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참관기 BRIC VIEW 2026-C10
AbSciCon 2026 우주생물학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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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ciCon 2026 우주생물학회 참관기
김동석(Purdue University)
2년마다 열리는 우주생물학 학회인 AbSciCon 2026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혹은 계획 중인 우주 탐사선 미션들과 함께 우주, 지구, 생명의 기원을 다룬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소개되었다. 원시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 세포막과 유전물질이 어떻게 처음 만들어지고 안정화되었는지 밝힌 초기 생명 연구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외계 행성 흔적 감지 및 화성의 지하 토양을 직접 파고 들어갈 탐사선 미션 등 흥미로운 기술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우주에서 직접 가져온 소행성 베누의 샘플 분석을 통해 소행성 속 유기물의 분포를 확인했으며, 옐로스톤 온천의 가혹한 환경에 적응한 미생물들의 생존 방식과 서로 다른 미생물이 한 세포 안에서 다양한 물질들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독특한 공생 메커니즘을 유전체 분석으로 규명함으로써 외계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한 중요한 과학적 연구들을 소개하였다.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5월 17일 일요일(첫째 날)
2.1.1. Astrobiology Conference Opening
2.2. 5월 18일 월요일(둘째 날)
2.2.1. Information at the Dawn of Life(발표자: Jack Szostak)
2.2.2. Biosignature and Technosignature Detection using Transfer Learning and Image Recognition Model(발표자: Paul Burke)
2.2.3. Arecibo Wow!: Revised Properties of the Wow! Signal and More Signals from Archival Ohio SETI data(발표자: Abel Mendez)
2.2.4. Searching for Signs of Life with ExoMars Rosalind Franklin(발표자: Jorge Vago)
2.3. 5월 20일 화요일(셋째 날)
2.3.1. Molecular and Thermodynamic Insights into Prebiotic Lipid Assembly(발표자: Olivia Martin)
2.3.2. From Geochemistry to Genome: Exploring Iron Availability as a Niche-Defining Factor for Ammonia-Oxidizing Archaea(발표자: Olivia Martin)
2.3.3. How to Get a Job in Astrobiology? (4명의 패널 토론)
2.3.4. Experimental Insights into the Azotosome Hypothesis(발표자: Robert Hodyss)
2.4. 5월 21일 수요일(넷째 날)
2.4.1. Amino Acid Heterogeneity Associated with Different Lithologies and Mineral Hosts of Bennu Samples Returned by the NASA OSIRIS-Rex Mission(발표자: Bum Soo Kim)
2.4.2. Thermal Gradients and Microbial Diversification in a Yellowstone Hot Spring(발표자: Mohammadreza Shahjahan)
2.4.3. The phylogenetic context for the origin of a unique purple-green photosymbiosis(발표자: Sergio Munoz-Gomez)
3. 총평
1. 서론
2026년 5월 17일부터 5월 22일까지 미국 위스콘신 주 Madison에서 열렸던 AbSciCon 학회는, 우주생물학 분야 관련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연구 내용을 교류하는 곳이다. 우주생물학은 그 범위가 정말 다양하다. 우주망원경들이 보낸 여러 행성과 별들의 사진자료를 분석하는 분야부터 우주선이 직접 우주에 있는 소행성으로부터 채집한 샘플을 연구하는 분야, 그리고 현재까지 유일하게 생명체가 발견된 행성인 지구 생명체의 진화 역사를 연구하는 분야까지, 우주생물학의 범위는 굉장히 넓다. 말이 우주생물학에서 “생물학”이지 여기에 사용되는 기법들은 과학 전범위를 아우른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자들을 모아 융합 학문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AbSciCon이 처음 시작되었다. AbSciCon은 2년마다 개최되는 학회이다. 특이한 점으로는, AbSciCon이 개최되지 않는 연도에는 대학원생과 새내기 postdoc을 위한 AbGradCon이 개최된다. AbGradCon에서는 학생들과 새내기 postdoc들을 위한 집중 연구제안서 작성 훈련 세션도 있다. 본 학회참관기에서는 날짜순으로 본인이 직접 참석했던 강연에 대한 내용들 중 흥미로운 내용 위주로 설명하였다.
