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20
종양미세환경 조절을 위한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 연구 동향
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20
종양미세환경 조절을 위한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 연구 동향
정희진(홍익대학교)
면역관문억제제는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보이고 있으나, 환자마다 반응성이 상이하며 내성 발생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신생혈관, 섬유아세포, MDSC, Treg, TAM 등으로 구성된 면역억제적 생태계에 해당하는 종양미세환경의 복잡성이 주목되면서,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해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병용 요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전략으로는 VEGF 차단을 통해 혈관을 정상화하여 면역세포 침투 효능을 높이는 항혈관신생 요법, MDSC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분화를 유도하는 전략, M2에서 M1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전략 등이 있다. 또한 나노입자 기반 약물 전달과 더불어, 항체약물복합체의 사용이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 이때 다중 표적 병용에 의해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고려한 투여 전략 최적화가 필요하다. 또한 종양미세환경은 암 진행 및 전이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하므로 단일세포 RNA 시퀀싱, 공간 전사체학 등 첨단 기술을 통한 정밀 분석이 요구되며, 향후 AI 및 공간 오믹스 기반의 환자 맞춤형 바이오마커 선별 체계 구축이 기대된다.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항혈관신생 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2.2. MDSC 표적 전략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2.3. 종양 관련 대식세포 재프로그래밍
2.4. 암 연관 섬유아세포 표적
2.5. 대사 조절을 통한 종양미세환경 면역 활성화
2.6. 나노입자와 항체를 활용한 종양미세환경 조절
2.7. 종양미세환경 표현형 기반 면역관문억제제 선정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고전적으로 암 치료 요법으로 사용에는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세포 독성 화학요법 또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접근법은 암의 면역 회피 기전이나 환자 개개인마다 상이한 면역학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환자의 면역체계, 예를 들어 T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를 사용하는 항암 치료법이 등장하여 활용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의 대표적인 표적(타깃)은, T세포의 표면에 발현되어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programmed cell death-1 (PD-1)과 cytotoxic T-lymphocyte associated protein 4 (CTLA-4),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어 PD-1과 상호작용하는 programmed death-ligand 1 (PD-L1)이 있다. 이들 표적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인 항PD-1항체, 항PD-L1항체, 항CTLA4항체에 해당하는 면역관문억제제 각각이 PD-1, PD-L1, CTLA-4의 작용기전을 차단함으로써 T세포의 종양 공격 능력을 증가시켜 흑색종 [1], 비소세포폐암 [2], 요로상피암 [3] 등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나타냄이 밝혀졌다. 특히 기존의 세포 독성 화학요법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수준까지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시켰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장기간 재발하지 않는 장기 생존율(long-term survival)의 상승도 관찰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획기적인 개념 및 임상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암종, 동일한 병기의 환자라 할지라도 동일한 면역관문억제제를 투여하였을 때 치료제에 대한 반응이 환자마다 상이하였다. 또한 상당수의 환자가, 투여 초기부터 치료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일차내성(primary resistance)을 나타내거나, 초기에는 종양 크기 감소 등의 반응을 나타내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암이 재발하는 획득내성(이차내성, acquired resistance)을 나타내는 문제가 있었다 [2, 4, 5].
이러한 치료적 한계와 내성 메커니즘의 원인으로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이 주목받고 있다. 종양미세환경은 단순히 암세포들이 고도로 밀집되어 있는 공간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종양 조직 내부 및 그 주변을 둘러싼 역동적인 생물학적 생태계를 의미한다. 암세포 주변의 신생 혈관, 섬유아세포, 골수유래 억제세포, 조절T세포, 종양연관 대식세포, 림프구, 세포외기질, 그리고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신호 분자와 사이토카인 등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네트워크이다 [6, 7]. 암세포는 종양미세환경을 재편하여 억제성 환경을 조성하며, 면역세포의 종양 내부 침투를 막거나 활성을 저해시킨다. 즉, 종양미세환경의 조정으로 인해 암의 진행 및 전이가 촉진되고, T세포의 활성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내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종양미세환경의 재편이 고려되어야 한다 [8, 9].
