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자장 7T fMRI로 인간 감각 피질의 층별 주의 조절 기전 확인 -
공연장에서 관객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조명의 밝기를 구역마다 다르게 조절하듯, 우리 뇌도 *주의(attention)가 작동할 때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에서 층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attention) : 여러 감각 정보 가운데 특정 정보에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인지 과정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연구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람 뇌의 *감각 피질에서 주의가 감각 신호를 단순히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피질의 층 구조를 따라 선택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감각피질 : 시각, 청각, 촉각 같은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피질 영역
우리의 뇌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 자극(bottom-up)과, 특정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인지적 조절(top-down)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각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호가 *대뇌피질의 층 구조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를 인간에서 직접 측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었다.
*대뇌피질 : 뇌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구조로, 감각·주의·언어·기억 등 다양한 고차원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
특히 기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에서는 주의를 기울일 때 감각 관련 신호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에 주로 주목해 왔기 때문에, 주의가 각 층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 뇌 활동에 따라 변하는 혈류 및 혈중 산소 신호를 측정해 뇌 기능을 영상화하는 기법
이에 연구팀은 대뇌피질의 미세한 층 구조까지 구분할 수 있는 *초고자장(7T)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하고, 뇌 표면 혈관 신호의 영향을 줄여 실제 신경활동 위치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스핀-에코(spin-echo) 방식을 적용해, 사람의 감각 피질 층별 반응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의 손가락에 촉각 자극을 주고 손목에는 방해 자극을 함께 제시한 뒤, 손가락 자극에 주의를 기울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1차 체성감각피질 각 층의 신호 변화를 분석했다.
*초고자장(7T)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 일반 MRI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뇌 신호를 더 정밀하게 측정하고, 대뇌피질의 층 구조와 같은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는 뇌영상 기법
**스핀-에코(spin-echo) fMRI : 큰 혈관(특히 뇌 표면 정맥) 신호의 영향을 줄여, 실제 신경활동이 일어나는 위치를 더 정확하게 반영하는 방법
***1차 체성감각피질 : 감각 피질 중에서도 몸에서 오는 촉각·압력·진동·관절 위치감각 같은 정보를 가장 먼저 받아 처리하는 핵심 영역
분석 결과, 자극에 주의를 기울였을 때 감각 피질의 표면층(superficial layer)에서는 신호가 증가하고 심층(deep layer)에서는 신호가 감소하는 상반된 패턴이 나타났다. 중간층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방해 자극이 존재하는 조건에서는 모든 층에서 신호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주의가 감각 신호를 단순히 키우는 것이 아니라, 피질의 층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연구는 특정 촉각에 집중할 때 감각 피질의 표면층, 중간층, 심층에서 서로 다른 반응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간에서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성기 연구단장은 “초고자장 fMRI와 스핀-에코 기법을 결합해 인간 뇌의 층별 신경활동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접근은 향후 고해상도 뇌영상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인지 및 감각 기능 연구로 확장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인간 감각 피질에서 주의가 어떻게 정보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는지를 층 수준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라며 “인지 조절, 통증, 신경질환 연구뿐 아니라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내용 보충설명
[연구내용]
본 연구는 초고자장 7T spin-echo fMRI를 활용하여 인간 대뇌피질의 층별 신경활동을 측정하고, 주의가 각 층에서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했다. 촉각 자극 기반 실험에서 주의 조건과 방해 조건을 비교하여 층별 신호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보충설명]
기존 fMRI는 표면 혈관 신호의 영향으로 층별 해석에 한계가 있었으나, 본 연구는 spin-echo 기반 측정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였다. 이를 통해 인간에서 피질 층 수준의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연구팀은 인간 뇌에서 감각 입력과 주의와 같은 인지적 조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밝히기 위해 촉각 자극 기반 실험을 설계했다. 참가자들이 자극에 주의를 기울이는 조건과 방해 자극이 존재하는 조건을 비교하면서, 초고자장(7T)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감각 피질의 층별 신경활동을 정밀하게 측정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분리하기 어려웠던 감각 입력과 인지적 조절 신호를 층 수준에서 구분하고자 했다.
[어려웠던 점]
피질 층 수준의 신호는 매우 미세하고 복잡하여 기존 fMRI로는 정밀한 측정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특히 표면 혈관 신호의 영향으로 인해 층별 신경활동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고자장 MRI와 spin-echo 기반 측정 기법, 그리고 정교한 분석 방법을 결합하여 신호 특이성을 확보했다.
[성과 차별점]
기존 연구에서는 주의가 감각 신호를 전반적으로 증폭시키는 단일한 메커니즘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인간 뇌에서 주의가 피질 층별로 서로 다른 방향의 조절을 수행한다는 점을 직접 입증했다. 특히 초고자장 fMRI를 활용해 인간에서 층별 신경활동을 측정하고, 감각 입력과 인지적 조절 신호를 분리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기존 동물 연구 중심의 이론을 인간 수준에서 검증했다는 차별성을 갖는다.
[향후 연구계획]
향후 연구에서는 통증, 감각 이상 및 인지 조절과 관련된 다양한 조건에서 층별 신경활동을 분석하여, 뇌의 정보 처리 메커니즘을 보다 확장된 수준에서 규명할 계획이다.

[그림] 주의에 따른 감각 피질의 층별 뇌활동 변화 패턴
초고자장(7T)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해 사람의 1차 체성감각피질에서 주의에 따른 층별 뇌활동 변화를 측정한 결과를 나타낸 그림이다. 연구팀은 손가락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을 표층, 중간층, 심층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그 결과, 자극에 주의를 기울인 조건(attended, 빨강)에서는 표층에서 뇌활동 신호가 증가하고 심층에서는 감소하는 층별로 상반된 패턴이 나타났다. 중간층에서는 주의 조건과 비주의 조건(passive, 파랑)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n.s.). 이는 주의가 감각 피질 전체의 신호를 일괄적으로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대뇌피질의 층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함을 보여준다. [사진=기초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