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05
In vitro 기반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 모델 구축 기술 및 BBB 투과성 기반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동향
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05
In vitro 기반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 모델 구축 기술 및 BBB 투과성 기반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동향
이창욱, 박단비, 이동우, 이상윤(충남대학교, 가천대학교)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중추신경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생리적 장벽인 동시에, 치료제를 뇌 실질로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가장 중요한 제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실제로 다수의 중추신경계 신약 후보 물질은 전임상 단계에서 BBB 투과성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환경에서는 충분한 뇌 실질 내 약물 노출을 확보하지 못해 개발에 실패해 왔다. 이러한 반복적인 실패는 BBB 투과 여부뿐만 아니라, 약물이 BBB를 통과한 이후 형성되는 이동 경로, 뇌 내 분포 양상, 그리고 노출 유지 수준을 전임상 단계에서 정밀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평가 체계의 한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본 리뷰에서는 BBB의 구조 및 기능적 특성과 중추신경계 약물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전임상 단계에서 활용되어 온 BBB 모델의 현황과 한계를 고찰하였다. 또한, 기존에 개발된 in vitro BBB 모델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여, 기존 전임상 모델의 구조적 한계로 인한 약물의 실제 뇌 내 분포 및 노출 지속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함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실제 인체의 BBB 특성을 고려한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전략에 대하여, 약물 구조 최적화, 수송체 기반 전달, 물리적 또는 국소적 BBB 조절, 모달리티 기반 전략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이러한 접근을 적응증별 임상 사례와 함께 정리하였다. 본 리뷰는 BBB를 단일 투과 장벽이 아닌, 질환 및 약물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상호작용 환경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BBB 모델과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전략의 최신 연구 동향과 한계를 고찰한다.
목 차
1. 서론
1.1.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의 구조적 특징과 생리적 기능
1.2. BBB 투과와 관련된 임상적 한계
2. 전임상 BBB 모델의 현황과 한계
2.1. Staticin vitro BBB 모델
2.2. Dynamic in vitro BBB 모델
2.3. 기존in vitro BBB 모델의 한계와 개발 동향
3. BBB를 고려한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전략과 동향
3.1. BBB 특성을 고려한 치료제 개발 전략
3.1.1. 약물 구조 최적화 기반 접근
3.1.2. 내인성 수송체를 활용한 전달 전략
3.1.3. 물리적 BBB 조절 및 국소적 장벽 우회 기반 약물 전달 전략
3.1.4. 차세대 약물 전달 전략
3.2. 적응증별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동향
3.2.1. 신경퇴행성 질환
3.2.2. 뇌종양
4. 향후 과제
4.1. 임상적 약물 노출 예측을 위한 전임상 BBB 모델의 고도화
4.2. 평가 지표의 표준화와 규제 맥락에서의 in vitro BBB 모델 활용 가능성
5. 결론
6. 참고문헌
1. 서론
1.1.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의 구조적 특징과 생리적 기능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혈액 내 물질이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로 유입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생리적 장벽이다. BBB는 외부 독성 물질이나 병원체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동시에,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 필요한 이온 환경과 대사 항상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은 단일 구조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신경혈관단위(Neurovascular Unit, NVU)를 구성하는 여러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조절된다. NVU는 뇌 모세혈관 내피세포(Endothelial cell)를 중심으로 혈관주위세포(Pericyte)와 성상교세포(Astrocyte)가 밀접하게 결합된 구조이며, 신경세포(Neuron)와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또한 BBB 기능 조절에 간접적으로 관여한다 [1, 2]. BBB는 선택적 투과성을 가지는데, 이는 뇌 모세혈관 내피세포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말초 혈관보다 BBB는 인접한 혈관내피세포 사이에 더욱 견고한 밀착연접(Tight junction) 단백질 복합체의 결합으로 형성되어 있다 [3,4]. 이로 인해 대부분의 물질은 세포 사이를 통한 이동이 차단되고, 일부 물질만이 선택적으로 BBB를 통과할 수 있다. 성상교세포는 혈관을 둘러싸는 end-feet 구조를 통해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조절하고, 장벽 안정성과 대사 항상성 유지에 기여한다. 그리고 혈관주위세포는 혈관내피세포와 직접 접촉하여 BBB 투과성의 미세 조절, 혈관 구조 유지, 염증 반응 조절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BBB의 존재로 인해 중추신경계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은 제약을 가지며, 이러한 제한은 물리화학적 특성(Physicochemical property)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7, 8].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BBB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중요한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BBB를 통과할 수 있는 약물은 지질친화성, 분자량, 극성 표면적과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에 의해 제한되며 [9,10], 일반적으로 비교적 높은 지질친화성과 낮은 분자량을 가지는 분자가 수동 확산(Passive transport)을 통해 BBB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은 전신 약동학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BBB 투과성 확보와 전신 노출 간의 균형이 요구된다. 여기에 더해 BBB 혈관내피세포에 발현된 유출 수송체(Efflux transporter)는 약물을 혈액 방향으로 배출함으로써 뇌 내 약물 축적을 추가적으로 제한한다. 대표적으로 P-glycoprotein (P-gp) 및 breast cancer resistance protein (BCRP)은 BBB 투과성 평가에서 중요한 제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9-11].
