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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스펙트럼장애, 일상의 작은 자극에도 괴로운 이유 찾았다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 및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자폐모델 생쥐를 이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서 나타나는 감각 과민이 대뇌피질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신경전달과 네트워크 연결성의 증가가 주요 원인임을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는 36명당 1명꼴로 나타나는 뇌 발달 장애로, 사회적 상호작용 및 의사소통 결여, 반복 행동 등을 보인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또 다른 주요 증상으로 감각 이상이 있다. 감각이 과민하거나 둔감해질 수 있는데, 감각 과민의 경우 일상적인 환경의 소리, 빛, 촉각 등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만들어 환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환자의 약 90%에서 관찰될 정도로 흔하지만, 감각 과민의 원인과 메커니즘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먼저 시냅스 유전자의 하나인 ‘Grin2b’ 유전자가 결손된 자폐모델 생쥐에서 자폐와 유사한 감각 과민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Grin2b 결손은 자폐스펙트럼장애뿐만 아니라 발달 지연, 강박 장애 등 다양한 뇌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Grin2b 결손 자폐모델 생쥐에 기계적・전기적 자극 및 열 자극을 가해 반응을 분석한 결과 자폐모델 생쥐는 대조군에 비교해 감각 자극에 대한 회피성이 높아지고 과민했다.
다음으로 감각 자극에 비정상적으로 과민하게 반응하는 뇌 영역을 확인하기 위해 특정 자극에 대한 뇌의 반응을 시각화할 수 있는 c-fos 이미징 분석을 실시했다. 이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으로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뇌 영역 간 연결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러 뇌 영역 중 특히 고차원 인지 기능과 관련 있는 전측 대상회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 ACC)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전측 대상회피질의 과활성으로 신경세포에서 흥분성 신경전달이 증가되었으며, 전측 대상회피질과 다른 뇌 영역 간의 과도한 연결성을 초래했다.
흥미롭게도 전측 대상회피질 신경세포의 과활성을 화학유전학적 방법으로 억제했을 때, 전측 대상회피질의 과활성화는 물론 감각 과민도 정상화됐다. 이는 전측 대상회피질의 과활성화가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나타나는 감각 과민의 주요 원인임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김은준 단장은 “이번 연구는 그동안 인지, 사회성 등 고위 뇌 기능과 관련이 깊다고 알려졌던 대뇌 전측 대상회피질의 과도한 활성과 연결성이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나타나는 감각 과민의 원임임을 증명한 새로운 연구”라며, “전측 대상회피질 신경세포의 활성 억제가 Grin2b 유전자 결손과 관련된 감각 과민 치료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정신의학 저널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IF 11.0)’에 5월 4일(현지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저널/저자
Anterior cingulate cortex-related functional hyperconnectivity underlies sensory hypersensitivity in Grin2b-mutant mice / Molecular Psychiatry (2024)
Soowon Lee, Won Beom Jung, Heera Moon, Geun Ho Im, Young Woo Noh, Wangyong Shin, Yong Gyu Kim, Jee Hyun Yi, Seok Jun Hong, Yongwhan Jung, Sunjoo Ahn, Seong-Gi Kim, Eunjoon Kim
연구내용 보충설명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의 90% 정도는 감각이상 증상을 보인다. 감각이상에는 감각과민과 감각저하 모두 포함되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감각과민 현상을 다뤘다.
선행 연구들은 감각과민이 정상적인 감각이 유해 자극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증의 신경학적 기전에 대해 수행되었다. 통증의 기전은 말초신경계 기전과 중추신경계 기전으로 나눌 수 있고, 중추신경계 기전은 뇌 또는 척수와 관련돼 있다. 선행 연구들은 통증의 정보 처리 경로 중 말초신경계와 일차적인 정보처리 뇌영역의 기전들을 보고했고, 이번 연구에서는 고차원적 뇌영역인 전대상 피질을 중심으로 한 기전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해자극에 대한 뇌 활성을 fMRI(functional MRI)를 통해 실시간으로 관찰했으며, 뇌세포 자체의 활성을 형광현미경과 전기생리학적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에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가지는 생쥐를 이용해 감각과민 현상을 보이는지 행동실험으로 확인했다. 유전자 변이가 척수와 말초에만 존재하는 경우 감각과민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를 통해 뇌를 중심으로 한 기전이 중요하게 작용하였음을 추정했다.
감각과민 현상과 관련된 뇌 영역을 확인하고자, 형광이미지 분석과 fMRI 분석을 활용해 유해자극을 가할 때 활성의 변화가 있는 뇌 영역을 분석했고, ACC 영역의 활성이 증가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ACC와 다른 뇌 영역들과의 과도한 연결성이 관찰됐다.
ACC 영역의 활성이 증가되는 시냅스 기전을 확인하고자 흥분성 신경세포를 특정하여 전기생리실험으로 시냅스 전달을 측정했다. 그 결과, 흥분성 신경세포의 흥분성 시냅스 전달의 증가와 시냅스 자극에 의한 흥분/억제 전달의 비율 증가를 확인했다.
ACC의 흥분성 신경세포의 활성을 화학유전학법(Chemogenetics)을 활용해 조절했을 때, 행동학적으로 감각과민 현상이 개선되고 fMRI 분석에서 ACC 영역의 활성과 과도한 연결성이 정상화됨을 확인했다.
[어려웠던 점]
c-fos 이미징 분석으로 뇌의 활성을 전반적으로 시각화하고 정량적으로 뇌의 활성을 확인하기 위해 뇌 전체를 촬영하고 분석하기 과정에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흥분성 신경세포만 특정해 전기생리 실험을 위해 특정 신경세포에만 형광표지자를 발현하게 하는 유전자 조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자연교배를 통해 필요한 유전자를 가지는 생쥐를 만드는 과정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fMRI로 유해 자극에 대한 자폐유전자 발현 생쥐의 뇌 활성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뇌 영역간의 기능적 연결성을 비교하고 뇌 활성을 조절하여 기능적 연결성을 정상화 할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정교한 수술과 분석이 필요했다.
[성과 차별점]
기존에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 나타나는 감각과민 현상의 기전 분석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수행된 연구와 달리 감각 과민현상의 새로운 기전으로 고차원적 뇌영역의 활성 이상과 과연결성을 제시했다.
뇌 활성화와 과연결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시냅스적으로 검증하고자 화학유전자법을 활용한 fMRI 실험, 전기생리학적 실험기법을 동시에 활용했다.
[향후 연구계획]
고차원적 뇌 영역과 다른 뇌 영역의 과연결성이 감각과민 현상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상세한 기전을 분석하고, 고차원적 뇌 영역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다른 자폐증 유전자 모델에서도 고차원적 뇌 영역의 활성이 감각이상 현상과 관련이 있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그림] 전측 대상회피질 활성 억제를 통한 감각 과민 회복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자폐스펙트럼장애 환자와 동일한 돌연변이를 갖는 생쥐 모델에서 감각과민 증상과 전측 대상회피질 과활성 및 관련 신경회로 과연결이 확인됐다 (좌).
전측 대상회피질의 활성을 억제한 결과 과연결성과 감각과민 행동이 정상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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