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연구자분이 그러하셨듯이, 필자가 로스쿨을 다니던 시절에는 방대한 양의 도서들을 도서관에 방문하여 도서를 신청하고,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등의 데이터베이스 사이트를 통해 검색하면서 필요한 부분의 분량을 찾아 인용하는 데까지 정말 큰 노력과 시간이 걸렸다.
고생한 만큼 노력한 결과물이 나왔을 때는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며, 원하는 자료를 찾은 그날만큼은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이랬던 아날로그의 검색 시대를 뒤로하고 이제는 AI로 원하는 자료를 단 몇 초 만에 한 줄의 프롬프트와 클릭만으로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에 누군가 AI는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의 효율성을 올리는 결정적인 도구로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어떤 이는 AI의 사용은 게으른 연구자들에게 노력 없이 결과물을 제공하기 때문에 활용을 장려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정답이 있을까? 맞다, 아니다 이렇게 이분법 논리로 결론이 나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 다만, 기술의 발전과 AI의 대중화로 세상은 급변하고 있기에, 적당한 타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 연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AI 사용으로 인해, 연구자들의 비판적인 사고와 창의력이 퇴화하여 좋은 연구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인데, 필자도 이 부분에 동의하고 걱정하는 부분이다. 기술은 항상 인간의 윤리와 충돌하면서 발전해 왔기에,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AI 과도기도 우리는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래에는 연구에 도움이 되는 AI활용 도구들을 정리하여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1. 문헌 정보 추출 AI
Elicit – 문헌 검토 속도가 빨라 단시간에 핵심 정보 추출이 가능하나 아직까진 복잡한 연구 질문에 대한 정확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고급 정보를 얻기 위해선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필자는 요즘,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 리서치를 많이 하는데, 그중에 하나의 직업이 바로 “요양보호사”다. 관련 논문을 찾기 위해서 “초고령화 시대 요양보호사의 중요성과 역할”이라는 검색어로 논문을 찾아봤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관련 논문 50개를 추려주었고(생각보다 적긴 하나), 관련성이 높은 논문 10개를 추려주었다. 그리고, 50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PDF 리포트를 제작해 주었는데(아래 첨부 파일 참고) 그 결과물이 깔끔해서 한 번 더 놀랐다. 무려, 8장이나 된다.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던지라...
무료 버전이 이 정도 수준이니, 유료 버전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licit은 정보는 텍스트 형태로 데이터베이스를 끌어오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기는 하겠지만, 크로스 체크는 해야겠다.
그리고, Elicit을 사용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평소 영문초록(Abstract) 교정 문의를 많이 받는데, 이때, 키워드 부분에 스펠링 오류가 있지 않는 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Elicit을 사용 후부터는, 영문 교정 후에는 논문이 다른 연구자들에게 더 많이 인용될 수 있도록, 관련 키워드들을 서치 해서 함께 제공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문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식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나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을 많은 연구자들이 인용하고, 몸을 담은 학계에 긍정적인 발전과 영향을 준다면 뿌듯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많이 검색하는 논문의 키워드 설정이 중요할 것이다.
Semantic Scholar*
Semantic Scholar의 가장 큰 장점은 무료이다. 이런 사이트가 어떻게 무료로 운영이 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API로 정보를 끌어오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 사이트는 Ai2(Allen Institute for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비영리 연구 기관에 의해서 개발이 되었고, 이들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그렇기에 비용 걱정 없이 사용하고 석박사 과정을 잘 마친 후, 기회가 된다면 후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Scite.ai
Semantic Scholar에 비해 자료가 방대하지 않으나, 논문의 신뢰도를 평가하기에 좋은 사이트이다. 이는, 논문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인용이 되는 현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퀄리티 높은 논문을 찾도록 도와준다.
7일 무료 사용 후에는 월 1만 원가량의 구독비를 내야 한다.
ResearchRabbit
ResearchRabbit(리서치래빗)을 직접 사용해 보았는데, 일단, 첫 느낌은 “재미있네”라는 생각. 화려한 비주얼 그래프로 논문의 주제와 저자들을 시각적으로 쉽게 파악하게 하여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논문을 찾는데 다양한 검색어와 제목으로 원하는 논문을 찾아보았으나(“초고령화 시대 요양보호사의 중요성과 역할”), 명령어가 복잡해질수록 검색하는 시간이 길어져, 원하는 논문 요약을 제공받지 못했다. 아래와 보이는 이미지 상태로 10분가량 기다려 봤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다(Elicit 사용할 때는 50개의 논문을 결과물로 제공받음).
ResearchRabbit을 직접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요약을 해보자면, 논문의 데이터베이스가 매우 부족해 보였고, 특히, 한국어 논문 데이터베이스가 매우 부족하여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인터페이스는 AI 플랫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긴 하나, 너무 UI에 신경 쓰다 보니 논문 콘텐츠의 양이 매우 부족해 보였는데, 어느 정도 시스템이 구축되어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쌓인다면, 그 어떤 플랫폼보다 많은 인기를 얻을 것 같다.
영문 논문 연구가 막힐 때, 진도가 잘 나가지 않을 때, 다른 연구자들의 논문이 어떻게 인용이 되는지 시각적으로 본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시간 관계상 자세한 리뷰를 하지 못한 AI 도구들은 직접 사용해 보면서 추가 설명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AI 시대의 연구자, 도구보다 양심이 먼저다》
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연구자들의 책상 위에도 점점 더 많은 AI 도구들이 올라오는 시대. 이 연재는 단순히 ‘어떤 AI를 써야 하나요?’에 대한 기술 소개가 아닙니다. 그보다 먼저 묻습니다.
"당신은, 왜 AI를 쓰는가?"
연구자의 윤리성, 도덕적 책임, 그리고 AI 활용의 실전 기술까지.
법과 IT를 전공하고, 석박사 연구자들의 영문 논문을 직접 교정해 온 필자가 보는 현실 속 이야기와 통찰을 담았습니다.
AI에 대한 환상도 경계하고, 그러나 AI가 주는 가능성도 환영하는, 윤리와 기술, 그리고 연구가 Equilibrium(균형)을 이루는 지점을 함께 고민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