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 관련 동향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뉴스 종합
[미국 제약회사 취업 설명서] 인턴십은 필요한가?
Bio통신원(제약회사김박사(필명))
미국에서 박사유학을 하고 계신 분들 중에서 졸업 후에 회사로 취직을 고려하고 있으신 분들은 한 번쯤 인턴십을 고민해 보곤 합니다. 저는 취업을 조금 늦게 결심하게 되면서 회사 인턴십을 할 기회는 비록 없었지만, 주변에서 인턴십을 하는 분들을 보기도 하고 제가 있는 회사에도 여름에 많은 인턴들이 와서 3개월 정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고 갑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회사에서 하는 인턴십이 어떤 것인지, 취직을 함에 있어서 인턴십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인턴십은 무엇인가?
많은 제약회사들은 대학원생들에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보통 여름방학기간 동안(5월 말 혹은 6월 초부터 8월 중순에서 말정도까지 3개월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진행이 됩니다. 시작이 여름방학이기 때문에 인턴십에 지원하는 것은 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이뤄집니다. 따라서 혹시라도 인턴십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연말-연초에 회사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이 열리는지를 잘 알아보고 제때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F-1 비자로 유학 중이라면 인턴십을 위한 OPT도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기를 맞춰야 합니다.
이전에 Linkedin을 통해 구직정보를 얻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인턴십에 대한 정보도 Linkedin을 통해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인턴을 뽑으려는 매니저가 보통 Linkedin에 인턴 채용에 대한 포스팅을 올리고, 그런 공고를 통해 인턴에 대한 채용 정보를 늦지 않게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2. 인턴십은 장점은 무엇인가?
(1) 인턴십은 회사에서 어떻게 연구가 이뤄지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 처음 들어가서 연구실 로테이션을 해보면 각 실험실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주로 하는 실험도 다르고, 같은 실험을 하더라도 조금씩 방법이나 스타일이 다른 것을 보게 됩니다. 사소하게는 원심분리기의 세팅값들도 실험실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 있는 연구실들도 이렇게 다른데, 하물며 회사에 있는 연구실들은 얼마나 다를까요? 실험하는 방법, 사용하는 시약 등등 많은 차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직접 경험해 보면서 회사에서는 어떻게 연구를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고 익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쥐의 면역세포만 가지고 실험하던 학생이 회사에서 인턴십을 통해 사람에게 얻은 면역세포를 가지고 실험을 해보고 이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에 대한 시야를 넓힐 뿐 아니라 폭넓은 기술들을 갖추고 향후의 연구에도 응용해 볼 수 있습니다.
(2) 회사가 돌아가는 것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회사에서 인턴을 하면 회사에서 신약개발이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지를 체험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회사에서 인턴을 경험해보면 회사가 어떤 곳인지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됩니다. 단순히 연구뿐 아니라 회사에서는 어떻게 회의가 진행되고, 의사결정 과정들이 어떻게 이뤄지며, 어떤 단계들을 거쳐 약을 개발하게 되는지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은 결국 회사라는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3) 회사 사람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 적어도 그 부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만나고 알게 된 사람들은 훗날 취직을 하는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꽤나 큰 자산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인턴십의 단점은 무엇인가?
(1) 교수님과의 갈등을 빚게 될 수 있습니다.
인턴십은 붙는 것보다 지원하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현재 자신의 지도교수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대학원생이 몇 개월간 연구실을 떠나 회사에서 인턴을 하겠다는 것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연구가 지연되고 연구실에서 학생이 맡고 있는 다양한 역할들에 공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턴십을 허락해주지 않는 교수님들도 있고, 설사 허락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미묘한 신경전과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교수님이 조금이라도 달갑지 않은 내색을 보인다면, 학생 입장에서 어떻게 마음 편히 인턴십을 할 수 있을까요? 만약 지도교수님께서 회사 인턴십을 흔쾌히 승낙하고 응원해주고 도와준다면 그분은 정말 좋은 지도교수님입니다.
(2) 생활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인턴십을 하게 되면 회사에서 인턴십을 하는 동안 급여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학교에서 받고있는 생활비 (Stipend)는 받을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받는, 정확히는 지도교수님의 과제에서 받는, 돈은 학교에서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받는 돈이기 때문에 인턴십을 하는 동안에는 회사의 급여만 받게 되고 이중수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인데 한 중국인 유학생이 교수님께는 중국에 다녀온다고 거짓말을 하고 회사 인턴십을 하면서 양쪽에서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들키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들키게 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학교에서 돈을 받지 않는 대신 회사에서 돈을 받지만, 많은 경우 인턴십을 위해 타지역에서 잠시 생활할 집을 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구하는 집에 대한 렌트와 기존에 살고있는 집에 대한 렌트를 둘 다 감당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이 좋게도 자신이 원래 살던 집에 비슷한 시기동안 잠시 들어와 살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면 돈을 절약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양쪽의 렌트를 오롯이 감당해야합니다. 이러한 추가적인 지출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턴십을 하는 동안은 생활비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3) 박사 연구 프로젝트가 지연됩니다.