그림 1. BBB의 구조와 내인성 수송체 기반 물질 이동
1.2. BBB 투과와 관련된 임상적 한계
중추신경계 질환은 발병 시 환자의 생존과 장기적인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한계의 중심에는 BBB가 존재한다. BBB는 정상적인 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보호 장벽이지만, 치료제를 뇌 실질로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12, 13]. 실제로 많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은 전임상 단계에서 BBB 투과성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시험에서는 충분한 뇌 내 약물 노출을 확보하지 못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왔다. 이러한 임상적 실패는 단순히 약물 자체의 효능 부족에 기인하기보다는, 전임상 단계에서 BBB 투과성과 뇌 실질 내 약물 분포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평가 체계의 한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동물 모델이나 단순화된 실험 시스템에서 관찰된 BBB 통과 특성이 실제 인체 환경에서는 재현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이러한 예측 불일치는 임상 단계에서의 효능 부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BBB 투과 전략 자체가 효과가 없는 접근으로 평가되거나, 잠재적으로 유망한 후보 물질이 개발 초기 단계에서 탈락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BBB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전달 전략이 제안되어 왔다 [14, 15]. 대표적으로 BBB 혈관내피세포에 발현된 내인성 수송체(Endogenous transporter)를 통해 약물을 뇌로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또한 나노입자(Polymeric nanoparticles)나 Polymer 기반 전달 시스템은 약물을 물리적으로 보호하거나 BBB 표적 ligand를 도입함으로써 BBB 통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어 왔다 [14, 15]. 그러나 이러한 전략들은 현재까지 제한적인 임상 성과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대규모 임상 성공이나 광범위한 상용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16]. 이는 BBB 투과 전략의 개념적 타당성과 실제 임상 적용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반복적으로 보고되는 임상 실패 사례들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서 전임상 단계 평가의 정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17, 18]. BBB 투과 전략의 성공 및 임상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BBB 투과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 BBB 환경에서의 약물 이동과 뇌 내 축적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전임상 평가 체계가 요구된다. 특히 약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수송체 매개 이동, efflux 기전, 그리고 뇌 미세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19]. 그러나 현재 활용되고 있는 전임상 모델들은 각기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BBB의 특성을 충분히 재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한 한계는 BBB 투과성 평가 결과의 해석과 임상 적용 가능성 판단에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의 주요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 BBB 특성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전임상 모델의 개발은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2. 전임상 BBB 모델의 현황과 한계
약물의 BBB 투과성을 평가하기 위한 전임상 접근법은 크게 in vivo 모델과 in vitro 모델로 구분된다 [20, 21]. in vivo 모델은 실제 생체 환경에서 혈류, 대사, 면역 반응, 조직 간 상호작용을 포함한 약물의 분포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BBB 투과성은 혈장 대비 뇌 조직 내 약물 농도의 비율인 tissue-to-plasma partition coefficient (Kp)를 통해 평가된다 [22, 23]. 그러나 in vivo BBB 모델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BBB 구조 및 수송체 발현 차이에 따른 종간 불일치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특히 유출(Efflux) 및 유입(Influx) 수송체의 발현 수준 차이는 약물의 뇌 실질 내 축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동물 모델에서 관찰된 BBB 투과성이 인간에서는 재현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24, 25]. 실제로 일부 항암제는 뇌종양 동물 모델에서 효과가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환경에서는 충분한 뇌 내 약물 분포를 확보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다 [26, 27].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in vivo 모델은 약물의 생리학적 거동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인간 BBB 투과성을 단독으로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인간 BBB 특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in vitro BBB 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평가 접근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28, 29].
