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브린 활용한 혈관화 근육 조직 제작 플랫폼 ‘SPARC’ 개발 -
국내 연구진이 환자 본인의 혈액을 활용해 근육과 혈관을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 인공 조직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하나의 구조체 안에서 근육 재생과 혈관 형성을 동시에 유도하는 이 기술은 대용적 근육 손상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강주헌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진윤희 교수 연구팀이 미세유체 기반 전단응력을 활용한 혈관화 근육 조직 제작 플랫폼 ‘SPARC(스파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신진연구 및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4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대용적 근육 손상은 외상이나 암 절제 등으로 인해 근육이 넓게 소실되는 질환이다. 이 경우 근육과 혈관이 동시에 파괴되어 자연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며, 기존의 이식체는 근육의 정렬이나 혈관 형성 중 한쪽 기능에만 치중해 두 조직을 동시에 재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액 응고 과정에서 생기는 단백질인 ‘피브린’*에 주목했다. 피브린은 환자의 혈액에서 직접 얻을 수 있어 면역 거부 반응이 적은 맞춤형 소재다. 연구팀은 미세유체 채널 내부의 마이크로 기둥 구조를 통해 흐름의 세기, 즉 ‘전단응력’**을 조절하는 ‘SPARC’ 플랫폼을 구축했다.
* 피브린(Fibrin): 인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 기반 생체 재료로, 자가혈액에서 유래할 수 있어 환자 맞춤형 조직 제작 소재로 활용가능하다.
** 전단응력(Shear stress): 유체가 흐를 때 물체의 표면에 평행하게 작용하는 힘. 본 연구에서는 이 힘을 이용해 피브린의 구조를 변형시킴.
플랫폼 내부에서 전단응력이 높은 곳은 피브린 다발이 조밀하게 정렬되어 근육세포 분화에 적합한 단단한 환경이 만들어졌고, 전단응력이 낮은 곳은 유연한 구조가 형성되어 혈관세포가 네트워크를 만들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구조체 안에서 근육과 혈관이 공간적으로 구분되어 동시에 성장하는 결과를 얻었다.
실제 생쥐의 근육 손상 모델에 적용한 결과, 제작된 구조체는 숙주의 혈관과 성공적으로 연결되어 혈관 재형성을 돕고 근섬유 재생과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했다.
이번 성과는 자가혈액 유래 피브린을 이용해 근육 재생과 혈관 형성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체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존 근육 조직공학 기술과 차별화된다. 여러 소재를 결합하지 않고, 피브린이 전단응력에 의해 정렬되는 특성을 활용해 단일 구조체 안에 서로 다른 미세환경을 형성했다.
강주헌 교수는 “이번 기술은 피브린이 물리적 자극에 의해 정렬되는 특성을 활용해 단일 소재로 복합 미세환경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향후 외상성 근육 손상 및 암 절제 후 조직 결손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에 확장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UNIST 강주헌 교수>
논문명 Mechanically Spatio-chimeric Fibrin Assembly Enables Vascular-Integrated Muscle Reconstruction for Volumetric Muscle Loss Repair
저널명 Advanced Materials
키워드 volumetric muscle loss(대용적 근육 손상), autologous blood-derived biomaterial(자가혈액 기반 바이오소재), vascularized muscle graft(혈관화 근육 이식체), microfluidics(미세유체)
저자 강주헌(Joo H. Kang, 교신저자, UNIST), 진윤희(Yoonhee Jin, 교신저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수현(Su Hyun Jung, 공동제1저자, UNIST), 김민준(Minjun Kim, 공동제1저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연구의 필요성
○ 대용적 근육 손상(Volumetric Muscle Loss, VML)은 근육 조직과 혈관이 동시에 소실되는 중증 질환으로, 자발적 재생이 거의 불가능하여 임상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 난치성 질환이다.
- 기능적 회복을 위해서는 수축 기능을 담당하는 근육 조직과 산소 및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네트워크가 함께 재구성되어야 하며, 두 조직 간의 구조적·기능적 통합이 필수적이다.
- 그러나 기존 조직공학 기술은 이러한 복합적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 일부 기술은 근육 정렬이나 기계적 지지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다른 접근법은 혈관 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등 각각의 기능을 분리하여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 또한 기존 스캐폴드는 합성 또는 혼합 재료 기반으로 설계되어, 조직 내 이질적인 기계적 특성과 방향성 구조를 동시에 반영하는 데 한계를 가진다. 이로 인해 이식 후 세포 생존율이 낮고 혈관 형성이 지연되며, 조직 성숙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 결과적으로 기능적 근육 재생 효율이 제한된다. 따라서 근육과 혈관을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 통합적 미세환경을 구현하는 차세대 조직 재생 플랫폼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2. 연구내용
○ 본 연구에서는 100% 혈장 기반 피브린의 전단 유도 자기조립 현상을 활용하여, 공간적으로 이질적인 기계적 특성과 방향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였다.
- 미세유체 채널 내에서 형성된 전단 흐름은 피브린 섬유의 정렬 및 번들화를 유도하며, 이를 통해 단일 구조 내에서 강성이 높은 근육 분화 유도 영역과 유연한 혈관 형성 유도 영역이 공존하는 이중 기계적 환경을 정밀하게 구축하였다.
