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 관련 동향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뉴스 종합
[나의 이직 경험기] 아카데미에서 인더스트리로
Bio통신원(쓰레빠(필명))
미국 생활에 적응하며 대학인지 직장인지 구분이 모호해져 갈 때쯤 매년 형식적으로 하는 annual evaluation 중에 지도교수로부터 언제까지나 포닥을 계속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해 보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은 후 고민이 깊어졌다. 그 고민은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고 뚜렷한 목표 없이 연구에만 몰두하며 좋은 논문 내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진로에 대해 너무 추상적이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현재 나의 객관적인 상황은 이랬다. 전공과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대학은 포닥으로 근무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이라고 딱 정해져 있었다. 물론 Staff Scientist나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등의 Non tenured track으로 같은 실험실에서 포닥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도 있겠지만 지도교수가 이직하거나 은퇴라도 한다 치면 나의 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지도교수와 비슷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논문으로 출판되면 포닥 생활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회사로 취업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얻는 것이었다. 지도교수에게 부탁해서 매년 갱신하던 J1 비자를 이번에는 H1 비자로 바꿨다. 서류 준비가 더 필요했고 가족에 대한 수수료를 내가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영주권을 받을 때 H1이 더 유리할 거라는 지인의 말에 그렇게 했다.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주권 신청 서류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영주권 신청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영주권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H1 비자가 나오자마자 바로 영주권을 신청했고 운이 좋게도 두 달 만에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근로 허가서 (Employment Authorization Documents/EAD)를 수령할 수 있었다. 이제 나는 합법적으로 학교를 떠나 미국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신분이 되었다.
그림 1. 학교에서 지원하는 각종 취업 지원 프로그램 [1]
2. 이력서
연구하며 영주권 서류를 준비하는 일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인 건 그간 학교에서 주최하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석한 덕에 취업 준비가 막연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나의 주목적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짜 피자나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려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그래도 그간 주워들은 지식을 총동원하여 본격적으로 회사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이력서였다. 미국의 이력서는 한국처럼 증명사진과 생년월일을 적는 것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위 내용들을 제공할 이유도 없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력서 서식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일단 하나 골라 나의 경력과 실험 스킬 위주로 초안을 작성 후 학교에서 지원하는 이력서 리뷰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가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HR (인사과)에서 메일로 회사에 지원한 후보자들의 이력서와 함께 인터뷰 일정을 받곤 한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다 보니 이력서만 대충 봐도 지원자가 해당 포지션에 얼마나 적합한지 감이 올 정도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취업 과정에서 실제로 지원자의 이력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니 이력서에 많은 정보를 나열하기보단 job description을 꼼꼼히 읽고 해당 포지션에서 원하는 keyword 위주로 필요한 내용이 눈에 잘 띄도록 작성하는 것이 기술이다.
참고자료
[1] https://www.urmc.rochester.edu/education/graduate/myhub-professional-development.aspx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이직을 고민하시나요? 잘 오셨습니다. 자~ 여기 오셔서 이 글 한번 읽고 가세요. 이직을 위해서는 먼저 퇴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퇴사는 내가 원해서, 또는 회사가 원할 때 이루어진다. 고로 이직이 퇴사고, 퇴사가 이직이며 이 반복의 끝은 알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직은 아마도 내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스스로 끝없이 증명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당장 은퇴할 생각이 아니라면 직장인은 항상 이직을 생각하고 준비하며 살아야 간다. 그 준비라는 것에는 개인의 업무능력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새로운 직장에서 월급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재력도 포함된다. 나는 앞으로 이 연재를 통해 직장인 과학자로 경험한 세상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나의 개인적인 이직 이야기가 퇴사와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