2.1. Static in vitro BBB 모델
Static in vitro BBB 모델은 혈류에 의한 전단응력(Shear stress)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축되는 세포 배양 기반 모델로, 주로 Transwell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30]. 이 시스템은 상부(Apical)와 하부(Basolateral) 구획을 분리한 구조를 통해 BBB를 가로지르는 물질의 투과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31]. 구조가 단순하고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으며 재현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적 in vitro BBB 모델은 전임상 단계에서 널리 활용되어 왔다 [32, 33].
Static in vitro BBB 모델은 사용되는 세포 구성에 따라 단일층(Mono-culture) 모델과 다세포 공배양(Co-culture) 모델로 구분된다. 단일층 모델은 뇌 혈관내피세포를 Transwell 막 위에 단독으로 배양하는 방식으로, 실험 설계가 단순하고 처리량이 높아 초기 약물 효능 스크리닝, BBB 투과성 분석에 적합하다 [34-36]. 일반적으로 0.2–0.4 μm 크기의 다공성 막을 사용하여 물질의 확산은 허용하면서 세포 이동은 제한함으로써, 혈관측과 뇌 실질측을 구분된 공간으로 형성한다 [37, 38]. 인간 유래 혈관내피세포는 인간 특이적 수용체와 수송체 평가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이지만, 조직 확보의 제약과 윤리적 문제로 인해 불멸화 세포주가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연구에서 이러한 세포주들은 실제 인간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에 비해 밀착연접 및 수송체 발현 수준이 낮고, Transendothelial Electrical Resistance (TEER) 증가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39, 40]. 다세포 공배양 모델은 혈관내피세포와 함께 성상교세포 또는 혈관주위세포를 배양함으로써 BBB 형성과 유지에 관여하는 세포 간 상호작용을 부분적으로 재현한다. 공배양 조건에서는 밀착연접 형성이 강화되고 장벽 특성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보고되어 있으며, 투과성 감소와 TEER 증가가 관찰된다 [41, 42]. Static in vitro BBB 모델은 TEER 측정, 투과도 계수 계산, 수송체 및 efflux 기전 분석 등 다양한 정량적 평가에 활용될 수 있으나, 혈류에 의해 유도되는 기계적 자극과 이에 따른 혈관내피세포의 형태 및 기능적 변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43].
2.2. Dynamic in vitro BBB 모델
Static in vitro BBB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접근으로, 혈류에 의해 발생하는 전단응력을 모사한 dynamic in vitro BBB 모델이 개발되어 왔다. 뇌 모세혈관 환경에서 혈관내피세포는 지속적인 혈류 자극에 노출되며, 이러한 기계적 자극은 밀착연접 단백질 발현과 배열, 장벽 투과성 조절, 그리고 수송체 및 efflux 시스템의 발현과 활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dynamic in vitro BBB 모델은 단순한 물질 차단 구조를 넘어, BBB의 선택적 투과 특성을 나타내는 주요 기능을 생리학적으로 더 유사하게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4, 45].
대표적인 dynamic in vitro BBB 모델로는 Cone–plate 시스템, Hollow fiber 기반 시스템, 그리고 Microfluidic BBB-on-a-chip 플랫폼이 있다. Cone–plate 시스템은 배양 표면 위에 위치한 회전 cone을 통해 전단응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전단응력의 크기를 비교적 간단하게 제어할 수 있어 내피세포의 형태 변화, 밀착연접 단백질 발현, 장벽 투과성 변화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에 유용하다. 그러나 전단응력이 균일하게 전달되지 않으며, 단일층 혈관내피세포 배양 구조로 인해 NVU를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 간 상호작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46, 47]. Hollow fiber 기반 in vitro BBB 모델은 섬유 내부와 외부를 서로 다른 구획으로 활용하여 혈관 내강과 뇌 실질측 공간을 구조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펌프 기반 순환을 통해 전단응력과 정수압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혈관내피세포, 성상교세포, 혈관주위세포를 공간적으로 분리하여 배치함으로써 NVU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48, 49]. 이러한 모델에서는 밀착연접 단백질 발현 증가, 장벽 투과성 감소, 그리고 efflux 수송체 발현 조절이 일관되게 보고되어 있으며, 전단응력이 BBB의 선택적 투과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반면 시스템 확립에 시간이 소요되고 많은 세포 수가 요구되며, 실시간 관찰과 고처리량 분석에는 제약이 따른다 [50, 51].
