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의 기능을 결정하는 핵심 구조 패턴을 단 몇 초 만에 찾아내는 혁신적인 검색 도구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대학교 마틴 슈타이네거 교수 연구팀이 수억 개에 달하는 단백질 구조를 초고속으로 탐색해 ‘구조 모티프(structural motif)’를 찾아내는 검색 도구 ‘폴드디스코(Folddisco)’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마틴 슈타이네거 교수 (Martin Steinegger, 교신저자), 김현빈 박사 (제1저자), 김성은 연구원 (공동저자), 밀롯 미르디타 교수 (Milot Mirdita, 공동저자), 윤재원 연구원 (공동저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합성생물학 핵심기술개발, 신진연구 및 선도센터 ERC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6월 5일 온라인 게재됐다.
단백질의 ‘구조 모티프’는 효소의 활성 부위나 결합 부위처럼 크기는 짧지만 기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3차원 패턴을 말한다.
몇 개의 아미노산이 정확한 위치와 각도로 뭉쳐 만드는 이 구조 모티프는 단백질 기능을 식별하는 일종의 ‘지문’역할을 한다. 이 ‘지문’을 찾아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단백질의 기능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구조 색인 방식은 막대한 저장공간과 시간이 소요되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DB)에는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차원 구조에서 서로 인접한 아미노산 쌍의 거리, 각도, 방향 정보를 수치화하여 색인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특히 아미노산 쌍의 기하학적 특징에 ‘곁사슬 방향’ (side-chain orientation) 정보까지 더해 기능 부위의 미세한 형태 변화까지 정밀하게 구분해냈다.
여기에 위치 정보를 저장하지 않는 ‘위치 없는 색인’ 기술과, 드문 패턴을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희소성 기반’ 채점 방식을 결합해 속도와 저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그 결과 폴드디스코는 기존 방법론 대비 4분의 1 수준의 색인 저장공간만으로도 검색은 20배, 색인 생성은 11배 더 빠르게 구조 모티프를 탐지해 냈다.
연구팀은 실제로 폴드디스코를 활용해 그동안 기능을 알지 못했던 단백질에서 ‘아연집게(zinc finger)’ 모티프를 찾아냈으며, 세포막 수용체(GPCR)의 활성·비활성 상태를 명확히 구분해 냈다.
폴드디스코는 아주 짧은 활성 부위 모티프부터 멀리 떨어진 구조 패턴까지 모두 검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지의 단백질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는 물론, 특정 활성 부위를 가진 인공 효소 제작이나 신약 후보 물질 설계 등 바이오·의약 분야 전반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틴 슈타이네거 교수는 “다만 현재의 폴드디스코는 단백질 구조 검색에만 국한되어 있어, 핵산이나 약물처럼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다른 생체분자까지는 다루지 못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향후 검색 범위를 생체분자 전반으로 확장해, 복잡한 생명 현상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통합 도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주요내용 설명<작성 : 서울대학교 김현빈 박사후연구원>
논문명
Structural motif search across the protein-universe with Folddisco (폴드디스코를 이용한 단백질 전체 영역의 구조 모티프 검색)저널명
Nature Biotechnology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키워드
구조 모티프, 생물정보학, 구조생물학, 단백질 구조, 알파폴드2
DOI
https://doi.org/10.1038/s41587-026-03162-9저 자
마틴 슈타이네거(Martin Steinegger) 교수(교신저자/서울대학교), 김현빈 박사(제1저자/서울대학교), 김성은 연구원(공동저자/서울대학교), 밀롯 미르디타(Milot Mirdita) 교수(공동저자/성균관대학교), 윤재원 연구원(공동저자/서울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단백질은 생명 현상을 움직이는 ‘분자 기계’다. 그 기능은 길게 늘어선 아미노산 서열이 아니라 서열이 입체로 접혀 만드는 3차원 구조에서 나온다.
- 특히 효소의 활성 부위처럼 서열상으로는 떨어져 있는 몇 개의 아미노산이 특정 각도와 위치로 모여 만드는 작은 입체 패턴을 ‘구조 모티프’라 하고, 이 패턴이 단백질의 ‘기능 스위치’이자 ‘기능적 지문’ 역할을 한다.
- 알파폴드2의 등장 이후, 과거 수십 년에 걸쳐 실험으로 풀어내던 단백질 구조를, 인공지능이 며칠 만에 수억 개씩 쏟아내면서 단백질 디자인·인공 효소·신약 설계가 빠르게 발전했다.
- 그러나 정작 이 거대한 구조 더미에서 ‘특정 기능 패턴’을 찾는 일은, 책은 가득한데 목차가 없는 도서관과 같았다. 기존 구조 정렬 알고리즘은 서열의 연속된 부분만 비교해 모티프 검색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다른 도구들 역시 구조를 색인하는 과정에서 저장공간과 계산 시간이 커지고 검색 가능한 패턴도 제한됐다. 폭증한 구조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가벼운 ‘구조 모티프 검색 엔진’이 필요했다.
2. 연구내용 ○ 연구팀은 검색 대상인 단백질 구조에서 아미노산 쌍의 거리·각도·방향 등 7가지 기하학적 특징을 정수로 인코딩하고, 이를 색인화하여 기능 모티프를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폴드디스코'를 개발했다.
- 특히 아미노산 곁사슬의 방향에 대한 정보를 담은 두 개의 비틀림 각을 포함하여, 활성부위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모양 차이까지 구분하도록 했다.
- 또한 아미노산의 위치 정보는 저장하지 않는 '위치 없는 색인'으로 저장공간을 크게 줄였다. 검색은 후보 구조를 빠르게 선별한 뒤, 아미노산 배치가 유사한 패턴을 가진 구조를 찾아내는 방식을 골자로 한다.
- 후보 구조 모티프 탐색의 정확도 개선을 위해, 흔한 패턴은 낮은 점수를, 드문 기능 패턴은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희소성 기반 채점'을 도입했다.
-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폴드디스코를 통해 5,300만 개 구조를 1.45TB 색인으로 담아 수초 안에 검색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기존 최고 방법보다 검색은 20배, 색인 생성은 11배 빨랐으며 저장공간은 4배 감소했다. 폴드디스코는 유연한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짧고 국소적인 효소 활성부위부터 길고 서로 멀리 떨어진 구조 패턴까지 모두 검색할 수 있었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폴드디스코는 단백질의‘모양'을 단서로 기능을 읽어낸다.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구체적 기능이나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 정보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단백질에서, 이미 구조가 알려진 효소의 활성 부위와 유사한 패턴의 구조 모티프를 찾아내면 그 기능을 추론할 수 있다.
- 실제로 연구팀은 폴드디스코를 통해 굴·폐수 시료의 미지 단백질에서 아연집게 (zinc finger) 모티프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으며, 세포막 수용체(GPCR)의 활성 상태 여부도 식별할 수 있었다.
- 이를 활용/확장하여 인공지능이 새로 설계한 단백질의 독창성을 검증하는 선별 연구와 상동 기능 부위가 서로 다른 생물 종 간에 진화적으로 어떻게 보존됐는지 추적하는 계통분석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특히 인공지능 기반으로 인공 효소·신약 후보를 설계할 때 원하는 활성부위와 유사한 구조를 방대한 데이터에서 빠르게 검색하는 ‘구조 검색 엔진' 역할이 기대된다. 폴드디스코에 더해 연구팀이 이전에 공개한 폴드시크, 폴드메이슨과 연계를 통해 검색·탐지·비교를 한 흐름으로 분석할 수 있다.
- 폴드디스코는 무료 웹서버로 공개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search.foldseek.com/folddi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