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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인터뷰 #쏠] 파킨슨병을 침으로 치료한다고? - 오주영 님
Bio통신원(BRICx과학커뮤니케이터)
"톡톡인터뷰"는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획인터뷰입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연구경험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생생한 연구자의 삶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톡톡인터뷰는 최근 소개된 한빛사 연구자들 중 제1저자분들을 만나보는 인터뷰로 월 1편씩 총 10편의 영상인터뷰를 소개하게 됩니다. (BRIC 운영진) |
BRIC x 과커 <톡톡인터뷰> #쏠
Q.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만났습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 쏠이 연구자를 모시고 톡톡 인터뷰를 진행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톡톡인터뷰는 파킨슨병을 연구하고 계신 오주영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침술과 함께 신경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오주영입니다. 제가 현재 진행 중인 연구들에 대해 간략히 말씀을 드리자면 여러 질환 모델에서 침 치료의 효과 및 신경과학적 기전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요. 파킨슨병 동물모델에 침 치료를 했을때 신경회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신경세포간의 상호 작용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파킨슨 병에서는 어느 부위를 침 치료하게 되나요?
파킨슨병 환자에게 빈용되는 혈자리는 무릎 아래에 위치하는 양릉천이라는 경혈인데요. 양릉천은 운동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를 주로 가지고 있습니다.
Q. 무릎 아래 양릉천을 자극했을때 왜 뇌에 효과가 생기나요?
처음에 “멀리 떨어져 있는 다리에 침을 놓았는데 뇌 기능이 어떻게 개선이 될 수 있을까”가 궁금했었는데요. 파킨슨병에서 뇌의 어떤 부위를 타겟팅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2017년 저희 랩에서 보고했던 연구 중 흥미로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핵심 뇌 부위인 시상하부는 중추신경의 한 부분이고 인체 내의 항상성 조절을 하는 핵심부위로 여러 경로의 정보를 받아들여 대뇌피질에 영향을 주고, 시상하부에 다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내분비, 자율신계, 인체 항상성 유지 기능 등을 조절하는 영역입니다. 파킨슨병 연구에서는 주 타겟부위인 도파민 신경 분포 부위, 도파민 수용체 작용 경로의 관점에서 시상하부 부위가 주목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파긴슨병 환자의 시상하부에 뇌 심부 자극술을 통해 뇌 일부 기능이 회복되는 것이 보고되었습니다. 2017년에 보고한 연구에서 파킨슨병 걸린 마우스에게 침치료를 한 후에 시상하부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보니 MCH(Melanin-Concentrating Hormone)가 특이적으로 많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Q. MCH뉴런은 무엇인가요?
MCH뉴런은 시상하부에 각측시상하부와 불확정영역에 분비하는 뉴로펩타이드 중 하나입니다. 해당 영역에서 가장 많이 발현되는 뉴런 집단 중에 하나인데요. MCH의 특징 중의 하나는 뇌 전체의 여러 부위에 투사 되어 있습니다. MCH는 시상하부에 특이적으로 존재하지만, MCH 수용체는 중추신경계의 다양한 영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뉴런이 뇌 전체로 투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뇌 영역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전신의 기능 조절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기능이 수면, 음식 섭취, 보상 같은 것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파킨슨을 침으로 치료하는 신경과학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파킨슨병에서 침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는 저희 연구실에서 가장 오래 연구해 온 주제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된 것도 있지만 현재도 이 주제로 계속 연구를 하고 있는 이유는 제가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낀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제가 연구실에 처음 왔을 때, 당시 저희 연구실에 계시던 박사님께서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에게 침을 놓고 행동 실험을 하고 계시던 모습을 봤을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모델군과 비교했을 때 침 치료 후에 운동 증상 개선이 눈에 띄게 보여서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제가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다리에 침을 놓았는데 뇌 기능이 어떻게 개선이 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실험때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았나요?
로타모드 테스트라고, 원통으로 돌아가는 트레이드밀에 쥐를 올려놓고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행동 실험이었습니다.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들은 오랫동안 있지 못하고 금방 떨어지는데, 침치료를 12일간 받은 후에 행동실험을 한 마우스들은 시간이 눈에 띄게 증가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Q. 10년간 연구를 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기억나나요? 00했던 에피소드?