Microfluidic BBB-on-a-chip은 최근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모델이다. 이 모델은 미세유체 기술을 활용하여 혈류와 전단응력을 정밀하게 구현함으로써, static in vitro BBB 모델에서는 반영하기 어려운 BBB 기능 변화와 약물 이동 양상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52]. Microfluidic BBB 모델은 다중 채널 구조를 통해 혈관측과 뇌 실질측 구획을 명확히 분리할 수 있으며, 반복 투여 조건에서의 약물 축적, 투과 특성의 변화, 그리고 수송체 및 efflux 시스템의 반응을 연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53, 54]. 이러한 특성은 단일 시점 투과도 측정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임상적 약물 노출 차이를 해석하는 데 유용하다.
Microfluidic BBB-on-a-chip 모델은 구조에 따라 평면형(Planar)과 원통형(Cylindrical) 모델로 구분된다 [55]. 기존의 수직형 평면형(vertical planar) BBB 모델은 관찰과 분석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나, 막 기반 구조가 갖는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투과도 분석 결과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56, 57].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공성 막 대신 micropillar 구조나 hydrogel 기반 장벽을 적용한 수평형(Horizontal planar) BBB 모델이 개발되었으며, 연속적이고 균일한 내피세포 층 형성을 통해 BBB 투과성 평가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57, 58]. 또한 일부 플랫폼에서는 전극이 통합된 구조를 통해 TEER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장벽 특성 변화를 실시간으로 평가할 수 있다 [59]. 실제로 이러한 모델에서는 BBB 투과성이 높은 항암제와 낮은 항암제 간의 약물 이동 속도와 축적 양상이 시간 경과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됨이 보고되었다 [60].
한편 원통형 BBB 모델은 혈관과 유사한 기하학적 구조를 통해 균일한 전단응력 분포와 연속적인 내피세포 접촉을 유도함으로써, 평면형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한다 [61]. 이들 모델은 종양 세포와의 공배양 환경에서도 활용되어, BBB 존재 여부에 따라 항암제의 유효 농도 요구량이 크게 달라짐을 보여주었으며, BBB가 약물 전달과 종양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생리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제시되고 있다 [62]. 종합적으로 평면형 모델은 관찰과 분석에 유리한 반면, 원통형 모델은 혈관 유사 환경과 균일한 물리적 조건을 제공한다는 차이를 가지며,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전단응력 분포, 내피세포 배열,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약물 이동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 [63, 64]. 다만 microfluidic BBB 모델은 제작 공정과 실험 조건의 표준화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고, 고처리량 스크리닝에는 제약이 있어, 현재로서는 대규모 후보 물질 선별보다는 약물 전달 기전과 노출 특성 분석에 보다 적합한 전임상 평가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65, 66].
이와 같이 dynamic in vitro BBB 모델은 밀착연접 형성, 장벽 투과성 유지, 수송체 및 efflux 시스템 조절과 같은 BBB의 핵심 기능을 static in vitro BBB 모델보다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플랫폼 간 설계와 운용 조건의 다양성으로 인해 표준화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으며, 고처리량 스크리닝보다는 기전 분석이나 약물 노출 특성 평가에 보다 적합하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icrofluidic BBB-on-a-chip을 포함한 dynamic in vitro BBB 모델은 인체의 BBB 특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전임상 평가 도구이다.
