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03
의생명과학 분야에서의 AI 활용 사례와 전망
동향리포트 BRIC VIEW 2026-T03
의생명과학 분야에서의 AI 활용 사례와 전망
정희진(홍익대학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등장으로 인해 오늘날 의생명과학 분야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기존의 연구가 가설 수립 후 실험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는 구조였다면, AI의 도입으로 인해 데이터 모델이 먼저 최적의 후보를 선별하여 제안하고, 최소화된 실험을 수행하는 구조로 연구 체계가 변화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AI는 후보 물질 탐색부터 임상 설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 구조 예측이 가능해졌으며, 생성형 AI를 통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단백질을 직접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항체 치료제 및 고효율 효소 등의 개발 속도와 비용적 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복잡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환자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질병 발생 이전 단계에서 위험 요인을 예측하는 정밀 의료의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고해상도 진단 영상을 확보하여 환자의 안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환자의 기록을 학습한 AI가 가상의 환자 코호트를 생성함으로써 임상시험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본 원고에서는 AI가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과학적 검증과 더불어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수립되어야 할 필요성을 고찰한다.
목 차
1. 서론
2. 본론
2.1. 신약 개발 분야에서의 AI 활용
2.2.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
2.3. 유전체 분석과 맞춤 의료
2.4. 의료 영상과 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2.5. 한계점
3. 결론
4. 참고문헌
1. 서론
오늘날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으로 인해 그 혁신성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의 AI는 주로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 및 분류하여 데이터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나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패턴을 인식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생성형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한 다음 패턴을 분석하고, 분석한 데이터의 규칙성을 바탕으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다 [1]. 사람의 언어를 모사하여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성하거나 문맥에 맞는 답변을 만들어내며, 이미지 분야에서는 실제 사진과 구분하기 쉽지 않은 고화질 이미지를 생성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AI 기술의 진보는 생체 내부의 복합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고도의 정밀성과 복잡성이 요구되는 의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 현상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이 파악하기 어렵거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명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질병의 원인을 추론하여, 새로운 치료 방법이나 약물 후보 물질을 탐색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체내에서는 DNA, RNA, 단백질과 같은 다양한 분자들이 수많은 세포 신호 전달 체계와 물질대사 경로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복합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체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수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AI는 제시하는데, AI는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학습하고 그 안에서 발견되는 규칙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가설과 가능성을 생성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생성형 AI의 고도화로 인해 새로운 약물 후보 물질의 분자 구조를 도출하거나 임상시험을 위한 정밀한 가상 환자 데이터 정보를 도출할 수 있다. AI를 사용하여 이론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1차 선별(스크리닝)을 진행하고, AI가 제시한 정보 중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선택해 2차적으로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된다 [2].
이는 실험에 소요되는 비용 절감과 실험 실패 위험의 최소화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연구 범위와 효율성의 확대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하여 환자와 정상인의 유전자 및 단백질 서열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질병 발생 가능성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고, 환자의 모니터링 영상과 의료 기록을 해석하여 질환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서열 분석, 신규 유전자 변이 패턴 탐색을 포함한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AI를 활용할 수 있으며, 고도의 의료 영상 분석과 임상 연구 설계 분야에서도 AI가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환자 맞춤형 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3-7].
본 원고에서는 AI가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 기술적 의의와 한계, 그리고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윤리적·사회적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찰한다. 이를 통해 AI가 의생명과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류의 건강 증진과 질병 극복에 어떠한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지 기술하고자 한다.
2. 본론
2.1. 신약 개발 분야에서의 AI 활용
신약 개발 과정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분자 또는 생물학적 경로를 규명하여 치료 타깃을 탐색하고, 치료 효능을 나타내는 약제를 설계·개발하며, 그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전임상 시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 승인을 받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소요되며, 개발 도중 중단된 후보 물질에 투입된 기회비용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신약 한 개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데 약 4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8, 9]. 또한 신약 후보 물질이 초기 연구 단계에서 개발 중단되거나, 임상시험 과정에서 효능 부족 또는 부작용을 포함한 안전성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승인되는 신약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10].