2. 본론
2.1. 5월 17일 일요일(첫째 날)
2.1.1. Astrobiology Conference Opening
첫째 날에는 여느 학회와 마찬가지로 학회 관련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한 소개와 학회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NASA Science Mission Directorate인 Dr. Nikki Fox가 직접 현재 NASA에서 진행 중인 여러 미션들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하였다.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의 얼음바다를 탐사할 Europa Clipper, 화성탐사에 사용된 Perseverance호 등등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였다.
그리고 다음 연사인 Bokart Zelig는 AbSciCon 학회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였다. 첫 AbSciCon은 2000년에 우주생물학 연구 대표 연구소로 잘 알려진 NASA Ames Research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학회의 목적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연결해서 광범위하고 다양한 우주생물학 분야에서 협력과 네트워킹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학회 전체적인 스케줄을 설명하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2.2. 5월 18일 월요일(둘째 날)
2.2.1. Information at the Dawn of Life(발표자: University of Chicago, Jack Szostak)
발표의 주된 내용은 DNA와 RNA 복제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template copying에 관한 화학적 메커니즘이었다. 초반 내용에서는 활성화된 뉴클레오타이드와 bridged dinucleotides를 활용한 복제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두 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템플릿에 결합해 뉴클레오타이드의 통합을 촉진하는 촉매 메커니즘을 발견했으며, X선 결정학을 통해 RNA 이중나선 구조와 phosphodiester bond 형성을 시각적으로 증명해 냈다. 그러나 원시적인 복제 시스템에는 높은 에러율이라는 치명적인 한계가 존재함을 실험을 통해 관찰했다. 실험 결과, 복제 과정에서 A와 U 뉴클레오타이드의 통합이 저해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약 10%에 달하는 높은 에러율이 관찰되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작위 서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변형된 뉴클레오타이드를 도입하는 시도를 진행했다. 흥미롭게도 온도를 낮출수록 복제 정확도가 향상되었으며, mismatch가 발생하면 복제 속도가 느려지는 post-mismatch stalling 현상 덕분에 역설적으로 전체 에러율이 조절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복제 이후 사슬이 분리되지 않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이 제시한 Virtual Circular Genome (VCG) 모델은 이번 발표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VCG 모델은 원형의 consensus sequence에 매핑되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집합을 이용해 분산적 복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돌연변이 축적에 대한 강한 저항성을 가져 에러율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연사는 내부 RNA 복제를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분열하는 원시 세포 모델을 실험실에서 완벽히 재현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2.2.2. Biosignature and Technosignature Detection using Transfer Learning and Image Recognition Model (발표자: Johns Hopkins University, Paul Burke)
발표의 주된 내용은, 우주 비행사들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들을 이용해서 행성 표면의 생명체 징후를 감지할 수 있게끔 설계된 머신러닝 모델 개발 성과이다. NASA astronaut observation database에서 제공된 450개의 이미지를 이용하여 모델을 트레이닝했다. 다른 일반적인 이미지 트레이닝과는 다르게 연구팀은 픽셀 단위가 아닌 patch단위로 이미지를 분할해서 분석하였고, 결과적으로 인식 효율이 월등히 뛰어나게 나타났다. 그리고 연구팀은 기존에 지구 위성 이미지로 사전 학습된 기존 모델에 해당 트레이닝 결과를 추가해서 모델을 확장시켰다. 해당 발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 모델을 실제 달에 적용한 테스트 결과였다 이 모델은 아무런 흔적이 없는 표면과 아폴로 15호의 착륙 지점을 정확히 구분하여 인간의 활동 흔적을 감지해 냈다. 또한, 화성의 이미지 자료를 분석해서, 화성 탐사 로버의 바퀴자국까지 정확히 감지해 냈다. 해당 연구팀은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이야기했으며, 또한 이 모델의 연산 요구량이 적어 탐사선에 탑재되는 자체 컴퓨터만으로도 충분히 구동이 가능하다는 장점 또한 언급했다.
