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5일 고대의 유전자가 담긴 세포를 찾아낸 정밀 지도가 완성되었다. 1
특히 이 정밀지도는 뇌의 아래쪽이라 할 수 있는 시상하부 (Hypothalamus)에 대한 지도인데,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세포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 생명의 기원세포는 대학원생의 건강과 매우 큰 관련이 있다. 대학원생의 건강은 스트레스, 잠, 식사와의 전쟁이다. 특히 생명의학 계통의 대학원생은 자신의 생활이 세포나 동물의 주기에 맞춰지기 쉽다. 스트레스를 받고 자면 수면 장애가 오게 되고, 원치 않는 식사도 거르게 되고 어떤 때에는 폭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세포가 알고 보니, 우리 몸에 존재하는 고대의 세포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 세포는 바로 우리 뇌의 아래쪽에 존재하는 시상하부 (Hypothalamus)에 있는 작은 세포 군집이었다. 일단, 고대의 세포라는 것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고, 이 정밀지도가 가지는 의미를 찾아보자.
인간의 조상 or 고대의 유전자와 세포
과학자의 입장에서 고대의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진화의 관점에서 생각하더라도, 우리가 어떻게 먼 과거의 생물의 유전자를 발견하겠는가?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저 멀리 과거의 생물을 잡아서 유전자검사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 관점이 맞다면, 우리의 멀고 먼 조상은 세포 하나의 모양을 하고 계셨을 것이다. 그리고 계속 서로 먹히고 먹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었을 것이다.

그림. Leonardo AI로 그려본 고대의 세포
원핵세포와 진핵세포에 대한 교과서에서는 흔히 Lac operon과 promoter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어떤 관점에서 보면, 우리와 같은 진핵동물도 operon과 일부 유사한 유전자 구조가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에서 operon과 가장 유사한 느낌이 드는 유전자는 POMC유전자이다. 어디서도 진행동물이 operon이 있다고 하지 않고, 좀 더 따지고 보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여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공통점에서 유사한 느낌이다. POMC는 한번 유전자가 DNA에서 mRNA로 전사된 다음에는 여러 번의 잘리는 과정 (post-translational processing)을 거친다. 해당 유전자는 결국 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 (MSH), Adrenocorticotrophic hormone (ACTH), Beta-endorphin (END) 등이 되고, 점차 더 많은 cleavage를 통해서 다른 작은 peptide가 된다.
대장균의 조상과 우리의 조상세포가 각각 급한 이유에 의해 한번에 다양한 단백질 또는 신경펩타이드를 만들도록 진화했다면, 뭔가 중요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생명의 조상들은 각기 우선순위가 달랐을 것이다. 원핵동물 (Prokaryote)은 음식을 먹는 관점에서는 초식동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떠다니는 glucose와 lactose를 먹는 것을 수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그리고 원핵동물인 대장균은 유당 (lactose)가 있으면 3가지 단백질 신호를 낸다 (LacA, LacZ, LacY). 그리고 그 뜻은 “조심해서 먹자, 소화하자, 먹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의 조상인 진핵동물 (Eukaryote)는 먹는 것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스트레스상황이 닥쳐왔을 때 함께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다. 사람의 조상세포는 “스트레스다, 우리를 보호하라, 그리고 기뻐하라” 이런 신호를 냈을 것이다.
아주 먼 과거 바다에서 생명체가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 진핵동물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유전자에 변형을 줄 수 있는 빛 (또는 자외선) 있는지 반응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전파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빛은 위험이기도 하지만, 식물들이나 다양한 생물들이 영양분을 만드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조상세포는,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호르몬 (ACTH), 주변세포들에게 빛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라는 멜라닌을 만들라는 신호 (MSH), 그리고 기쁨의 신호 (END)를 냈을 것이다.

그림. 해파리는 아니지만, 척추동물의 조상이었을 것으로 상상한 동물 (Leonardo AI로 그림)
그리고 어떤 세포는 이런 신경펩타이드를 분비하였을 것이고, 어떤 세포들은 밖에서 들어온 펩타이드의 뜻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아래와 같이 상상한다.
처음 우리의 조상세포는 스스로가 이러한 유전자를 전반적으로 조금씩 발현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스스로의 군집을 키워갔을 것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점차 조상 세포님들은 서로 기능을 나눴을 것이다.
일단, 앞의 서술은 저자의 상상이지만 이러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주길 바란다.
공룡도 “고대의 세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공룡의 세포 샘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당연히 공룡에서 가장 부드러웠을 것인 뇌세포 샘플도 없다. 그렇지만 공룡도 몸의 어딘가에는 앞에서 말한 조상세포가 POMC유전자를 발현하고 있었을 것이다.
공룡피부에는 색깔이 있었다고 한다. 2 melanin색소들이 어떤 구조를 갖느냐에 따라 다양한 색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러한 melanin이 있었다는 것은 melanocyte가 있었을 것을 생각하게 한다. 3 그리고 melanocyte가 있었다는 것은 melanocyte stimulating hormone도 있었을 것을 추정하게 한다. 그리고, 아마도 그 hormone은 뇌에서, ACTH관련 유전자에서 발현되었을 것이다.