이러한 높은 실패율과 장기적인 소요 시간은 신약 개발 분야가 오랫동안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AI는 고전적인 신약 개발 과정이 지닌 시간적·비용적 측면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AI는 기존에 축적된 방대한 약물 구조 및 생물학적 반응 데이터를 학습하여, 특정 질병과 관련된 표적 마커에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유효 분자를 정밀하게 예측하기 때문이다. 또한, 약물의 안전성 및 약물동태학적 특성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을 평가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3, 11, 12].
이는 실패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개발 초기 단계에 제외시킬 수 있도록 하여, 전임상 및 임상시험으로 진입하는 물질의 투자 집중도를 높이고 이는 성공 확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서는 기존의 약물 라이브러리에서 후보 물질을 단순히 선별하는 방식과 달리, 생성형 AI를 사용하여 약물 설계의 메커니즘 자체를 재구성함으로써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자 구조를 지닌 약물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3]. 또한 이미 개발된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거나, 환자 수가 적어 통계 분석 등이 어려운 희귀 질환 분야의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AI가 신약 개발에 활용된 대표적인 예로,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사에서 2020년에 개발한 INS018_055를 들 수 있다. 해당 약물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항섬유화 억제제로, AI 약물 탐색 플랫폼을 사용하여 질병 타깃(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 TNIK)을 발굴하고 후보 물질을 설계하였으며, R&D와 전임상 시험을 단 18개월 만에 완료하였다 [14-16].
DSP-1181은 일본의 스미토모 다이니폰 제약(Sumitomo Dainippon Pharma)과 영국의 엑스사이엔티아(Exscientia)의 협업을 통해 2020년에 개발된 강박장애 치료제 후보 물질로, 세로토닌 5-HT1A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다 [17]. AI 플랫폼인 Centaur Chemist를 사용하여 분자 구조 설계를 최적화하였으며, 이를 통해 후보 물질의 초기 탐색 단계부터 임상 1상 진입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 12개월 만에 완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18]. 하지만 DSP-1181은 기존의 항정신병 약물인 할로페리돌(Haloperidol)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과 임상적 유효성 부족 등의 이유로 임상 1상을 통과하지 못하고 개발이 중단되었다.
EXS-21546은 엑스사이엔티아와 에보텍(Evotec)이 협력하여 개발한 A2A 수용체 길항제(Antagonist)로, 고형암 및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목표로 한 면역항암제이다. 개발 과정에 Centaur Chemist AI 플랫폼이 사용되었다. 치료 효과 미흡 등의 사유로 임상 1/2상 단계에서 2023년 개발이 중단되었다.
리커전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에서 개발 진행 중인 REC-4881은 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MEK1 및 MEK2를 억제하는 약물로, 유전적 APC 유전자 변이에 의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치료를 목표로 하며 자체 AI 플랫폼인 Recursion OS를 활용하였다. 또한 동일 회사에서 신경섬유종증 2형을 타깃으로 하는 pan-HDAC 억제제 기반 진행성 수막종 치료제 REC-2282와 뇌 해면상 혈관기형 치료제인 REC-994를 개발하였으나, 이들은 임상 2상 단계에서 중단되었다.
이 밖에도 베네볼런트AI(BenevolentAI)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후보 물질인 BEN-2293 (Topical pan-Trk 억제제, 임상 2상 중단)과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BEN-8744 (PDE10 억제제, 임상 1상 진행 중), 릴레이 테라퓨틱스(Relay Therapeutics)의 RLY-4008 (FGFR2 변이 표적 담관암 치료제, Dynamo 플랫폼 사용), BMS와 엑스사이엔티아가 공동 개발한 EXS-4318 (PKC-theta 억제제, 임상 1상 중단), 슈뢰딩거(Schrodinger)의 SGR-1505 (MALT1 억제제, 혈액암 타깃, 개발진행 중) 등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19-21].