2.2.3. Arecibo Wow!: Revised Properties of the Wow! Signal and More Signals from Archival Ohio SETI data(발표자: University of Puerto Rico at Arecibo, Abel Mendez)
발표의 주된 내용은, 1977년에 최초로 관측된 외계로부터 수신된 비자연적인 신호로 유명한 와우 시그널이 사실은 자연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와우 시그널을 최초로 관측한 Big Ear 전파망원경의 30년간의 데이터를 다시 정리하고 보정, 분석해서 와우 시그널의 세기를 다시 계산하였고, 시그널이 발생한 위치와 주파수를 재보정하였다. 그리고 와우 시그널이 생겨난 이유로, hydrogen line maser 혹은 supper-radiance와 같은 자연적인 수소 구름 현상을 꼽았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주 환경에서도 충분히 발생가능한 것을 이유로, 와우 시그널은 자연적인 신호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기존 데이터와 다른 천문대의 데이터를 교차로 검증한 결과, 와우 시그널의 새로운 물리적 특성도 밝혀냈다. 결과적으로, 와우 시그널이 유일무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은하 적도 부근과 은하 중심부 근처에서 유사한 패턴이 다수 포착되었다는 것 또한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후, 전파 망원경에서 감지된 약 천여 개의 특이 신호들을 정밀 분석해서, 단순한 인공적인 노이즈인지 혹은 실제 천체물리학적 현상인지를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2.4. Searching for Signs of Life with ExoMars Rosalind Franklin(발표자: European Space Agency, Jorge Vago)
이번 발표에서는 여러 국제 정세로 인해 개발이 약 20년간 지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의 화성 생명체 탐사 미션의 현황과 기술적인 내용들이 공개되었다. 본 미션의 핵심 목표는 화성 표면의 강력한 이온화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된 화성 지하를 시추하여 생명체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다. 화성의 지하 깊은 곳은 일종의 냉동고 역할을 하여 유기물을 보존하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꼽힌다. 미션의 가장 중요한 장비인 시추드릴은 방사선 차단이 가능한 지하까지 진입하여 코어 샘플을 채취하도록 설계되었다. 드릴 내부에는 적외선 분광기가 통합되어 있어, 열 환경 변화를 통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유기물의 존재 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채취된 샘플은 analytical laboratory drawer으로 이동하며, 이곳에서 라만 분광기를 통해 광물 구성을 분류하고 유기물을 식별하게 된다. 특히 프랑스, 독일, 미국이 공동 개발한 'MoMA' 장비는 최신 UV 레이저 추출 기술을 도입해 화성의 토양에서 유기 화합물을 정밀하게 분리해 낼 예정이다. 탐사선이 착륙할 예정지는 약 40억 년 전에 형성된 화성의 고대 지역이다. 이곳은 오랜 시간 물과 상호작용한 흔적인 phyllosilicates이 풍부하며, 과거 거대한 수역의 해안가였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2026년 올해 9월 혹은 12월 중 발사될 계획이며, 스페이스X의 팰컨 해비를 통해 발사될 것이다.
