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된 관절을 젊은 관절로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돼 주목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남지호 대학원생과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퇴행성관절염을 촉진하는 ZMIZ1* 단백질의 작동 기전을 규명하고, ZMIZ1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저분자 화합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ZMIZ1 : Zinc Finger MIZ-Type Containing 1의 단백질 명칭
** 저분자 화합물 : 1,000 Da 이하의 화합물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세포의 노화에서 시작되는 대표적인 신체 노화 질환으로, 현재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중 약 19.2%가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중증에 이르면 외과적 수술 방법으로 치료해야 하지만, 이러한 치료법들은 근본적인 손상을 억제하거나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어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부담될 수 있다.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연골세포 노화에 대한 기본적인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노화 조건에서 활성이 증가하는 퇴행성관절염 유도 전사조절인자*를 특정하기 위해 연골조직 내 유전자 시퀀싱 데이터셋**을 이용, 연골세포 노화가 진행된 연골조직에서 ZMIZ1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ZMIZ1이 GATA4***와 결합함으로써 관절염의 발병을 가속화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 전사조절인자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 유전자 시퀀싱 데이터셋 : 생물체의 DNA 또는 RNA 서열 정보를 포함하는 데이터
*** GATA4 : GATA 전사인자 패밀리에 속하는 전사 조절 단백질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기반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하여 저분자 화합물인 K-7174가 ZMIZ1-GATA4의 결합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퇴행성관절염 동물에 K-7174를 경구 또는 관절강 내 주사를 통해 투여한 결과, 연골 손상 및 노화 관절이 건강하고 젊은 관절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하는 ZMIZ1-GATA4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약물의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질병 회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양시영 교수는 “노화 연골세포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로운 인자들의 발견을 통해 더 나은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사업, 그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의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5일 공개됐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성균관대 남지호 석박통합과정, 성균관대 양시영 교수, 중앙대 윤성일 교수>
논문명 Blockade of ZMIZ1-GATA4 axis regulation restores youthfulness to aged cartilage
저널명 Advanced Science
키워드 퇴행성관절염(Osteoarthritis), 노화(Aging), ZMIZ1, GATA4, 항노화 약물(Senolytic drug)
DOI 10.1002/advs.202404311
저 자 남지호 석박통합과정(제1저자/성균관대학교), 우현민 박사과정(공동저자/중앙대학교), 양지혜 석사과정(공동저자/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교신저자/중앙대학교), 양시영 교수(교신저자/성균관대학교)
1. 연구의 필요성
○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고령자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9.2%를 차지하며, 사회 고령화에 따른 노인인구의 증가는 노인 환자의 상승으로 이어짐. 고령자 건강보험 진료비 또한 지속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1인당 노인 진료비는 전체 인구 1인당 연평균 진료비의 2.5배를 넘어섬
○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고혈압과 관절염이 의료비 지출 순위 상위에 해당하며, 이는 노인 환자 중 관절염 질환의 비율이 높음을 의미함
○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내 연골세포의 노화에 의해 진행됨. 노화된 연골세포는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enescence 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SASP)를 분비하며, 이는 세포의 형태적 변화뿐 아니라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과 연골 이화인자(catabolic factor)의 발현을 촉진해 질병 진행을 가속화 함
○ 이러한 연골세포의 노화는 특정 전사 조절자의 활성에 의해 이루어질 수 으나, 연골세포의 노화를 가속하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연골 이화인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특정한 전사 조절자는 아직 규명되지 않음
○ 노화된 연골세포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항노화 약물(senolytic drug)은 새로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됨. 그러나 특정 유전자의 발굴과 후보 약물 개발이 아직 진행 중이며, 실제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물은 없는 상황임
○ 이에 연구팀은 노화성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ZMIZ1-GATA4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약물을 통해 퇴행성관절염에 대한 새로운 항노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고자 함
