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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박사 일지] #08. 석박통합 4년 차 - 비교
Bio통신원(만다린(필명))
코로나와 함께 조금은 요란하게 시작된 나의 4년 차 대학원 생활도, 다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해오던 일을 지속해 나가기 위한 방법을 찾아냈고, 그 속에서 대학원 생들도 정체되어 있던 연구를 이어나가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일시정지를 경험하면서, 곳곳에서는 그림자 속에 가려져있던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강자와 약자, 빈자와 부자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도 했고, QR 코드로 입장 관리 및 동선 파악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사이의 권리 행사에도 차이가 생겼다. 이러한 격차는 대학원생 사이에서도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 코로나 세대 이전에 졸업 요건에 필요한 논문을 게재한 학생들과 아직 실험도 마무리하지 못해 데이터 수집을 하고 있는 학생들. 진행 중인 연구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코로나 시국에 연구가 급 진전된 학생들과 코로나로 인해 검체가 모이지 않아 연구가 중단된 학생들.
생각해 보면 차이는 어떠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함으로써 드러난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외부의 무엇과 비교하게 된다. 이는 사회심리학적으로, 인간은 비교의 동물이라는 이론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당연한 현상이다. 미국 사회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1945년에 최초로 제시한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에 따르면, 개인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효용성을 평가함으로써 정확한 자기 평가를 얻기도 하고,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한다. [1, 2] 이 이론에 따르면 사회 비교는 비교의 동기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분류해 볼 수 있다.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을 자신과 비교하여 동기부여를 하는 경우와,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삼아 심리적 위안을 얻는 비교, 자신과 비슷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비교하여 자신을 정확히 평가하려는 유형이다. 적절한 수준의 비교는 스스로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비교는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고 질투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올 수 있다. 석박통합 4년 차의 나 또한 타인과의 지나친 비교로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나보다 늦게 학위를 시작했지만 상대적으로 앞서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타인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는 일을 반복했다.
연구자로 살아가는 일도 비교의 연속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자는 끊임없이 나의 연구가 다른 선행 연구에 비하여 새롭거나 우월한 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이를 논문으로 강조해야 한다. 연구 저널들은 그들의 저널에 어떤 논문을 게재 승낙해야 저널의 IF가 상승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저널에 투고된 논문들을 리뷰하며 비교한다. 회사에서 연구를 이어가더라도, 다른 회사와 비교하여 어떠한 서비스를 그리고 어떠한 제품을 개발해야 회사의 실적이 올라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만 한다.
처음 기준으로 삼았던 우월한 사람들보다 더 우월해진 뒤에는 또 다른 우월한 사람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를 이어가게 된다. 어쩌면 비교는 인간의 숙명이 아닐까.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하게 될 비교라면, 조금 더 현명하게 비교하며, 자신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비교를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는 비교가 부정적인 측면으로 흘러가게 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교가 고통스러워지는 이유는 비교를 통해 생겨난 열등감 때문이다. 즉, 열등감을 줄이기 위해 남들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남들과 경쟁해서 자신이 이겨야 하고, 자신이 남들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경우에 비교는 고통스러운 것이 된다. 따라서 긍정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기준을 타인에게 놓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의 나와 지난달의 나, 그리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이렇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내가 되고자 비교하며 발전을 지향한다면, 이러한 비교는 나에게 긍정적인 감정과 발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통해 나는 비로소 타인과의 비교를 멈추고 나의 발전에 집중하게 될 수 있었다. 지금 비교와 열등감에 괴로워하고 있는 누군가가 우연히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이 글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비교라는 인간의 숙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자료
1.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D%9A%8C%EB%B9%84%EA%B5%90%EC%9D%B4%EB%A1%A0
2.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3745869&memberNo=299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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