율의 차이와 직결되며 농도 또한 그 정도에 비례하여 영향을 줄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같은 크기, 농도라도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성분의 차이에 따라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를 것을 예상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해서는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35]. 미세먼지의 발생원에 따라 구성 성분 또는 크기가 변하므로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서 이러한 부분도 같이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미세먼지와 다른 대기오염 물질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며, 단기간 노출되었을 때와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의 영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노출 기간에 따른 차이도 앞으로 많은 연구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우리 몸에 들어간 미세먼지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위에서도 언급했듯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하나의 대표적인 설명이다. 이밖에 후성적(epigenetic) 변화를 통해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매우 중요한 기전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36]. 한 국내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얼마나 그리고 어디에 남아 있는지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영상화하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이렇듯 다양한 접근을 통해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질환 발병 기전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발전하고 있는 정밀의료의 개념이 미세먼지에도 도입되고 있다. 똑같은 미세먼지에도 기저질환 별로 영향이 다르고 또 유전적인 감수성에 따라서도 영향이 다를 것이다. 연령, 기저질환, 성별, 임신 여부 등 바로 확인 가능한 개인별 특성에 따른 연구가 진행된 연후에 나아가 유전체에 따른 미세먼지 종류, 크기 별 감수성 등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37].
3. 결론 및 맺음말
2018년 10월 제네바에서 열린 제1회 '국제 대기오염·건강 컨퍼런스'에서 WHO와 세계기상기구, 유엔환경계획, 기후 및 청정대기연합은 '공기 질 관리 5단계 액션플랜'을 정하고 협업하기로 하였다. 2020년까지 세계 대기오염 지도를 만들어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2021년 대기 질 개선 실천 방안을 유엔 가입국들에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3월 13일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이 2019년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고 늦게나마 한걸음씩 내딛는 중이라 하겠다.
한 국내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4조 230억 원에 달하며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라고 밝혔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하루당 손실은 1,586억 원이며, 미세먼지로 실외 생산 활동에 제약이 생기거나 매출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38]. 또 다른 국내 연구에서 미세먼지(PM10) 농도가 월평균 1%씩 1년 동안 높아질 경우 미세먼지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 수가 260만 명가량 증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로 인해 매년 600억 원 이상 추가 의료비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관련 질환에 대한 연구가 늘면 늘수록 더 크게 추산될 가능성이 높다 [39].
이처럼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미세먼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우리나라와 같이 중국 등의 인접 국가를 통해 유입되는 미세먼지도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나라에서는 국가적인 협력이 필요한 심각한 외교 문제이기도 하다. 중국 칭화대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국가를 넘어 이동하며, 다른 나라 사람의 조기 사망을 유도한다고 보고했다 [40] (그림 7).
3살짜리 아이도 미세먼지라는 단어를 알 정도로 우리 사회에는 이미 미세먼지가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으나, 높아진 대중 인식에 비해 정부의 대처는 아직 많이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산적해 있는데, 미세먼지의 위험은 코앞에 닥쳐있는 우리네 현실이다. 미세먼지 문제는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할 국가적 과제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며, 학계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이를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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