학회장 안내 포스터
2.3. 5월 20일 화요일(셋째 날)
2.3.1. Molecular and Thermodynamic Insights into Prebiotic Lipid Assembly(발표자: Rutgers University, Olivia Martin)
이번 발표에서는 초기 지구 환경에서 무작위로 떠돌던 화학 물질들이 하나의 생명체로 거듭나기 위해 내부 물질들을 안전하게 가두고 보호할 수 있는 경계선인 즉 세포막을 어떻게 처음 형성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다뤄졌다. 연구팀은 세포막의 원시적 형태인 지질 화합체가 초기 지구 환경에서 어떻게 결합하고 안정화되었는지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과 열역학적 모델을 통해 추적했다. 연구팀은 초기 지구에 흔했던 단쇄 지방산인 데칸산을 모델 지질로 설정하고, 이것이 물속에서 산화알루미늄 같은 광물 표면과 만났을 때 일어나는 변화를 컴퓨터로 구현했다. 분석 결과, 지질 분자들은 수용액 속에 그냥 흩어져 있을 때보다 광물의 표면과 접촉했을 때 훨씬 더 안정적이고 빠르게 뭉치는 경향을 보였다. 흥미롭게도 지질 분자들은 광물이 친수성이든 소수성이든 상관없이 무조건 광물 표면을 강하게 선호했다. 다만 돌의 성질에 따라 결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는데, 친수성 표면에서는 지질의 머리 부분이 수소 결합을 하며 달라붙었고, 소수성 표면에서는 꼬리 부분이 결합하는 등 환경에 맞춰 구조적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며 달라붙었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초기 지구의 환경에서 광물 표면이 지질들을 한데 모으고 안정적인 세포막 구조를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나아가 이 열역학적 메커니즘은 단순한 과거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화성이나 엔셀라두스 같은 외계 행성의 토양을 조사할 때 과거 그곳에서 세포막과 같은 생명의 기초 구조가 형성된 적이 있었는지를 판별하는 중요한 생명체 흔적 분석 기준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회 첫날 저녁 네트워킹 시간
2.3.2. From Geochemistry to Genome: Exploring Iron Availability as a Niche-Defining Factor for Ammonia-Oxidizing Archaea(발표자: Arizona State University, Katelyn Weeks)
이번 발표에서는 질소 순환과 탄소 고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모니아 산화고세균(Ammonia Oxidizing Archaea, AOA)'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분포하고 적응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AOA는 온천 미생물의 5%, 해양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널리 존재하지만, 환경별로 이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발표자는 온천, 토양, 해양 환경에서 수집한 40개 이상의 AOA 유전체를 비교 분석하였다.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을 온도와 pH 영역으로 분석한 결과,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철(Fe)의 생체 이용률'과 '비생물학적 산화 속도'가 AOA 분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해양 등 특정 환경에서는 비생물학적인 철 산화 속도가 미생물의 생물학적 흡수 속도보다 빨라, AOA가 철을 확보하는 데 심각한 제약이 되었다. 이로 인해 AOA는 환경에 맞추어 유전체를 유연하게 진화시켜야만 했다. 유전체 분석 결과, 40여 개의 유전체가 공유하는 핵심 유전자는 단 327개에 불과할 정도로 환경별 적응 특성이 뚜렷했다. 철분이 부족하고 척박한 환경에 사는 온천 AOA는 미생물이 바로 흡수하기 힘든 형태의 3가 철(Fe3+)을 강제로 끌어당겨 흡수하는 특수한 기관인 ‘사이데로포어(siderophore)’를 진화시켰다. 반면, 물속 환경에 사는 해양 AOA는 삼키기 쉬운 형태의 2가 철(Fe2+)을 빠르게 흡수하고 철분 흡수량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센서 유전자의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적응했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AOA가 철이라는 제한 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유전체 차원에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증명했으며, 향후 옐로스톤 온천 등에서 추가 메타게놈 데이터를 확보해 환경적 구배에 따른 적응 메커니즘을 더 깊이 연구할 계획임을 밝히며 마무리되었다.
