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안범수·정의만 교수팀,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 게재
- 세포외소포체가 나노플라스틱 실어 나르며 혈액-뇌 장벽 손상·뇌 축적 촉진
- 환경성 나노플라스틱의 뇌 건강 영향 평가 위한 새로운 독성기전 제시
부산대 안범수 교수, 정의만 교수, 김민재 연구원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가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뇌까지 도달하는지, 그 ‘숨은 이동 경로’를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밝혀냈다. 연구진은 세포 간 물질 전달을 맡는 세포외소포체가 나노플라스틱의 생체 내 운반체로 작용해 혈액-뇌 장벽 손상을 악화시키고, 뇌 조직 내 축적까지 촉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바이오소재과학과 안범수 교수와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은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PSNPs)이 자유 입자 상태에서는 세포 안으로 들어온 뒤 비교적 빠르게 배출되는 반면, 간세포 유래 세포외소포체(EVs)에 담지될(담길) 경우 세포 내에서 더 오래 머물며 축적될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또한 이러한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소포체(PSNP-EVs)가 혈관 내피세포 장벽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했다.
나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환경 중에서 잘게 분해되며 생기는 매우 작은 입자로, 음식물과 식수, 공기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 물질이 다양한 장기에 축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면서, 특히 신경계와 혈액-뇌 장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혈액-뇌 장벽은 혈액 속 유해물질이 뇌로 무분별하게 들어가는 것을 막는 중요한 방어선이지만, 나노플라스틱이 어떤 경로를 거쳐 이 장벽에 도달하고 손상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 간 물질 전달에 관여하는 세포외소포체에 주목했다. 특히 외부 물질의 대사와 해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에서 유래한 세포외소포체가 나노플라스틱을 담지한 뒤 혈관 내피세포와 뇌 조직으로 전달할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실험 결과,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된 나노플라스틱은 자유 형태의 나노플라스틱보다 혈관 내피세포 안에서 더 오래 남고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혈관 내피세포인 HUVEC에 두 형태의 나노플라스틱을 각각 처리해 비교한 결과, 자유 형태의 나노플라스틱은 세포 내로 빠르게 유입된 뒤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 반면,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된 나노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 내 형광 신호가 계속 증가했다. 이는 세포외소포체가 나노플라스틱의 세포 내 잔류와 축적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혈액-뇌 장벽 기능 저하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연구진이 HUVEC 기반 혈액-뇌 장벽 모델에서 경내피 전기저항(TEER)을 측정한 결과, 나노플라스틱 단독 처리군보다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소포체 처리군에서 장벽 기능 저하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특히 고농도의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소포체는 나노플라스틱 단독 처리군보다 약 2.8배 큰 TEER 감소를 유도했다. 또 FITC-dextran 투과성 분석에서도 4 kDa와 40 kDa 크기의 고분자 물질 투과가 증가해, 혈관 내피 장벽의 구조적 손상과 실제 투과성 증가가 함께 일어났다.
연구진은 이어 혈액-뇌 장벽의 밀착연접 단백질 변화도 분석했다. 그 결과,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소포체 처리 후 occludin과 ZO-1 단백질 발현이 감소했고, 면역형광염색에서는 정상 세포에서 경계 부위에 연속적으로 분포하던 구조가 흐트러지고 불연속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포외소포체에 의해 운반된 나노플라스틱이 혈액-뇌 장벽의 밀착연접 구조를 약화시켜 장벽 투과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물실험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확인됐다. 연구진이 DiR 형광 표지 세포외소포체를 마우스에 정맥 주사한 뒤 생체 형광 이미징을 수행한 결과, 간과 비장, 폐 등 주요 장기뿐 아니라 뇌 부위에서도 형광 신호가 관찰됐다. 특히 자유 형태의 나노플라스틱보다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된 나노플라스틱이 뇌 부위에서 더 오래 잔류하는 양상을 보여, 세포외소포체가 나노플라스틱의 생체 내 이동성과 뇌 축적을 높이는 운반체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6월 15일자에 ‘Polystyrene Nanoplastic-Encapsulated Extracellular Vesicles Promote Blood–Brain Barrier Breakdown and Accumulate in the Brain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 담지 세포외소포에 의한 혈액-뇌 장벽 붕괴 및 뇌 축적)’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G-LAMP 사업단(중점 테마 연구소: 미래지구 환경 연구소)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부산대 미래지구환경연구소 김민재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 안범수 교수와 정의만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독성학, 세포생물학, 신경과학을 아우르는 융합연구로서, 환경오염 물질의 생체 영향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나노플라스틱이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돼 생체 내에서 전달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혈액-뇌 장벽 손상과 뇌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향후 나노플라스틱의 생체 내 이동 경로와 신경독성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을 맡은 부산대 바이오소재과학과 안범수 교수와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될 경우 생체 내에서 더 오래 잔류하고 혈액-뇌 장벽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연구에서도 다양한 환경 유해물질이 세포외소포체와 같은 생체 운반 시스템을 통해 주요 장기에 전달되는 경로와 그 독성 영향을 규명해, 나노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 평가와 관련 정책 및 규제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림1) 세포외소포체에 담지된 나노플라스틱이 혈액-뇌 장벽 손상 및 뇌 축적에 미치는 영향
간세포에 유입된 폴리스티렌 나노플라스틱은 세포외소포체(EVs)에 담지되어 분비될 수 있음. EV에 담지된 나노플라스틱은 혈관 내피세포 내 잔류를 증가시키고 혈액-뇌 장벽의 밀착연접 구조를 약화시켜 장벽 기능 저하를 유도함. [사진=부산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