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 관련 동향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뉴스 생명과학
물분해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Bio통신원(UNIST)
UNIST(총장 이용훈) 화학과 권태혁·민두영 교수팀이 물분해로 생성된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했다.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광감각제가 암세포 내부의 막 단백질을 산화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막이 산화될 때 파이롭토시스(Pyroptosis)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파이롭토시스는 면역 관련 인자들이 세포 밖으로 방출되어 강한 면역 신호를 보내 암세포의 효과적인 사멸을 유도한다. 일반적인 세포 사멸 방식인 아폽토시스(Apoptosis)와는 다르다.
민두영 교수는 막 단백질의 산화가 단백질 손상을 유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포 내 광감각제가 빛을 받으면, 세포 내 막 단백질들이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손상된다. 이로 인해 세포 안에서 이를 치료하려는 소포체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파이롭토시스가 발생하는 원리다.
제1 저자인 이채헌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병원체와 독립적으로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될 때 파이롭토시스가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경로가 발견됐다"라며 "이 결과는 다양한 면역 관련 질환 연구와 저산소 환경의 고형암 면역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1저자 박민규 석박사 통합과정생은 "면역 치료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라며 "암 치료가 어려운 저산소 환경에서도 효과를 발휘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자 주개-받개 형태의 광감각제가 저산소 환경에서 강력한 활성산소종인 하이드록실 라디칼(Hydroxyl radical)을 생성하는 방법을 밝혀냈다. 광감각형 항암제는 약물의 내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면역을 활성화하여 파이롭토시스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이다.
권태혁 교수는 "이 연구는 저산소 환경을 극복해 종양을 제거하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해 재발과 전이를 방지하는 데 중요하다"라며 "면역 활성 세포사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선택적으로 유발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UNIST 기술창업기업 ㈜오투메디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췌장암 동물실험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결과를 검증하는 등 전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5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오투메디, 한국연구재단, TIPS, 국립암센터, 울산과학기술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논문명: Oxidative photocatalysis on membranes triggers non-canonical pyroptosis)
연구 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세포의 죽음은 일종의 생물학적 신호다. 암세포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동물 세포는 심각한 손상이 있거나 생물학적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스스로 사멸하는 세포 자살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다. 이것을 프로그램된 세포사멸(programmed cell death)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종류의 경로가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생체에 강한 염증 및 면역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적절히 이용하면, 특정 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어 항암 면역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경로 중, 가장 강한 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형태는 파이롭토시스(pyroptosis)인데, 이 파이롭토시스는 일반적으로 병원체나 병원체 연관 분자들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 연구진은 병원체가 없는 환경에서도 세포 내막에서 활성산소종이 발생했을 때, 파이롭토시스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파이롭토시스가 일어나는 경로를 알아내기 위하여 세포 내막에서 빛을 받아 물로부터 활성산소종을 생성하는 광촉매를 개발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세포 내막에서 발생하는 단백질 산화가 세포에 미치는 영향과 세포사멸의 연관성을 밝히고자 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빛을 이용하여 종양의 특징인 저산소 환경에서도 파이롭토시스가 일어나는 공간적, 시간적 지점을 조절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췌장암과 같은 극저산소환경의 면역-저활성 종양에 대해서도 강한 면역 반응을 선택적으로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를 위해서, 세포 내막을 표적 하는 광촉매가 개발됐다. 해당 광감각제는 친유성의 전자 주개-받개로 이루어져있고, 전자 받개의 끝에 친수성의 카르복실기를 달았다. 친유성 꼬리와 친수성의 머리를 가지고 있어 지방산과 유사하기 때문에, 세포 내막에 잘 위치할 수 있다. 또한, 전자 주개-받개 시스템이 빛을 받아 들뜬 상태의 광촉매를 안정화하여 세포 내부의 물을 산화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산화된 물은 과산화수소(H2O2)로 변환되었다가, 다시 환원되어 하이드록시 라디칼(·OH)로 전환된다. 따라서, 산소가 없는 종양 환경에서도 물로부터 강한 산화 스트레스를 세포에 가할 수 있다.
이 광촉매가 막에 위치하여 빛을 받아 하이드록시 라디칼을 생성했을 때, 막단백질의 구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다. 세포 환경에서는, 이 광촉매를 세포에 투여하고 빛을 조사하면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골지체(Golgi apparatus) 그리고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의 막단백질이 크게 산화되었다. 산화된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단백질 구조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를 분해하거나 고쳐주는 단백질 품질 관리(protein quality control, PQC) 관련 단백질이 매우 많았다. 즉, 광촉매의 작용이 PQC관련 단백질을 산화시켜 손상된 단백질이 세포에 계속 축적되도록 만든 것이다.
결국, 손상된 단백질들의 축적은 마치 악성 불량품 재고가 쌓이는 것처럼 세포 내에서 단백질 생산공장 및 품질관리센터 역할을 하는 소포체에 큰 스트레스를 가했다. 이 스트레스는 칼슘 및 칼륨 이온 등의 이동으로 나타났으며, 미토콘드리아의 손상으로도 이어졌다. 최종적으로는, 비-표준적 염증조절복합체 (non-canonical inflammasome)로 알려진 caspase-4와 caspase-5의 활성화로 이어졌으며, gasdermin D를 통한 파이롭토시스로 세포사가 진행됨을 확인하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에서는 (i) 에너지공학적 분자 설계를 통해 세포 내막을 산화하는 광촉매를 개발하였으며, (ii) 세포 내막의 산화가 결과적으로 비-표준적 파이롭토시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고, (iii) 세포 내막의 막단백질 산화와 손상된 막단백질의 축적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병원체 및 병원체 연관 분자패턴에 의한 파이롭토시스 경로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이며, 이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면 췌장암과 같은 극저산소 환경에서도 파이롭토시스를 선택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하여 향후 저산소 고형암에 대해 면역 반응 유도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면역치료 및 광역동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1. 세포 내막계 산화에 의한 파이롭토시스 유도 도식 [사진=UNIST]
세포 내막계를 산화하는 광촉매 분자 구조와 광촉매반응 메커니즘. BTP 분자는 세포 외막을 통과하여 세포 내부에 있는 소포체, 골지체, 미토콘드리아의 막을 표적하며, 이 막에서 빛을 받아 하이드록시 라디칼을 생성하여 파이롭토시스를 유도함.
그림2. 광촉매 활성에 의한 세포 내막 산화 단백질 분석 [사진=UNIST]
(a-c) 광촉매 활성이 세포 내막 단백질을 특이적으로 산화함. 산화된 단백질의 역할과 위치를 구분하여 표시함. (d) 산화된 단백질을 기능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함. (i) 비접힘 단백질 반응(Unfolded protein response, UPR) 관련 단백질 (ii) 소포체-골지체 수송 관련 단백질 (iii) 미토콘드리아 수송 관련 단백질 (iv) 지질 대사 관련 단백질. (e) 산화 단백질들의 기능 지도.
그림3. 광촉매 활성에 의한 파이롭토시스 유도 분석 [사진=UNIST]
(a) 파이롭토시스 과정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세포막의 수포 (b) 파이롭토시스 과정에서 방출된 LDH 분석. (c-e) 파이롭토시스 개시에 필수적인 GSDMD 단백질 활성 확인. (f) caspase-1, 3이 아닌 caspase-4, 5의 활성화를 확인함. 따라서, 비-표준적 파이롭토시스가 일어남. (g-h) 파이롭토시스에 의한 면역 관련 인자들의 방출 확인.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