2.3.3. How to Get a Job in Astrobiology? (4명의 패널 토론)
이번 세션은 일반적인 학술적 발표와는 달리 우주생물학 분야에서 어떻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지 혹은 어떤 다양한 진로로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서로 다양한 배경과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4명의 패널들이 참여했으며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각자의 경험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공통적으로 모든 패널들은 우주생물학의 특성상 여러 학문을 다루는 융합적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실험실 연구에만 갇혀 있지 말고 우주 정책이나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거나, 최근 주목받는 합성생물학, 바이오엔지니어링 같은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우주 연구에 연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 패널은 최근 NSF의 X 랩스나 Hypothesis 펀드 같은 민간 자선 재단에서도 우주생물학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학계 밖의 다양한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연구비 지원 제안서를 매력적으로 쓰는 능력이 커리어를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을 떠나 산업계나 스타트업으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의 조언도 이어졌다. 박사 학위 취득 후 직접 스타트업을 차려 벤처 자금 투자까지 받아낸 한 패널은, 학위 과정 동안 배운 기술이 시장에서 어떻게 돈과 가치로 연결될 수 있는지 대중과 투자자에게 쉽고 매력적으로 설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링크드인과 같은 곳에 이력서만 넣는 것보다는, 학회나 세미나에 직접 발로 뛰며 사람들을 만나고 인맥을 쌓는 네트워킹이 실제 투자와 취업으로 연결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패널들은 대학원생과 포닥들을 위한 팁 또한 이야기했다. 한 패널은 박사 과정에 곧장 진학하기 전, 학비가 지원되는 석사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과정을 거치며 커리어를 탄탄히 다질 것을 권장했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겪는 비자 문제와 구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학생의 글로벌한 배경을 가치 있게 봐주는 포지션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졸업생 학교 동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팁도 공유되었다. 결론적으로 우주생물학자로서 자신의 연구 가치를 시장에 맞게 다각도로 마케팅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한 것을 강조하며 세션이 마무리되었다.
2.3.4. Experimental Insights into the Azotosome Hypothesis(발표자: Jet Propulsion Laboratory, Robert Hodyss)
이번 발표에서는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의 메탄 및 에탄 바다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가상 세포막 구조물인 '아조토좀(Azotosome)'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실험실에서 검증한 연구 성과가 다뤄졌다. (아조토좀을 처음으로 소개한 논문: DOI: 10.1126/sciadv.1400067) 타이탄은 두꺼운 대기와 유기물이 풍부해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지구 생명체의 세포막이 물속에서 인지질이라는 재료로 만들어진다면, 물이 없는 극저온의 타이탄 바다에서는 '아크릴로니트릴'이라는 유기 분자가 물속에서와 반대 방향으로 뭉쳐 일종의 세포막(아조토좀)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설이 존재해 왔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에 타이탄과 똑같은 액체 메탄 및 에탄 환경을 만들고, 정밀한 열 측정 장비와 라만 분광법을 활용해 아크릴로니트릴 분자들의 상태 변화를 관찰했다. 만약 가설대로 가상 세포막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분자들이 결합할 때 특유의 열 흡수 반응이나 새로운 신호가 잡혀야 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은 액체 메탄과 에탄 속에서 아조토좀이 형성되었다는 증거를 전혀 찾지 못했다. 특정 온도(140~145 K)에서 새로운 반응 신호가 포착되기는 했으나, 이는 세포막이 아니라 아크릴로니트릴과 에탄 분자가 함께 뒤엉켜 단단한 고체로 굳어버린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세포막의 재료로 기대되었던 분자들이 타이탄 같은 극저온 환경에서 세포막 구조를 이루기보다는, 단순히 서로 뭉쳐져 단단한 얼음 같은 결정 형태로 변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발표자는 현재 이 새로 발견된 결정의 구조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엑스선 분석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4. 5월 21일 수요일(넷째 날)