그림 2. Static and dynamic in vitro BBB 모델 비교
2.3. 기존 in vitro BBB 모델의 한계와 개발 동향
현재 활용되고 있는 in vitro BBB 모델의 가장 중요한 한계는, 약물의 BBB 통과 여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치료 효능을 결정하는 뇌 실질 내 약물 분포와 노출 양상을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데 제한적이라는 점에 있다 [67]. 다양한 in vitro 모델을 통해 BBB 투과성 자체는 평가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결과는 임상 환경에서의 뇌 내 약물 분포, 노출 지속 시간, 그리고 병변 부위에서의 유효 농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68]. 실제로 약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최적화, BBB 세포에 내재되어 있는 수송체 활용, 나노입자 또는 항체 기반 전달 시스템 등 다양한 전달 전략이 제안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임상 단계에서 관찰된 BBB 투과성 증가는 임상적 치료 효과로 일관되게 연결되지 않았다 [69-72]. 이는 특정 전달 전략의 부재라 하기보다는, 기존 in vitro BBB 평가가 단일 시점의 투과도나 평균 투과 계수, 또는 선택적 투과 특성 유지 여부와 같은 제한된 지표에 주로 의존해 왔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임상적 치료 효과는 평균적인 BBB 투과성보다는 약물이 뇌 실질 내 어느 영역에 얼마나 축적되는지, 노출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그리고 efflux 및 재 분포 과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같은 다양한 시공간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은 기존의 단순화된 평가 지표만으로는 충분히 포착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최근 in vitro BBB 모델 개발은, 단순한 장벽 재현을 넘어 약물 이동 경로와 분포 양상을 해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유래 내피세포, 성상교세포, 혈관주위세포를 활용한 모델은 인간 BBB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73, 74]. 또한, 3차원 배양 및 다세포 공배양 접근은 실제 인체의 BBB에서 일어나는 세포간 상호작용을 부분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75]. 또한 microfluidic 기반 플랫폼과 같은 dynamic 시스템은 반복 투여 조건에서의 약물 이동과 분포 양상의 변화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더 나아가 in vitro BBB 모델로 실험한 결과를 in vivo 및 in silico 모델링과 연계하는 in vitro–in vivo extrapolation (IVIVE) 접근이 제안되면서, 전임상 단계에서의 BBB 평가 프레임워크를 정량적으로 고도화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76].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개별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고, 다양한 약물 전달 전략이 실제 BBB 환경에서 형성하는 분포와 노출 양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석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향후 in vitro BBB 모델은 단순한 투과성 평가 도구를 넘어, 약물 전달 전략의 임상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예측 플랫폼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3. BBB를 고려한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전략과 동향
BBB로 인한 약물 전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약물 분자 자체의 구조를 조절하는 접근, BBB에 존재하는 내인성 수송 기전(Endogenous transport mechanisms)을 활용하는 방식, 물리적 BBB 조절 및 국소적 장벽 우회 기반 접근, 그리고 항체, 핵산, 나노입자 등 치료제 모달리티(Modality) 자체의 특성을 활용하거나 조절하는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BBB의 구조적 특성과 물질 수송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으며, 각기 다른 적용 범위와 한계를 보여 왔다. 특히 임상적 성과는 개별 전략의 적용 여부보다는, 약물의 특성과 전달 방식이 BBB 환경을 얼마나 정밀하게 반영하여 설계되었는지에 의해 좌우된다.
3.1. BBB 특성을 고려한 치료제 개발 전략
3.1.1. 약물 구조 최적화 기반 접근
BBB로 인한 약물의 전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치료제 개발 전략은 약물 분자 구조를 조절하여 수동 확산에 유리한 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약물의 뇌 내 유입은 주로 NVU의 혈관내피세포를 통한 transcellular 경로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낮은 분자량, 적절한 지질친화성, 제한된 극성을 갖는 소분자 약물이 BBB 통과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77, 78]. 실제로 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 ropinirole, rotigotine과 같은 승인된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은 이러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가진다 [79]. 뇌종양 치료제 가운데 temozolomide (TMZ)와 lomustine 역시 제한적이나마 BBB 투과가 가능한 소수의 항암제로 평가된다 [80]. 그러나 지질 친화성 증가에 따른 비특이적 조직 분포, efflux transporter 기질화, 전신 독성 증가는 구조적 최적화 전략의 근본적인 한계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실제로 다수의 세포독성 항암제는 강력한 약리 효과에도 불구하고 BBB에 의한 제약으로 인해 임상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69].
3.1.2. 내인성 수송체를 활용한 전달 전략
약물 구조 최적화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혈관내피세포에 발현된 내인성 수송체를 활용하는 전략이 제안되었다. BBB는 다양한 영양소와 대사체를 선택적으로 운반하는 생물학적 장벽으로, carrier 및 receptor 시스템을 통해 물질 이동을 조절하는데, 이러한 특성을 치료제 전달에 활용하고자 하는 접근이 Transporter-based strategy이다 [81]. Carrier-mediated transport (CMT)는 비교적 작은 분자량과 특정 화학적 모티프를 가진 약물이 표적이 되며, L-type amino acid transporter 1 (LAT1)을 이용한 L-DOPA는 이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L-DOPA는 dopamine이 BBB를 통과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AT1 기질 특성을 모방하여 설계되었고, BBB 통과 이후 뇌 내에서 dopamine으로 전환되어 치료 효과를 발휘하였다 [82, 83]. Receptor-mediated transport (RMT)는 transferrin receptor (TfR), insulin receptor (IR) 등을 활용하여 고분자 치료제의 transcytosis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84]. 최근 일부 항체 기반 치료제는 이중항체(Bispecific antibody) 또는 융합단백질(Fusion protein) 형태로 설계되어, 치료 표적과 BBB의 수용체를 동시에 인식하도록 고안되었다 [85, 86].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수송체 및 수용체의 기질 특이성, 포화 효과, 말초 조직 노출 증가와 같은 구조적 제약을 동반한다. 더 나아가 efflux 수송체의 존재는 BBB 투과 이후 약물의 뇌 실질 내 축적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수송체 기반 접근의 효율을 감소시킨다 [87, 88].
