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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뇌의 발생 유연성을 커넥톰과 단일 시냅스 수준에서 밝히다
Bio통신원(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이준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진섭 교수
연구 필요성
o 신경발생학의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는 신경계가 발생하는 동안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면 사춘기의 뇌는 성인의 뇌와 비교할 때 그 신경의 연결망이 얼마나 다를까?
o 예쁜꼬마선충은 300여개의 뉴런으로 신경계를 구성하는 가장 단순한 뇌 연구 동물모델이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 처하면 대안적 발생단계인 다우어(dauer)로 발달하는데, 이 시기는 히치하이킹 행동인 닉테이션 등 다양한 특이적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의 변화에는 신경계 변화가 가역적으로 수반되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기반이 되는 신경망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o 알버트 아인슈타인 대학교와 공동연구(연구책임자 David H. Hall 교수)를 통해 다우어 시기의 신경계에 대해 연쇄 절편 투과 전자현미경 이미지를 획득하고,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연구(연구책임자 김진섭 교수/공동교신저자)를 통해 신경계를 시냅스(신경세포간 연결) 단위에서 최초로 규명하여 대안적 발생단계에 대한 최초의‘커넥톰’을 완성하였다.
o 예쁜꼬마선충 신경망을 시냅스 단위로 규명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으나 본 연구는 선충을 대상으로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시냅스를 빠르게 탐지해 내었다.
o 다른 발생 단계와 달리 다우어에는 신경세포의 대규모 구조적 변화가 많이 일어났으며,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신경계의 연결성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었다. 발생특이적인 연결성 변화는 개체의 행동 변화를 야기하고 네트워크 전체의 정보 흐름을 변화시켰다.
o 전자현미경 재구성을 통한‘비교’커넥토믹스 연구는 현재 예쁜꼬마선충을 대상으로만 가능하다. 본 연구는 독특한 발생단계에 해당하는 다우어 선충의 신경망을 단일 시냅스 단위로 규명하여 정상 발달단계와 비교하여 분석한 최초의 연구이며, 이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에 2024년 2월에 발표되었다.
□ 연구결과
Comparative connectomics of dauer reveals developmental plasticity
Hyunsoo Yim1†, Daniel T. Choe1†, J. Alexander Bae2†, Myung-kyu Choi2, Hae-Mook Kang2, Ken C.Q. Nguyen3, Soungyub Ahn1, Sang-kyu Bahn4‡, Heeseung Yang1, David H. Hall3, Jinseop S. Kim4,5*, Junho Lee1,2*
1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R
2 Research Institute of Basic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R
3 Department of Neuroscience,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Bronx, NY, 10461, USA
4 Neural Circuits Research Group, Korea Brain Research Institute; Daegu, 41062, KR
5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 Sungkyunkwan University; Suwon-si, Gyeonggi-do, 16419, KR
*Corresponding authors. Email: jinseopskim@skku.edu (J. S. K.), elegans@snu.ac.kr, (J. L.)
† These authors contributed equally to this work.
예쁜꼬마선충은 ‘모든 신경계 지도가 발견된 첫 생물’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예쁜꼬마선충에서 처음으로 밝혀진 성체의 완전한 신경계 지도(커넥톰, connectome)는 단일 시냅스, 단일 신경계 수준에서 개체를 총체적으로 이해한 첫 이정표였으며, 이러한 자원을 딛고 선충을 이용한 신경과학 분야는 급속도로 부상하였다. 커넥톰에 대한 첫 연구가 이루어진뒤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씩 고등동물의 일부 커넥톰이 밝혀지고 있으나, 이미 오래전 완성된 기준 커넥톰(성체)이 있는 예쁜꼬마선충은 성별에 따른 차이 등 비교커넥토믹스(comparative connectomics)라는 첨단 분야 역시 개척하고 있다.
- 본 연구의 경우 예쁜꼬마선충의 대안적 발생단계인 다우어(dauer) 시기의 신경망(커넥톰)을 단일 시냅스 수준에서 재구성하여 신경과학 분야의 자원을 구축하고, 발생특이적 행동의 근간이 되는 신경망의 특징을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는 단일 시냅스 레벨에서부터 선충의 신경계를 비교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발생단계에 따른 차이를 행동 차원에서까지 신경계 가소성을 밝힌 최초의 연구이다.
