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12
동물의약품 개발에서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의 역할과 응용 전망
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12
동물의약품 개발에서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의 역할과 응용 전망
김정한(우진비앤지(주) 백신연구소)
엑소좀(exosome)을 포함한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는 세포에서 분비되는 지질 이중막 구조의 나노 크기 소포로, 유래 세포의 miRNA, 단백질, 지질 등 다양한 생체분자를 운반하며 세포 간 신호전달과 생리적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이러한 EV 기반 기술은 반려동물 의료, 산업동물 건강관리, 축산 생산성 향상, 그리고 동물백신 개발 등 다양한 동물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접근법으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mesenchymal stromal/stem cell, MSC) 유래 EV는 항염증 및 조직 재생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며, 면역원성이나 종양화 가능성과 같은 기존 세포치료(cell therapy)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세포유래 생물학적 제제(cell-free biologic)로서의 잠재력을 지닌다. 이러한 배경에서 EV는 진단용 바이오마커, 재생의학 기반 치료제, 그리고 면역반응 조절 및 백신 전달 플랫폼 등 다양한 동물의약품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본 리포트에서는 엑소좀을 중심으로 한 EV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특성과 분석 기술을 정리하고, 수의의학 및 동물용 의약품 분야에서의 주요 응용 사례(진단, 치료, 백신 등)를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또한 EV 기반 기술의 산업화 가능성과 규제 환경을 함께 논의하고, 향후 연구 및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와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엑소좀의 생물학 및 기술적 고려사항
2.1.1 엑소좀 생성과 분비
2.1.2 엑소좀 적재물과 작용 기전
2.1.3 분리·정제공정 및 특성화 기술
2.1.4 표준화와 MISEV2023
2.2. 동물의약품에서의 세포외 소포체 응용
2.2.1 진단 및 바이오마커
2.2.2 치료제로서의 세포외 소포체
2.2.3 백신 플랫폼 및 면역조절
2.2.4 산업동물, 사료 및 첨가제 응용
2.3. 국내외 연구 현황 및 비교
2.4. 상업화 관점 및 동물의약품 시장 적용 전망
2.5. 주요 과제 및 향후 연구 방향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전 세계 반려동물의 고령화, 동물의 삶의 질 중시, 그리고 산업동물의 복지, 생산성 관리 요구의 증가에 따라 동물헬스케어 산업은 예방, 진단 및 치료를 모두 포괄하는 정밀 수의의학(precision veterinary medicine)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1-3]. 기존의 동물용 의약품은 주로 항생제, 호르몬 제제, 소분자 항염증제 등으로 구성되었으나, 최근에는 세포치료제, 단백질 및 항체제제, 유전자 기반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생명공학 의약품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1, 3, 8].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는 대부분의 세포 유형이 방출하는 지질 이중막 소포로, 크기, 기원 및 생성 경로에 따라 엑소좀(exosome), 마이크로베지클(microvesicle) 등으로 구분된다 [1, 2, 9]. 엑소좀은 대략 30–150 nm 범위의 직경을 가지며, 엔도좀계(endosomal pathway)에서 다중소포체(multivesicular body, MVB)가 형성되고 세포막과 융합되면서 세포외로 방출된 내재성 소포(intraluminal vesicle)로 정의된다 [2]. 이들 소포는 유래 세포의 miRNA, mRNA 조각, 단백질, 지질, 대사산물 등을 탑재(cargo)하여 수용 세포의 전사와 면역 반응을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2, 4]. 이러한 '생물학적 운반체'라는 속성은 EV를 차세대 동물용 치료제, 백신 및 진단 플랫폼으로 제시하고 있다 [1, 3, 17].
수의의학 분야에서는 엑소좀을 이용해 (1) 반려동물의 염증성, 퇴행성 질환에 대한 비세포적 재생치료제 개발, (2) 산업동물 질병의 조기 진단용 액체생검(liquid biopsy) 바이오마커, (3) 면역유도 또는 항원전달 나노백신 등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가 최근 2~3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1, 3, 4]. 본 리포트의 목적은 엑소좀의 기본 생물학과 분석 기술, 동물의약품(진단, 치료, 백신) 관점의 응용 사례, 상업화 및 규제 이슈, 그리고 향후 연구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것이다.