3.1.3. 물리적 BBB 조절 및 국소적 장벽 우회 기반 약물 전달 전략
약물 분자 설계나 수송체 활용 전략만으로는 BBB로 인한 약물 전달 제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BBB 자체를 물리적으로 조절하거나 우회하는 접근이 제안되어 왔다. 이러한 전략은 약물의 분자적 특성을 변경하지 않고도 뇌 실질 내 약물 노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접근법들과 구별된다. 집속 초음파(Focused ultrasound)를 이용한 일시적인 BBB 개방은 대표적인 물리적 접근법으로, 국소적인 밀착연접 이완과 투과성 증가가 유도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교모세포종 및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 연구에서도 안전성과 전달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집속 초음파의 효과는 일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BBB의 선택적 투과 특성이 회복된다. 이에 따라, 개방 범위와 지속 시간의 정밀한 제어, 반복 적용 시 안전성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89, 90]. BBB를 국소적으로 우회하는 전달 전략으로는 비강 내 약물 전달(Intranasal Delivery)과 경막내/뇌실내 투여(Intrathecal/Intraventricular administration)가 활용되고 있다. 비강–뇌 경로를 이용한 비강 내 약물 전달은 비침습적이라는 장점을 가지지만, 전달 효율과 재현성이 제한적이다 [91, 92]. 반면 뇌척수액으로 직접 투여하는 전략은 BBB를 효과적으로 우회할 수 있으나, 침습성, 반복 투여 부담, 뇌 실질 내 균일한 분포 확보의 어려움이 동반된다 [93].
3.1.4. 차세대 약물 전달 전략
개별 전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최근에는 항체, 핵산, 나노입자 등 치료제 모달리티 자체를 설계 단위로 확장한 약물 전달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69]. 나노입자, 리포좀(Liposome), 고분자 전달체(Polymeric carrier)와 같은 전달체는 약물을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표면 특성 조절을 통해 BBB 관련 수송체 또는 수용체와의 상호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 [94]. 전임상 모델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뇌 실질 내 약물 축적 증가가 다수 보고되었으나 [95-97], 임상 환경에서는 분포 이질성, 면역 반응, 제조 및 품질 관리 문제로 인해 일관된 성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98, 99]. 이중항체나 융합단백질과 같은 생물학적 제재 기반 플랫폼은 항체의 표적 특이성을 유지하면서 BBB 투과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로, 일부 후보 물질은 임상 단계에 진입하였다. 그러나 수용체 경쟁, 전달 효율의 포화, 말초 조직 노출 증가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다 [100]. 최근 제안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단백질 분해 표적 키메라(Proteolysis Targeting Chimera, PROTAC)와 같은 새로운 분자 플랫폼 역시 중추신경계 적용 가능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101].