현시점에서는 AI를 사용하더라도 안전성 및 유효성 부족 등의 이유로 개발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AI가 신약 개발을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은 확실하다. AI는 신약 개발에 있어 경험과 시행착오 중심의 전통적인 연구 방식을 데이터와 모델 기반의 예측 중심 연구로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신약 개발 전반에 지속적이고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2.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
단백질은 인체 내에서 다양한 생화학적 반응을 조절하며 구조적 지지,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의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아미노산 서열이 특정 입체구조를 형성하며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기능은 그 입체 구조의 정밀성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생명과학 연구와 의학적 응용에서 매우 중요하다.
단백질 구조를 실험적으로 규명하는 전통적인 과정은 주로 X선 결정학에 기반한다. 하지만 고순도의 단백질을 결정화하기 위해서는 고농도의 단백질이 대량으로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고난도의 실험 기법과 많은 시간 및 비용이 소요된다 [22].
AI를 사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에는 AlphaFold, ESMFold, RoseTTAFold, OpenFold 등이 있다 [23]. AlphaFold는 에보포머(Evoformer) 블록을 통해 높은 정확도를 구현하였으며 [4], ESMFold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기반 모델로서 대규모 단백질 언어 모델인 ESM2를 활용해 다중 서열 정렬(MSA) 과정 없이도 신속한 구조 예측이 가능하다 [24]. RoseTTAFold는 3-track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구조 예측을 수행하며 [25], OpenFold는 AlphaFold의 오픈소스 재구현 및 학습 코드 공개를 통해 연구의 자율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26]. 더욱이 AlphaFold 3와 RoseTTAFold Diffusion과 같은 생성형 AI 모델은 방대한 아미노산 서열 데이터와 기지의 구조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새로운 서열이 형성할 입체 구조의 확률 분포를 정밀하게 예측한다 [27, 28]. 이는 실험을 수행하기 전에 구조적 특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하며,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이 형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입체구조를 제안함으로써 단백질의 유연성과 기능적 다양성까지 고려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즉, 생성형 AI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 서열을 생성하는 단계로 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단백질을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특정 반응을 촉매 하는 효소가 보다 높은 효율로 작동하거나 고온 등의 환경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설계하는 데 생성형 AI가 사용되며, 특정 항원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인공적으로 설계하는 데에도 생성형 AI가 활용되고 있다 [29, 30].
이와 같은 생성형 AI 기반 단백질 설계 기술은 단백질 연구의 성격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는 것이 연구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제안한 구조와 서열을 바탕으로 원하는 기능을 갖는 단백질을 설계하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이 가능 해졌다. 연구자는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구조 후보를 참고하여 실험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이는 시행착오를 줄여 연구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생성형 AI는 단백질 연구를 설계와 창조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2.3. 유전체 분석과 맞춤 의료
유전체 데이터는 개인의 질병 발생, 약물 반응, 생리적·대사적 특성 등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인간 유전체는 약 30억 개 이상의 염기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만 개의 유전자와 다양한 변이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31].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질병 발병 가능성뿐만 아니라, 특정 치료법의 효과, 약물 민감도, 부작용 발생 여부 등 약물 반응의 차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2]. 예를 들어 동일한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일부 환자에서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다른 환자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체 정보는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정밀 의료 분야에서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이때 유전체 데이터는 그 양과 복잡성이 매우 방대하고, 단일 유전자 변이뿐만 아니라 여러 유전자 간 상호작용과 환경 요인 등의 복합적 영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과 해석이 어렵다. 전통적인 통계 분석이나 생물정보학적 방법만으로는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을 모두 다루고 데이터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추출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희귀 질환이나 특수 집단에서는 실제 임상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 또한 제기된다.
