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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안 보면 안 되나요?] 3) 논문을 읽는 방법
Bio통신원(김광은)
이제 논문을 다 골랐으니 읽는 방법에 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논문 읽는 방법이라고 하면 수능 언어 영역처럼 알려주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문은 궁금증의 해답이 풀릴 때까지 읽는 것입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순간에 새로운 연구 주제가 시작됩니다.
1) Results and Methods
우선은 논문을 훑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제목을 보고, Graphical Abstract와 Abstract를 보고, Figure와 Legend를 봅니다. 그림책을 보던 나이는 이미 예전에 지나셨겠지만, 이제 다시 그림책 보는 것처럼 접근해 보세요. 어떤 그림에 제일 눈이 가나요? 그 그림은 무엇을 나타내고 있나요? 그 그림의 뜻은 무엇인가요? 떠오르는 궁금증은 그림 옆에 적어두고 넘어가세요. 만약 궁금한 그림이 없으면 그 논문은 과감하게 스킵하셔도 됩니다.
그다음은 관심 주제가 특정 유전자/단백질인지, 특정 질환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정 유전자/단백질에 집중하는 연구실이라면 논문에 적지 않는 기본적인 정보는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할 만한 데이터베이스로는 UniProt (Full name, Domain, Structure, Function), Ensembl & NCBI gene (Isoform), Human Protein Atlas (Tissue expression, Cell line expression, Subcellular localization), IMPC & MGI (KO mouse phenotype) 등이 있습니다.
특정 유전자/단백질을 연구하는 랩이라면 floxed 마우스(f/f)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교배하는 Cre에 따라서 연구가 확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기본 Pathway는 유사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세포에서, 어떤 질병 모델, 어떤 타이밍에 knockout 하느냐에 따라 phenotype이 달라집니다. 각각의 knockout 별로 phenotype과 mechanism 결과를 따로 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여러 옵션을 알고 있으면 마음이 편합니다 (사실 다른 모델과 비슷하게 나오면 큰 재미는 없습니다).
특정 질환에 대해 연구하는 랩이라면 질환 모델에서 기본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실험 세트를 중점적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질환 연구실은 동물 모델의 검증 결과가 매우 중요합니다. 유전자 모델만 달라지고 실험 세트는 동일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방 세포와 비만 연구를 한다면 Adipoq-Cre와 High-fat diet를 이용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floxed 마우스가 달라집니다. 비만 모델에서는 살아있을 때 체중, 식이량, 혈당, 인슐린 ELISA, GTT 등을 해야 하고 희생 후에는 Tissue mass, H&E staining, 면역염색 (IF, IHC), 또 일부는 RT-qPCR과 Western blot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할 일이 아주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익숙해집니다. 질환 연구실의 경우 특정 마우스 실험, FACS, Confocal imaging 등 기술적인 전문 능력을 갖추고 졸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논문을 읽으시는 경우에는 Methods도 꼼꼼하게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안 읽는 경우도 많은데, 나중에 가면 어차피 안 보니까 지금이라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Methods를 읽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연구실에서 전수되어 오는 실험 Protocol이 있을 테니 그것과 비교해 보면 더 좋습니다. 왜 이 사람은 이 step을 넣었을까/뺐을까, Primer/Antibody는 왜 이걸 쓰는 걸까 등등. 이 경우에도 대안을 알고는 있어야 실험이 잘 안 될 때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연차의 경우에는 방법적인 부분은 비교 실험도 해보면서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너무 지나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2) Discussion and Introduction
이전 글에서 Reference를 통해 논문의 과거를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특정 논문이 있을 때 Reference를 통해 이 실험을 왜 했는지 알 수 있고 Citation을 통해 무슨 실험이 가능해졌는지 그 파급력을 알 수 있습니다. Impact가 큰 논문은 인류가 그동안 퍼즐 한 조각이 부족해서 하지 못한 발견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준 논문입니다. 각 분야의 기념비적인 논문에서 제안하는 technology, protein, function, structure, pathway, mechanism을 통해 막혀 있었던 부분이 돌파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시간상의 두 논문은 Discussion과 Introduction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먼저 나온 논문의 Discussion에서 한계나 시사점(앞으로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이런 실험이 가능할 것이다)을 서술하면, 나중에 나온 논문이 그것을 이어받아 Introduction에서 한계의 극복이나 확장 적용이 필요하다고 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Discussion은 미래의 인류에게 남기는 메시지, Introduction은 과거의 인류에게 응답하는 메시지라고 이해해 주세요.
논문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따로 적어 둡니다. 한 개의 논문을 다 읽고 나면, 적어 둔 질문에 대해서 Reference를 확인하거나 구글에서 찾아봅니다. 보통 여러분께서 처음 떠올리는 아이디어는 10~20년 전에 누군가 했습니다. 만약 논문을 처음 보는 사람이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아직 아무도 안 했다면 분명히 안 한(못 한) 이유가 있습니다. 실험을 계속하면서 아이디어가 정교해지면 그 해답이 3~5년 전에 출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할 만한데 아직 아무도 안 했다는 생각이 들면 올해나 내년에 나옵니다. 궁극적으로 분야에 따라 1~5년 후를 예측할 수 있으면 인상적인 연구가 가능하며, 대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50~100개의 논문을 다 보고 나면 실험을 열심히 하실 텐데 그래도 중간중간 논문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출판을 준비할 때쯤 되어서, 또는 프로젝트를 접고 나서 알고 보니 1년 전에 누가 이렇게 했네 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주 맥이 빠집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노력과 시간과 연구비를 아끼기 위해서 항상 업데이트하시기를 바랍니다.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광은 드림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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