2. 연구내용
○ 노화 조건에서 활성 증가하는 퇴행성관절염 유도 전사인자를 동정하기 위해 젊은 마우스와 노화 마우스의 연골조직 내 유전자 sequencing data set을 이용, 분석하여 질병의 발병에 관여할 것으로 판단되는 새로운 전사조절인자로 ZMIZ1을 선별함
○ 관절염 환자, 기타 관절염 유발 마우스 관절 조직에서 ZMIZ1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함. 특히 ZMIZ1이 특이적으로 과발현된 마우스 조직에서 세포노화 마커(SASP)의 발현 및 이화인자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함
○ 전사조절자인 ZMIZ1이 결합하는 전사조절자로 GATA4를 동정함. ZMIZ1-GATA4 작용기전은 세포노화 마커(p16, GLB1) 그리고 연골 이화인자 (MMP3, COX2)의 발현을 상향 조절함으로써 퇴행성관절염 발병에 기인함을 확인함
○ ZMIZ1-GATA4 기전을 억제하기 위한 약물을 동정하기 위하여 본 연구팀이 구축하고 있는 AI 기반 Drug screening 플랫폼을 활용하여 K-7174를 동정함
○ K-7174는 ZMIZ1-GATA4가 결합하는 위치에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ZMIZ1-GATA4 기전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하였음
○ 연골 세포 및 퇴행성.관절염 동물 모델에서 ZMIZ1-GATA4 기전에 의해 활성화된 노화 마커 및 연골 이화 인자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함
○ 특히, K-7174를 경구 투여하거나 무릎 주사로 주입한 동물 모델에서 연골 파괴가 완화되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를 통해 K-7174가 새로운 항노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증명함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노화로 인해 손상된 관절의 치료를 위해 연골 세포의 노화 유도 및 가속하는 인자의 억제 조치가 필요함. 연골세포의 노화에 관여하는 전사조절자로 ZMIZ1을 선별하고 기전을 규명함으로써 노화된 관절이 젊은 관절로 회복시켜 퇴행성관절염을 극복할 수 있음을 제시함
○ 본 연구에서 발굴한 K-7174를 기반으로 저분자 화합물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됨
○ 퇴행성관절염뿐만 아니라 ZMIZ1 활성이 증가하는 다양한 노인성 질환에서도 ZMIZ1-GATA4 작용 기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그림1) K-7174 저분자 화합물을 통한 ZMIZ1 축 저해 및 젊은 관절로의 회복 기전 규명
노화된 관절에서 증가한 ZMIZ1은 GATA4와 결합하고, 이는 연골세포의 노화 및 연골 이화인자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써 관절염 발병을 가속함. 하지만 K-7174는 ZMIZ1-GATA4 결합 부위에 경쟁적으로 붙어 이 결합을 저해하고 이로써 노화된 연골세포가 젊고 건강한 관절로 회복 될수 있음을 증명함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남지호 석박통합과정, 성균관대학교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
(그림2) 퇴행성 관절염에서 ZMIZ1-GATA4 기전과 동물 모델에서의 K-7174 효과
A. 노화 연골세포에서 새로운 인자 동정 : 노화 연골세포에서 활성되는 전사인자를 찾기 위해 연골세포 분리 및 동정 후, 젊은 마우스와 노화 마우스에서의 ZMIZ1 발현 증가 확인
B. ZMIZ1-GATA4 결합 검증 : ZMIZ1이 결합할 수 있는 전사인자 스크리닝 후, 결합 가능성을 컴퓨터 모델링, 분자생물학적 실험을 통해 검증
C. GATA4 억제제 K-7174 투여에 의한 연골 손상 감소 효과 평가 : 퇴행성 관절염이 일어난 마우스에 K-7174를 경구투여(윗 그림), 무릎 주사(아래 그림) 진행 시 연골 손상이 완화됨을 확인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성균관대학교 남지호 석박통합과정, 성균관대학교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성균관대학교 남지호 석박통합과정, 성균관대학교 양시영 교수, 중앙대학교 윤성일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신체 노화 질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 완화제를 처방받거나 운동 등을 통한 치료를 받지만, 병이 중증에 이르면 관절 치환술과 같은 외과적 수술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들은 근본적인 손상을 억제하거나 회복시키는데 한계가 있으며,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화성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세포의 노화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연골세포 노화가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항노화 약물(senolytic drug)이 노화된 연골세포를 억제할 수 있다면, 이를 새로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이에 따라 노화 연골세포 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로운 인자들의 발견과 그 기전 분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여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에 퇴행성관절염을 가속하는 특정 기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지만, 이번 연구는 연골세포를 노화시키고 관절 손상을 심화시키는 인자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ZMIZ1-GATA4 결합체가 연골세포의 노화 및 손상을 가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K-7174가 이 두 단백질의 결합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K-7174가 senolytic drug또는 일반 관절염 치료제 후보 약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ZMIZ1-GATA4가 새로운 치료제 대상 단백질이나 기전이 될 수 있다면, 이를 기반으로 특정 약물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효능 평가된 K-7174는 이미 알려진 약물로, 인체에 적합하게 가공하거나 체내에 효과적으로 전달된다면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