그림 1. 엑소좀의 생체 기능과 수의학적 응용 개요(참고문헌: 1-4, 6, 10).
2. 본론
2.1. 엑소좀의 생물학 및 기술적 고려사항
2.1.1. 엑소좀 생성과 분비
엑소좀은 세포 내 엔도좀(endosome) 경로에서 형성되는 세포외 소포체의 한 유형으로, 다중소포체(multivesicular body, MVB)의 형성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세포막을 통해 유입된 물질은 초기 엔도좀으로 전달된 후 점차 후기 엔도좀으로 성숙하며, 이 과정에서 엔도좀 막이 안쪽으로 함입되어 내강 소포(intraluminal vesicles, ILV)가 형성된다. 이러한 ILV가 내부에 축적된 구조가 MVB이며, 이후 MVB의 운명에 따라 엑소좀의 방출 여부가 결정된다. 일부 MVB는 리소좀과 융합되어 내부 물질이 분해되지만, 세포막과 융합하는 경우 내부 ILV가 세포 외부로 방출되며, 이들이 바로 엑소좀으로 간주된다 [1, 2].
엑소좀의 형성과정에는 여러 분자적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ESCRT (endosomal sorting complex required for transport) 복합체가 엔도좀 막의 함입과 소포 형성을 조절하며, 유비퀴틴화된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류하여 ILV 내부로 적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세라마이드 생성에 의해 유도되는 ESCRT 비의존적 경로도 보고되고 있으며, tetraspanin 계열 단백질(CD9, CD63, CD81 등)은 특정 단백질의 선택적 적재와 엑소좀 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2].
MVB가 세포막과 융합하여 엑소좀을 방출하는 과정은 Rab 계열 소형 GTPase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 특히 Rab27a/b, Rab11, Rab35 등은 MVB의 세포막 이동과 도킹, 막 융합을 조절하여 엑소좀의 분비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SNARE 단백질과 세포골격 구조 역시 소포의 이동과 막 융합 과정에 관여하여 엑소좀 방출 과정의 효율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8].
세포 외부로 방출된 엑소좀은 단백질, 지질, 다양한 RNA 분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표적 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여러 생리적 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엑소좀 표면 단백질과 세포 수용체 간의 결합, 세포막과의 직접적인 융합, 또는 세포내유입(endocytosis)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9, 20]. 이러한 전달 과정은 엑소좀이 단순히 세포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이 아니라, 세포 간 정보 전달을 매개하는 중요한 생물학적 운반체로의 기능을 보여준다 [21–23].
2.1.2. 엑소좀 적재물과 작용 기전
엑소좀은 세포 유래 생체분자를 포함하는 소포로서 miRNA, siRNA 유사 RNA 조각, circR-NA와 같은 다양한 핵산과 단백질 및 지질 신호분자를 선택적으로 적재하고 있다 [24, 25]. 이러한 cargo(적재물)는 유래 세포의 생리적 상태를 반영하며, 표적 세포로 전달된 이후 유전자 발현 조절이나 세포 신호전달 경로 변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MSC) 유래 EV는 항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조직 재생을 촉진하는 특징이 보고되고 있다. MSC 유래 EV에 포함된 다양한 조절 인자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을 조절하고 대식세포의 M2 극화를 유도함으로써 손상 조직 주변의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조직 회복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26]. 또한 EV 표면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은 표적 세포와의 수용체-리간드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세포의 활성이나 억제를 조절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T세포나 수지상세포와 같은 주요 면역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주어 면역 반응의 균형을 유지하고 다양한 면역 반응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 27].
