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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종합
[논문 안 보면 안 되나요?] 1) 논문을 읽기 전에
Bio통신원(김광은)
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융합의과학부 조교수 김광은입니다.
앞으로 몇 편의 연재를 통해 의과학 연구 초년생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주제는 논문 읽기이고 3회에 걸쳐 작성할 예정입니다.
논문을 왜 읽어야 할까요? 외우려고 읽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을 읽는 이유는 암기해서 시험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인류 지식의 한계를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의 과학자가 수많은 논문을 출판하고 있습니다. 즉, 새로운 발견은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지금까지 읽은 교과서 안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지식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최초 발견과 대략 5년~10년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며, 또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저자에 따라 일부 내용이 빠지기도 합니다. 반면 논문은 분야별로 세부 내용이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찾아 읽어야 합니다.
논문이 담고 있는 지식 체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이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Bloom’s Taxonomy
출처: Vanderbilt University Center for Teaching,
https://cft.vanderbilt.edu/guides-sub-pages/blooms-taxonomy/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pgbailey/6429568067
다음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유능감의 4단계입니다. 유명한 베이시스트인 Anthony Wellington이 악기 수업 중에 소개해서 Anthony’s 4 levels of awareness라고도 합니다. 관련 영상은 유튜브에도 있습니다. 악기를 배워 보신 적이 있으시면 이해가 편하실 겁니다.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unning-Kruger-Effect.png
마지막 이론은 지식-자신감 그래프입니다. 사회심리학 분야의 더닝 크루거 이론에서도 ‘잘 모를수록 잘 안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위 그래프가 더닝 크루거 그래프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가지고 왔습니다). 입문자가 쉽게 빠지는 함정입니다. 조금만 배웠는데 모든 것을 깨닫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를 1단계 우매함의 봉우리라고 합니다. 논문 1,2편을 완벽하게 정독했을 때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지식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이 어리석어 보이고, 여기저기 지적하고 싶고, 아는 척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점점 더 읽다 보면 지식의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감이 하락하여 2단계인 절망의 계곡에 빠지게 됩니다. 심리적으로 가장 큰 무능력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더 많이 배우게 되면 자신만의 해석 능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자신감은 다시 상승하고, 스스로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3단계 지속가능성의 고원에 진입합니다.또, 한 가지 덧붙일 말은 영어 독해를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세상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제대로 된 번역기가 없었는데 지금은 ChatGPT 등 AI 모델이 번역을 너무 잘합니다. 영문 PDF 넣어주면 한글로 요약해 주는 AI 툴도 있습니다. 영어 공부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읽기부터 시작하세요. 이제 더 이상 언어의 차이는 핑계가 될 수 없습니다. 번역기의 사용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논문을 안 읽는 것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일단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연재에는 논문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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