2.4.1. Amino Acid Heterogeneity Associated with Different Lithologies and Mineral Hosts of Bennu Samples Returned by the NASA OSIRIS-Rex Mission(발표자: Amentum JETS II NASA Johnson Space Center, Bum Soo Kim)
이번 발표에서는 NASA의 OSIRIS-REx 미션을 통해 소행성 베누(Bennu)에서 채취해 온 샘플 속 아미노산의 구성과 그 불균일성에 대한 정밀 분석 성과가 다뤄졌다. 우주생물학에서 아미노산은 생명 탄생 전 단계의 화학반응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다. 발표자는 베누에서 가져온 두 가지 다른 암석 성분을 분자 수준에서 비교하여 소행성 내부의 화학적 기원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의 조성과 거울상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현미경을 이용해 미세한 광물 알갱이들을 눈으로 보면서 성질에 따라 손으로 직접 분류했다. 이렇게 분리된 광물 알갱이와 전체 분말 샘플을 대상으로 뜨거운 물 추출, 산 성분을 이용한 분해, 그리고 정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 및 주사전자현미경을 활용한 교차 분석을 진행했다. 분말 샘플 분석 결과,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단백질의 기본 성분인 '글라이신'이 가장 풍부하게 검출되었으며 추가로 다른 다양한 아미노산들이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암석의 종류에 따라 아미노산의 구성이 뚜렷하게 달랐다는 사실이다. 독특한 암석 성분인 'Hamaki' 샘플은 'Angular' 샘플에 비해 외계 기원 아미노산의 핵심 지표인 '알파-아미노이소부티르산(AIB)'의 함량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알파-아미노이소부티르산(AIB)'은 우리가 몸에서 단백질을 만들 때 쓰는 일반적인 20가지 아미노산에는 포함되지 않는 비단백질성 아미노산이다. 지구의 생물 속에서는 거의 안 나타나는 희귀한 아미노산이지만, 탄소로 구성된 운석이나 소행성 시료에서는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AIB는 지구 생명이 아닌 우주에서 온 유기물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마커로 사용된다. 광물별 아미노산 농도를 시각화한 결과, 백운석이 많은 영역에서는 AIB의 농도가 높았던 반면, 감람석이 많은 영역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아미노산 구성을 보였다. 또한 일부 알갱이 표면에 나타난 미세한 균열과 부식된 흔적은 과거 망간이 섞인 액체 상태의 물에 의해 암석이 변형되었음을 시사했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동일한 소행성 안에서도 위치나 암석 종류에 따라 아미노산이 매우 고르지 않게 분포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소행성 내부에서 광물의 종류에 따라 아미노산이 다르게 변형되었거나, 애초에 다양한 경로를 거쳐 외부 물질들이 결합했음을 의미한다. 발표자는 광물과 유기물 간의 상호작용이 아미노산 형성에 미친 영향을 강조하며, 초기 태양계의 화학적 유산과 생명 기원의 수수께끼를 푸는 데 베누 샘플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2.4.2. Thermal Gradients and Microbial Diversification in a Yellowstone Hot Spring(발표자: Space Biology and Astrobiology Research Team, Mohammadreza Shahjahan)
이번 발표에서는 지구화학 및 지질생물학 연구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옐로스톤 국립공원 온천에서 미생물들이 어떻게 다양성을 형성하고 적응해 나가는지에 대한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발표자는 온천 생태계를 지배하는 환경적 요인들이 미생물의 분포와 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세 곳의 온천 지역에서 DNA와 RNA 샘플을 채취하여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밀한 시퀀싱 분석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네 단계의 엄격한 필터링 과정을 거쳐 오염되지 않은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했다. 분석 결과, 온도의 변화는 미생물의 도메인에 따라 상이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온도가 높아질수록 박테리아의 풍부도와 다양성은 확연하게 감소하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극한 환경에 특화된 고세균의 경우 높은 온도에서도 다양성이 거의 줄어들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연구팀은 온도별 데이터와 함께 규산염, 철, 황, pH 등 현장의 환경 측정값을 비교 분석했다. 특히 온도가 변함에 따라 황의 농도와 형태가 달라지는 특징을 발견했는데, 이는 미생물의 대사 활동이 주변 원소들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미생물들이 특정 온도에서 함께 발견되는 '동시 출현(co-occurrence)' 정도를 계산해 냈다. 온도가 낮은 영역일수록 박테리아 간의 동시 출현 빈도가 훨씬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온화한 조건에서 미생물들이 서로 긴밀한 공생 관계를 맺으며 복잡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극단적인 환경 구배 속에서 미생물의 다양성이 온도와 물리화학적 조건에 얼마나 민감하게 의존하는지 밝혔다. 발표자는 마지막으로 철과 같은 원소들이 미생물의 특정 대사 경로에서 핵심적인 촉매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2.4.3. The phylogenetic context for the origin of a unique purple-green photosymbiosis(발표자: Purdue University, Sergio Munoz-Gomez)
