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제목은 논문의 모든 내용을 함축한 한 줄 요약이자 얼굴이며, 저자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담고 있는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Abstract도 논문의 연구 배경과 결과, take home message를 담고 있기 때문에 논문 전체를 다 읽기 힘들 땐 abstract만 읽기도 한다. Introduction은 abstract와 어떻게 성격이 다른지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introduction은 마치 presentation의 도입부 background 파트에서 배경지식을 설명해 주는 파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관련 연구의 역사를 읊어주고 해당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어떻게 이 연구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주는 파트이다. 오늘 연재에서는 Title과 abstract, 그리고 introduction을 읽는 방법에 대한 필자의 의견을 적어보고자 한다.
1. Title앞서 설명한 것처럼 논문 제목은 논문을 한 줄로 요약한 문장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에 관한 연구인지, 무엇을 한 연구인지 메타적인 설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연구 내용을 종합한 결론을 문장형으로 요약한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밝혀낸 사실보다는 시도 자체에 초점을 맞춘 연구일 가능성이 높다. 후자의 경우 문장에서 주술관계를 명확히 하여 해당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잘 요약하는 경우가 많다. 사용한 실험 기법이나 접근 방식을 강조하여 밝혀낸 사실을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예시는 아래와 같다.
연구 내용을 메타적으로 설명하는 논문 제목 - 연구자들이 뭘 했는지가 내세워진다.
- Visualizing the role of bounary element in enhancer-promoter communication : 해당 제목에서 내 세워진 건 visualizing the role이다.
- Effects of transcription-dependent physical perturbations on the chromosome dynamics in living cells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effects of이다.
- Genome-scale imaging of the 3D organization and transcriptional activity of chromatin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Genome-scale imaging이다.
- Dissecting Engineered Cell Types and Enhancing Cell Fate Conversion via CellNet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Dissecting이다.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을 요약하는 논문 제목 - 연구 대상들의 주술관계가 내세워진다.
- Mediator and RNA polymerase II clusters associate in transcription-dependent condensates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associate이다.
- Pol II phosphorylation regulates a switch between transcriptional and splicing condensates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regulates이다.
- Chromatin expansion microscopy reveals nanoscale organization of transcription and chromatin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reveals이다.
- JAK2-binding long noncoding RNA promotes breast cancer brain metastasis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promotes이다.
- Pancreatic cancer exosomes initiate pre-metastatic niche formation in the liver : 해당 제목에서 내세워진 건 initiate이다.
Title은 논문의 저자들이 가장 고심하는 파트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읽는 부분이기도 하고, 특히 논문 투고를 할 때 에디터와 리뷰어들에게 한눈에 들어와야 그 이후 프로세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떻게 작성해야 논문의 스토리를 관통할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할지 등을 고민해서 제목을 작성하곤 한다.
2. Abstract항간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이 아주 잘 쓰여진 논문의 초록과도 같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평가가 있는지 한번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좋은 가독성을 위해 현대어로 쓰여진 버전을 가져왔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니, --> 선행 연구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다. --> 문제 제기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이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 연구 주제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 연구 의의
그리고 아래는 nature에서 제공하는 abstract의 가이드라인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의 구성과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abstract에서는 선행 연구의 내용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문제 제기, 해당 연구의 주제, 그 연구의 의의와 중요성으로 마무리 짓는 구성을 일반적으로 따른다. 그리고 각 파트에서 사용되는 접속사도 거의 보편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서,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에 'However'로 시작하는 문장이 아닌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또는 'OOO remains elusive, OOO is not well understood, OOO is unknown'등과 같이 잘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강조한다. 해당 연구의 주제를 설명하는 파트는 거의 열에 아홉은 'Here'나 'In this study'로 시작한다. 사실 전체 논문에서 딱 한 문장만 읽어야 한다면 이 문장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3. IntroductionIntroduction은 abstract와는 달리 해당 연구의 내용을 많이 강조하진 않는다.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연구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파트이기 때문에 선행 연구들을 쭉 늘어놓고 이 연구 분야의 큰 그림과 빈 퍼즐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연구에 의하면 이렇고 저 연구에 의하면 저런데 이를 종합해 보면 이러이러한 게 안 밝혀져 있고 저러저러한 연구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논문에서 직접 연구한 내용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연구를 진행하였다'정도로 끄트머리에서만 언급하는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