그림 3. 치료제 개발에서 BBB를 극복하기 위한 주요 전략
3.2. 적응증별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동향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서 BBB는 공통적인 약물 전달의 제약으로 작용하지만, 질환 특성에 따라 개발 전략과 임상적 성과는 상이하게 나타나 왔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는 BBB 투과 자체보다는, 뇌 실질 내 병변 부위에서의 충분한 약물 노출 여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3.2.1. 신경퇴행성 질환
신경퇴행성 질환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며, 광범위한 뇌 영역에서 신경 기능 저하가 누적되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따라 치료제는 급격한 고농도 노출보다는, BBB를 통과하여 안정적인 뇌 실질 내 농도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102, 103]. 알츠하이머병에서는 donepezil, rivastigmine, galantamine과 같은 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와 memantine이 대표적인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 [104-108]. 이들 약물은 비교적 낮은 분자량과 적절한 지질친화성을 바탕으로 BBB를 통과하여 중추신경계에서 작용한다.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Aβ)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는 추세이다[109, 110]. 알츠하이머병을 타깃으로 Lecanemab, Donanemab, Aducanumab 등이 개발 및 승인되었으나, 분자 크기로 인한 BBB 투과 한계로 인해 뇌 실질 내 노출이 제한적이며, 임상적 유효성 및 부작용 또한 논란이 되어 Aducanumab의 경우 임상에서 사용이 중단되었다 [111]. 이는 병리 표적의 타당성과 별개로, 약물의 BBB 투과 후 뇌 내 실제 노출 확보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의 경우, 도파민 전구체인 L-DOPA가 LAT1을 통해 BBB를 통과한 후 뇌 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전략이 임상적으로 확립되어 있다. 이 외에도 도파민 작용제(Dopamine agonist) 및 모노아민 산화효소 B 억제제(MAO-B inhibitor)와 같은 소분자 약물들의 BBB 투과 가능성을 전제로 사용되고 있다 [112-114]. 루게릭병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에서는 riluzole과 edaravone과 같은 소분자 약물이 제한적인 임상적 효과를 보이며 사용되고 있다. 반면 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기반 치료제인 tofersen은 BBB를 통과하지 못하는 특성으로 인해 뇌척수액으로 직접 투여하는 방법이 적용되었다.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서 약물 유형에 따라 BBB를 우회하는 전달 방식이 불가피한 경우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115-117]. 종합하면, 중추신경계 약물 개발에서는 특정 병리 기전에 대한 직접적 개입뿐 아니라, BBB 환경에서 실질적인 약물 노출을 확보할 수 있는 전달 방식이 임상적 유효성 확보에 핵심적으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3.2.2. 뇌종양
뇌종양에서는 질환 특성상 약물 전달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나타난다. 종양 성장에 따라 국소적으로 BBB의 구조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나, 침윤 경계 및 주변 정상 뇌 영역에서는 선택적 투과 특성 유지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뇌종양 치료에서는 종양 내부와 주변 조직 간 약물 분포의 공간적 불균일성이 치료 효과를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118]. 원발성 뇌종양(Primary brain tumors) 가운데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은 대표적으로 BBB에 의한 약물 전달 제약이 임상적 치료 성과를 제한해 온 질환이다. Temozolomide는 비교적 작은 분자량과 중등도의 지질친화성을 바탕으로 BBB를 투과할 수 있어, 현재까지 가장 일관된 임상적 유용성을 보인 항암제로 자리 잡았다 [119]. Lomustine, carmustine과 같은 Nitrosourea 계열 약물 역시 제한적인 뇌 도달성을 바탕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efflux 수송체 작용과 노출 불균일성으로 인해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120-122]. 다수의 세포독성 항암제는 전임상 단계에서 항종양 활성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BBB로 인한 전달 한계로 임상적 성과를 재현하지 못하였다 [123]. 전이성 뇌종양(metastatic brain tumors)에서는 원발암의 분자적 아형(subtype)과 치료제의 중추신경계 내 활성 여부가 치료 전략을 좌우한다 [118].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에서는 osimertinib과 같은 일부 표적치료제(targeted therapy)가 상대적으로 뇌 실질로 우수한 도달성과 efflux 회피 특성을 바탕으로 뇌 전이암의 치료에 기여하고 있다 [124-126]. HER2 양성 유방암이나 흑색종에서도 Tucatinib와 같은 표적치료제가 뇌 전이 병변에서 제한적이나마 임상적 활성을 보인 사례가 보고되었다 [127, 128]. 이러한 결과들은 BBB를 완전히 극복하기보다는, 약물의 특성과 병변 환경에 따라 실질적인 뇌 내 노출이 확보될 경우 치료 효과가 발현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종합하면, 적응증별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동향은 BBB 투과 전략의 적용 여부보다는, 각 질환의 병리적 특성과 BBB 환경을 함께 고려한 노출 양상 형성이 임상적 성과를 결정해 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향후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에서 BBB를 단순한 차단 구조가 아니라, 질환의 특성과 병변 환경에 따라 약물 전달 양상이 달라지는 조건을 해석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4. 향후 과제
4.1. 임상적 약물 노출 예측을 위한 전임상 BBB 모델의 고도화
향후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서 중요한 과제로는, 전임상 단계에서 약물이 인체의 BBB 환경에서 어떤 이동 경로를 거쳐 뇌 실질에 도달하고, 약물의 노출 양상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가 있다. 지금까지의 전임상 단계에서는 주로 약물이 BBB를 통과할 수 있는지 여부나 단일 시점에서의 평균적인 투과 지표에 초점을 두어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임상적 치료 효과는 이러한 이분법적 판단보다는, BBB 통과 속도, 뇌 실질 내 축적 위치와 정도, 그리고 노출 지속성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임상 단계에서 관찰된 예측 실패 사례들은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의 부재와 더불어 기존 BBB 모델이 약물 전달 전략의 실제 작동 양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반복 투여 조건에서의 농도 변화, efflux 수송체 활성에 따른 약물 제거 양상, 그리고 질환에 따른 BBB 기능의 국소적 변화 등은 단일 지표 중심의 평가 체계에서는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전임상 단계에서 유망하다고 평가된 후보 물질이 임상 단계에서 뇌 실질 내 충분한 약물 전달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왔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전임상 BBB 모델은 정상 상태의 BBB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 유형과 전달 전략 그리고 병인에 따라 달라지는 BBB와의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전임상 BBB 모델 고도화의 목적은 약물의 BBB 통과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에만 있지 않으며, 뇌 실질 내 약물 노출 수준과 지속성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데 있다.
