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엑소좀에 거대분자를 10분 내 고효율 로딩하는 기술 개발
엑소좀 손상 없이 거대 약물 고효율 탑재로 난치성 질환 치료 기대
엑소좀은 세포 간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생체 유래 입자로, 약물을 특정 세포에 전달하는 데 활용되는 차세대 전달체다. 하지만 엑소좀은 다량의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촘촘하고 질긴 막 구조로 되어 있어, mRNA나 단백질 같은 거대분자 약물을 내부에 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엑소좀에 약물을 담기 위해 전기충격이나 화학 처리를 사용했지만, 이 과정에서 약물과 엑소좀이 손상되기 쉽고 전달 효율도 낮을 뿐 아니라 복잡한 정제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김호준 박사, 뇌융합연구단 김홍남 박사 연구팀은 단순히 섞기만 해도 거대분자를 엑소좀에 빠르게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약물 로딩(load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단순히 두 용액을 섞는 것만으로도 10분 이내에 약물을 안정적으로 탑재할 수 있어 엑소좀 기반 치료제의 실용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큐보좀’이라는 지질 나노입자를 활용해 거대분자 약물을 엑소좀에 쉽게 담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포막과 비슷한 성질을 지닌 큐보좀은 엑소좀과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어 다양한 크기의 약물을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다. 연구팀은 mRNA를 담은 큐보좀과 엑소좀을 상온에서 10분 동안 함께 두는 것만으로도 mRNA가 엑소좀 내부에 빠르게 전달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분석 결과, mRNA 98% 이상이 엑소좀 내부에 담겼고 엑소좀의 구조와 생체 기능도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팀이 합성한 엑소좀은 인체 내 약물 전달이 어려운 조직인 뇌혈관장벽을 성공적으로 통과했으며 엑소좀 고유의 기능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엑소좀이 본래 유래된 세포로 되돌아가는 ‘호밍(homing)’ 특성이 관찰돼 병변 부위에 정확히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술은 엑소좀을 변형하지 않고도 거대분자 약물을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어 엑소좀 기반 치료제를 정밀의료 분야에 실제로 적용할 가능성을 열었다.
이 기술은 장비나 복잡한 처리 없이 간단한 공정으로도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쉽게 활용될 수 있다. 엑소좀의 생체 기능을 유지한 채 거대분자 약물을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뇌 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정밀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 적용을 위한 추가 안전성 평가와 함께 큐보좀의 대량생산 체계 확보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KIST 김호준 박사는 “엑소좀과 약물을 의료 현장에서 손쉽게 조합하여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환자 맞춤형 치료제 실현에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홍남 박사는 “뇌처럼 복잡한 조직에서도 정확한 약물 전달이 가능해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개인기초연구사업(RS-2023-00209955), STEAM연구사업(RS-2024-00424551) 등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IF 14.7, JCR 분야 6.0%) 최신 호에 게재됐다.
□ 논문
○ 제목: Fusogenic lipid nanoparticles for rapid delivery of large therapeutic molecules to exosomes ○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 게재일: 2025.05.23.(온라인)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59489-5□ 저자
○ 손감송 학생연구원(제1저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 송지영 Post-Doc(제1저자/KIST 뇌융합연구단)
○ 김홍남 책임연구원(교신저자/KIST 뇌융합연구단)
○ 김호준 선임연구원(교신저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 내용 요약
○ 연구배경
엑소좀은 우리 몸의 세포에서 유래한 지질나노입자로, 뇌혈관장벽과 같이 일반적인 약물 전달체가 침투하기 어려운 곳까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엑소좀에 약물을 담지하는 것이 어려워 엑소좀의 활용 가능성이 제한되어 왔다.
기존에는 엑소좀에 약물을 넣기 위해 복잡한 화학적 처리나 전기천공과 같은 물리적 방법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화학적 방법은 엑소좀 막을 손상시키거나 약물의 변성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방법으로는 mRNA나 단백질 같은 고분자 약물의 로딩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다.
○ 연구내용
연구진은 엑소좀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약물을 효과적으로 담지하기 위해 큐보좀이라는 나노구조체를 활용했다. 큐보좀은 바이러스처럼 세포막과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능력을 가진다. 연구팀은 큐보좀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유전자나 단백질과 같은 거대한 분자를 엑소좀에 단 10분만에 빠르고 안전하게 담지하는 데 성공했으며, 가장 도전적이라고 여겨지는 mRNA조차 약 98%라는 놀라운 약물 로딩 효율을 달성했다. 이렇게 약물이 담지된 엑소좀은 침투하기 어려운 뇌혈관장벽까지 약물을 전달하였으며, 호밍효과를 나타내는 등 엑소좀 고유의 생체 기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 기대효과
1. 엑소좀 치료제 상용화 길 열려기존에는 단백질, RNA 같은 거대분자 약물을 엑소좀 내부에 담기 어려웠지만, 이번 기술을 통해 복잡한 처리 없이 단 10분 만에 약물을 탑재할 수 있게 되었음. 이는 엑소좀 기반 치료제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병목을 해결한 성과임.
2. 정밀한 약물 타겟팅 가능성 입증기술 적용 결과, 혈뇌장벽을 통과하고 원래 유래한 세포로 되돌아가는 특성(homing)이 확인되었음. 이는 엑소좀이 정밀한 조직 타겟팅이 가능한 치료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기존의 비특이적 약물 전달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임.