이와 같은 EV의 생물학적 작용은 관절염, 피부 상처, 신경계 손상 등 다양한 만성 염증성 또는 퇴행성 질환 모델에서 확인되고 있으며, 반려동물 임상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정형외과적 질환이나 피부 질환의 치료 전략과도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다 [6, 28]. 따라서 엑소좀 적재물 구성과 작용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향후 EV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연구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2.1.3. 분리·정제공정 및 특성화 기술
세포외 소포체(EV)의 분리와 정제는 시료의 특성과 연구 목적에 따라 여러 방법을 조합하여 수행된다. 일반적으로 초원심분리(ultracentrifugation)가 가장 널리 사용되며, 최근에는 크기배제 크로마토그래피(size-exclusion chromatography), 고분자 침전법, 면역친화성(antibody-based) 포획 기술 등을 병행하여 EV의 순도와 회수율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29, 30]. 각 방법은 장단점이 있으며, 초원심분리는 비교적 표준적인 방법으로 활용되지만 단백질 응집체나 다른 미세소포가 함께 회수될 수 있어 추가적인 정제 단계가 필요할 수 있다.
동물용 의약품 개발 관점에서는 이러한 분리 및 정제 공정이 (1) 대량생산 공정과의 호환성, (2) 종간 이종 유래 EV 사용 시 면역원성 관리 가능 여부, (3) 불순물 제거 수준 등의 측면에서 규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잔존 DNA, 단백질 응집체, 세균 유래 내독소(LPS)와 같은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일관된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EV 기반 제제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7, 31].
EV 특성화(characterization) 단계에서는 입자의 물리적 특성과 분자적 구성을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분석 기술이 활용된다. 대표적으로 나노입자 추적 분석(nanoparticle tracking analysis, NTA)을 통해 입자 농도와 크기 분포를 측정하고,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EV의 형태학적 특징을 확인한다. 또한 CD9, CD63, CD81 등 대표적인 표면 마커 단백질의 존재 여부는 Western blot 또는 flow cytometry(유세포분석법) 분석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2, 33].
특히 동물 임상 적용이나 의약품 개발 단계에서는 EV의 입자 농도, 크기 분포, 표면 마커 발현, 핵산 및 단백질 구성 등 주요 특성에 대한 일관성을 입증하는 자료가 요구된다. 이러한 동등성 자료는 제품의 품질과 재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며, 향후 규제 기관의 인허가 심사, 생산 및 유통 단계에서도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7, 34].
2.1.4. 표준화와 MISEV2023
세포외 소포체(EV) 연구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세포외 소포체 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Extracellular Vesicles, ISEV)는 MISEV (Minimal Information for Studies of Extracellular Vesicles)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 개정판인 MISEV2023은 EV 연구에서 최소한 보고되어야 할 실험 정보와 품질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7]. 이 가이드라인은 EV의 분리 및 정제 방법, 입자 특성 분석(크기 분포, 농도), 표지 단백질(marker) 검증, 오염 가능성 평가, 그리고 기능 검증 실험 등 EV 연구의 핵심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MISEV2023은 ‘엑소좀(exosome)’이라는 용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고, 가능할 경우 EV의 생성 기원(biogenesis)과 물리적 특성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EV의 기능을 주장할 경우 단순한 분리 및 검출 결과뿐만 아니라, EV 자체가 해당 생물학적 효과를 유도한다는 기능적 검증 실험(functional validation)을 함께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7].
이러한 표준화 지침은 수의학 및 동물의약품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V 기반 제제를 실제 치료제나 백신 플랫폼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제조 공정의 일관성, 순도, 안정성, 생물학적 활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며, MISEV 지침은 이러한 품질 관리와 특성 분석의 기본 틀을 제공한다. 향후 EV 기반 동물용의약품은 규제 체계에 따라 생물학적 의약품 또는 첨단재생의약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EV의 특성 분석과 품질 관리 기준을 국제 가이드라인에 맞게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7, 35].
