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현 교수 연구팀, 폐암세포가 획득한 면역회피능력을 되돌릴 수 있는 핵심분자를 발굴하고 이를 제어함으로써 면역항암치료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
-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폐암을 대상으로 이러한 면역회피능력의 핵심인자를 최초로 발굴·제어함으로써 효과적인 면역항암치료가 가능함을 실험으로 입증
- 연구성과는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주)로 기술이전되어 면역항암치료의 동반치료제로개발 중이며 2028년 임상 예정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도와주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치료)의 개발은 암 치료의 획기적인 도약을 불러왔다. 반면 실제로는 전체 환자의 20% 미만만이 반응하므로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거나 비반응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다.
KAIST 연구진은 면역항암치료를 방해하는 핵심인자(DDX54)를 최초로 발굴하여 폐암 치료의 새 길을 열었다. 이 기술은 교원창업기업 바이오리버트(주)로 기술이전되어 면역항암치료제의 실제 동반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2028년 임상진행 예정이다.
KAIST(총장 이광형)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폐암세포의 면역회피능력을 결정짓는 핵심인자(DDX54)를 발굴하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억제할 경우 암 조직으로의 면역세포 침투가 증가해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8일 밝혔다.
면역항암치료(Immunotherapy)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도와주는 항PD-1(anti-PD-1) 또는 항PD-L1(anti-PD-L1) 항체를 이용한 뛰어난 치료법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치료의 반응률이 낮아 실제 치료 혜택을 받는 환자군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로 최근 종양돌연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이 FDA에서 면역항암치료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승인되었다. 즉,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이 생긴 암일수록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TMB가 높아도 면역세포의 침윤이 극도로 제한되는 소위 ‘면역사막(Immune-desert)' 형태의 암이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 경우 면역항암치료 반응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특히 면역세포 침윤이 매우 낮은 폐암 조직을 대상으로, 발굴한 핵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면역관문억제제를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면역회피가 발생된 폐암 환자 유래 전사체 및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유전자 조절네트워크를 추론하고 이를 분석해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을 획득하는 핵심 조절인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핵심인자를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억제한 뒤 면역항암치료 반응성을 조사한 결과, T 세포, 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의 조직 내 침윤이 크게 증가함과 동시에 면역항암치료 반응성도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세포 수준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하는 기술인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및 공간전사체 분석 결과, 발굴된 핵심인자를 제어하는 동반치료가 면역항암치료를 통해 암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는 T 세포와 기억 T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였다. 동시에, 암세포 성장을 돕는 조절 T 세포와 탈진된 T 세포의 침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발굴된 핵심인자의 억제가 폐암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인 JAK-STAT, MYC, NF-κB 경로를 불활성화해 면역회피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들 CD38과 CD47 발현을 억제하고, 이들 분자의 억제가 암 발달을 촉진하는 순환 단핵구(Circulating monocyte)의 침윤을 억제하는 한편 항암 기능을 수행하는 M1 대식세포(M1 macrophage)의 분화를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광현 교수는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력을 획득하게 하는 핵심조절인자를 처음으로 찾아내 이를 제어함으로써 면역회피능을 되돌려 면역항암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암의 반응을 유도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한 것이 주요 성과”라며 말했다.
