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딜화 억제 통한 이중작용 골다공증 치료전략 제시
국내 연구진이 뼈의 재형성 균형을 근본적으로 되찾을 수 있는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 표적을 발굴했다. 뼈를 파괴하는 세포와 생성하는 세포를 동시에 조절하는 핵심 분자 기전을 밝혀내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제시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전양숙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정형외과 김홍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단백질 번역 후 변형인 ‘네딜화’*가 파골세포**와 조골세포***를 상반된 방향으로 조절하여 골 항상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전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네딜화(Neddylation): 단백질에 ‘NEDD8’이라는 작은 단백질을 붙여 단백질의 기능과 안정성을 조절하는 번역 후 변형 과정.
** 파골세포(Osteoclast): 뼈 조직을 파괴하고 흡수하는 세포.
*** 조골세포(Osteoblast): 뼈를 새로 생성하고 골 기질을 형성하는 세포.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앤드 몰레큘러 메디슨(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8월 3일 온라인 게재되었다.
폐경 후 골다공증은 파골세포에 의한 골흡수가 과도해지고, 반대로 조골세포에 의한 골형성이 감소하며 발생한다. 그러나 현재 임상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치료제는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형성을 촉진하는 등 어느 한쪽 기능에만 치우쳐 있어, 무너진 골 재형성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두 세포를 동시에 조절하여 뼈의 항상성을 되찾아줄 새로운 치료 표적의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공동연구팀은 먼저 골다공증 환자의 대퇴골두 조직에서 네딜화 관련 인자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있으며, 이것이 골밀도 지표(T-score)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 연구 결과, 네딜화는 파골세포의 핵심 전사인자(NFATc1)*를 안정화해 골흡수를 촉진하는 반면, 조골세포의 핵심 전사인자(Runx2)**의 분해를 유도해 골형성을 억제하는 ‘이중적 역할’을 수행함을 확인했다.
* NFATc1: 파골세포 분화와 골흡수 기능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전사인자.
** Runx2: 조골세포 분화와 뼈 형성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전사인자.
- 이에 연구팀은 골다공증 마우스 모델에 네딜화 억제제(MLN4924)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골밀도와 골량 및 골 미세구조가 유의미하게 개선되었다. 또한 골흡수 지표(CTX-1)*는 감소하고 골형성 지표(P1NP)**는 증가하여, 네딜화 억제가 골흡수는 막고 골형성은 보존하는 이중작용 효과를 나타냄을 입증했다.
* CTX-1(C-terminal telopeptide of type I collagen): 뼈가 파괴될 때 혈액으로 배출되는 1형 콜라겐 분해산물로 골흡수의 대표적 지표.
** P1NP(Procollagen type I N-terminal propeptide): 조골세포에서 뼈를 형성할 때 분비되는 단백질로 골형성의 대표적 지표.
전양숙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 하나의 분자 기전을 통해 파골세포와 조골세포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전략과 명확히 차별화된다”며, “네딜화를 골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심 ‘분자 스위치’로 제시한 만큼, 향후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보존을 동시에 달성하는 혁신적인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요내용 설명
1. 연구의 필요성
골다공증은 골흡수와 골형성의 불균형으로 발생하지만, 기존 치료제는 한쪽 기능에 집중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폐경 후 골다공증은 파골세포의 골흡수는 증가하는 반면 조골세포의 골형성은 감소하면서 골량과 골밀도가 저하되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형성을 촉진하는 단일 기능을 중심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 치료에 따른 부작용, 치료기간의 제한 및 재발 위험 등의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골흡수와 골형성을 동시에 조절하여 무너진 골 재형성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표적의 발굴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존 치료전략과 달리 파골세포와 조골세포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공통 분자기전에 주목하였다. 그 결과 단백질 번역 후 변형인 네딜화(neddylation)가 골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심 분자 스위치로 작용한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2. 연구내용
환자 조직과 골다공증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네딜화 활성화와 골 항상성 붕괴의 연관성을 규명하였다. 공개 전사체 데이터와 골다공증 환자의 대퇴골두 조직을 분석하고, 난소절제(OVX)를 통해 폐경 후 골다공증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여 네딜화 관련 인자의 변화를 비교하였다. 환자 조직과 동물모델에서 공통적으로 NAE1 및 NEDD8 발현 증가를 확인함으로써 네딜화가 골다공증에서 활성화됨을 검증하였다.
파골세포에서는 ‘c-Cbl–NFATc1’ 축을 통해 골흡수를 촉진하는 기전을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c-Cbl이 NFATc1의 네딜화를 매개하는 E3 리가아제임을 확인하였다. c-Cbl에 의해 네딜화된 NFATc1은 유비퀴틴화와 단백질 분해가 억제되어 안정성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NFATc1의 전사활성이 증가하여 파골세포 분화와 골흡수가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조골세포에서는 ‘Rbx1–Runx2’ 축을 통해 골형성을 억제하는 반대 방향의 기전을 규명하였다. Rbx1이 Runx2의 네딜화를 매개하여 Runx2의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대로 Rbx1을 억제하면 Runx2의 안정성이 증가하고 조골세포 분화 및 골형성이 촉진되었으며, Runx2를 동시에 억제했을 때 이러한 효과가 소실되는 것을 확인하여 Rbx1–Runx2 축의 기능적 역할을 입증하였다.
