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V와 Resume의 차이점
CV와 Resume는 어떤 게 다를까요? 보통 미국의 관점에서는 회사에 제출하는 이력서는 레쥬메이지만, 학문적으로 대학원을 지원할 때는 CV를 제출하라고 한다고 합니다. 저도 미국 회사에 지원할 때는 레쥬메를 제출했었습니다. 유럽에서는 CV와 레쥬메의 경계가 모호해서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두 가지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주로 CV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는 유럽에서 회사를 지원할 때도, 학교를 지원할 때도 CV를 냈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저번 시간의 지원 동기서와 목적 기술서가 내용상에는 차이점이 별로 없는 것처럼, 부르는 이름만 다를 뿐 안에 내용은 동일하게 작성해 주셔도 무방합니다. 이 글은 유럽 대학원 지원에 집중해서 글을 작성하고 있으니 오늘은 CV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CV는 Curriculum Vitae라는 라틴어의 약자인데요, ‘삶의 이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느냐를 담고 있는 서류가 바로 CV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력서를 작성할 때마다 ‘아, 내가 이런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구나’ 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뜻깊더라고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제가 대견하기도 하고요. CV 작성을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하나의 일이기보다는 한결 편안하게 받아들여질 거예요.
요즘은 내가 했던 일들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력서를 작성해 주는 웹사이트도 많고, 챗GPT 역시 내가 했던 이력을 쭉 정리해서 전달해 주면 PDF 파일로 깔끔하게 만들어주기도 해요. 이럴 때 챗GPT를 똑똑하게 활용하면 참 좋습니다.
2. CV 작성하는 법
출처 : 챗 GPTCV는 자신의 이력을 간단하게,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 둔 포맷을 말합니다. 어느 나라에 살고 있으며,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스킬을 가지고 있고, 어떤 업무를 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래서 유럽에서는 보통 1장 안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는 CV를 선호합니다.
저는 그림처럼 제 이름, 주소, 연락처, 이메일, 그리고 링크드인 주소를 가장 먼저 적습니다. 그 이유는 이력서라는 것 자체가 ‘이걸 보고 관심 있으면 나한테 연락 줘!’ 하는 취지로 작성하는 것이기에, 연락할 수 있는 매체를 적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링크드인이 CV를 대체할 만큼 잘 정리된 온라인 이력서이기 때문에, 자신의 프로필을 볼 수 있게 링크를 남기는 추세인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저는 3줄 안의 짧은 글로 저를 짧고 굵게 소개하는 글을 작성해 넣었어요. 이력서를 보는 사람들은 보통 너무 많은 이력서를 보기 때문에,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된 글을 읽고 그 사람에게 관심이 간다면 더 자세히 볼 가능성이 높거든요. 이건 필수는 아니고 선택 사항이니, 지원하시는 분의 성향과 읽는 기관/나라의 특성에 맞추어 넣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지원했던 영국이나 스위스의 학교 같은 경우에는 정말 딱딱한 형식을 요구해서 이런 내용은 넣지 않았거든요. 정말 딱 이력만 넣어서 군더더기 없는 CV를 원하는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같은 스위스라도 다른 학교는 또 분위기가 엄청 캐주얼하다고 들어서 학교마다 원하는 형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교 웹사이트에 적힌 요구 사항을 잘 읽어보시고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그다음에는, 학교 지원 시에는 학력을 먼저, 회사 지원 시에는 회사 경력을 먼저 적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또 자신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어학 능력이라든지, 컴퓨터 스킬, 리더를 했던 경험, 봉사활동 경험, 수상 경력 등은 지원자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적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처음에 유럽에 갔을 때, Cover Letter와 CV를 자주 헷갈렸어요. 커버레터는 자기소개 + 지원 동기를 담은 편지 형식의 줄글입니다. 저번 시간에 알아본 Motivation Letter 같은 거죠.