이에 "암세포내 복잡한 분자네트워크에 숨겨진 핵심인자인 DDX54를 시스템생물학이라는 IT와 BT의 융합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실험검증할 수 있었다”고 그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공정렬 박사(제1저자), 이정은 연구원(공동 제1저자), 한영현 박사가 참여했으며,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에서 출간하는 국제 저널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에 4월 2일자로 게재되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 연구개요
이번 연구는 기존 면역항암치료(Immunotherapy)가 약 20% 미만의 환자에서만 효과를 발휘하고, 특히 면역세포 침윤이 극도로 제한된 이른바 ‘면역사막(Immune-desert)' 형태 암 조직에서는 치료 반응이 매우 낮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연구팀은 종양돌연변이부담(Tumor mutational burden, TMB)이 높아 면역세포에 의해 쉽게 제거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의 강력한 면역회피 능력으로 인해 면역세포의 침윤이 억제된 폐암 환자를 선별하고 이러한 환자의 조직 유래 전사체 및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유전자 조절네트워크를 추론하여 분석함으로써 암세포 내부의 면역회피 메커니즘을 시스템 차원에서 파악했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 침투와 치료 반응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인자 DDX54를 발굴하고,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 실험을 통해 이 인자를 제어하면 폐암세포의 면역회피능력이 되돌려져서 암 조직 내부로 항암 면역세포(T 세포, B 세포, NK 세포)의 침윤이 급증하며 면역관문억제제(항PD-1 치료)에 대한 내성을 극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DDX54가 폐암세포에서 JAK-STAT, MYC, NF-κB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여 CD38과 CD47의 발현을 유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들 분자는 암 발달을 돕는 순환 단핵구(Circulating monocyte)의 침윤을 이끌고, 항암 기능을 담당하는 M1 대식세포(M1 macrophage)의 분화를 억제해 종양의 면역회피 환경을 조성한다. 반면, DDX54를 억제할 경우 암세포의 면역회피능이 되돌려져서 면역세포의 암조직내 침투가 촉진되고 암세포 억제 T 세포 및 기억 T 세포(Effector/Memory T cell)의 활성이 증가해 면역항암치료 반응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단일세포 및 공간전사체 분석으로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는 기존 면역항암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던 소위 ‘면역사막' 형태 암 조직에서, 암세포 자체의 면역회피능을 되돌림으로써 면역세포의 암조직내 침윤을 활성화하고 치료 반응성을 개선할 수 있는 핵심 타겟을 최초로 발굴하고 실험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향후 다양한 암종에서 면역항암치료에 비반응성을 보이는 환자들의 반응성을 유도하기 위한 후속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1] 폐암세포가 면역회피능력을 획득할 때 면역세포의 암조직내 침윤을 억제함으로써 면역항암치료 내성을 유도하는 핵심인자 DDX54 발굴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면역회피 능력을 지닌 폐암 환자의 전사체와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유전자 조절네트워크 분석(A)을 통해 비교한 결과, 면역항암치료 내성을 야기하는 핵심인자 DDX54를 발굴(B-F)하였다. [사진=KAIST]
[그림 2]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DDX54 억제할 경우 암세포의 면역회피능을 되돌림으로써 면역항암치료 민감성이 강화됨을 확인면역항암치료 내성을 나타내는 동종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DDX54를 억제한 뒤 치료를 적용하면, 폐암의 성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억제되고 (B-D) 암 조직 내 면역세포 침윤이 크게 증가한다 (E, F). [사진=KAIST]
[그림 3] 단일세포 전사체 및 공간전사체 분석을 통해 DDX54 억제시 면역세포의 암조직내 침윤이 증가됨을 확인함DDX54를 억제하면서 면역항암치료를 병행해 진행한 동종(Syngeneic)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암 조직 내부에 침윤한 면역세포를 단일세포 전사체(H-L) 및 공간전사체 분석(A-G)했다. 그 결과, DDX54 억제와 면역항암치료 병행 시 폐암 조직의 중심(Core)까지 T세포, B세포, NK세포 등 항암 면역세포가 활발히 침투함을 확인했다. [사진=KAIST]
[그림 4] 발굴된 핵심인자 DDX54는 Jak-Stat3, MYC, NF-κB 활성을 통해 CD38과 CD47 발현을 유도함을 확인함DDX54는 폐암세포 내에서 Jak-Stat3, MYC, NF-κB 경로를 활성화하여 CD38과 CD47 발현을 높인다 (A-G). 이로 인해 암 발달에 기여하는 암 미세환경을 구축하고(H) 결과적으로 면역항암치료 내성을 유발한다. [사진=KAIST]
[그림 5] DDX54 억제와 면역관문치료제 병용 투여로 면역활성화(Immune inflamed)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음을 확인함DDX54를 억제하면서 면역관문치료제를 동시에 투여하면, 암세포 특성이 변화해 면역회피능이 되돌려지고 면역세포의 암조직내 침윤이 잘 일어나는 ‘면역활성화' 환경으로 전환된다. 이로써 항암 면역반응이 강화되어 기존에 면역항암치료의 반응성이 낮았던 폐암 조직에서도 면역항암치료의 민감도가 높아진다. [사진=KA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