네딜화 억제제를 이용해 하나의 분자기전으로 골흡수와 골형성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전임상 수준에서 검증하였다. 난소절제 골다공증 마우스에 네딜화 억제제 MLN4924(페보네디스타트)를 투여한 결과, 골밀도와 골량이 증가하고 골 미세구조가 개선되었다. 동시에 파골세포 활성 및 골흡수 지표인 CTX-1은 감소한 반면, 조골세포 활성 및 골형성 지표인 P1NP는 증가하여 골흡수 억제와 골형성 보존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조절 효과를 확인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본 연구는 네딜화를 골다공증의 핵심 ‘분자 스위치’로 규명하고, 하나의 기전으로 골흡수와 골형성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네딜화 활성화가 파골세포에서는 NFATc1을 안정화하여 골흡수를 증가시키고, 조골세포에서는 Runx2를 분해하여 골형성을 감소시키는 양방향 조절기전을 규명함으로써 골 항상성 붕괴의 새로운 분자적 원리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성과는 차세대 이중작용 골다공증 치료제 및 골조직 선택적 네딜화 표적 치료제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네딜화 조절을 기반으로 파골세포의 과도한 골흡수는 억제하면서 조골세포의 골형성 기능을 보존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골 항상성 조절과 골다공증 치료 분야의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1] 폐경 후 골다공증에서 네딜화 증가와 네딜화 억제에 따른 골조직 회복 [그림=서울대]
가. 네딜화 관련 단백질 증가: 정상인에 비해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의 골조직에서 네딜화 관련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함.
나. 네딜화와 골밀도의 유의한 상관관계: 골다공증 환자의 골조직에서 네딜화 관련 단백질의 발현은 골밀도 지표인 T-score와 유의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냄.
다. 네딜화 억제에 따른 골조직 회복: 골다공증을 유도한 마우스에 네딜화 억제제(MLN4924)를 투여한 결과, 감소했던 골량과 손상된 골 미세구조가 회복됨.
라. 골다공증 관련 골지표의 개선: MLN4924 투여에 의해 골밀도 및 골량 등 주요 골지표가 개선됨.
마. 골흡수 감소 및 골형성 증가: MLN4924 투여 후 파골세포의 골흡수 활성 지표(CTX-1)는 감소한 반면, 조골세포의 골형성 활성 지표(P1NP)는 증가함. 이는 네딜화 억제가 골흡수를 억제하는 동시에 골형성을 촉진하여 골 재형성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줌.
[그림2] 네딜화에 의한 골 재형성 불균형과 네딜화 억제를 통한 골 항상성 회복 [그림=서울대]
폐경 후 골다공증에서는 네딜화가 증가하여 파골세포의 NFATc1 안정화를 통한 골흡수를 촉진하는 동시에 조골세포의 Runx2 분해를 유도하여 골형성을 억제함. 네딜화 억제제 MLN4924는 이러한 네딜화 작용을 차단하여 파골세포의 골흡수를 감소시키고 조골세포의 골형성을 증가시킴으로써 골 재형성의 균형과 골 항상성을 회복시킴.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골다공증을 연구하면서 늘 아쉬웠던 점은 기존 치료제가 주로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나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중 한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었다. 뼈는 두 세포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두 세포를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 마침 우리 연구실은 이전부터 네딜화라는 단백질 조절 과정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었고, 이를 골 항상성에 적용해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우리 연구실에서는 기존에 네딜화의 다양한 기능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이를 골세포에 적용해보면서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하였다. 네딜화를 조절했을 때 조골세포와 파골세포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변화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네딜화가 두 세포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정형외과 김홍석 교수님과 공동연구를 통해 귀한 골다공증 환자의 대퇴골두 조직을 확보할 수 있었고, 실제 환자 조직에서도 네딜화가 증가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실험을 통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분자기전을 확인하고, 마지막에는 네딜화 억제제를 이용해 골다공증이 실제로 개선될 수 있는지까지 검증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가장 중요한 점은 네딜화 하나를 조절했을 때 골흡수와 골형성이 함께 변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네딜화가 증가하면 파골세포는 활성화되는 반면 조골세포의 기능은 떨어지고, 반대로 네딜화를 억제하면 골흡수는 줄고 골형성은 증가하였다. 단순히 골다공증과 관련된 새로운 인자를 찾은 것이 아니라, 골흡수와 골형성의 균형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조절 지점을 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번 연구가 바로 새로운 치료제로 이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네딜화를 골다공증 치료의 새로운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골흡수는 억제하면서 골형성은 유지하거나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치료와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네딜화 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안전성과 효과, 골조직에서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전략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