이를 바탕으로 최근의 암 연구 및 신약 개발은,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여 면역 활성 상태를 높이고 면역관문억제제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존 화학요법 또는 다른 면역 조절제를 융합하여 투여하는 다양한 병용 요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본 총설에서는 종양미세환경 조절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고, 임상시험 사례와 함께 최근 연구 동향을 제시한다.
2. 본론
2.1. 항혈관신생 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암세포가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해 새롭게 생성하는 혈관을 일컫는 혈관신생(angiogenesis)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로 향하는 영양 공급을 차단하여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혈관신생(anti-angiogenesis) 요법이 개발되었다 [10]. 이 치료법은 항암 효과를 나타내었지만, 혈관신생 억제제가 혈관을 차단함으로써 종양 내부에 저산소증이 유발되었고, 종양의 생존력을 높이고 악성 진행을 유도하여 침습성을 높이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11, 12].
이를 대처할 수 있는 다른 각도의 방법으로, 구조가 뒤틀리고 혈관벽 세포 사이의 틈이 벌어져 있어 종양 내부의 간질액압(interstitial fluid pressure)이 높은 비정상적인 종양 혈관을 복원하는 종양 혈관 정상화(vascular normalization)가 제시되었다 [12]. 암세포가 분비한 고농도의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는 비정상적인 혈관 형성을 유도하여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촉진하고, 효과기 면역세포(effector immune cells) 등의 활성을 저해한다 [13]. 이때 항VEGF/VEGFR항체를 투여하여 VEGF의 경로를 차단하면 뒤틀린 종양 혈관이 정상적인 구조를 되찾는다. 이로 인해 종양 내부의 고압 상태가 해소되고 혈류가 개선되어, 면역관문억제제에 의해 활성화된 CD8+ T세포가 종양 내부로 원활하게 침투될 수 있다 [14-17].
항VEGF항체에 해당하는 베바시주맙(Bevacizumab, 상품명 아바스틴)은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난소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FDA 승인을 받았으며, 면역관문억제제, 화학요법제와의 병용 시너지 효과가 임상시험에서 증명되었다 [18-21]. 예를 들어, 항PD-L1항체에 해당하는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상품명 티쎈트릭)과 베바시주맙의 병용(임상시험 IMbrave150)으로 인해 간세포암 치료의 생존기간이 개선되었다 [22]. 그러나 항VEGF항체를 사용하였을 때 VEGF 독립적 혈관신생 및 면역 회피를 통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VEGF 억제제 개발과 혈관 정상화 접근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3, 24]. 항PD-1항체에 해당하는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상품명 키트루다)과 암세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용체 타이로신키나제를 억제하는 렌바티닙(Lenvatinib, 상품명 렌비마)의 병용치료가 자궁내막암 등에서 높은 반응률을 입증하여 FDA 승인을 받았다(임상시험 KEYNOTE-775) [25].
2.2. MDSC 표적 전략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골수 유래 억제 세포(myeloid-derived suppressor cells, MDSC)는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종양 증식을 유도한다 [26, 27]. MDSC를 표적으로 한 치료 전략으로, MDSC가 arginase-1, 유도성 산화질소 합성효 (inducible nitric oxide synthase, iNOS), 활성산소종 (reactive oxygen species, ROS)를 분비하여 T세포를 무력화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arginase-1 억제제, iNOS 억제제, ROS 제거 화합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28, 29]. 또한 MDSC는 미성숙(immature) 상태일 때 강력한 면역 억제 활성을 나타내므로, 미성숙 상태를 유지하는 신호를 차단하거나, 면역 억제 능력이 낮은 성숙한 골수세포로 분화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30, 31]. 겜시타빈(Gemcitabine), 5-fluorouracil (5-FU)와 같은 화학약물이 MDSC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효과가 규명되었고, 실데나필(Sildenafil, 상품명 비아그라), 타달라필(Tadalafil, 상품명 시알리스), 바데나필(Vardenafil, 상품명 레비트라)과 같은 포스포디에스테라제 5(phosphodiesterase 5, PDE5) 억제제 및 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ATRA (all-trans retinoic acid)가 항종양 면역 효과를 증가시킴이 밝혀져, MDSC 억제 효과를 통한 면역관문억제제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32-35].