3. 현장 맞춤형 치료제로의 확장성약물과 엑소좀을 섞기만 하면 실시간 로딩이 가능하다는 특성 덕분에, 의료현장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즉석에서 맞춤형 치료제를 조합할 수 있음. 향후 정밀의학, 희귀질환, mRNA 기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융합 기술로의 확장성도 기대됨.
4. 화장품·식품 등 바이오 융합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
엑소좀은 생체 유래 성분으로 안전성이 높고, 세포 침투력이 뛰어나피부 흡수, 생체 적합 보존제, 기능성 원료 전달체로도 활용 가능함. 이번 기술은 활성 성분을 엑소좀에 안정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이므로, 향후 고기능 화장품, 이너뷰티 식품, 기능성 소재 산업등바이오 융합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주목됨.
연구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엑소좀은 세포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생체 내 '메신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KIST 김호준 박사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엑소좀이 세포와 세포 사이를 오가며 특정 분자를 전달하고 반응을 유도한다면, 이 통신망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세포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이 엑소좀을 도구로 활용하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현실에 부딪혔습니다. 엑소좀은 복잡한 생체 내에서 기능하는 만큼 매우 안정한 물질이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약물을 주입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특히 크기가 큰 mRNA나 단백질과 같은 약물을 엑소좀에 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엑소좀을 손상시키지 않고 약물을 범용적으로 로딩하는 기술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엑소좀과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는 구조체, 즉 큐보좀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세포로 약물을 전달하는 용도로 개발되는 나노입자를 다른 시각에서 보니 엑소좀으로도 약물을 전달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본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의 엑소좀 약물 로딩 기술은 전기천공, 화학 처리, 압출등 물리·화학적 방법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 과정은 엑소좀의 지질막을 손상시키고, 내부 생체분자나 약물의 구조를 변성시켜효율성과 생체안정성 모두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특히 mRNA나 단백질처럼 크고 전하를 많이 띄는 거대분자는 로딩 자체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번 연구는 큐보좀의 막융합 특성을 이용해, 엑소좀과 큐보좀을 단순히 섞는 것만으로도 거대분자 약물을 안정적으로 엑소좀 내부에 로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별도 장비나 화학적 처리 없이 단 10분 만에로딩이 완료되며, 약물 손상 없이 높은 효율(mRNA 기준 약 98%)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또한 큐보좀과 엑소좀의조성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약물이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지 여부를 제어할 수 있었고, 엑소좀을 추출한 세포에 따라 전달될 위치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차별점입니다. 즉, 이제는 ‘약물이 도달할지 모른다’가 아니라, ‘어디로 보낼지 설계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로 진화한 것입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 된다면,엑소좀과 큐보좀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달체는 mRNA, 단백질, 등 거대분자 약물을 손상 없이 탑재할 수 있어, RNA 기반 치료제, 면역 항암제, 단백질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의 핵심 전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큐보좀과 엑소좀의 혼합 비율만으로 조직별 전달 범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병변 위치나 질환 특성에 따라 표적화된 치료 전략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뇌종양과 같은 뇌질환은 물론, 염증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정밀 의료가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정이 단순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 덕분에, 이 기술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 상태에 맞춰 약물과 엑소좀을 마치 레고처럼 조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습니다. 필요한 조합을 선택해 두 용액을 섞기만 하면단 10분 만에 맞춤형 치료제가 완성되며, 바로 주사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병원 내 조제 기반의 개인 맞춤 치료 시스템은 물론, 향후 point-of-care 치료제 생산 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성까지 열어주는 핵심 원천 기술입니다.
□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 기술은 단백질, 항체, mRNA와 같은 거대분자 약물을 단 10분 만에 엑소좀 내부에 안정적으로 탑재할 수 있어, 뇌를 포함한 난공략 조직으로의 정밀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합니다. 향후에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치료제를 조합해 투여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제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기대됩니다. 다만 이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특히 엑소좀의 대량생산과 품질 관리 기술 확보가 핵심입니다. 현재 엑소좀은 주로 세포 배양을 통해 소량 생산되며, 제조 공정의 일관성과 생물학적 기능 유지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임상 적용이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약물 전달 능력과 생체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고품질 엑소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그림 1] 큐보좀과 엑소좀의 혼합을 통한 약물 로딩 [사진=KIST]
큐보좀과 엑소좀을 단순히 혼합함으로써, 약물이 탑재된 하이브리드 엑소좀이 형성되는 과정을 실제 조제 방식과 함께 시각적으로 보여주었음. 이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구현 가능한 간단한 로딩 공정임을 보여줌.
[그림 2] 막 융합 기반 엑소좀 내 약물 로딩 메커니즘 및 결과 [사진=KIST]
큐보좀과 엑소좀이 막 융합을 통해 하나로 결합하면서, 큐보좀에 탑재된 거대분자 약물이 엑소좀 내부로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나타낸 개념도임. 실험 결과, mRNA, 단백질 등 다양한 약물을 높은 효율로 로딩하는데 성공함.
[그림 3] 하이브리드 엑소좀의 뇌혈관장벽 투과 성능 평가 [사진=KIST]
약물이 탑재된 하이브리드 엑소좀은 뇌혈관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하였으며, 뇌 조직 내로의 약물 전달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음. 이를 통해 정밀한 뇌 표적 치료제로의 가능성이 입증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