- 이러한 구조는 근육세포와 혈관내피세포의 공배양 시 각 세포 유형에 적합한 미세환경을 제공하여 공간적으로 구획화된 분화와 조직화를 유도하고, 세포 간 상호작용을 강화하여 기능적 성숙을 촉진한다.
- 또한 본 플랫폼을 대용적 근육 손상(VML) 동물 모델에 적용하여 in vivo(생체 내) 재생 효과를 검증하였다. 그 결과, 이식된 구조체는 숙주 조직과 빠르게 통합되며 혈관 형성이 촉진되고, 근육 조직의 재생 및 구조적 회복이 유의하게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본 연구에서 개발된 구조체는 근육과 혈관의 동시 재생을 향상시킨 통합형 조직 재생 전략을 제시한다.
- 혈장 기반 생체 유래 시스템을 활용하여 생체 적합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공간적으로 설계된 기계적 특성과 방향성 구조를 통해 근육 정렬 및 성숙과 혈관 네트워크 형성을 동시에 유도하였다.
- 그 결과, 빠른 혈관화, 숙주 조직과의 안정적 통합, 섬유화 감소, 근육 구조 재형성 및 운동 기능 회복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기존 접근법 대비 우수한 재생 성능을 보여준다.
- 더 나아가 본 플랫폼은 별도의 합성 재료나 복잡한 공정 없이 구현 가능한 단순한 제조 방식을 기반으로 하여, 재현성과 확장성이 뛰어난 장점을 가진다.
- 이러한 특성은 향후 임상 적용뿐 아니라 대량 생산이 요구되는 바이오 제조 공정에도 적합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환자 유래 세포와의 결합을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로 확장 가능하며, 다양한 복합 조직 재생에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림1) 혈장 기반 전단 유도 자가조립으로 구현한 혈관화 근육 구조체 (SPARC) 제작 원리
고강성 영역에서는 근모세포가 근육 조직으로, 저강성 영역에서는 혈관내피세포가 혈관 네트워크로 공간적으로 구획화되어 분화·성숙하는 혈관화 근육 조직체 모식도.
혈장을 미세유체 칩에 흘려보내면 전단 흐름에 의해 피브린 섬유가 정렬·번들화되며, 전단속도가 높은 영역에서는 고강성 구역이, 낮은 영역에서는 저강성 구역이 단일 구조체 내에 동시에 형성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울산과학기술원 강주헌 교수]
(그림2) SPARC 내 피브린 구조 및 근육·혈관 세포의 공간적 분화
(가) 전단속도 구배에 따라 높은 전단 영역(①)에서 낮은 전단 영역(④)으로 갈수록 피브린 섬유 다발이 점차 가늘어지는 SEM 이미지.
(나) 높은 전단속도 영역에서는 근육 마커(MyHC)가 피브린 방향을 따라 정렬되고, 근육·혈관 신호가 전단속도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됨을 나타낸 형광 이미지 및 그래프.
(다) 높은 전단속도 영역(A)에서는 근육 마커(MyHC, 빨강)가, 낮은 전단속도 영역(B)에서는 혈관 마커 (CD31)가 우세하게 발현되며 상면·단면·측면 모두에서 두 세포가 공간적으로 구획화됨을 확인한 면역형광 이미지.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울산과학기술원 강주헌 교수]
(그림3) VM-SPARC 이식 후 혈관 통합 및 근육 재생·기능 회복
(가) VM-SPARC 이식 2주 후, 인간 유래 혈관 (초록)과 마우스 숙주 혈관 (빨강)이 손상 부위에서 공존하며 혈관 문합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한 렉틴 형광 이미지.
(나) 이식 8주 후 Masson's trichrome 염색 (MT) 및 근육 마커 (MyHC) 염색 결과, VM-SPARC 이식군에서 손상군 대비 섬유화가 감소하고 근섬유 구조가 정상군에 근접하게 재생됨을 확인한 조직학적 이미지.
(다) 수평봉 매달리기 검사에서 VM-SPARC 이식군이 모든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향상된 근력 및 운동 기능 회복을 보인 행동학적 분석 결과.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울산과학기술원 강주헌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UNIST 강주헌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기존 조직공학 기반 근육 재생 기술은 대부분 근육세포 자체의 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실제 대용적 근육 손상에서는 혈관 손실이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조직 생존과 기능 회복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생체조직처럼 혈관과 근육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고자 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인공 조직 제작 기술은 서로 다른 하이드로겔을 단순히 결합하거나 층층이 적층하는 방식이 많았지만, 이번 연구는 하나의 연속된 조직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구조와 기계적 특성이 형성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습니다. 또한 혈관세포와 근육세포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실제 생체 조직에 더욱 가까운 기능적 조직 구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향후 외상성 근육 손상, 군 전상, 암 절제 후 조직 결손 환자 치료를 위한 맞춤형 이식체 제작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대형 조직 제작 공정 확립, 장기 생존성 향상, 환자 자가 세포 기반 제작 기술, GMP 기반 생산 공정 구축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