2.3. 종양 관련 대식세포 재프로그래밍
종양 관련 대식세포(tumor-associated macrophage, TAM) 표적 치료법은, 대식세포가 종양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거나, 이미 존재하는 TAM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TAM 고갈(depletion) 방법과, 암이 성장하도록 하는 전종양성 M2 타입의 대식세포를 암을 공격하는 항종양성 M1 타입의 대식세포로 변화시키는 재분화(reprogramming, 재프로그래밍)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36, 37]. TAM 고갈 방법의 일환으로 CSF1R (colony-stimulating factor 1 receptor) 억제제인 펙시다티닙(Pexidartinib, 상품명 투랄리오, PLX3397)과 항PD-1항체를 병용한 대장암 모델 연구에서는, PLX3397 단독 치료가 종양 성장에 미미한 영향을 미쳤으나 항PD-1항체와 병용 사용시 종양 성장이 감소하였고, 병용 치료 후의 RNA-seq 분석에서 종양 면역 활성이 확인되었다 [38]. 하지만 펙시다티닙은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음이 보고되어 FDA에서는 해당 치료제를 제한적으로 허가하고 투여 후에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을 제시하였다 [39, 40]. 이로 인해 TAM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항종양 면역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전략이 제시되었다 [41]. 즉, M2 타입에서 M1 타입으로 전환시키는 TAM 재프로그래밍을 통해 면역 감시를 강화하고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대식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면역억제수용체인 leukocyte immunoglobulin-like receptor subfamily B member 2 (LILRB2)에 암세포 표면의 MHCI이 결합하면 대식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고 주변에 존재하는 T세포의 활동을 방해하는 M2 표현형이 된다 [42]. 따라서 이러한 결합을 차단하기 위해, 항LILRB2항체를 사용한 LILRB2 표적치료가 연구되고 있다 [43].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항LILRB2항체(AZD2796)가 단독 및 항PD-1항체와의 병용 전임상 연구에서 T세포 매개 항종양 반응을 증가시킴이 보고되었다 [44].
2.4. 암 연관 섬유아세포 표적
종양미세환경을 구성하는 암 연관 섬유아세포(cancer-associated fibroblasts, CAF)는 사이토카인 및 케모카인을 분비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고, 세포독성 림프구 기능을 저해한다 [45]. 또한 CAF는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을 과다 분비하여 종양조직의 경직도를 높이고, 종양 주위에 콜라겐 및 기질 장벽을 형성하기 때문에 T세포 및 약물의 종양 내 침투를 차단한다 [46]. CAF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으로, CAF 표면에 과발현 되는 serine protease인 FAP (fibroblast activation protein)에 결합하는 항체에 독성 약물을 결합하여 CAF를 사멸시키는 방법이 있다. 인간화 항FAP항체인 huB12에 세포독성 약물인 monomethyl auristatin E (MMAE)을 결합한 항체-약물 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가 FAP 발현 세포를 제거함이 확인되어, FAP를 타깃으로 한 ADC가 항종양 면역효과를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47]. 또한 인간화 항FAP항체에 세포 독성 단백질인 cytolysin을 결합한 ADC의 경우 단독 사용 시 종양 성장을 억제함이 밝혀졌으며, 항암화학요법에 사용되는 젬시타빈(gemcitabine, 상품명 젬자)과 병용하였을 때 항종양 활성을 나타내었다 [48]. 반면 항FAP항체에 해당하는 Sibrotuzumab는 유의미한 항종양 효능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해당 항체가 항원에 결합한 후 세포 내재화(internalization)가 낮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49].