in vivo Ca2+ imaging을 했을 때인데요,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세포 내로 Ca2+이 유입되는데 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형광 센서 단백질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양릉천에 침 자극을 할 때 시상하부의 MCH뉴런이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보기 위해 MCH뉴런 특이적으로 형광센서가 발현이 되는 마우스의 시상하부에 렌즈를 삽입하고, MCH의 뉴런 활동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이 연구 주제로 5년간 여러 실험들을 해 왔는데, 연구 초기에 침 치료가 MCH 뉴런을 화학유전학적으로 조절하는 것에 관여된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도 흥미로웠지만, 직접 양릉천에 자극을 하고 눈으로 MCH 뉴런이 활성화 돼 반짝거리는 것을 보았을 때 정말 짜릿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Figure을 선정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양릉천에 침 치료를 하면 외측시상하부의 MCH뉴런 활성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MCH뉴런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 운동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투사가 되는 것을 확인했는데,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뻗은 회로는 기억력을 회복하는데 관여를 했고, 운동 영역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뻗은 회로는 운동능력을 회복시키데 관여함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는 화학유전학적으로 MCH 뉴런을 특이적으로 조절을 했을 때도 구현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출처: Ju Young Oh et al., Central Role of Hypothalamic Circuits for Acupuncture's Anti-Parkinsonian Effects. Adv. Sci., Aug 09 2024, DOI:10.1002/advs.202403245
Q. 파킨슨병에 대해 꼭 알았으면 하는 점이 있을까요?
파킨슨병은 뇌에서 alpha-synuclein 단백질이 응집되거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어 운동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이렇게 파킨슨병은 일반적으로 운동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인지기능 저하를 포함하여 변비, 후각 이상, 우울과 불안, 자율신경 이상 등 비운동 증상도 발생합니다. 이러한 비운동 증상은 운동장애가 나타나기 훨씬 이전, 10년 전에도 나타나기도 하며, 환자의 삶을 저하시킵니다. 따라서 파킨슨병은 단순히 뇌 기능 이상에 의한 운동장애질환이 아니라 “전신 시스템 질환”으로 보고 환자를 관리·치료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파킨슨병을 연구하고 있는데 연구자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가요?
연구를 통해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다른 논문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내용을 적용하고 결과를 기다릴 때의 두근거림, 그리고 마침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모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순간마다 연구가 즐겁다고 느껴집니다.
Q. 연구자로 살아가는것의 단점이 있다면요?
단점으로는 동물실험을 하다 보면 본인의 스케줄보다 실험 동물의 스케줄에 맞춰 주말이나 늦은 밤에도 실험실에 있어야 할 때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은 취미 생활도 하고 싶기도 한데, 그래도 결국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고 나면 아쉬움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Q. 밸러스 게임
1. 침술로 파킨슨병 완벽하게 치료 가능하지만 기전은 모름 vs 기전은 완벽하게 알지만 치료법은 20년 후 가능
- 저는 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제가 할 일은 없어지겠지만... 만약에 저희 가족이 환자라고 생각하면 더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기전을 몰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2. 평생 연구비 부족하지만 하고 싶은 연구 하기 vs 연구비 풍족하지만 연구주제는 시키는 것만 하기
- 전자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연구비가 없으면 하고싶은 걸 못할 것 같긴 한데... 연구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연구가 재밌다고 느끼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후자의 경우, 재밌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Q. 5개의 키워드로 말하는 10년후 나는 어떤 모습일까?
10년 후에도 고민을 하면서 여전히 연구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는 지금이랑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제가 궁금증을 느끼고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면 어느 곳에서든 지금처럼 그 분야에도 집중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여행을 하는 것과 야외에서 활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10년 후에는 좀 더 자유롭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개의 키워드는 “연구, 호기심, 열정, 운동, 여행” 이렇게 고르겠습니다.
Q. 가고싶은 여행지가 있다면요?
스위스를 가보고 싶어요.
Q. 연구 개꿀팁 - 위클리 리포트
개꿀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희 연구실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지난 일주일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일주일을 계획하는 위클리 레포트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저는 위클리 레포트를 바탕으로 매일 아침에 하루 일정을 계획하는 편입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질 좋은 데이터를 많이 내기 위해서는 시간 관리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다른 일들이 생겨 전부 수행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최소한 오늘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오전-오후를 어떻게 나눠서 쓸지 정리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제 꿀팁입니다.
Q. 연구에 좋은 습관?
메모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을 매일 하다 보면 익숙한 실험들은 메모나 기록 없이도 쭉쭉 막힘 없이 해나갈 수 있겠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기록을 해두면 결과를 해석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나중에 같은 실험을 할 때 재현성을 높이는 데에 활용이 될 수 있습니다.
Q.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20:38 궁금하신 분은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
[사진제공 : 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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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오주영 (경희대학교 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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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 쏠 (강솔빈)
-포항공과대 화학공학과
-과학커뮤니케이터 & 과학퍼포머
-유튜브 과학 관련 콘텐츠 다수 출연 (과학이네, 과학으로 보는 세상 see 등)
-인스타(so_olb), 유튜브(@sollab)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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