3. 유럽 국가별 CV 형식
CV는 이렇게 유럽의 나라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 맞춰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TH CV 양식
제가 대학원 지원을 할 때 사용했던 CV를 중점적으로 공유해 보자면, 스위스 ETH의 경우 고등학교 때부터 살아왔던 모든 순간을 공백 없이 다 적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고등학교 때 과학 동아리 활동까지 전부 다 적었어요. 그리고 학교와 회사, 또는 회사와 회사 사이의 공백이 있는 기간에 대한 설명도 모두 적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제가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쭉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또 처음 지원한 학교에서 이렇게 자세한 CV를 요구하다 보니, 이후에 제출하는 CV 또는 레쥬메는 선택적으로 저에게 유리한 경력만 뽑아서 더 멋지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여러분도 CV를 작성하시기 전에 자신의 이력을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꿀팁 하나를 드리자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블로그 등 여러 SNS에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 둔 분들 많으시죠? 내가 뭘 하며 살아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그런 SNS를 과거부터 쭉 돌아보세요. 그러면 “어? 내가 이런 일도 했었네?” 하며 새로운 소스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직접 경험했던 국가별 현지인들의 CV를 간단히 설명드리면,
영국: 제가 지원한 스위스의 ETH 취리히 이력서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사진 없이 깔끔하고 간결한 CV를 선호하다 보니 저에게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유학원에서 CV를 봐주실 때 이 형식에 맞춰서 적어달라는 포맷도 따로 있었습니다. 사진, 생년월일이나 성별 같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는 개인정보는 기재하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에서 이런 점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영국은 학력과 경력 위주로 작성하되 날짜를 상세하게 적었어요. 공백은 학교 지원하기 직전의 공백에 대해서만 설명했습니다.
프랑스: 프랑스 친구가 작성한 CV를 보니까 사진을 넣고 화려하게 꾸며서 작성했더라구요. 조금 더 캐주얼하고 발랄한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프랑스 학교에 지원할 때도 사진 없이 딱딱한 CV를 제출해서 합격하기는 했지만 그 나라에 맞게 작성해서 제출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네덜란드: 위에 표에는 대부분 사진은 생략한다고 적혀 있지만 제 친구는 정장을 입고 찍은 프로필 사진을 넣었습니다. 그러니 표의 내용은 참고만 해 주세요! 그 친구는 자신의 이력을 참 있어 보이는 표현들로 멋지게 작성했어요. 분량은 1-2페이지 정도였습니다. 실용적인 나라 특성에 맞는 깔끔한 CV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핀란드 / 북유럽: 핀란드 친구의 CV는 제가 본 것 중에서 가장 간결하고 직관적이었어요. 북유럽 디자인하면 떠오르는 딱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제 친구는 셰프였는데, 요리사 복장을 하고 주방에서 캐주얼하게 찍은 흑백 사진을 넣었고, 글이 엄청 많지는 않았어요. 정말 군더더기 없이 눈으로 쓱 훑으면 30초면 읽겠다,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북유럽은 오히려 학교에서 작성하라고 폼을 따로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양식은 우리가 줄 테니 여기에 맞춰서 해주면 우리가 공평하게 볼게, 이런 느낌이어서 편하기도 하고 또 작성할 게 많아서 어렵기도 했습니다.
4. Europass CV 사용법
출처 : EUROPASSEUROPASS CV는 유럽에서 사용하는 무료 웹사이트인데요. 저는 사실 유럽 대학원 지원 시 따로 이 사이트를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소개해드리려고 지금 이력서를 작성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꽤 좋은 것 같아서 앞으로 종종 사용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정보를 입력해 온라인으로 프로필을 만들면 나중에 PDF 파일 형식으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작성할 때 사진을 넣으면 사진이 있는 형식으로, 사진을 업로드하지 않으면 없는 형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템플릿 역시 선택할 수 있어서 원하는 대로 CV를 꾸미는 것이 가능합니다. 유럽에서 아직도 많이 사용하는 형식이니 ‘나는 템플릿도 찾기 귀찮고 유럽의 나라에 지원한다!’ 하시면 고민 없이 사용하셔도 좋을 플랫폼이에요.
오늘의 CV 작성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다음 시간엔 추천서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