실험을 모두 다 끝내고 논문을 작성하는 단계라면 모를까, 인턴십을 위해 연구실을 비우게 되면 그 기간만큼 연구 프로젝트는 지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연된 시간 때문에 학위를 받는 시기가 늦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졸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인턴십 때문에 내 연구와 논문 투고가 늦어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 고민해보면서 인턴십을 하는 것의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4) OPT 기간이 줄어듭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했듯이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졸업생들은 학생비자 상태에서 취업을 할 수 있는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라는 제도가 있고, 이 기간은 1년 (STEM 분야는 1+2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는 이 OPT를 당겨 써야 합니다. 따라서 인턴십으로 일한 기간만큼 졸업 후 사용할 수 있는 OPT 기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신분이 안정적이지 못한 유학생의 입장에서 인턴십으로 인해 OPT의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결정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CPT (Curricular practical training)라는 제도가 있긴 합니다. CPT를 통해 Full-time으로 12개월 이상 일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OPT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PT를 통해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과과정 중에 인턴십 프로그램이 있거나 학교에서 CPT를 통한 인턴십을 허락해줘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CPT를 통해 인턴십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4. 인턴십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가?
어쩌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인턴십이 취업에 도움이 되냐는 것입니다. 이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몇 가지 경우를 다뤄보겠습니다.
(1) 인턴십을 했던 회사에 지원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혹자는 인턴십을 했던 회사의 부서에 조금이나마 쉽게 취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학위를 받고 취업을 하려는 그 시점에 내가 인턴십을 했던 팀에서 사람을 뽑을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채용을 할 때도 인턴십을 했다고 해서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인턴십을 했다고 그 팀에 혹은 그 회사에 쉽게 뽑힐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단정 지어서 말하기도 어려운 것이, 제가 있는 회사 부서의 다른 팀에서 작년에 인턴십을 했던 대학원생을 올해 채용을 했습니다. 사실 그 친구의 연구 분야가 그 팀에서 하는 연구와 크게 맞지는 않는데, 그 팀의 매니저가 그 친구를 뽑고 싶어 해서 그 친구를 뽑았습니다. 아무래도 인턴을 하면서 그 팀과 회사를 경험했기 때문에 그 팀에 적응하고 일을 배우는 과정이 짧고 효율적일 것을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친구의 인터뷰가 있은 후에 제 사수가 그 매니저에게 조금은 걱정 섞인 부정적인 피드백을 줬습니다. 그 학생의 연구 분야가 팀의 연구와 큰 관련이 없고 연구 깊이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매니저가 제 사수를 설득시키려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이미 뽑으려고 결정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채용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인턴십을 했던 곳에서 채용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꼭 이럴 것이라고 기대를 가지고 인턴십을 할 생각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는 게 좋다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또한 인턴십은 Work experience가 아니라 Learning experience입니다. 물론 레쥬메에 Work experience로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턴십을 통해 결코 대단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을 하는 매니저 입장에서 인턴십 경험을 크게 쳐주지 않습니다. 물론 이 경우도 예외적으로 인턴십을 했던 사람을 선호하는 하이어링 매니저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인턴십 경험을 크게 사지 않습니다. 따라서 레주메에 인턴십 경력을 적는 것이 취업시장에서 나의 가치를 크게 높일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그러면 인턴십이 필요가 없나요?
저는 인턴십에 대해 묻는 대부분의 지인이나 후배들에게 인턴십이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인턴십이 취업을 하는 것 자체에 큰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졸업 후에 회사를 갈지 학계에 남을지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에겐 인턴십을 추천하곤 합니다. 회사에서의 연구가 어떻게 이뤄지고 회사는 어떤 곳인지 배우는 목적으로 인턴십을 추천합니다. 비록 저는 인턴십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회사에 취직해 보니 직접 경험하는 것과 말로 듣는 것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회사라는 곳에 처음 와서, 다행히도 너무나 만족스럽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학계와 어떤 부분들이 다른지를 경험하고 내 기술과 연구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배워가면서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회사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없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향후 진로를 결정함에 있어서 회사가 어떤 곳인지 경험하고 내가 회사에서의 연구와 삶을 좋아할지에 대해 알고 싶은 목적이라면 인턴십을 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턴십을 한 결과 취업을 하고 싶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면, 그 자체로 인턴십이 취업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을 통해 학위과정동안 할 수 있는 여름 인턴십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인턴십이 꼭 필요하다 혹은 필요하지 않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혹시라도 인턴십을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제가 소개한 인턴십의 장단점들을 충분히 고려해 보고 본인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