AI는 이러한 유전체 분석의 한계를 극복하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방대한 유전체 데이터와 임상 정보를 학습함으로써 특정 유전자 변이가 단백질 기능, 세포 활동, 조직 수준 반응, 나아가 질병 발생 가능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33]. 또한 실제 환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거나 일부 집단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도, 기존 데이터의 패턴을 기반으로 가상의 유전체 데이터를 생성하여 분석을 보완할 수 있다 [34, 35]. 이를 통해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보다 신뢰성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AI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해당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은 치료 전략이나 약물 후보를 제안할 수 있다. 이는 동일한 질병을 가진 환자라도 치료 반응과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여 개인 맞춤 의료의 발전 가능성을 높인다 [36].
또한 질병이 실제로 발생하기 이전 단계에서 위험 요인을 예측하고, 이에 기반한 예방 전략과 맞춤형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 당뇨, 특정 암과 같이 생활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병의 경우, AI가 제안하는 예방적 관리 계획은 예방 중심 의료를 가능하게 한다 [37-39]. 즉, AI를 활용한 유전체 분석은 단순히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개인 맞춤 의료를 현실화하고 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의료 현장에서 AI 기반 유전체 분석이 보다 정교화되고 다양한 환자 집단과 질병 유형에 적용된다면, 치료 전략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방과 관리 중심 의료의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4. 의료 영상과 임상 연구에서의 활용
의료 영상 분야에서 AI는 영상 품질 개선과 진단 정확성 향상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MRI, CT, PET 등 다양한 의료 영상은 질병의 조기 발견, 질병 진행 단계 평가, 치료 방향 결정에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된다 [40]. 그러나 이러한 영상 데이터를 고해상도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장비와 긴 촬영 시간이 필요하여, 환자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 환자, 중증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반복적인 촬영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영상 데이터 확보에 실질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AI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된다. AI는 상대적으로 저해상도 영상을 입력받아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영상의 노이즈 (Noise)를 제거함으로써 선명하고 해석이 용이한 영상을 제공한다 [41]. 예를 들어, CT 촬영 시 환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의 선량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선량을 낮추면 노이즈가 발생하여 선명도가 저하된다. 이때 AI를 사용하여 저선량 (Low-dose)에서도 고선명도를 확보하면 결과적으로 환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42]. 이러한 영상 초해상도(Super-resolution) 기술은 환자에게 추가적인 촬영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의료진이 진단에 필요한 정밀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43]. 결과적으로 의료진은 질병 초기 단계에서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치료 계획을 더욱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 임상 데이터, 전자 건강 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EHR), 연구용 코호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가상의 환자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특정 치료법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약 후보 물질의 임상시험 설계 과정에서 AI는 다양한 환자 조건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대상 환자군과 치료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연구의 효율성을 높인다 [44, 45]. 또한 AI가 제공하는 가상 환자 데이터와 영상 기반 분석 결과를 활용하면 질병의 진행 가능성, 치료 반응, 합병증 발생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46]. 이로 인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지며, 임상시험 결과의 신뢰성과 재현성도 향상된다.
2.5. 한계점
AI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활용 과정에서는 한계와 윤리적 문제가 존재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사회적·제도적 논의는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며, 이러한 불균형은 의생명과학과 같이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47]. 따라서 생성형 AI를 의생명과학 연구와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 한계와 위험성을 면밀히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한계로 데이터 편향 문제를 제시할 수 있다. 현 단계에서의 생성형 AI는 학습한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입력되는 데이터가 특정 집단, 인종, 성별, 연령대 또는 특정 질병 유형에 편중되어 있을 경우 생성되는 결과 역시 그러한 편향을 그대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48, 49]. 예를 들어,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데이터는 풍부하지만 희귀 질환 데이터는 부족하기 때문에, 생성형 AI가 모든 증상을 ‘흔한 질병’으로 해석하는 편향 현상을 보일 수 있다 [50]. 즉, 희귀 질환이나 소외된 집단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생성형 AI의 예측 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낮을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 이러한 편향은 특정 집단에 대한 진단 정확도 저하 및 부적절한 치료법 제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의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 다른 중요한 한계는 생성형 AI 결과의 해석 가능성 부족이다. 많은 생성형 AI 모델은 복잡한 신경망 구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특정 결과가 도출된 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51]. 구자와 의료진은 AI가 제안한 약물 후보, 진단 결과, 치료 전략이 어떠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생성되었는지를 이해해야만 이를 실제 연구나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결과의 정확도가 높더라도 설명 가능성이 부족하다면 그 활용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윤리적 문제 또한 생성형 AI 활용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생성형 AI는 유전체 정보, 임상 기록, 의료 영상 등 매우 민감한 개인 데이터를 다루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는 개인의 사생활과 직결되어, 잘못 관리되거나 오용될 경우 개인정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는 철저한 보안 체계와 함께 연구 대상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제공 및 동의 절차가 요구된다 [52, 53].