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 (TGFb)는 정상 CAF가 활성형 CAF로 분화,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인자로, TGFb가 TGFb수용체(TGFb receptor I, TbRI)에 결합하는 것을 항TGFb항체에 해당하는 프레솔리무맙(Fresolimumab)을 사용하여 차단함으로써 CAF의 분화 억제 및 과도한 섬유화를 완화시킬 수 있다 [50]. 또한 TGFb receptor II에 항CTLA4항체 또는 항PD-L1항체를 표적 하는 항체를 연결한 복합체가 단일 항체를 사용하였을 때 보다 종양 진행 억제에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51].
2.5. 대사 조절을 통한 종양미세환경 면역 활성화
종양미세환경 내 대사 환경에 이상이 생기면 면역요법 효능이 저해된다. 예를 들어, 종양 세포와 T세포는 포도당을 경쟁적으로 소비하는데, 이는 T세포의 IFN-gamma 생산 및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해당 능력(glycolytic capacity)을 감소시켜 암 진행을 촉진한다 [52]. 또한 암세포의 활발한 해당 작용으로 인해 젖산이 분비되어 세포 외부에 축적되면, T세포 내부의 젖산 배출이 차단된다. 이로 인해 T세포 내부가 산성화 되어 T세포의 증식이 억제된다 [53].
종양 부위에 근적외선을 조사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광열치료(photothermal therapy, PTT), 면역세포의 수용체(Toll-like receptor 5, TLR5)를 자극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플라젤린(flagellin, FlaB) 면역증강제를 포함한 백신(FlaB-Vax), 면역관문억제제(항PD-1항체)를 삼중 병합한 면역치료법이 보고되었다 [54]. 병합치료 결과, 종양 억제, 원격 효과(abscopal effect, 특정 종양 부위에만 국소 치료를 해도 다른 부위의 전이성 종양까지 함께 감소되는 현상) 현상이 증진됨이 보고되었다.
종양미세환경 내 트립토판을 키뉴레닌으로 전환하여 T세포 기능을 억제하고 Treg 분화를 유도하는 효소인 IDO1을 표적으로 하여, IDO1 억제제(Epacadostat)와 항PD-1항체(Pembrolizumab)의 병용요법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ECHO-301/KEYNOTE-252)이 진행되었다 [55]. 비록 임상3상 시험에서 항PD-1항체를 사용한 단독 요법 대비 유의미한 효능이 입증되지 않아 연구는 중단되었지만, 종양 대사 제어를 통한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전략의 복잡성과 신규 바이오마커 발굴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세포 분열에 필수적인 엽산 (folic acid) 대사를 저해하는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를 저용량 사용하였을 때 항종양 면역 활성이 제시되었다. 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adenosine monophosphate (cGAMP)을 가수분해함으로써 면역 억제성 아데노신 생성을 유도하는 효소인 ectonucleotide pyrophosphatase/phosphodiesterase 1 (ENPP1)에 MTX가 결합함으로써 ENPP1 매개 cGAMP 가수분해 및 아데노신 생성이 억제되었다 [56].
2.6. 나노입자와 항체를 활용한 종양미세환경 조절
면역관문억제제와 종양미세환경 조절 약물의 병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나노입자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나노입자가 약물을 종양 내로 농축시켜 전신 독성을 감소시키고 종양미세환경 내 약물 농도를 높이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생체 적합성 고분자인 poly gamma glutamic acid 기반 나노입자에 고지혈증 치료에 사용되는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를 봉입하고, 나노입자 표면에 항CD3e항체를 부착하여 T세포를 표적 하도록 한 연구에서, T세포의 종양 내 침윤 증가, 사이토카인 생성 향상, 종양 성장 억제가 관찰되어 T세포의 항암 효과 기능을 활성화하였음이 보고 되었다 [57].