2.2. 동물의약품에서의 세포외 소포체 응용
2.2.1. 진단 및 바이오마커
세포외 소포체(EV)는 혈액, 소변, 타액, 관절액 등 다양한 체액에서 안정적으로 검출될 수 있어 비침습적 진단에 활용 가능한 액체생검(liquid biopsy) 기반 바이오마커로 주목받고 있다 [3, 36]. EV는 유래 세포의 단백질, 지질, miRNA 등 분자 정보를 반영하기 때문에 질병 상태에 따른 생물학적 변화를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려동물 분야에서는 반려견과 반려묘의 종양성 질환, 퇴행성 관절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에서 EV 유래 miRNA 또는 단백질 발현 패턴이 질병 진행 단계, 예후, 치료 반응과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1, 2]. 이러한 특성은 EV 기반 분자 지표가 질병의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경과 등의 모니터링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산업동물 분야에서도 EV를 활용한 질병 모니터링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돼지와 소 등 생산동물에서 감염성 질환의 조기 탐지나 대사 스트레스 상태를 EV 유래 분자 지표를 통해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질병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 개체를 선별하거나 농장 단위의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1–3]. 이러한 접근은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농장 방역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EV 기반 바이오마커 연구는 수의학 진단 분야에서 새로운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에는 수의과 진단키트 개발이나 농장 단위의 맞춤형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와 같은 형태로 상업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3, 37].
2.2.2. 치료제로서의 세포외 소포체
중간엽 줄기세포(MSC) 유래 세포외 소포체(EV)는 항염증, 면역조절, 조직 재생 촉진 등의 생물학적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동물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개, 말,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스포츠 동물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손상, 골관절염, 연부조직 손상 및 상처 치유 모델에서 MSC 유래 EV의 치료적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4, 6]. 이러한 연구들은 EV가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조직 재생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V 기반 치료는 살아있는 세포를 직접 투여하는 기존의 세포치료와 비교할 때 몇 가지 장점을 가진다. 먼저 EV는 세포 자체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종양 형성 가능성과 같은 안전성 문제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EV는 냉동 보관이 가능하고 해동 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임상 적용이 비교적 용이하며, 반복 투여 시 면역학적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4 ,6].
한편 EV는 단순한 생체 유래 소포를 넘어 다양한 치료 물질을 전달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전달체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EV 내부에 특정 miRNA나 치료용 단백질, 약물 등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특정 질환에 맞춘 치료 전략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이러한 기술은 난치성 피부질환, 만성 염증성 장질환, 신경계 손상 등 다양한 수의 임상 질환에서 맞춤형 치료제로 확장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1, 4, 6].
2.2.3. 백신 플랫폼 및 면역조절
세포외 소포체(EV)는 세포막 유래 지질 구조와 다양한 단백질 및 핵산을 포함하고 있어 항원 전달과 면역 반응 유도에 활용될 수 있는 잠재적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EV는 항원을 표면에 제시하거나 내부에 탑재한 상태로 면역세포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백신 전달체 또는 면역보조제로서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 38]. 이러한 특성은 항원을 안정적으로 보호하면서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효율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 플랫폼과 차별성을 가진다.
동물의약품 분야에서는 산업동물의 주요 감염성 질환이나 반려동물에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에 대해 보다 정밀한 면역 조절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EV 기반 접근법은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방향으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면역조절 전략으로 평가된다 [3, 11].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 세포 유래 EV가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s)와 B세포와 같은 항원제시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2, 3]. 이러한 결과는 EV가 단순한 세포 간 신호 전달 매개체를 넘어 항원 전달 및 면역 반응 조절에 관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EV 기반 기술은 기존 백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면역 지속성의 한계나 부작용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동물용 백신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연구와 응용 가능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3, 13].
그림 2. 엑소좀 기반 백신 플랫폼 및 엑소좀 매개 면역 조절(참고문헌: 1-4, 6, 10, 11).
