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좀의 조직 침투 특성을 모사한 신개념 약물 전달체 제작 및 성능 확인
뇌 질환과 고형암 치료의 한계를 넘는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적용 기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김호준 박사 연구팀은 엑소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약물 전달체인 엑소좀 모사 전달체(Exosome-Like Vesicle: ELV)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전달체는 뇌혈관장벽이나 고형암과 같은 치밀한 조직 내부를 효과적으로 이동하며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KIST 엑소좀 모사 전달체 개발팀 ((왼쪽부터) 방승환 학생연구원, 김호준 선임연구원)
현재 다양한 질병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약물을 조직 깊숙이 침투하는 것이다. 일부 조직은 촘촘하게 이루어져 있어 치료제가 존재하더라도 조직 내부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해 효과가 제한된다. 특히, 고형암이나 뇌종양처럼 조직이 단단하고 촘촘한 경우, 치료제를 조직 깊숙한 곳까지 전달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문제가 된다.
최근 인체가 자연적으로 분비하는 나노소포체인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Exosome)은 우리 몸에서 신호 전달과 물질 운반을 담당하며 복잡하고 치밀한 조직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포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엑소좀은 성분 조절과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엑소좀의 조직 침투 능력에 주목해 엑소좀 모사 전달체를 개발했다. 조직 침투에 중요한 엑소좀의 핵심 성분을 선별하고 이들의 조직 확산 및 약물 전달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조합을 도출했다. 특히, 합성 전달체에 엑소좀 성분을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엑소좀의 주요 성분이 가진 구조적·기능적 특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분자 수준에서 재현해 실제 엑소좀과 유사한 성능을 구현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모델 조직(model tissue)을 활용한 약물 확산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기존 전달체보다 33배 높은 침투력을 보였으며 근육, 연골, 고환 피막 등 다양한 생체 조직에서 80% 이상의 높은 침투 성능을 확인했다. 또한, 고형암 조직을 모사한 동물 모델에서도 엑소좀과 유사한 확산 패턴을 나타냈으며 실제 조직 내부에서의 이동 경로와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전달체는 기존 합성 전달체가 극복하지 못했던 조직 침투 한계를 해결하고 치료제 전달 효율을 극대화해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로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엑소좀 모사 전달체를 활용한 정밀의료 및 항암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체내 안정성과 약물 탑재 효율을 최적화하고 다양한 질환 모델에서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KIST 김호준 박사는 “엑소좀 모사 기술이 상용화되면 뇌종양 및 고형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제뿐만 아니라 엑소좀이 활용되고 있는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개인기초연구사업(RS-2023-00209955), Young Scientist+ research program(2023YS22) 등을 통해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Nano」 (IF 15.8, JCR 분야 6.0%) 최신 호에 게재됐다.
□ 논문 ○ 제목: Exosome-Inspired Lipid Nanoparticles for Enhanced Tissue Penetration
○ 학술지: ACS nano
○ 게재일: 2025.2.28.
○ DOI:
https://pubs.acs.org/doi/10.1021/acsnano.4c16629□ 저자 ○ 방승환 연구원(제1저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 박병민 연구원(제1저자/KIST 의약소재연구센터)
○ 이관희 책임연구원(교신저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 심만규 선임연구원 (교신저자/KIST 의약소재연구센터)
○ 김호준 선임연구원 (교신저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
○ 연구배경우리 몸의 세포에서 유래되는 엑소좀은 복잡하고 불균질한 세포 외부 환경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신호 전달, 항상성 유지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엑소좀은 고형암이나 뇌혈관장벽과 같은 치밀한 세포외기질로 이루어진 조직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치료제와 백신 개발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엑소좀의 조직 침투 특성 덕분에 관련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포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엑소좀은 조성과 성분을 정밀하게 제어하기 어렵고, 약물 탑재가 제한적이어서 대량 생산과 상용화에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엑소좀은 성분과 물성이 불균질하여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기 힘든데, 이같은 이유로 엑소좀의 상용화는 난항을 겪고 있다.
