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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이 후배를 맞이할 때] 후배를 가르친다는 것 – 지식보다 먼저 필요한 것들
Bio통신원(추락주의)
후배를 가르친다는 경험은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내가 알고 있는 걸 후배에게 전해주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후배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주느냐가 곧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지를 결정했다. 후배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 실험 기술보다도 내 성격, 내 습관, 내가 평소에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결국 후배를 가르친다는 건, 나라는 사람을 매일 보여주는 일이었다.
필자가 찍은 여름밤의 매미유충 우화. 우화과정은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리고 매미 인생에서 가장 위험할 때다. (지켜보다 지쳐서 잠시 발걸음을 옮겼다)그 과정에서 깨달은 건, 후배를 가르치는 자리에 선 순간 나의 부족함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가끔은 후배가 나를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내가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알았다. 어떤 때는 후배가 내 지적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설득보다는 강요에 가까운 태도를 취했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후배를 바꾸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내 태도를 먼저 바꾸는 일이었다.
돌이켜 보면, 진짜 좋은 선배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한계를 인정하는 사람이다. 후배가 보는 건 선배의 잘난 모습만이 아니다. 오히려 실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고쳐 나가는지가 더 크게 다가온다. 후배는 선배의 ‘완벽함’을 따라 배우는 게 아니라, ‘부족함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서 성장한다. 그렇기에 선배 자리에서 가장 위험한 태도는 “나는 잘하는데, 나는 못하는 게 없는데”라는 자기만족이다. 그 순간부터 성장은 멈추고, 후배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오만뿐이다.
내가 깨달은 건 단순하다. 후배를 가르친다는 건 후배만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선배인 나 자신도 동시에 배우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후배의 질문에 답하려면 내가 다시 공부해야 했고, 후배의 고민을 듣다 보면 나 스스로의 과거가 떠올랐다. 후배의 성장을 돕는 과정에서 결국 나도 성장했다. 그래서 선배로서 가져야 할 진짜 태도는 지식을 쌓는 것보다, 늘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아직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는 이미 잘하는데?”, “나는 부족한 게 없는데?”라고 생각한다면,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연구도, 인간관계도, 선배와 후배의 관계도 끊임없이 배워야만 유지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쳐 나가려는 태도가 없다면, 어느새 후배와의 거리는 멀어지고 실험실은 버티기 힘든 공간이 된다.
우화가 끝난 매미 - 몸을 말리는 중. (우화가 끝나도 끝이 아니다, 몸을 말려야지 날 수 있다) 날아가기 위해선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후배를 가르친다는 건 권위적으로 ‘알려주는 일’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일이다.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후배도 결국 습득한다. 하지만 태도와 자세는 그 순간 옆에 있는 선배가 보여주지 않으면 결코 전해지지 않는다. 좋은 선배는 그래서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늘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후배를 가르친다는 일은 결국 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매일 다시 배우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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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재에서는, 대학원생이 선배로서 후배를 맞이할 때 겪는 복잡한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풀어낼 예정입니다. 처음으로 책임을 지게 된 순간의 당황스러움, 후배에게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오묘한 감정, 그리고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한 끝없는 시행착오까지—연구실이라는 작고 특별한 사회 안에서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다룰 것입니다. 진학을 앞둔 인턴 후배부터, 친목질만 하는 후배, 너무 적극적인 후배까지. 그들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하고, 실망하고 지쳐가면서도 다시 다정해지려는 대학원생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대비가, 누군가에게는 그저 웃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비 대학원생, 대학원 신입생,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연구실 속 관계에 너무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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