본 연구의 추진전략은 다음과 같다 (그림 2 참고). 먼저 예쁜꼬마선충에서 다우어 시기를 유도한 뒤, 중금속으로 세포막을 염색시키고 레진 속에 굳혔다. 딱딱한 다우어 샘플 블록을 50nm 두께의 아주 얇은 수백장의 연속절편으로 자른 뒤, 각각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했다. 전자현미경 이미지에서 신경세포를 구별해 내 각기 다른 색으로 구획화를 하고, 각각의 세포를 3D 모습으로 살펴보며 어떤 종류의 신경세포인지 구별해냈다. 전자현미경 이미지 상에서는 어둡게 염색된 시냅스 부위(= 시냅스전활성부위, presynaptic active zone)를 구별해 낼 수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를 빠르게 탐지한 뒤 연결되어 있는 상대 파트너를 할당했다. 이 과정을 통해 3D 볼륨으로 재구성된 다우어의 신경계와 그 연결성을 획득할수 있으며, 이를 정상 발달 단계의 신경계와 비교하여 다우어 시기 발생특이적 변화를 발굴할 수 있었다. 연구를 위해 본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을 통한 시냅스 식별 방법론은 앞으로 선충의 비교커넥토믹스 연구의 표준적인 방법론으로서 확대될 예정이며, 이와 관련된 신경과학 분야의 발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 본 연구를 통해 다우어 시기의 특별한 발생특이적 면모들이 발굴되었다. 그 동안 다우어는 보다 어린 발생단계와 비견되어 왔지만, 다우어의 시냅스 수와 네트워크 특성은 양적으로는 성체에 더 가까웠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타 발생 단계와 달리 다우어에는 신경세포의 대규모 구조적 변화가 많았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신경간의 접촉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접촉 변화는 신경계의 연결성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었다. 우리는 다우어에게 꼬마선충계의 자라지 않는 아이‘피터팬’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 본 연구진은 다우어 특이적인 커넥톰 변화에 주목하여 발생특이적인 행동인 다우어의 닉테이션(nictation: 다우어 시기에서만 가능한 일종의 히치하이킹 행동으로서, 다우어는 쥐며느리나 달팽이 같은 동물에 올라타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 장거리를 이동할수 있다)에 관여하는 IL2 뉴런의 하위에서 작동하는 신경회로를 광유전학을 통해 발굴하였다. 다우어는 고유의 독특한 신경망(커넥톰)을 가역적으로 발달시킴으로써 환경에 대응하도록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다우어 신경망을 정상 발달단계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정보 전달의 흐름 측면에서도 다우어는 발생특이적인 면모를 보였다. 다우어 신경계에서 감각 뉴런의 입출력은 정상 발달단계에 비해 매우 크게 변화하였으며, 운동 뉴런들은 보다 서로 연결성이 높아졌음을 밝혀졌다. 이는 대안적 발생단계인 다우어 시기에 특별한 환경적, 행동적 요구가 있음을 시사한다.
- 전자현미경 절편을 재구성해 단일 신경세포와 시냅스 수준에서 신경계의 연결관계를 모두 밝혀내는 커넥톰 연구는, 협력연구가 불가피한 고자본 연구이다. 신경생물학 분야의 기초적인 자원으로서 중요도가 상당함에도 불구,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전자현미경 절편의 재구성을 통한 커넥톰 연구는 국내에서 본 연구진이 수행한 예쁜꼬마선충 다우어 신경계 연구 외에 이루어진 바가 드물었다. 본 연구는 결과들이 더디게 나오는 상황에서도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전폭적으로 장기 지원해 주었기에 가능하였다 (10년 간 총 45억 지원).
연구 내용에 대한 개요. 전자현미경 연속절편을 통해 다우어 시기 신경계의 모습을 재구성하였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신경세포의 연결인 시냅스를 추적해냈다. 이 연구를 통하여 발생특이적 신경세포의 형태변화는 신경세포의 연결성 변화를 수반한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는 결국 발생특이적 행동변화를 이끌어 냄을 확인하였다. [사진=서울대학교]
본 연구 진행과정에 대한 모식도. [사진=서울대학교]
예쁜꼬마선충 다우어의 신경계 단면. 신경세포들이 서로 다른 색으로 구획화되어 있다. [사진=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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