항체-약물 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는 항체가 표적 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활용하여 표적 분자가 존재하는 세포(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약물(항암제)을 전달한다.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 T-DM1, 상품명 캐싸일라)은 인간화 항HER2항체에 해당하는 트라스투주맙(상품명 허셉틴)에 미세소관 저해제인 마이탄시노이드 DM1을 결합한 ADC이다 [58]. 항체가 HER2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HER2 양성 유방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되고, 수용체 매개 세포 내 이입(receptor-mediated endocytosis)을 통해 세포 내부로 내재화된다. 그 후 리소좀 내에서 분해되어 DM1 활성 유도체가 방출된다. T-DM1은 진행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를 위한 카페시타빈(Capecitabine)과 라파티닙(Lapatinib) 병용 요법 대비 생존 기간을 연장시켰다 (EMILIA 임상시험). 또한 T-DM1은 단백질 합성 개시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진핵생물 번역개시인자 2 알파(eukaryotic translation initiation factor 2 alpha, eIF2alpha)의 인산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칼슘 결합 단백질인 칼레티큘린(calreticulin)의 세포 표면 노출(암세포가 사멸될 때 세포 표면에 노출되어 대식세포의 포식 신호로 작용), 사이토카인 분비 등의 면역원성 세포사멸 관련 반응을 유도하여 수지상세포 성숙 및 세포독성 T세포 침윤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59].
암세포에 존재하는 Nectin-4를 표적 하는 항체에 monomethyl auristatin E (MMAE)를 연결한 ADC인 엔포투맙 베도틴(Enfortumab vedotin, 상품명 파드셉)과 항PD-1항체인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상품명 키트루다)의 병용 요법 (EV-302)은 요로상피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백금 기반 표준 화학요법 보다 연장시키고 사망 위험을 감소시켰다 [60]. 또한 HER2를 표적으로 하는 ADC인 트라스투주맙 더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 상품명 엔허투)과 항PD-L1항체인 더발루맙(Durvalumab, 상품명 임핀지)의 효능이 평가되었으며 [61], TROP2를 표적으로 하여 삼중음성유방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ADC인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 상품명 트로델비)과 항PD-1항체인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상품명 키트루다)의 병용 치료 임상시험(ASCENT-04/KEYNOTE-D19)에서, 해당 병용 치료가 화학요법과 펨브롤리주맙 병용 요법 대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냄이 보고되었다 [62].
항PD-L1항체인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상품명 티쎈트릭)과 항VEGF항체인 베바시주 (Bevacizumab, 상품명 아바스틴)의 병용 요법은 IMbrave150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 HCC)의 표준 1차 치료법으로 채택되었다.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의 병용이 진행성 간세포암종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Sorafenib, 상품명 넥사바)에 비하여 생존율을 개선하였음이 보고되었다 [22].
비소세포폐암(NSCLC) 관련해서도 종양미세환경의 이질성과 동적 복잡성으로 인해 면역관문억제제 내성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였으며, 면역 내성 관련한 다양한 분자 세포 기전에 대한 포괄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내성 극복을 위한 병용 치료 전략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63].
2.7. 종양미세환경 표현형 기반 면역관문억제제 선정
종양미세환경 조절 병용 요법의 치료 효능은 환자에 맞춰 적합한 치료제를 선별하여 투여하는 것에 크게 좌우된다. 모든 환자가 동일한 종양미세환경 구성을 갖지 않으며, 종양미세환경의 면역표현형(immunophenotype)에 따라 면역관문억제제의 반응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종양미세환경 면역표현형은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64]. 첫째, 면역 염증성 종양(Hot tumor, immune-inflamed tumor)은 종양 내부 및 주변에 세포독성 T세포가 다수 존재하고 종양 내 면역세포 침윤이 가능하여,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시 높은 반응률을 나타낸다. 둘째, 면역 배제형 종양(immune-excluded tumor)은 면역세포가 종양 조직 주변까지는 도달했으나 단단한 세포외기질에 갇히거나 섬유아세포 장벽에 가로막혀 종양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고 기질부에 국한되어 존재한다. 셋째, 면역 무반응형 종양(cold tumor, immune-desert tumor)은 종양 내부 및 주변 모두에서 면역세포의 침투를 찾을 수 없으며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다. 배제형 종양과 무반응형 종양은 면역관문억제제 단독 요법에 불응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종양미세환경 조절 병용 전략의 주요 적용 대상이 되며, 이들 종양을 면역염증성 종양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인자들을 조절하는 병용 요법이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배제형 유방암 마우스 모델에서 항PD-L1항체와 항TGF-beta항체를 병용 투여하였을 때 종양 부담이 감소하고 CD8+ T세포의 종양 내 침윤이 증가함이 보고되었다 [65].