2.2.4. 산업동물, 사료 및 첨가제 응용
최근 축산 및 낙농 분야에서는 세포외 소포체(EV)의 생리적 기능을 활용하여 동물의 장 건강과 면역 기능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모유나 초유에서 유래한 EV는 다양한 단백질과 miRNA를 포함하고 있으며, 송아지의 장내 면역 발달과 장점막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2]. 이러한 특성은 EV가 초기 성장 단계에서 면역 기능을 보조하고 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EV를 활용한 기능성 사료 또는 사료첨가제 개발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EV가 동물의 스트레스 반응이나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하는 데 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동물의 건강 관리와 성장 효율 개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이러한 접근은 축산 산업에서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는 생산성 향상과 항생제 사용 감소라는 두 가지 목표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EV 기반 기술은 향후 동물의약품뿐만 아니라 사료첨가제나 기능성 영양소 형태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축산용 건강관리 솔루션의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2, 3, 14].
2.3. 국내외 연구 현황 및 비교
최근 2022년 이후의 리포트와 메타분석은 반려동물과 생산동물을 아우르는 EV 연구가 빠른 속도로 축적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1-3]. 2022년 발표된 수의학 EV 리포트는 야생동물을 포함한 약 220편 이상의 EV 관련 연구를 정리하며, EV가 조직재생, 감염질환, 종양학, 독성학 평가에까지 폭넓게 탐색되고 있음을 보고했다 [2]. 이어 2024년 이후 리포트들은 반려견과 말 등 실제 임상 수요가 큰 동물종에서 MSC 유래 EV의 치료효과, 안전성, 제형화 가능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으며 [1, 4, 6], 이는 '세포 없는 세포치료(cell-free cell therapy)'라는 구상을 수의임상으로 전이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 6].
국내의 경우, 동물병원 및 수의과대학을 중심으로 반려견 퇴행성 관절질환, 피부 상처 치유, 안과(각막 손상) 등 비교적 고통도와 보호자 부담이 높은 만성 또는 난치 적응증에 MSC 유래 EV를 적용하려는 전임상 및 초기 임상적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은 소규모 연구 중심이며 표준화된 제조 및 품질 관리 체계(GMP 스케일)와 장기 추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3, 4, 7]. 이는 EV 기반 치료제가 수의 재생의학 시장에서 실제 허가 품목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 공정, 규제 등급 정의, 안전성 및 유효성 가이드라인 정립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3, 4, 7]. 또한 반려동물 위주로 연구가 편중되어 있고, 소 또는 돼지 등 산업동물에 대한 연구는 ‘백신, 면역조절 및 사료첨가’ 방향에서 개념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1-3].
2.4. 상업화 관점 및 동물의약품 시장 적용 전망
세포외 소포체(EV)를 활용한 동물용 의약품의 상업화에는 몇 가지 중요한 기술적이고 산업적인 과제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생산 및 제조 측면에서 EV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래하는 생물학적 물질이기 때문에 세포 배양, 소포 회수, 정제, 농축, 보관에 이르는 전 공정이 일정한 품질 기준 하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특히 입자 크기 분포, 표면 마커 발현, 내부 적재물 구성 등 주요 특성이 생산 로트(lot) 간에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 품질 관리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4, 7].
두 번째로는 규제 체계의 문제이다. EV 기반 제제가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첨단재생의약품 또는 사료첨가제 등 어떤 범주로 분류되는지에 따라 요구되는 독성 평가, 잔류성 시험, 환경 영향 평가 등의 규제 자료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EV 기반 제제의 분류 기준이 아직까지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 개발 과정에서 적절한 규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3, 7].
세 번째는 비용과 유통 구조의 문제이다. 반려동물 의료 분야에서는 비교적 고가의 맞춤형 치료 접근법이 수용될 가능성이 있으나, 산업동물 분야에서는 개체당 투여 비용과 농장 단위의 물류 효율성이 제품 채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산업동물용 EV 기반 제품의 생산 비용 절감과 대량 공급 체계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된다 [1–3].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EV 기반 제제는 세포를 직접 투여하지 않으면서도 세포치료와 유사한 생물학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바이오제제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에는 동물용 의약품 기업, 동물병원, 사료 및 축산 관련 기업 간의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모델이 형성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1, 3, 4].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MSC) 유래 EV를 동결건조 또는 안정화된 제형으로 개발하여, 동물병원에서 재구성 후 주사, 점안 또는 도포 형태로 사용하는 방식은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적 접근으로 논의되고 있다 [4, 6, 15]. 또한 EV의 항원 전달 특성을 활용한 종특이 백신이나 면역보조제 개발은 축산 질병 관리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되며, 산업동물 의약품 시장에서도 점차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2, 3].
