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원 교수·스탠포드대 공동연구팀, 신개념 광제어 플랫폼‘LATeNT’개발
- 단 한 번의 빛 자극, 지속적 억제부터 24시간 내 완전한 회복까지...한계를 넘은 차세대 광제어 스위치
- 뇌 질환 원인 규명 및 인슐린 분비 제어 성공… 세계적 학술지 「Nature Methods」 게재
DGIST (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 엄지원 교수 연구팀은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Alice Ting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차단하고 이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신개념 광제어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뇌 질환의 발병 기전 규명은 물론 인슐린 분비 조절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앞줄 왼쪽부터) 엄지원 교수, 김동욱 박사, (뒷줄 왼쪽부터) 전영현 연구원, 김병찬 박사과정생, 김현호 박사 [사진=DGIST]시냅스는 신경세포 간 정보를 주고받는 핵심 연결 부위로, 그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불안장애, 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제어하는 데 국한되어, 특정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장시간 억제하면서도 온전히 회복시키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경전달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절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에 빛을 감지하는 ‘LOV (light-oxygen-voltage) 단백질’을 결합하여 LATeNT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LATeNT는 특정 파장의 청색광에 노출될 때만 신경전달의 필수 요소인 ‘VAMP2 단백질’을 절단해 시냅스 신호를 억제한다. 이후 빛 자극을 거두면 약 24시간 이내에 신경전달 기능이 원래 상태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가역적 특성을 띤다.
특히 LATeNT는 약한 청색광 자극만으로도 강력한 신경전달 억제 효과를 유도한다. 연구팀은 이를 쥐 모델에 적용하여,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의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해당 세포가 불안 행동을 제어하는 뇌 신경회로에 핵심적으로 관여함을 밝혀냈다. 기존 광유전학 도구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LATeNT를 중추신경계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도 적용해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LATeNT가 뇌 신경회로 연구를 넘어 대사 및 면역 질환 연구,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설계 등 생명공학 전반에 걸쳐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엄지원 교수는 “LATeNT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을 시공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최초의 분자 도구로서 신경회로 연구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며 “향후 AAV (아데노연관바이러스) 유전자 전달기술이나 약물 제어 시스템과 융합하면 뇌 신경질환은 물론 암, 대사, 면역 질환을 아우르는 정밀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과 스탠포드 대학교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노희광 박사와 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관련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메소드 (Nature Methods, JCR 분야 상위 0.6%, 영향력지수(IF) 28.3)에 2026년 7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Light-activated tetanus neurotoxin for conditional proteolysis and inducible synaptic inhibition in vivo
연구 결과 문답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는 빛으로 단백질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새로운 광제어 단백질 분해 (photocontrolled proteolysis) 기술인 LATeNT (Light-Activated TeNT)를 개발한 최초의 성과임. 기존 광유전학 기술이 이온채널을 이용해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만을 조절했다면, LATeNT는 빛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 (VAMP2)을 선택적으로 절단함으로써 시냅스 전달 자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 또한 수십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되는 강력한 억제 효과와 가역성을 동시에 구현했으며, 신경계뿐 아니라 다양한 세포에서 단백질 기능을 빛으로 조절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함.
어디에 쓸 수 있나
LATeNT는 뇌 신경회로의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초 뇌과학 연구는 물론, 불안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간질 등 신경정신질환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 또한 신경계 외에도 췌장 β세포의 인슐린 분비 조절, 면역세포 기능 제어,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향후 AAV 기반 유전자 전달 기술과 결합하면 조직 특이적 정밀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음.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은 빠르게 조절할 수 있지만, 시냅스 전달 자체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억제하면서도 다시 회복시키는 기술은 부족했음. 연구진은 신경전달을 강력하게 차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의 장점과 빛으로 단백질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을 결합하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함. 이를 위해 Stanford University Alice Ting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년간 단백질 공학 연구를 수행한 끝에 LATeNT를 개발하게 되었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유전학을 넘어 단백질 기능 자체를 빛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특히 특정 단백질의 기능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신경회로 연구의 정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으며, 다양한 세포 기능과 질병 기전을 연구하는 범용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 또한 단백질 수준의 광제어 기술을 생명공학과 의생명 연구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함.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앞으로는 LATeNT를 활용해 지금까지 기술적 한계로 규명하지 못했던 뇌 신경회로의 기능과 질환 발생 기전을 밝히는 것이 목표임. 특히 특정 시냅스와 신경회로를 시간과 공간에 따라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자폐스펙트럼장애, 불안장애, 치매 등 다양한 뇌질환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자 함. 나아가 LATeNT를 신경계뿐 아니라 다양한 생명현상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연구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생명과학과 의생명공학 분야의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함.

[그림] LATeNT: 빛으로 시냅스 전달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차세대 광제어 플랫폼 [그림=DGIST]
빛으로 활성화되는 파상풍 신경독소 (LATeNT)를 이용해 시냅스 전달을 가역적으로 조절하는 원리와 활용 분야를 나타낸 모식도. ① 빛 조사 전에는 LATeNT가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여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짐. ② 청색광을 조사하면 LATeNT가 활성화되고, ③ 신경전달에 필수적인 VAMP2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절단하여 시냅스 소포의 융합을 차단함. 그 결과 ④ 시냅스 전달이 일시적으로 억제되며, ⑤ 빛을 제거하면 약 24시간 이내에 VAMP2가 회복되어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복원됨. 이 기술은 원하는 시점과 원하는 신경회로의 시냅스 기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기억, 학습, 감정 및 행동과 같은 뇌 기능 연구는 물론 자폐스펙트럼장애, 불안장애, 치매 등 다양한 신경질환의 병태생리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음. 또한 신경계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와 같은 대사 조절, 면역반응 조절, 합성생물학 등 다양한 생명현상 연구에 적용 가능한 범용 광제어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