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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두개골에 그리는 전자회로, 뇌-컴퓨터 연결 새 지평 연다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 부드러운 인공 전극, 문신처럼 얇은 전자회로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구현 -
- IBS 나노의학 연구단, 동물실험에서 뇌 조직 손상 없이 33주간 뇌파 측정 -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사용 기간은 대폭 늘린 새로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특훈교수) 및 박장웅 교수(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정현호 교수 및 장진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뇌 조직처럼 부드러운 인공 신경 전극을 쥐의 뇌에 이식하고, 3D 프린터로 전자회로를 두개골 표면에 인쇄해 뇌파(신경 신호)를 장기간 송수신하는 데 성공했다.
BCI는 뇌파를 통해 외부 기계나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몸이 불편한 환자에게 도입되면 자유롭고 정확한 의사 표현을 도울 수 있어 개발이 활발하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최근 뇌에 컴퓨터 장치를 이식해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감지하는 삽입형 신경 전극과 감지된 신호를 외부 기기로 송수신하는 전자회로는 BCI의 핵심이다. 기존 기술은 딱딱한 금속과 반도체 소재로 이뤄진 전극과 전자회로를 사용해 이식 시 이질감이 크고, 부드러운 뇌 조직에 염증과 감염을 유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뇌에 발생한 손상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해 장기간 사용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개발된 BCI 장치들은 뇌질환 말기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최후의 수단 정도로만 여겨졌다.
우선, 연구진은 고형의 금속 대신 뇌 조직과 유사한 부드러운 갈륨 기반의 액체금속을 이용해 인공 신경 전극을 제작했다. 제작된 전극은 지름이 머리카락의 10분의 1 수준으로 얇고, 젤리처럼 말랑해 뇌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어 3D 프린터로 두개골 곡면에 따라 전자회로를 얇게 인쇄한 뒤 뇌에 이식했다. 이렇게 구현한 BCI는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얇아 마치 문신처럼 이식 후에도 두개골 외관에 차이를 발생시키지 않았다. 기존 전극의 이물감과 불편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이 구현한 인터페이스는 여러 개의 신경 전극을 이식할 수 있어 다양한 뇌 영역에서의 신호를 동시에 측정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뇌 구조에 맞춰 맞춤형 인터페이스 설계가 가능하다. 더 나아가 유선 전자회로를 사용한 기존 기술과 달리 무선으로 뇌파를 송수신할 수 있어 환자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쥐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에서 체내 신경신호를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딱딱한 고체 형태인 기존의 인터페이스로는 신경신호를 1개월 이상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를 이끈 박장웅 교수는 “뇌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33주 이상 신경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면서, "이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뇌전증 등 다양한 뇌질환 환자 및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하게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6.6)’에 2월 27일(현지시간) 게재됐다.
논문/저널/저자
In-vivo integration of soft neural probes through high-resolution printing of liquid electronics on the cranium / Nature Communications (2024)
Young-Geun Park, Yong Won Kwon, Chin Su Koh, Enji Kim, Dong Ha Lee, Sumin Kim, Jongmin Mun, Yeon-Mi Hong, Sanghoon Lee, Ju-Young Kim, Jae-Hyun Lee, Hyun Ho Jung, Jinwoo Cheon, Jin Woo Chang, Jang-Ung Park.
연구내용 보충설명
연구진이 개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용 전자회로 형성 기술은 두피 봉합이 가능하도록 두개골 표면에 직접 전자회로를 3D 프린팅해, 이식 후에도 사용자의 머리에 튀어나오는 부분 없이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해당 회로는 무선송수신 기능을 구현해 기존 유선 전자회로와 달리 사용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젤리 형태의 인공 전극은 뇌 손상을 최소화해 여러 개의 신경전극을 이식할 수 있어, 뇌 속 다양한 영역에서의 신호를 동시에 측정 가능케 한다. 또한, 개발된 3D 프린팅 기술로 각 전극의 배열과 위치에 맞는 전자회로를 쉽게 디자인하고 형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뇌전증 등 다양한 뇌질환 환자의 맞춤형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제작할 수 있다.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개발된 액체금속의 유연한 기계적 특성과 이를 아주 얇게 프린팅하는 기술은 생체에 사용되는 전자기기와 전자회로에 적용하기 매우 적합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소재의 생체 적합성을 검증하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 및 성능으로 신경전극과 전자회로를 개발하며, 기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가진 한계점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했다.
[어려웠던 점]
재료공학 전문가로서 소재를 생체에 적용하고, 생체에서 일어나는 반응 및 신호를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범위를 넓혀가야 했던 도전적인 프로젝트였다. IBS 나노의학 연구단 및 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소속된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 및 연구원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이 가진 많은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성과 차별점]
딱딱한 기존 신경전극은 뇌 조직에 손상을 입혀 신경신호의 장기적인 전달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전자회로가 외부 전자기기에 유선으로 연결되고 회로의 크기가 매우 커 사용자에게 이질감과 불편함을 유발했다. 따라서 기존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두피 아래에 최적화된 크기의 전자회로를 형성하고, 이 전자회로가 인공 신경전극에서 측정한 신경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이식 여부를 인지하지 못 할 정도로 이물감과 불편함을 최소화했으며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향후 연구계획]
통신 전자회로의 성능 향상, 추가적인 소형화, 신경전극의 장기적 안정성, 생체 내 사용 가능한 배터리의 적용 등 향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상용화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반 기술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림 1] 연구진이 개발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형성 기술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왼쪽] 뇌에 삽입되는 액체금속 기반의 부드러운 신경전극과, 두개골 표면을 따라 얇게 형성되는 전자회로를 설명하는 그림. [오른쪽] 두개골 곡면을 따라 형성된 생체통합적 통신 전자회로의 사진.
[그림 2]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통한 신경신호 검출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생체통합적 뉴럴 인터페이스를 통해 측정한 신경신호. 뇌 내부 서로 다른 12곳의 신경신호를 동시에 측정했다. 사용자에게 부드러운 신경전극과 이질감 없는 전자회로를 이용하여, 뇌 조직과 신경세포의 손상 없이 33주간(약 8개월) 뇌 속 신경신호를 측정했다.
[그림 3] 액체금속 인공 신경전극의 조직 반응 [사진=기초과학연구원]
[왼쪽] 액체금속 인공 신경전극을 뇌 속 해마체에 삽입한 사진. 노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액체금속 인공 신경전극이다. [오른쪽] 신경세포(neuron)과 염증 세포(astrocyte, microglia)의 밀도를 분석한 그래프. 신경전극 주변으로 신경세포의 손상이나 밀도 감소가 없고 염증 반응이 최소화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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