이번 발표에서는 이종영양 생물과 광독립영양 생물 간의 독특한 결합 형태인 광공생 중에서도, 자연계에서 극히 보기 드문 자색 황세균과 녹조류의 복합 공생 시스템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다뤄졌다. 일반적으로 광공생은 산소를 생성하는 광합성 생물과 이루어지지만, 이번 연구는 독일에 위치한 연못 퇴적층에서 발견된 섬모충류를 모델로 삼아, 산소가 없는 환경을 선호하는 자색 세균이 어떻게 산소를 생성하는 광합성을 하는 녹조류와 함께 한 숙주 세포 안에서 안정적인 공생 관계를 구축했는지 유전체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단일세포 유전체 서열 분석 결과, 숙주 섬모충 내부에 존재하는 녹조류 공생체는 클로렐라와 매우 가까운 계통으로 확인되었으며, 자색 세균 공생체는 Thiodictyon 속 자색 황세균 계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숙주는 산소 호흡과 발효가 모두 가능한 미토콘드리아를 가졌고, 녹조류는 산소 발생 광합성과 호흡, 발효 대사를 유연하게 수행한다. 반면, 자색 세균 공생체는 숙주 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유전체 축소가 일어나 황 분해나 질소 고정 경로를 잃어버렸다. 대신 녹조류가 내뿜는 산소에 적응하기 위해 아주 적은 양의 산소로도 숨을 쉴 수 있는 기전과 최소한의 광합성 장치만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자색 세균이 수소를 흡수하는 효소를 아주 활발하게 만들어내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같이 사는 녹조류가 대사 과정에서 뿜어내는 수소 기체를 자색 세균이 받아 자신의 광합성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볼 수 있다. 즉,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미생물이 숙주 세포 안에서 서로의 부산물을 주고받으며 완벽한 파트너십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희귀한 공생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진화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샘플링한 장소 주변에서 자색 세균 없이 녹조류만 몸에 지닌 근연종이 발견된 점으로 보아, 아주 먼 옛날 숙주가 먼저 녹조류를 받아들여 자손들에게 계속 물려준 것이 시작일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다 산소가 부족한 진흙 속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색 세균까지 추가로 받아들이며 지금의 독특한 삼중 공생 시스템이 완성된 것이다. 발표자는 자연계에 흔한 일반 광공생과 달리 이 시스템이 전 세계에 단 두 사례만 보고될 정도로 희귀한 이유가, 이처럼 까다롭고 복잡한 진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임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3. 총평
AbScicon 학회는 행성 과학, 천문학, 미생물학, 유전체학 등 우주생물학의 모든 연구를 한자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거대한 융합의 장이었다. 미국은 NASA를 중심으로 수많은 국립 연구소와 대학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매우 다각적인 연구를 펼치고 있었다. 소행성 베누에서 가져온 우주 샘플을 분석하는 연구부터 외계 해양 세계로 보낼 시추 드릴 개발, 그리고 우주 망원경과 위성이 보내온 방대한 광학 데이터를 최신 AI 기법으로 재해석하는 연구까지, 이들이 보여준 연구의 스케일은 실로 경이로웠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4년 5월 우주항공청(KASA)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우주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우리나라도 발사체나 위성 개발 같은 전통적인 우주항공 분야의 성장과 함께, 기초 과학을 기반으로 한 융합 학문의 결정체인 우주생물학 연구 인프라도 함께 다져져야 할 때다. 이번 학회에서 경험한 우주 강국들의 협업 환경처럼, 국내에서도 다양한 학문들이 경계를 허물고 우주 생명의 기원과 탐색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AI 도구 활용 내역] 전체 원고 작성 후 Google(2026), Gemini(3.5 Flash)의 피드백을 받아 퇴고 과정을 거쳤습니다. 제시된 수정 의견은 저자의 검토와 판단하에 최종 편집되었습니다.
간략한 학회 소개 및 학회 참가 추천 전공 분야 2년마다 개최되는 우주생물학 학회로, 우주 탐사 데이터, 외계 시뮬레이션, 지구 극한 생명체 및 생명의 기원을 원자·유전체 수준에서 다루는 거대한 학문 융합의 장이다. 관련 전공은 우주를 좋아하는 모든 생물학 전공생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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