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소기관 간 접촉을 조절하는 저분자 화합물의 작용 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차세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약물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는 약리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IF 19.9)’에 2026년 3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세포 내에는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라이소좀 등 다양한 소기관이 존재하며, 이들은 약 10~30nm 거리의 막 접촉 부위(Membrane Contact Site, MCS)를 통해 칼슘 이온, 지질, 대사산물 등을 교환하며 세포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접촉 부위는 단순한 물리적 연결을 넘어 다수의 단백질 상호작용이 집적된 기능적 조절 허브로 작동하며, 세포 전반에 형성되는 이 같은 상호작용 네트워크는 ‘컨택토옴(Contactome)’으로 불린다.
최근 연구에서는 컨택토옴의 이상, 즉 과도한 접촉 또는 접촉 감소가 암, 대사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핵심 병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약물 개발은 특정 효소나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방식에 집중돼 있어, 소기관 간 연결 구조 자체를 직접 조절하는 접근은 제한적이었다.
이에 앞서 연구팀은 소기관 접촉 부위를 약물로 정밀 제어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인 ‘공간 약리학(Spatial Pharmacology)’ 개념을 제안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저분자 화합물이 단백질의 구조적 상태를 변화시켜 컨택토옴을 동적으로 재구성하는 구체적 작용 기전을 제시했다.
특히 연구팀은 소기관 접촉을 조절하는 화합물의 작용 기전을 세 가지 범주로 체계화하고, 소기관 간 접촉을 강화하는 ‘Stabilizer’와 과도한 접촉을 완화하는 ‘Destabilizer’라는 이중 조절 개념을 중심으로 약물 작용 프레임워크를 정립했다. 이를 통해 질환 상태에 따라 컨택토옴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밀하게 재조정할 수 있는 전략적 기반을 제시했다.
또한 연구팀은 약물이 유도하는 특정 단백질 구조 상태인 ‘small molecule-induced proteoform’이 소기관 상호작용 네트워크 재편의 핵심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개념을 제안하고, MCS 조절 인자를 발굴·분석하기 위한 화학생물학, 라이브셀 이미징, 구조 기반 분석 등 첨단 연구 기술도 함께 소개했다.
권호정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소기관 간 접촉 구조를 조절 가능한 동적 약물 타겟으로 확장하고, 컨택토옴 기반 약물 설계의 개념적 프레임워크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특히 미토콘드리아–소포체 접촉부(MAM)를 포함한 소기관 접촉면을 조절하는 저분자 화합물이나 펩타이드가 오토파지 조절과 단백질 구조 변화를 매개로 암, 대사질환, 신경퇴행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개념이 난치성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차세대 약물 개발 전략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 사업, 연세대 ICONS 사업, BK21 Four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BRIC ‘한빛사’ 논문으로도 소개됐다.
(그림 1) 저분자 화합물을 통한 소기관 접촉 네트워크 조절 [사진=연세대학교]
(그림 2) 세포 소기관 막 접촉 부위 (MCS)를 조절하는 저분자 화합물의 분류 [사진=연세대학교]논문 정보
논문명 Small molecule modulation of organelle membrane contact sites
저널명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
DOI https://doi.org/10.1016/j.tips.2026.02.008 저자 고민정 박사(제1저자), 유지호 박사과정생(제1저자), 조은우 석사과정생(공저자), 권호정 교수(교신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