3. 결론
종양미세환경은 다층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면역억제 기전으로 구성되므로, 단일 분자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로는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다중 분자를 표적으로 한 병용 요법은 독성 상승으로 인해 면역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종양미세환경뿐만 아니라 전신의 정상 조직 내 면역 균형에도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 효능과 안전성 모두를 고려한 최적화가 필요한데, 예를 들어 병용 요법 시 투여하는 두 가지 약물을 동시에 투여할 것인지, 아니면 하나의 약물로 종양미세환경을 먼저 조정한 뒤 후속으로 투여할 것인지 등, 암 종류 및 약물 조합마다 결과가 상이하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조합과 투여 순서 등을 찾기 위한 복잡한 임상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또한 종양미세환경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암의 진행, 전이, 치료 과정에 따라 동적으로 변화한다(dynamic evolution). 원발암의 종양미세환경과 전이암의 종양미세환경이 다를 수 있으며, 동일한 환자의 종양 내에서도 부위마다 면역상태가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이질성은 특정 종양미세환경 조절 제제가 일부 환자나 일부 부위에만 유효하다는 한계를 나타낸다 [9]. 과거에는 종양의 전체적인 유전자 발현을 타깃으로 하였기 때문에 종양미세환경의 미세한 역동성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현재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single-cell RNA-seq),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등 첨단 분석 기술을 통해 세포 하나하나의 수준에서 공간적 위치까지 파악이 가능해졌다 [66, 67]. 단일세포 RNA 시퀀싱은 종양 조직 내에 존재하는 수만 개의 세포를 개별적으로 분리하여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T세포가 어떠한 대사 경로 때문에 고갈되었는지 등을 규명하여 정밀하게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공간 전사체학은 세포의 유전자 발현 정보뿐만 아니라, 그 세포가 종양 조직의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 시각적 공간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어떠한 세포와 어떠한 세포가 물리적으로 인접해 상호작용을 하여 면역을 억제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치료 과정 중의 종양미세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치료 전략을 동적으로 조정하고, 어떠한 환자가 어떠한 치료에 반응할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종양미세환경의 면역억제적 특성은 면역관문억제제 단독 치료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이다. 종양미세환경 내 Treg, MDSC, TAM, CAF 등 면역억제 세포들과 VEGF, TGF-beta, IDO 등 억제성 신호 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면역 작용을 회피하고 면역관문억제제 내성을 유발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TME 조절 병용 요법 연구는 항혈관신생, TAM 재프로그래밍, MDSC 억제, CAF 표적, 대사조절, 나노의약품 전달 등 다양한 방면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효능 확보를 위한 종양미세환경 조절
앞으로 종양미세환경의 역동성을 정확히 파악하여 환자 맞춤형 병용 전략을 수립하고, 인공지능 및 공간 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정밀한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 선별 체계의 구축이 기대된다. 전통 약물의 재발견부터 항체약물복합체와 같은 첨단 표적 치료까지, 종양미세환경 조절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요법 연구는 암 치료의 미래를 재정의할 영역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용 요법의 개발 결과로 인해, 종양미세환경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조절하는 통합적 접근이 가능해짐으로써 면역관문억제제의 치료 효과와 적용 범위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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