4.2. 평가 지표의 표준화와 규제 맥락에서의 in vitro BBB 모델 활용 가능성
전임상 BBB 모델이 실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모델의 정교화와 함께 평가 지표와 해석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 [129, 130]. 그간 BBB 관련 전임상 평가는 연구 목적과 실험 시스템에 따라 다양한 지표를 사용해 왔으며, TEER이나 단일 투과율과 같은 제한적인 지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15, 20]. 그러나 이러한 지표만으로는 약물의 뇌 실질 내 실제 약물 노출 양상이나 임상적 치료 효과와의 연관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특히 단일 시점에서의 선택적 투과 특성 유지 여부나 평균 투과율은, 시간에 따른 농도 변화, efflux 수송체의 동적 작용, 그리고 뇌 영역별 분포 이질성을 반영하는 것에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paracellular 및 transcellular 이동 특성, 주요 influx 및 efflux 수송체의 기능적 활성, 반복 투여 조건에서의 농도 변화와 같은 항목을 포함하는 최소한의 공통 평가 지표에 대한 정립이 요구된다 [131, 132]. 이러한 지표는 모든 BBB 모델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기보다는, 약물 유형과 전달 전략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 규제적 관점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기구(EMA)와 같은 규제 기관은 단일 모델을 보편적 기준으로 적용하기보다는, 특정 목적에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고 그 적용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제시하는 목적(context-of-use) 기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133-135].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체 유래 in vitro BBB 모델과 microphysiological system은 in vivo 모델을 즉각적으로 대체하기 위한 수단보다는, 인체 특이적 반응을 보완적으로 제공하는 평가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전임상 BBB 모델은 임상 단계에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 물질을 보다 이른 단계에서 선별하고, 이후 in vivo를 이용한 평가의 효율성과 해석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5. 결론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임상 실패는 BBB가 단순히 물리적 차단 구조가 아니라, 뇌 실질 내 약물 노출 수준과 분포 양상을 결정하는 핵심 조절 요소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전임상 단계에서 확인된 BBB 투과성이 임상 환경에서 재현되지 않는 사례들은, 기존 평가 체계가 인간 BBB 환경에서의 약물 이동과 축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지금까지의 전임상 BBB 평가는 주로 투과 여부 또는 단일 시점의 평균 투과 지표에 의존해 왔으나, 임상적 치료 효과는 약물이 BBB를 통과한 이후 어느 뇌 영역에 얼마나 축적되고, 그 노출이 얼마나 지속되는지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시공간적 노출 특성은 기존의 단순화된 in vitro 및 in vivo 모델만으로는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전임상 BBB 모델의 역할은, 장벽 통과 가능성을 선별하는 도구를 넘어 약물 전달 과정에서 형성되는 노출 제한 요인을 구조적으로 해석하고 예측하는 플랫폼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서는 BBB를 단일한 투과 장벽으로 이해하기보다, 질환의 특성, 병변, 환경, 약물 모달리티에 따라 상호작용 양상이 달라지는 동적 평가 환경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 전환과 함께, 뇌 실질 내 약물 노출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BBB 모델과 해석 기준이 확립된다면, 임상 단계에서의 실패 위험을 전임상 단계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식별하고,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 전략의 합리적 설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6.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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