정밀지도에서 찾아낸 고대의 유전자를 발현하는 세포
앞에서 상상해 본 고대의 조상세포가 발현했던 POMC유전자는 우리 뇌에서 지금 동작하고 있다. 그 조상세포가 처음 생각했던 “주의하라, 보호하라, 기쁨을 느껴라”를 지금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논문은 Hypothalamus에 대한 single cell 논문인데, 사실 이전에도 hypothalamus에 대한 single cell RNAsequencing 분석은 수차례 있었다. 4 가장 최근인 Kriegstein 스타일 계열의 radial glia를 강조한 hypothalamus의 Science 논문 이후로 나온, metabolism과 사람-쥐의 유사성에 초점을 둔 약간 다른 논문이어서인지, 본 자료에서 소개하는 논문은 2025 Nature에 accept가 되었다. 1
논문은 C1, C2, C3, C4로 Clustering 되는 detail에 따라 cluster를 구분하고 있었다 (해당 논문의 Supplementary Table). C0, C1은 가장 간단하게 분석한 clustering level에 해당한다. C2, C3로 갈수록 점차 복잡도가 증가한다. C4 level (유전자로 세부 분류를 한 클러스터 레벨)에서 볼 때 POMC라는 “일명 고대의 유전자”를 발현하는 세포군은 3개가 있었고, 이들은 mouse에서 cluster에 거의 일치하는 종류였다.
비만 치료와 관련하여 쥐와 사람에서 모두 나타나는 GPCR은 leptin receptor 등이 있었다. Leptin은 음식을 먹고 나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POMC를 발현하는 위의 세포군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마치 어떤 사회의 전체 영양상태를 보고 받는 것과 유사하다.
대학원생에게 신약개발의 희망을 주는 논문
특히 이 논문은 동물실험의 중요성과 함께, 사람과 동물의 차이를 아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하고, 수많은 내과,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쏟아지는 비만치료 주사는 대부분 쥐에 대한 실험 연구에서 결과가 나왔다. 1 쥐에 대한 실험으로 신약으로 가는 발판이 나올 수 있지만, 사람과 다른 부분을 알고 간다면 더욱 실패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1997년 일본에서 비만을 일으키는 유전자 Bombesin receptor subtype-3을 Nature지에 출판했을 때 신약에 대한 기대가 컸을 것이다. 5 이후 이어진 실제 사람에서의 연구에서는 명확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6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실패의 원인이 이 지도에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그 “고대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세포 cluster”에서, 쥐에서는 Bombesin receptor subtype-3가 발현되는데, 사람에서는 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위고비로 유명한 GLP1의 다음 약물 타깃은 calcitonin receptor인데, 이것도 “고대의 세포 클러스터”에서 발현되고 있다. 1, 7, 8 이런 것처럼, 고대의 세포 클러스터는 비만치료제의 핵심 관심사라 할만하다.
이 논문은 망가졌을 때 비만을 일으키는 기존 유전자인 POMC, CALCR, MC4R, PCSK1에 추가로 BSN, CORO1A라는 2가지 유전자를 추가로 발견한 것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POMC가 망가진 쥐나 물고기 모두 비만이 된다.
맺는 말
POMC를 발현하는 세포군 (cell cluster)은 본 글의 저자가 “고대의 세포”로 작성하였다. 그 유전자가 여러 펩타이드 (Peptide)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특징에 기반하여 “상상”한 것이 이 명명의 이유다. 그 고대의 세포군은 비만과 당뇨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앞으로 대학원생 및 모든 사람들은 이 스트레스, 식욕, 그리고 잠과 관계되는 이러한 고대의 세포를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 무언가가 발생했을 때, “먹고, 먹고, 먹을 것인가” 또는 “스트레스를 느끼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기쁨을 느낄 것인가?”
본 글의 핵심은 매슬로우 (Maslow)의 욕구 중에서 가장 아래층을 담당하는 Hypothalamus의 정밀 세포 지도가 (다시 한번 기존과 다른 곳에서) 공개된 것을 알리는 것이다. 1
기타:
본 자료에서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대의 세포”와 같은 비과학적인 단어를 사용한 것이 있는데, 이렇게 상상할 수도 있음을 고려해 주시기 바라며, 불편감을 느꼈을 과학자들께는 사죄를 드린다.
Reference
1. Tadross JA, Steuernagel L, Dowsett GKC, et al. A comprehensive spatio-cellular map of the human hypothalamus. Nature 2025. DOI: 10.1038/s41586-024-08504-8.
2. Vinther J, Nicholls R, Lautenschlager S, et al. 3D Camouflage in an Ornithischian Dinosaur. Current Biology 2016; 26: 2456-2462. DOI: 10.1016/j.cub.2016.06.065.
3. McNamara ME, Rossi V, Slater TS, et al. Decoding the Evolution of Melanin in Vertebrates.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2021; 36: 430-443. DOI: 10.1016/j.tree.2020.12.012.
4. Herb BR, Glover HJ, Bhaduri A, et al. Single-cell genomics reveals region-specific developmental trajectories underlying neuronal diversity in the human hypothalamus. Sci Adv 2023; 9: eadf6251. 20231108. DOI: 10.1126/sciadv.adf6251.
5. Ohki-Hamazaki H, Watase K, Yamamoto K, et al. Mice lacking bombesin receptor subtype-3 develop metabolic defects and obesity. Nature 1997; 390: 165-169. DOI: 10.1038/36568.
6. Reitman ML, Dishy V, Moreau A, et al. Pharmacokinetics and pharmacodynamics of MK-5046, a bombesin receptor subtype-3 (BRS-3) agonist, in healthy patients. J Clin Pharmacol 2012; 52: 1306-1316. 20111212. DOI: 10.1177/0091270011419854.
7. Melson E, Ashraf U, Papamargaritis D, et al. What is the pipeline for future medications for obesity?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2024. DOI: 10.1038/s41366-024-01473-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