2.5. 주요 과제 및 향후 연구 방향
EV 기반 동물의약품의 실제 적용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몇 가지 기술적 과제 해결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첫 번째로 대량생산 공정에 대한 표준화가 요구된다. EV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원료 세포의 특성과 배양 조건에 따라 생산량과 기능적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세포주의 로트(lot) 간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일정한 EV 수득량과 생물학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배양 및 정제 공정의 확립이 중요하다 [4, 7].
두 번째로는 품질,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EV 제제의 입자 크기, 표면 마커 발현, 내부 적재물 구성 등 주요 특성은 생산 로트마다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Ev 제품의 로트 간 동등성 시험을 통해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EV 연구의 최소 기준을 제시한 MISEV2023 가이드라인의 요구사항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7].
세 번째로는 동물종 간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EV 관련 연구는 특정 동물종에서 수행된 사례가 많지만, 동일한 EV 제제가 다른 종에서도 동일한 효과와 안전성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개에서 확보된 연구 결과를 고양이, 말, 돼지, 소 등 다른 동물종에 적용할 수 있는지, 또는 종마다 특이적인 EV 제제가 필요한지에 대한 검증이 요구된다 [1, 2, 6].
네 번째로 장기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EV 기반 제제를 반복 투여할 경우 면역 반응 유발 가능성, 종양원성 위험, 체내 분포 및 배설 경로 등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 데이터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환경 노출 가능성까지 고려한 안전성 평가 역시 향후 연구에서 중요한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1, 3, 4, 6].
이와 함께 EV 기반 치료제의 임상시험 또는 비임상시험 설계에 대한 표준화도 필요하다. 반려동물 임상 연구는 보호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수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의 임상시험과 유사한 수준의 윤리적인 고려와 안전성 평가가 요구된다 [1, 3]. 한편 산업동물의 경우에는 개체 단위뿐 아니라 농장 또는 집단 단위의 시험 설계가 필요하며, 사료 효율, 성장률, 질병 발생률 감소 등 생산성과 관련된 지표도 함께 평가해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다 [2, 3].
따라서 EV 기반 동물의약품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의학, 줄기세포 및 재생의학, 제형공학, 바이오프로세스 공학, 데이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 간의 다학제적 협력 연구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통합적 연구가 향후 기술의 실용화와 산업적 발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3, 4, 7].
3. 결론
엑소좀을 포함한 세포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는 최근 수의학 및 동물의약품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진단용 바이오마커, 치료제, 백신 전달체 및 면역조절 플랫폼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1–4].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MSC) 유래 EV는 항염증 및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생물학적 기능을 통해 세포치료제의 주요 효과를 전달할 수 있으면서도, 세포 자체를 사용하는 치료 방식에 비해 제조·보관·안전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특성을 가진 후보 물질로 평가되고 있다 [4, 6].
그러나 EV 기반 기술이 실제 동물용 의약품으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MISEV2023과 같은 국제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분리·정제 공정과 특성 분석 기준을 확보하여 EV의 품질과 재현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또한 동물종별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실험적 근거와 함께, 대량 생산 공정의 확립과 안정적인 품질 관리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EV 제제를 어떤 범주의 의약품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 역시 향후 기술 발전과 산업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 4, 7].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EV 기반 기술은 동물의학 분야에서 유의미한 생물학적 제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관련 산업과 규제 체계가 이러한 기술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EV 기반 동물의약품의 실제 상용화 시점과 시장 확대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 3, 4, 16].
4.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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