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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실 분?] 3) 학회 발표
Bio통신원(김광은)
보통 과학자를 골방에 틀어박힌 사람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다양한 세미나와 학술대회(학회)에 참가하여 의견 교류를 합니다. 저명한 교수님들의 발표를 듣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포스터 발표와 구두 발표가 본인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적극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1. 포스터 발표
학회에 참가할 때 초록을 내고, 초록이 선정되면 포스터 발표를 하게 됩니다. 큰 방에 포스터가 주루룩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 연구자들이 돌아다니는데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직접 한번 참여해 보면 어떤 느낌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모니터를 띄워 넣고 디지털 방식으로 발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반적인 준비 과정은 비슷합니다.
일반적으로 A0 사이즈 (841 x 1189 mm)를 가장 많이 씁니다. 파워포인트에서 사용자 지정 슬라이드 크기를 만들어서 쓰면 됩니다. 레이아웃은 다양한데 보통 Title, Abstract, Introduction, Scheme, Results, Conclusion, (Further plan, Reference, Acknowledgement)로 나뉩니다. 폰트도 다양하지만 저는 Garamond와 Helvetica를 사용하고, 크기는 멀리서도 잘 보일 수 있도록 Title은 60 포인트 이상, 본문은 36 포인트 이상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고도 큼지막하게 넣어주세요.
대부분의 연구실에는 선배들이 사용했던 포스터 인쇄본이나 PDF 파일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 출력물을 보면 느낌이 또 다릅니다. 연구실의 특정 포맷이 있어서 따라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대한 참고 자료를 많이 확보해서 본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보세요. 처음 만드는 게 어렵지 그다음부터는 레이아웃이 같아서 어렵지 않습니다.
인쇄 형태에는 천과 종이가 있습니다. 천 형태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고, 접을 수 있어서 휴대가 간편합니다. 그런데 주름이 생기면 잘 안 없어지고 해상도가 종이보다는 떨어집니다. 종이 형태는 해상도는 좋지만, 화통에 넣어야 해서 휴대가 어렵고,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행사에 따라 포스터 시간이 지나면 칼같이 떼어서 폐기하는 경우가 있어서 재사용할 예정이라면 마감 이전에 꼭 회수하셔야 합니다.
보통 포스터 발표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한 가지 문제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포스터가 궁금하다면 발표 시간 이전에 미리 봐둬야 합니다. 정말 연구자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후다닥 다녀오세요.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경우에는 주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괜찮습니다.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면 서로 손님이 없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설명해 주실 것입니다.
내용을 설명할 때는 1분 30초 정도의 짧은 버전과, 5분 정도의 긴 버전을 모두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짧고 간결한 설명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고, 길고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면에서 쓱 보고 가거나 질문 한두 개 정도 할 텐데 어색해도 참으셔야 합니다. 뭔가 채점표 같은 걸 들고 다니는 분은 심사위원이니 자기 차례가 오면 놓치지 말고 잘 설명하세요.
2. 구두 발표
구두 발표는 랩미팅에 비해 훨씬 공식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출판물 퀄리티의 자료로 준비하여 발표해야 합니다. 부담되시겠지만 데이터의 퀄리티와 발표 기술이 급상승할 좋은 기회입니다. 논문 작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발견의 임팩트와 Figure의 완성도는 완전히 별개라는 점입니다. 때때로 내가 수행한 연구가 부족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Figure는 항상 최고 수준으로 정돈해야 합니다. 랩미팅 자료를 그대로 쓰고 싶으시겠지만… 그러지 말고 이 기회에 자기 분야 최고 저널의 Figure 포맷과 동일하게 만드세요. 더 뛰어나 보입니다. 청중들은 어떤 저널에 출판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Blot과 그래프, 이미징 퀄리티가 낮으면 내용을 들어보지도 않고 낮게 평가합니다.
학회에서는 랩미팅과 달리, 사람들이 계속 돌아다니기 때문에 Introduction이 아주 중요합니다. 똑같은 시간에 여기저기서 여러 명이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 눈길을 잡지 못하면 바로 자리를 옮깁니다. 먼저 초청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학회 맞춤형으로 서론을 만드세요. Category 이름이나 Session 이름이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일정이 미리 나오기 때문에 Plenary lecture나 이전 발표를 언급해도 좋습니다. 핵심은 돌려 막는 발표가 아니라 고유한 발표라는 점이 느껴지게 하는 것입니다.
전반적인 발표는 모래시계 형태(Broad-Specific-Broad)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부터 시작한 뒤에 이 연구를 위한 새로운 동물 모델이나 기술에 관해 설명합니다. 그 후 핵심적인 결과를 선별해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마무리 단계에서는 다시 질병으로 돌아와 시사점을 설명합니다. 마지막 Acknowledgements 슬라이드는 단체 사진을 넣으면 연구실 분위기가 좋아 보입니다.
발표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꼭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몇 분 넘는다고 세상이 무너지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배고파할 수 있습니다. 학회에서는 발표가 연달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보통 딜레이 되기 때문에, 시간을 넘기는 것보다 조금 빨리 끝내면 오히려 더 좋아합니다. 발표 스타일에 따라 슬라이드당 30초~1분으로 계산하면 되는데 시간 맞춰서 연습하다 보면 본인 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발표를 하는 방법은 좋은 발표를 많이 보는 것입니다. 교내에서 진행되는 각종 세미나, 대학원 행사, 공개 프로포절 또는 디펜스에 참석하세요. 학회에서도 대학원생 구두 발표는 꼭 보세요. 교수님들 발표보다 또래의 발표가 훨씬 더 큰 자극이 됩니다. 어디를 가도 어떻게 저렇게 잘 하나 싶은 사람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구두 발표 선정이 되었다면 대부분 논문 투고를 준비하는 단계일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Introduction과 Reference도 정교해지고, Figure와 Legend도 다듬어지고, 질의응답을 통해 main text에 대한 보완점도 많이 솟아날 것입니다. 이어서 다음 연재에서는 게재 승인 확률을 높이는 투고 체크리스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광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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