또한, 생성형 AI가 생물학적 구조나 분자 설계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연구 성과를 낳는 동시에 부적절한 목적에 사용될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생물학적 물질이 생성되거나 연구 윤리를 벗어난 방식으로 기술이 사용될 경우 사회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54, 55]. 이러한 가능성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윤리 기준과 관리 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생명과학과 의료 분야에서는 생성형 AI의 판단이나 제안이 인간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AI가 제안한 결과는 어디까지나 의사 결정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하며,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인간 연구자와 의료진에게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성형 AI의 결과를 맹목적으로 신뢰하기보다 과학적 검증과 반복 실험, 임상적 판단을 통해 그 타당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또한, 기술 발전과 함께 관련 법·제도와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정비함으로써 생성형 AI가 생명과학 분야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결론
생성형 AI는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단순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넘어, 연구 방식과 사고 체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생명과학 연구가 실험과 관찰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AI 도입 이후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 새로운 가설과 구조, 후보 물질을 먼저 생성하고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연구의 흐름이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연구의 효율성과 속도를 크게 향상시킨다. 연구자는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컴퓨터를 사용하여 단 몇 시간 만에 결과로 도출할 수 있게 되었고,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여 보다 폭넓은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결과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기에, 현시점에서는 어디까지나 높은 가능성을 지닌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AI는 후보 물질 탐색과 최적화 과정을 자동화하고 가속화함으로써,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던 기존 개발 과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 구조 예측과 설계 분야에서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인공 단백질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으며, 특정 항원을 표적 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유전체 분석과 맞춤 의료 분야에서는 개인의 미세한 유전적 특성을 반영한 치료 전략 제시가 가능해지면서, 의료의 패러다임을 집단 중심의 표준 치료에서 개인별 정밀 맞춤 치료로 전환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의료 영상 분석과 임상 연구에서도 생성형 AI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연구 설계를 효율화하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무적인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AI는 학습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에 데이터 편향 문제를 내포할 수 있으며, 결과 도출 과정의 해석 가능성이 낮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입력 데이터가 특정 인종, 성별, 연령대에 편중되어 있을 경우 그 결과물 역시 기존의 편향을 고착화하거나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더불어 유전체 정보와 임상 데이터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위험성 및 오용 가능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AI의 활용은 기술적 성과만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서는 안 되며, 철저한 검증 체계와 윤리적 기준이 수립되어야 함은 물론 법적·제도적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AI는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이 다루기 어려운 복잡한 생명 현상을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보조자로서 그 기능을 올바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연구자는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선택지 중 가장 타당한 후보를 선별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의생명과학 연구의 질적 도약으로 이어질 것이다. 향후 생성형 AI가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된다면, 이는 질병 예방과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류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의생명과학 분야에서의 AI 활용 효과:
4. 참고문헌
==>첨부파일(PDF) 참조
본 게시물의 무단 복제 및 배포를 금하며, 일부 내용 인용시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자료열람안내
본 내용은 BRIC에서 추가적인 검증과정을 거친 정보가 아님을 밝힙니다.
내용 중 잘못된 사실 전달 또는 오역 등이 있을 시 BRIC으로 연락(view@ibric.org)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