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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84. 슬기로운 미쿡 생활(47) 이해 안 가는 미국 문화
Bio통신원(김만선)
필자가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미국정착 3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살면서 아시아 인으로서 이해가 안 가는 미국문화에 대하여 간단히 적어보려 한다. 오늘 우리 마을(미국의 카운티)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를 찍었다. 미국의 일기예보는 정말 정확하다. 며칠 전부터 예보를 보면서 설마 37도? 했는데 진짜였다. 비 오는 시간도 거의 맞추는 미국일기예보는 놀라울 수준이다. 미국 동부가 열돔 현상으로 100년 만에 최고 덥다는 기사도 뜨고 있다.
1) 가정집 전기낭비
오늘 막둥이 친구의 생일파티가 있어서 2시 30분에 드롭하러 친구 집에 방문했다. 동시간대에 도착한 엘리라는 친구는 짧은 반바지에 털 재킷을 입었다. 오늘 같은 날씨에 집에서 저렇게 입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친구집의 문이 열리자마자 냉기가 확 느껴졌다. 우리 집은 전기요금의 걱정으로 79-81F를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보통 집들은 70-76F 사이를 세팅해 두고 지낸다고 한다. 화씨로 81과 82 정도면 섭씨 27도 정도가 된다. 나는 이 정도만 되어서 불편함은 없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겨울이나 여름에 전기요즘으로 200-300불 전후로 납부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가정집 전기요금으로 대략 42만 원에 해당되는 금액은 조금 어색하다.
미국 아이들의 옷차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남의 집까지 갈 것도 없다. 우리 집 애들도 한여름에 기모 상의를 입고 나간다(차에 시동을 켰는데 100F라고 뜨네). 뭐라고 한 소리 하면 학교도 춥고, 학원도 춥다고 한다. 서점이나 마트, 쇼핑몰에 갈 때 긴 팔을 챙기는 건 이제 습관이 되었다. 한겨울에도 미국 아이들은 반팔, 반바지 입고 학교에 가는 아이도 있다. 집에 난방을 얼마나 올렸으면 저러고 다닐까 싶다. 우리 집은 너무 안 틀어서 사람들이 기계 고장 난다고 좀 틀고 살라고 조언을 해준다.
사실 여름에 일부러 저런 곳에 가기도 한다. 너무 더우면 마트나 서점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이런 곳 내부에는 스타벅스가 거의 있다.). 겨울에 아이들이 학교 가고 없으면 도서관에 가서 나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집에서 컴퓨터를 하려는데 손이 너무 시려서 도서관으로 피난을 갔던 적도 있다. 암튼 미국은 전기를 너무 낭비한다.
2) 집안에서 신발 신고 다니는 것
미국에서도 친하게 지내는 한국인들끼리는 서로 집으로 초대도 하면서 자주 왕래를 한다. 그런데, 외국인 아이들과 친한 경우, 그들의 집에 종종 놀러 간다. 그럴 때마다 눈에 거슬리는 것이 신발을 신고 집안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정말 침대까지 신발을 신고 갈까? 확인해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상상도 해본다.
지난번에 sewer시스템에 문제가 생겨서 플러머(Plumbing Service를 하는 분:배관공?)가 집에 다녀간 적이 있었다. 그분도 역시 신발을 신고 집안 여기저기를 왔다 갔다 하셨다. 또한 인터넷 설치 기사가 왔을 때도 신발을 신고 일처리를 해주셨다. 나로서는 이런 미국문화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나는 꽉 낀 신발이 너무 불편하여 한 치수 큰 신발을 사 신는다. 또한 장거리 비행을 할 때, 공항에 크록스를 신고 간다. 한국까지 크록스 차림으로 가는 편이다(운동화는 화물가방에 담아 간다).
최근의 기사를 보니 요즘에 미국에서는 실내의 신발 착용에 대하여 논란일 되고 있다고 한다. 집안에서 신발을 신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어떤 토크쇼에서 대부분 'BAD'라는 팻말을 들어서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각해 보니 더럽네…” 미국에서 이미 집안에서 신발을 벗는 사람들의 수가 2/3로 과반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 자기 집에서 신발을 신지 않던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했을 때 신발을 벗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왠지 불쾌해진다고 한다.
3) 우산을 안 쓰는 문화
독자분들도 예전에 “요즘 내리는 비가 산성비이니까 맞지 말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산성비(acid rain)란 평소보다 많은 산성 물질(질산 및 황산)을 함유하고 있는 비(눈, 안개 포함)를 일컫는다. 산성비의 정의는 pH가 5.6 이하인 비를 일컫는다. 또한 헤어스타일도 망가지니까 한국에서는 비가 오면 꼭 우산을 쓰고 다녔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비 오는 날 항상 우산을 챙기는 사람은 겨우 5%뿐이라고 한다. 우산을 쓰는 사람은 유난을 떤다거나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는 않다. 공기가 좋아서 비의 성분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서 우산을 안 써도 되나??? 습도가 한국보다 덜 높아서 금방 마르니까 그럴까?? 나는 진짜 궁금해서 구글에 ‘미국인들 우산 안 쓰는 이유’라고 검색도 해봤다..
서구 세계에서 우산을 쓰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그 근원에는 서양 세계에 여전히 만연하는 마초 문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LVflud42PC4). 또한 두 손이 자유로운 게 좋아서라고 응답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또한 비의 형태도 한몫한다. 미국은 한국처럼 단시간에 폭우가 쏟아지는 형태가 별로 없다. 부슬부슬한 비가 내리기도 하고, 새벽에 눈뜨기 전에 살짝 비가 내리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비가 유해한 물질이 많은 안 좋은 인식이 강하고, 미국에서는 그냥 몸에 맞아도 괜찮은 깨끗한 물이라고 인식하는 듯하다. 또한 차 없이는 어디도 못 나간다. 마트나 목적지 인근에 개인 차량이 주차되어 있으므로 비를 맞는 시간이 길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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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나의 첫 포닥 3년 이후로는 경력단절 3년, 경력복귀 7년 반(한국에서의 연구활동)의 일상을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1-37회)에서 공유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바이오 회사를 다니면서 정착을 위해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대하여 소소히 공유해보고자 한다(슬기로운 미쿡생활 38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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