○ 연구내용
엑소좀의 뛰어난 조직 침투 능력을 모사하기 위해, 기존 연구에서는 특정 성분을 지질 나노입자에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으로는 엑소좀의 고유 특성을 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엑소좀을 만들어보자 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엑소좀의 조직 침투와 관련된 성분 세가지를 이용해 엑소좀 모사 전달체(Exosome-Like Vesicle; ELV)를 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엑소좀 모사체의 성분들이 전달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분석하였다. 이러한 구조적 영향을 바탕으로, 세 가지 성분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ELV 조성을 설계하였다. 이렇게 제작된 엑소좀 모사체는 조직을 모사한 하이드로겔에서 33배 높은 침투 특성을 보였으며, 조직 치밀도가 다른 조직 3종에서도 기존 전달체 대비 80% 이상 더 높은 조직 침투 특성을 나타내었다. 마지막으로 고형암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실제 엑소좀과 동일한 침투 특성을 확인함으로써 실제 엑소좀의 고유 특성을 성공적으로 모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 기대효과
엑소좀 모사 전달체(ELV)를 이용하면 고형암이나 뇌 질환과 같은 치밀한 조직에서도 낮은 부작용과 높은 치료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치료제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 문답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KIST 김호준 박사 연구팀은 내인성 물질인 인지질의 자기조립을 제어해 바이오센서, 항암 전달체, mRNA백신 등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준 박사는 2020년 Nature Nanotechnology에 실린 엑소좀의 뛰어난 조직 침투 능력을 규명한 연구를 보고 영감을 받아, 엑소좀의 조직 침투 능력을 모사한 전달체를 제작해보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연구를 시작하던 시기는 엑소좀 치료제의 상용화를 위한 도전과제로 ‘성분 제어, 제한적인 약물 탑재, 그리고 대량 생산의 어려움’ 등이 거론되던 시기였다. 김호준 박사는 엑소좀을 더 이상 세포에서 추출하지 않고 직접 제작할 수 있다면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방승환 학생과 함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였고, 다른 주저자들의 도움으로 엑소좀의 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체(Exosome-Like Vesicle; ELV)를 개발하게 되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엑소좀 모사 전달체(Exosome-Like Vesicle; ELV)는 실제 엑소좀이 가지는 특성을 모사한 전달체 원천기술이다. 기존의 약물 전달체는 주로 세포 실험을 기반으로 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되었고, 조직 내부에서 약물이 어떻게 이동하며 그 과정에서 전달체의 구조가 조직 침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다. 이로인해 기존의 약물 전달체는 뇌혈관장벽이나 고형암 조직 같은 치밀한 조직에 대한 효과적인 전달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김호준 박사 연구팀은 엑소좀의 고유한 수송 능력뿐만 아니라, 전달체가 조직 내에서 어떻게 구조적으로 변형되고 이동하는지까지 면밀히 연구하였다. 이를 통해 엑소좀의 뛰어난 조직 침투 능력을 모사할 수 있었고, 엑소좀을 기반으로 한 약물 전달체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엑소좀의 다양한 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상용화된다면 엑소좀 기반 치료제뿐만 아니라, 식품과 화장품 산업 등에서도 중요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엑소좀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엑소좀의 특성을 활용한 피부 재생,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들이 출시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활용성 덕분에 엑소좀 모사 기술은 단순한 치료제를 넘어, 생활 속 전방위적인 혁신을 이끌어갈 중요한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기대효과와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에서 개발한 엑소좀 모사 기술은 기존 엑소좀 기반 치료제의 생산과 성분제어 등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엑소좀 치료제뿐만 아니라, 식품과 화장품 등 다양한 엑소좀 관련시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여러종류의 막 단백질을 인지질 이중층에 삽입하는 기술 개발과 생산 공정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그림 1 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개발 모식도]치밀한 구조의 조직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엑소좀의 특별한 수송능력을 모사한 엑소좀 모사 전달체. 엑소좀의 조직 침투 능력을 모사할 수 있는 3가지 핵심 요소를 사용했으며, 결과적으로 우수한 조직 침투 능력을 가진 입자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였다.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그림 2 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조직 침투 성능](좌) 기존 전달체와 엑소좀 모사 전달체가 실제 조직을 이동하는 모식도(우) 조직 내부 기존 전달체와 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확산 계수, 모든 조직에서 높은 확산 현상을 나타냄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그림 3 고형암 동물모델에서 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침투 성능]엑소좀 모사 전달체의 시간에 따른 실제 조직 내에서의 이동 거리. 엑소좀 모사 전달체가 기존의 전달체 보다 조직 내에서 더 높은 이동 거리를 나타내었다. 또한 조직 내부의 약물 분포(빨간색)를 확인했을 때 실제 엑소좀과 비슷한 분포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